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 - 시선강탈 취향저격 구매유발 글쓰기
김건호 지음 / 끌리는책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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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시선강탈 한 줄 글쓰기


 


뉴스 기사를 보면 참 프로 댓글러들이 많다. 어쩜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썼는지 신기할만큼 상황에 딱 맞는 댓글을 짧게 쓴 사람들, 거기엔 해학과 비판, 즐거움이 동시에 담겨 있다. 탈춤과 판소리 등에서부터 내려온 한국 사람 특유의 재치있는 비꼬기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화가 나는 뉴스 기사를 보다가도 유쾌통쾌한 댓글을 보고 깔깔깔거리며 웃어버리는 때가 종종 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글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은 슬로건, 공모전, 광고, 블로그, 페이스북 등 곳곳에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한 줄"을 어떻게 잘 쓸 수 있는지, 어떤 글들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면서 호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먼저 이 책은 '엄지'의 위대함에 대해서 역설한다. 이 엄지는 페이스 북의 '좋아요'를 의미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스마트 폰을 쓰게 되면서 더욱 강력해진 '엄지 손가락'의 역할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엄지를 받기 위해서 글을 쓰고 엄지를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공감한다. 이 엄지의 힘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을 적절히 쓰는 방법을 연구한다.


강력한 한 줄의 예시로는 스브스 뉴스의 'SBS가 내 놓은 자식들'과 스브스에서 주로 쓰는 제목들이었다. 스브스 뉴스는 제목부터 '셀프 디스'를 하는 내용이었으나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았으며 실제 뉴스 기사의 제목도 '어제 어떻게 집에 왔더라?=음주 귀가를 다룬 기사' 처럼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지었다. 고양시의 '~할고양'도 고양시의 특징을 내포하면서 귀여운 표현이라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한 서울시의 역대 최대 공모전 참여를 이끈 카피라이터의 문구도 재미있다. <공무원이 만들면 안 봐도 비디오>, 그러니까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해 달라는 내용이었고 사람들은 서울시의 셀프디스를 재미있어하며 여기저기에 퍼다날랐다. 아니나다를까 뜨거웠던 반응처럼 공모전은 역대 최대의 응모율을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이 난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운영하는 데 관심도 없고 인터넷 기사에 댓글도 달지 않는데 이런 한 줄이 무슨 소용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적절한 한 마디는 일상 속에서 강력한 힘을 발위한다. 예를 들면 초보 운전자들이 차 뒤에 붙이는 스티커와 문구들, '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어요'나 '알아서 피해라'와 같은 한 줄은 오히려 상태 운전자의 불쾌감을 불러 일으킨다. 니 애가 타고 있으니 어쩌라고, 니가 뭐라도 된다고 알아서 피하라는 거야 등등의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하지만 '먼저 가, 난 이미 틀렸어', '초보인데 말이나 탈걸'과 같은 문구는 웃음이 피식 나오면서 얼마나 운전이 힘들면 저러겠어, 안타깝네 좀 양보해줘야지 이런 생각이 든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조상들의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생각을 압축한 한 줄은 시민의식을 일깨우는 데에도, 교통사고를 줄이는 캠페인이나 마케팅을 하는 데에도, 심지어는 일상생활에서도 주변인에게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상황에서 불쾌감보다는 다른 사람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말이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 책의 장점은 '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의 좋은 예시뿐 아니라 이러한 한 줄이 왜 강력한지, 이런 글을 쓰는 방법은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생각을 접근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세세히 알려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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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가 되기
존 가드너 지음, 임선근 옮김, 레이먼드 카버 서문 / 걷는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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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장편소설가 되기-소설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는 조언들


 


