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 - 비즈니스와 인생의 본질을 통찰하라
김경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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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비즈니스 노하우


 


<통찰의 순간들>의 저자는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나와서 현재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그가 살아오면서 쌓은 노하우를 여러 책으로 출판하였다. <통찰의 순간들>은 디지털 격변기를 맞이하여 빠르게 변하고 있는 사회에서 길을 잃지 않고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이제는 대부분의 것들이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많은 변수 안에서도 올바른 선택을 하고 다양한 접근 방법 중 최선의 선택을 하고 화려한 겉모습에 속지 않고 진짜배기를 알아보는 눈이 필요하다.

 


<통찰의 순간>은 통찰의 힘을 네 가지 파트로 나누어서 설명하였다. 첫 번째는 평범한 순간을 기회로 만드는 방법, 두 번째는 사람들을 통해 얻는 방법, 세 번째는 세상을 읽는 방법, 네 번째는 생각의 틀을 깨는 방법이다. 첫 번째부터 세 번째까지 된다 하더라도 이는 다른 사람이 생각한 것, 그리고 다른 사람도 생각할 수 있는 것,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세 가지를 기반으로 하여 생각의 틀을 깰 수 있을 때 통찰력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세상에 변혁을 일으킨 것들은 모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을 깨고 탄생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을 통찰의 힘 네 가지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배치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오랜 세월동안 기업 경영에 참여해 왔기 때문에 통찰의 힘 사례를 들 때에도 다양한 예시들을 들었다. 예를 들면 고상하게 들리는 프랑스 레스토랑과 순대 국밥집을 비교하였다. 프랑스 레스토랑의 주방장과 순대 국밥집 주방장은 얼핏 듣기에 차이가 나 보인다. 저자는 쉐프라는 멋진 이름으로 티비에 줄곳 출연하는 그들보다 손님이 밀려드는 '순대 국밥집'을 한 수 위라고 평가하였다. 보기에는 소박하더라도 순대 국밥집 쪽이 실속이 훨씬 좋다는 것이다. 외양에 현혹되기 보다는 실속을 찾는 것, 생산자의 필요와 가치를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과 함께 다양한 성공 사례도 제시한다. 경영의 신이라는 칭오를 얻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말을 인용하여 수도원과 감옥을 비교한다. 두 공간은 의외로 공통점이 많은 공간이고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이를 두고 불평을 하느냐, 감사해 하느냐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하였다. 사람들의 삶에서 물리적 공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경영도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목표 설정과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고 시간과 습관, 관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인 부채표 활명수의 동화약품을 예로 들었다. <통찰의 순간>은 다양한 예시와 함께 기업 경영은 물론 자신의 삶을 어떻게 경영해나가야 할지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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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주문
니시 카나코 지음, 이영미 옮김 / 해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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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마법의 주문-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단편 소설 모음집


 


니시 가나코는 2015년에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로 그녀의 책으로는 <밥 이야기>와 <우주를 뿌리는 소녀>를 읽어 보았다. 이름을 보아도 섬세한 문체를 보아도 여자가 쓴 소설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니시 가나코의 소설은 그녀만의 특색이 있다. 일본인이면서 일본인이 아닌 느낌이 들고(아마 이집트 등지에서 살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억지로 행복한 해피엔딩을 만들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니시 가나코의 책에 나오는 화자나 주인공은 대부분 여성이며 주체적인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성장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우주를 뿌리는 소녀>에서 매번 뭔가를 뿌리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를 등장 시켰고(작가는 대체로 남자아이들이 뭔가 뿌리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무엇이든 말이다.) 밥 이야기에서는 온갖 이국적인 음식을 주제로 자신만의 생각을 풀어내었다. 그리고 이번 책 <마법의 주문>은 단편 모음집이다. 주로 상처받은 소녀들 또는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마법의 주문>에서는 주로 여자이기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내를, 또는 딸을 안아주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은 가족으로부터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여자이기 때문에 편견 어린 말을 듣고 그 편견 속에서 자란다. 그 속에서 뛰쳐나오고 싶어도 자신이 왜 그런지, 세상이 자신들을 어떻게 상처주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 책의 첫 단편인 <불사르다>에서는 지극히 남자같은 유년기를 보낸 소녀가 나온다. 할머니는 여자는 꾸며야 한다며 병실에 있을 때도 곱게 화장을 하고 귀걸이를 하는 사람이고 엄마는 대충 옷을 입고 치마라고는 쳐다보지 않는 사람이다. 엄마는 소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는 남자애든 여자애든 상관없어. 남자답다느니 여자답다느니, 너무 바보 같잖아, 안 그래?"



