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역사
에밀리 프리들런드 지음, 송은주 옮김 / 아케이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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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늑대의 역사-맨부커상 최종 후보작 소설 추천


 


<늑대의 역사>는 맨 부커 상 최종 후보작까지 올라간 작가의 작품이다. 맨 부커 상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한강' 작가가 최초로 수상하였다. 이 외에도 여러 개의 문학상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했으며 영미 문단에서 각광받는 작가 중 하나이다.


처음 <늑대의 역사>라는 제목을 보았을 땐 나름 늑대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늑대와 한 소녀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미네소타의 히피 부부 아래서 자란 한 소녀의 성장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린다의 부모는(그녀는 그들이 생물학적으로 친 부모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젊을 때 히피 공동체를 만들었으나 실패했으며 마을의 숲 가장자리에 있는 외진 곳에서 살고 있다. 히피 출신인 것을 증명하듯이 그녀의 부모는 재산을 모으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별 관심이 없다. 식량이 부족하든 딸이 낡은 옷을 입고 다니는 개의치 않는다. 린다는 집에서도 그런 부모에게 소외감을 느끼고 자신의 불만을 제대로 말하지도 못한다. 학교에서도 남이 주는 헌 옷을 입고 다니고 다른 아이와 사뭇 다른 환경에서 자란 린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녀에게 말을 붙이지 않고, 린다는 최대한 묻혀서 생활하려고 한다.

 


린다에게 일어난 첫 변화는 러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줄곳 하던 역사 선생님이 급사하면서 새 선생님이 부임한 것이다. 린다는 영특한 아이지만 매번 시험에서 별 볼일 없는 점수를 맞곤 하는데 그걸 가장 처음 인지한 선생님이기도 하다. 린다는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서서 주변 아이들이 하는 행동과 생각, 그리고 역사 선생님 그리어슨의 행동과 눈빛을 언제나 관찰한다. 린다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가 가장 예쁜 아이 릴리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릴리 역시 예쁘지만 린다처럼 부모에 걸맞지 않은 부모를 둔 아이이고, 린다는 언제나 그녀에게 많은 신경을 쏟는다.

 

 


두 번째 변화는 린다의 집 근처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온 것이다. 바로 젊은 엄마 패트라와 4살 배기 남자아이(패트라의 아들) 폴이다. 자연스럽게 린다는 폴의 베이비시터가 되었고, 패트라가 폴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서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게 된다. 처음엔 폴의 행동에 적응되지 않았지만 점차 린다는 그 가족들에게 녹아든다.


이 책은 린다의 성장기이다. 그녀의 생각과 행동이 섬세하게 나타나 있으며 역사 선생님 그리어슨, 가장 예쁜 여자아이인 릴리, 매력적인 엄마 패트라 등에게 느끼는 감정도 자세히 나와 있다. 그녀가 성장하면서 이들에게 갖는 생각이 어떻게 바뀌는지, 과거를 회상하면서 무엇을 다시 깨닫게 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파격적이지는 않아도 잔잔히 스며드는 이야기이다. 점차 자라나는 소녀가 사춘기를 겪으며 변화하는 모습을, 성에 대해 인지하고 깨닫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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