존 가드너, 다중 지능 이론의 대가인 '가드너'는 알아도 소설가인 '존 가드너'는 낯선 사람이었다. 알고보니 미국에서는 <부활>, <그렌델-다시 쓴 베어울프의 전설>, <미켈슨의 유령> 등으로 꽤 저명한 소설가였지만 한국에서는 단 한 권 <그렌델-다시 쓴 베어울프의 전설>만 번역되어 출간되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언젠가 나만의 창작 소설을 쓰고 말겠다는 꿈을 안고 있는 나에게 단편 소설가도 아닌 <장편소설가 되기>라는 책의 제목이 꽤 매력적이었다. 문예창작을 전공한 누군가가 꽤 천재적인 사람으로 유명했던 교수님이 '단편소설가'와 '장편소설가'는 다르고 단편의 주제와 단편의 주제는 다르다는 말이 가슴 속에 가시처럼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단편 소설보다는 장편 소설을 쓰고 싶기 때문에 나에게 장편 소설을 쓸만한 소양이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법서가 그런 것처럼 이 책이 나의 소설가로서의 소양, 더욱이 장편소설가로서의 소양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단 장편 소설가들이 꾸준히 길러야하는 것들, 가지고 가야할 마음가짐들, 좋은 소설의 특징 등을 세세하게 알려줄 뿐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어렴풋한 느낌으로 판단해버리는 초보 소설가의 재능, 입문자가 갖는 의문들 등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는 것이 좋았다. 삐약거리는 후배들이 진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선배 소설가가 하나하나 세세하고 꼼꼼하게 짚어주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이런 초보자들의 질문들을 어이없는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일부러 확대해석하려고 노력했다는 문구에서 입사에 실패한 취준생이 인사 담당자에게 따뜻한 위로문자를 받은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분명 그는 가슴 따뜻한 사람일 것이다.(하지만 언제나 따뜻하고 희망적인 말만 하는 것은 아니다, 꽤나 냉혹하고 현실적인 조언들도 많다.)


특히 그의 수업을 들었던 제자이자 역시 유명 소설가인 레이먼드 카버의 꽤나 긴 머리말이 인상깊었다. 가드너에게 직접 작법 지도를 받았고, 습작 소설을 모아두라고 커다란 바인더 노트를 선물받았던 학생 중 하나였던 그는 왜 그의 수업이 유용했으며 초보자인 그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었는지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책을 출판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랑스러워할 만한 책을 내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해서, 다시 말해 진지하고 정직한 소설, 독자가 즐겨 읽고 또 읽을 만한 책이라고 느낄, 오래도록 남을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해서 이 책을 썼다.


-본문 중에서-

 
   

 


<장편소설가 되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의 마음이 묻어나는 진심어린 책이었다. 장편소설가가 가져야하는 기본적인 것들, 소설 연습 방법들, 초보 소설가가 갖기 쉬운 의문과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 등은 물론이고 소설가에게 가장 좋은 것은 '대가 없이 부양해줄 수 있는 배우자가 있는 것'이라는 현실어린 멘트까지.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소설 지망생들이 원하는 모든 답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책에도 나와 있지만 결국은 길고 긴 자신과의 창작 과정을 견디고 다듬고 진보하는 사람만이 장편 소설을 쓸 수 있고 그 중에 아주 적은 수의 사람이 소설가로 좋은 작품을 남길 수 있다. 어쨌든 쓰고 고치고 또 쓰고, 투고하고 실패를 맛보고 출판을 하기도 하는 과정을 수도 없이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장편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그리고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다면 이 책이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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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 사진관 - 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네오픽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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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고구레 사진관-미야베 미유키의 따뜻한 소설


 


미야베 미유키의 <고구레 사진관>이 다시 개정판으로 발행되었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가이자 좋아하는 작품이었기에 약 5년만에 다시 출판된 듯 하다. 일본에서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1순위로 무려 7년간 뽑힌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참 스펙트럼이 넓다고 생각한다. 물론 거의 모든 작품이 한결같이 '미스터리'요소를 담고 있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내가 처음 영화로 접한 <화차>의 원작과 <에도 시리즈>가 같은 인물의 쓴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맏물 이야기, 괴물 등 뭔가 따뜻한 기운이 깔린 소설들과 소름끼치는 감각으로 계속되는 <화자>와 잘 매치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후에 <모방범> 또한 그가 쓴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는 <화차>나 <모방범>에서 느낄 수 있는 소름끼치는 감각과 딱 맞아 떨어지는 스토리도 좋아하지만 그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에도 시리즈> 전반에 깔린 애정과 따뜻함이다. 때로는 잔인하지만, 그래도 작가가 작품 아래 깔고 가는 그 따뜻함이 절로 느껴지는 것이 왠지 기분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고구레 사진관>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고구레 사진관>은 밖에서는 매우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하나코의 가족들이 이사를 가면서 시작한다. 하나코의 가족은 현재 4명, 그러나 과거에는 여동생이 한 명 더 있어 5명이었다. 여동생이 세상을 떴지만 부모님은 아직 그녀를 잊지 못하고 언제나 가족과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 덴코는 하나코의 절친이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똑똑한 학생이다. 치과의사인 아버지의 과업을 이을 예정이며 훈장도 받는 일본 명문가 집안이다. 덴코의 아버지는 정원에서 야영을 하는 별난 취미가 있어 히말라야에서도 쓸 수 있는 최고의 침낭을 하나코의 것까지 구비하고 있다.