소녀는 그런 엄마 밑에서 오빠들의 옷을 입고 남자아이들처럼 뛰어다니며 논다. 어릴 때는 신체능력이 남자아이들보다 뛰어나 그들이 시비를 걸면 흠씬 두들겨 패주기도 한다. 그러나 2차 성장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진다. 소녀의 미모는 점점 빛을 발하고 그녀를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라는 칭찬을 한다. 소녀는 처음으로 바지가 아닌 치마를 입고 등교하기 시작하고 여자아이들은 선망의 눈빛으로 남자아이들은 매력적인 이성을 보는 눈빛으로 그녀를 대한다. 이상한 아저씨를 만난 것은 치마를 입고 등교한 어느 날 중 하나였다. 그 날 소녀는 몹쓸 짓을 당했고 그녀는 알몸이 되어 샅샅이 조사받는다. 이후 소녀는 엄마의 명령으로 다시 바지를 입게 되었다. 엄마는 다시 말한다.


"남자한테 이상한 기분을 품게 하면 안 돼."


어릴 땐 성별에 관계없이 옷을 입어도 좋다고 말했던 엄마의 말이 완전히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성범죄 피해자가 가장 많이 듣는 말과 비슷하다. 사람들은 그녀를 보고 불쌍하다고 말했고 엄마는 그 날의 치마를 불에 태워버렸다. 엄마는 '불사르는' 행위에 푹 빠져 집에 남은 남자들의 흔적을 모조리 태우기 시작한다. 

 


<딸기>에 나오는 소녀도 비슷하다. 큰 키에 2차 성장을 하면서 아름답게 자란 소녀가 연예계에 발을 들인다. 사람들이 여자 연예인을 보는 기준, 그리고 주변 남자들이 여자 연예인을 다루는 방법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자신이 상처받는 줄도 모르고 도시의 화려함 속에서, 그리고 연예계의 아름다움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다 일평생 바뀌지 않는 '후 짱'이 여전히 딸기를 최고로 여기는 것을 보며 위안을 받는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여성들은 사람들이 부여한 틀에 자신을 가둔다. 그리고 끊임없이 상처받고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지 몰라 방황한다. 제각기 다른 삶을 사는데 다들 비슷한 방법으로 상처받는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 자신의 외모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을 보고 위안을 받는다. 이것이 이 책이 말하는 '마법의 주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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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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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흥미진진한 요리 레시피들


 


특이한 잡학 책을 좋아하는 나, 최근에 완전히 취향을 저격하는 책을 만났다. 그 이름하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원래 빌 게이츠가 소장하고 있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에 관심이 많아 그 책이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알고 번역본을 사야 할지, 아니면 일러스트레이티드 버전인 영어 원서를 사야 할지 고민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쓴 요리 레시피만 모아 번역한 책이 나온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재다능하기로 유명한데 기술자이자 과학자이며 예술가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리라니, 꼭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요리에 대한 글들을 <코덱스 로마노프>라는 소책자에 적어 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직접 개발하고 만든 것은 아니고 요리 전문가들을 관찰하며 이 노트를 적었다고 한다. 또한 레시피 뿐 아니라 재미있는 요리 기구들에 대한 설명도 종종 나온다. 예를 들면 사람이 직접 들어가야 하는 거대 믹서기라든지 계란을 일정한 두께로 자르는 칼이라든지 말이다. 이 당시에 이탈리아의 요리는 끔찍했다고 하는데 로마시대의 맛있는 것들은 사라지고 특이한 재료들이 가득찬 식탁이었다고 한다. 또한 현재는 고급음식으로 취급되는 캐비어가 당시엔 서민들이 먹는 음식이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캐비어 요리를 매우 낮춰 보았다.


저자는 이 책을 읽기 전 주의사항 세 가지를 당부한다.


1. 레오나르도의 요리나 인물에 대한 평가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2. 요리에 쓰이는 재료의 양은 귀족의 만찬 기준이다.

3. 레시피에서 양을 정확히 표기하지 않았다.

4. 조리기구가 세분화되지 않았다.

5. 현재 기준으로 엽기적인 재료들도 종종 나온다.


이 주의사항들이 이 책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친부와 친부는 레오나르도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헤어지고 각각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였다. 레오나르도의 어머니는 빈치 출신 과자 제조업자와 결혼했고 그에게서 요리에 대한 열정과 식도락의 취미를 전수받았다고 한다. 레오나르도는 의붓아버지에게서 받은 단 것들을 잔뜩 먹고 엄청난 뚱보였다고 한다. 심지어 작업장에서 일을 하기 곤란할 정도로 먹어댔고 그림에 매달리면서 뚱보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작업장을 나와 돈을 벌지 못하자 근처의 '세 마리 달팽이'라는 유명 술집에서 접대부로 일을 하게 되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세 마리 달팽이'의 주방 식구들이 죽게 되었고(도대체 어떤 이유로 한꺼번에 죽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잘못된 것을 먹은 건 아닐까?) 레오나르도는 주방지기가 되기로 결심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너무 복잡한 요리 레시피를 단순화시켰지만 환영받지 못했다. 메뉴판에도 잔뜩 멋을 냈는데 아묻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다재다능하긴 했지만, 좋은 사업가는 절대 아니었던 듯 하다.


어떤 식당에서도 기괴한 요리를 내 놓는(당시 기준에서) 레오나르도를 받아주지 않았고 결국 스스로 소개장을 밀라노 대공 '모로인'루도비코 스포르차 앞으로 써서 보낸다. 레오나르도는 노래도 하고 만돌린도 치고 성채 도면을 만들기(심지어 주인이 성채에 관심을 갖지 않자 젤리나 설탕으로 성채 모형을 만들기도 하는데, 관심받지 못했다.)도 하고 온갖 시도를 다한다. 레오나르도는 요리 레시피도 다양하게 제안하고 여러 주방기구들도 만든다. 언제라도 끓는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장치나 주방 바닥을 늘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한 장치, 마늘 빻는 장치 등이다. 덕분에 그의 주방은 요리를 하는 곳이 아니라 온갖 기계가 가득찬 기이한 곳으로 인식되었고 때로는 난장판이 되어 요리에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실패에 굴복하지 않는다.


요리 레시피는 정말 요즘 기준으로 이해하기 힘들고, 또 재미있다. 개구리 모양으로 깎은 무나 포도주에 샤프란을 섞는다거나 말오줌나무꽃으로 케이크를 만들고, 개구리 수프나 온갖 향신료를 넣어 만든 삶은 달걀, 푸른 색을 띄는 달걀 부스러기 등 정말 생각지도 못한 레시피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레오나르도가 어떤 시도를 해 보았고, 요리사로서 어떤 일을 했는지, 그리고 그의 기괴한 레시피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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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역사
에밀리 프리들런드 지음, 송은주 옮김 / 아케이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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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늑대의 역사-맨부커상 최종 후보작 소설 추천


 


<늑대의 역사>는 맨 부커 상 최종 후보작까지 올라간 작가의 작품이다. 맨 부커 상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한강' 작가가 최초로 수상하였다. 이 외에도 여러 개의 문학상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했으며 영미 문단에서 각광받는 작가 중 하나이다.