하나코의 가족이 구매한 집은, 모든 사람들이 팔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고가. 아주 오래된 집으로 예전에는 사진관으로 이용했으며 주변 주민들은 죄다 노인들 뿐이다. 덴코가 하나코의 집을 두고 '스튜디오에 자고 싶어'라는 말을 부정하고 싶지만 그게 사실인...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 사지 않을 듯한 이상한 집! 아버지는 보란 듯이 '고구레 사진관'이라는 옛날 간판을 달고 심지어 가게 쇼윈도에 가족 사진까지 걸려고 하셨다. 게다가 덴코가 귀신처럼 보이는 여자아이의 형상까지 목격하고 말았다. 뭔가 사연이 있어도 잔뜩 있을 법한 이 이상한 스튜디오, 아니 하나코의 집에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사실 여자아이는 귀신이 아니었다. 심령 사진처럼 보이는 고구레 사진관의 '옛사진'을 들고 온 것 뿐. 어쨌든 심령사진이 분명한 것의 사진을 받아든 채 하나코는 그 사연을 하나씩 파헤쳐 가는데...

별 것 아니지만 소소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미야베 미유키 식의 방식이 정말 좋다. 일상적인 것에 일상적이지 않은 것을 넣고, 마음 따뜻한 주인공이 그것을 하나씩 추적해나가면서 사건을 마무리짓고 다음 날을 향해서 사는 방식 말이다. 이 느낌은 <에도 시리즈>와 <고구레 사진관> 두 작품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아마 둘 중 하나만 읽어봤다면 다른 한 시리즈도 취향에 맞을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본인의 재능인 '미스터리'를 어느 이야기에나 곳곳에 넣어 재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미스터리의 지평을 넓혔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이것저것 골고루 썼다고 해야 하나, 장르를 참 잘 조합하는 작가이다.


추운 가을에 오싹하면서 따뜻한 소설을 읽고 싶다면 <고구레 사진관>을, 옛날 이야기 듣는 느낌으로 따뜻한 추리물을 보고 싶다면 <에도 시리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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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드는 영국 과자
야스다 마리코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스타일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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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집에서 만드는 영국과자-가을에는 따뜻한 차와 함께 영국식 디저트를!


 


벌써 10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하루하루가 지나기 무섭게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날 떠오르는 것은 김이 나는 따뜻한 홍차와 디저트들!


베이킹을 하기 위해서는 오븐을 써야하는 요리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무더운 여름날 오븐을 켜는 것은 베이킹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꺼려지는 일이죠. 하지만 쌀쌀한 가을이 왔으니 오븐을 켜면 집의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맛있는 디저트도 먹을 수 있는 '일석 이조'의 계절이 되었어요. 저도 그동안 벼르고 있던 베이킹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이번 여름은 정말 미친 듯이 더워서 베이킹은 커녕 에어컨 밑에서 비실거리며 누워있는 나날들의 연속이었거든요. 열심히 만들고 싶은 베이킹 요리들을 캡쳐하는 것으로 베이킹 욕구를 대체했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영국 과자>는 무려 일본 아마존 베스트 셀러를 차지한 책!


영국 홈메이드 과자 레시피를 실은 책인데, 제가 이 책이 정말 반가웠던 이유는 홍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잔뜩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커피보다는 '홍차'파 거든요. 차와 함께 할 수 있는 디저트가 주류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비스킷&스콘 메뉴가 10개도 넘어요. 아무래도 '스콘'은 잘 실패하지 않고 먹기도 편하기 때문에 제가 선호하는 베이킹 요리인데, 이 요리법이 잔뜩 있으니 좋더라고요.