처음 <늑대의 역사>라는 제목을 보았을 땐 나름 늑대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늑대와 한 소녀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미네소타의 히피 부부 아래서 자란 한 소녀의 성장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린다의 부모는(그녀는 그들이 생물학적으로 친 부모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젊을 때 히피 공동체를 만들었으나 실패했으며 마을의 숲 가장자리에 있는 외진 곳에서 살고 있다. 히피 출신인 것을 증명하듯이 그녀의 부모는 재산을 모으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별 관심이 없다. 식량이 부족하든 딸이 낡은 옷을 입고 다니는 개의치 않는다. 린다는 집에서도 그런 부모에게 소외감을 느끼고 자신의 불만을 제대로 말하지도 못한다. 학교에서도 남이 주는 헌 옷을 입고 다니고 다른 아이와 사뭇 다른 환경에서 자란 린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녀에게 말을 붙이지 않고, 린다는 최대한 묻혀서 생활하려고 한다.

 


린다에게 일어난 첫 변화는 러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줄곳 하던 역사 선생님이 급사하면서 새 선생님이 부임한 것이다. 린다는 영특한 아이지만 매번 시험에서 별 볼일 없는 점수를 맞곤 하는데 그걸 가장 처음 인지한 선생님이기도 하다. 린다는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서서 주변 아이들이 하는 행동과 생각, 그리고 역사 선생님 그리어슨의 행동과 눈빛을 언제나 관찰한다. 린다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가 가장 예쁜 아이 릴리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릴리 역시 예쁘지만 린다처럼 부모에 걸맞지 않은 부모를 둔 아이이고, 린다는 언제나 그녀에게 많은 신경을 쏟는다.

 

 


두 번째 변화는 린다의 집 근처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온 것이다. 바로 젊은 엄마 패트라와 4살 배기 남자아이(패트라의 아들) 폴이다. 자연스럽게 린다는 폴의 베이비시터가 되었고, 패트라가 폴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서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게 된다. 처음엔 폴의 행동에 적응되지 않았지만 점차 린다는 그 가족들에게 녹아든다.


이 책은 린다의 성장기이다. 그녀의 생각과 행동이 섬세하게 나타나 있으며 역사 선생님 그리어슨, 가장 예쁜 여자아이인 릴리, 매력적인 엄마 패트라 등에게 느끼는 감정도 자세히 나와 있다. 그녀가 성장하면서 이들에게 갖는 생각이 어떻게 바뀌는지, 과거를 회상하면서 무엇을 다시 깨닫게 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파격적이지는 않아도 잔잔히 스며드는 이야기이다. 점차 자라나는 소녀가 사춘기를 겪으며 변화하는 모습을, 성에 대해 인지하고 깨닫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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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1
장호 지음 / 해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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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 저스티스 원작 장편소설 <저스티스>


 


현재 방영 중인 KBS드라마 <저스티스>, 최진혁, 손현주, 나나씨 등이 주연으로 등장하고 있는 법정 수사 드라마입니다. '제목'인 저스티스에서 알 수 있겠지만 정의로운 검사가 얽히고 얽힌 음모를 파헤쳐내는 내용입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이 있었으니, 웹소설 팬이라면 알 수도 있는데 네이버 웹소설에서 <저스티스>라는 같은 제목으로 연재하여 미스터리 장르에서 눈도장을 찍었던 작품입니다. 저스티스를 쓴 장호 작가는 <주부탐정 이옥희>로 한국영화컨텐츠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휴거 1992>로 네이버북스 미스터리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은 작가입니다. <주부탐정 이옥희>는 읽어보지 않았으나 <저스티스>를 읽어보니 역시 웹소설 작가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자들 빨아들이는 빠른 전개력과 자극적인 소재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슈화되었던 사건들 등이 책에 잘 버무려져 있었습니다.


<저스티스>책 소개를 위해 주요 등장인물과 초반 줄거리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 초반부에는 뛰어난 말주변과 상황판단 능력, 그리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과 감정을 움직여 맡은 사건마다 승소하는 승률 99.9퍼센트의 변호사 이태경이 등장합니다. 그는 늦은 나이에 연수원을 거의 꼴지에 가깝게 졸업했지만 현재는 멋진 고급 외제차를 타고 아르마니 양복을 입고 다닙니다. 유명 한류 연예인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피해자가 며칠 전 야한 속옷을 샀다는 사실로 재판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버립니다. 그 피해자가 진짜 성폭행을 당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이태경에게 더이상 중요한 사실이 아닙니다. 사건을 맡으면 이긴다, 그것이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와 같은 연수원 동기이자 약 10살 정도 어린 검사 서준미, 이 둘에게는 애틋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온갖 더러운 꼴을 다 보며 여기저기 굴러온 이태경의 이야기가 사회경험이 전무한 엘리트 서준미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어긋났는지, 현재 준미는 태경을 안타까워하면서 경멸합니다. 서준미는 뛰어난 검사였던 아버지를 두었고, 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습니다. 로펌에서 온갖 제의를 받았으나 과감히 물리치고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검사의 길에 오릅니다. 전반부는 주로 이 두 변호사의 대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느날 준미에게 한 형사가 이상한 사건을 들고 옵니다. 젊은 여성의 실종사건, 그러나 보고서는 완벽하고 흠 잡을 게 없어 단순히 넘어가도 상관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위에서 압력이 들어왔기 때문에 더더욱 빨리 종결해야하는 사건인데 형사는 이 사건을 굳이 젊고 혈기 넘치는 검사 준미에게 몰래 가져온 것입니다. 준미도 서류 상 이상이 없어 그냥 지나치고 싶지만 이상한 감각이 이 사건을 수사해야한다고 외칩니다. 준미는 이 보고서를 국진태 계장에게 보여주고, 그는 다른 시각으로 왜 이 사건이 진짜인지 이야기합니다. 여성의 시야와는 다르게 그는 실종자가 가진 매력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아름답고 젊은 것에 그치지 않고 매혹적인 외모, 남성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를 범죄 타겟으로 삼은 이유였을 거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그들은 윗선 모르게 장영미 실종사건을 파헤치게 됩니다.


 


유도 유단자에 정의감 넘치고 똑똑한 검사 준미, 사건을 종결시키라는 윗선의 명령을 듣지 않고 준미에게 가져간 형사(은퇴를 앞둔), 검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윗선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사건을 해결해 보고 싶은 국진태 계장, 센스 넘치고 인맥 넓은 효림 이들이 힘을 합쳐 주영미의 실종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반대편에 선 자들도 멈추지 않습니다. 이미 준미의 윗선 검사들과 판사들에게 뇌물을 바치고 연줄을 만들어 놓은 거대한 적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들의 마수는 곳곳에 뻗어 있어 준미의 사건 조사를 꼬이게 만들곤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예전에 나오던 범죄수사물 또는 법정수사물과 달리 여성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주인공은 서준미 검사입니다. 계장은 진지한 느낌으로 이 수사팀의 균형을 잡아주고, 효림은 타고난 능력으로 사건 수사 진행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나쁜 편에 서 있으면서 주로 범죄에 가담하는 이들은 대부분 남성입니다. 우선 그들이 사회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사회적 약자 위치에 있는 여성들을, 또는 힘들지만 꿋꿋이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여성들을 '스폰'이라는 이름으로 꼬여냅니다. 

 


또한 <저스티스>를 읽으면서 이게 바로 웹소설이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까지와는 빠른 전개력, 그리고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굵직한 사건들이 모두 굉장히 이슈화되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뭔가 미심쩍은 배우의 죽음이라든가 연예인 지망생의 스폰서 문제, 젊은 여성의 납치 사건, 재개발을 위해 조직폭력배로 이루어진 용역을 투입하는 것, 조직폭력배끼리의 이권 다툼, 권력자의 권력 남용과 도덕적 해이 등과 관련된 사건들이 쉴 새 없이 터집니다. 또한 다음 사건이 어떻게 연결이 될 지, 어려운 사건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건이 해결될 지 궁금하여 자꾸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뻔한 웃음 요소가 들어가는데, 글로 읽을 때는 좀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드라마에는 이런 장면이 들어가야 긴장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몇 페이지만 봐도 시나리오로 바꾸기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고, 이미 열심히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드라마 <저스티스>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면, 그리고 웹소설에서 인기를 얻은 법정수사물이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재미를 위해 읽는 독자에게도 추천하지만, 웹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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