그 외에도 케이크, 페이스트리, 푸딩, 오트 등의 다양한 디저트 요리법이 나와 있어요. 총 58가지 레시피가 있으니 다양한 디저트 레시피가 필요한 분들에게 유용한 책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요리법은 거의 영국 가정식 과자인데, 가장 좋은 점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와 도구를 사용해도 된다는 점이에요. 약간 <빨간머리 앤>에 나오는 마릴라 아주머니의 요릴 보는 듯 하죠. (참고로 빨간머리 앤의 배경은 캐나다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이 이주민이라는 걸 고려하면 영국식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봐도 될 거 같아요)


블랙 트리클, 엘더플라워 코디얼 등 낯선 요리 재료들이 나오기도 하지만(저는 완전 내킬 때만 찾아서 요리하는, 취미용 요리라서요)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대체할 거리를 찾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막상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를 보면, 제가 낯설다고 생각하는 재료가 들어가는 요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더라고요.

 


책 사진은 주로 제가 먹고 싶은 요리로 올렸어요. ㅎㅎ 사심이 잔뜩 들어간 리뷰죠. 언젠가 반드시 만들어 먹고 말겠다는 의지가 담긴 포스팅이랄까?


영국 과자의 좋은 점은 과하게 꾸미거나 달지 않고 소박한 스타일이 많다는 거였어요. 저자가 말한 것처럼 15분만에 뚝딱(물론 전문가니까 그렇겠지만요) 만들 수 있는 레몬 드리즐 케이크 같은 빵도 있고, 투박한 꽃 모양의 웰시 케이크는 심지어 두꺼운 프라이팬이나 핫플레이트에 구워먹어도 되죠. 저자는 스콘을 가장 영국적인 요리라고 했는데 바로 단순하고 꾸밈없이 맛있기 때문이래요. 저는 질리지 않고 차와 함께 계속 먹을 수 있으며 요리하기에 간단해서 스콘을 선호하는데, 영국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나 봐요. 기본 스콘부터 과일을 넣는 스콘, 여름철에 스콘을 만들 때의 주의 사항, 치즈 스콘, 마마이트 스콘 등 빵집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스콘이 잔뜩 있어서 행복했어요. 하나씩 만들어 먹을 것을 생각하면 ㅎㅎ 절로 입에 미소가 떠오르네요.


그 외에도 영국인들이 생각하는 <홍차에 적셔 먹기 가장 좋은 비스킷>, 영국인들이 항상 비스킷을 소지하고 다닌다는 것 등 영국의 차와 디저트 문화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좋았어요. 곧 영국을 방문할 계획이라 이런 정보들이 더욱더 반가웠어요.


차와 함께 먹을 디저트가 고민이라면 주저없이 <집에서 만드는 영국과자>책을 추천해요. 다양한 요리법은 물론이고 주로 '홍차'와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으로 다양한 과자를 만들 수 있어요. 막상 차에 곁들일 디저트 요리법을 검색해보면 정보가 별로 없거든요. 쌀쌀한 가을, 맛있는 디저트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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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새소설 1
배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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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시트콤-질풍노도의 시기, 십대여 마음껏 발버둥쳐라



어디선가 드라마나 소설에서 본 듯 하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이야기, 백민석 소설가가 손에서 놓을 수 없어 원고를 온갖 곳에 들고 다니며 읽었다는 이야기, 바로 자음과 모음 경장편 소설 수상작 <시트콤>이다. <시트콤>은 1990년 제주도 출생의 젊은 작가가 쓴 십대들의 이야기이다. 전교 1등인 연아가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는 숨 막히는 삶(타인의 의지대로만 사는 삶을 삶이라 부를 수 있다면)에서 탈출하고 싶어 벌이는 사건이 중심인데, 작가가 태어난 도시 '제주도'에서 한국 최대규모의 국제 학교 부지가 있으며 앞으로 더 확장될 것을 생각하면 뭔가 참 그렇다. 유흥 시설도 없고 부모가 차로 태워다주지 않으면 거의 번화가에도 갈 수 없는 환경, 참 가둬놓고 공부시키기 좋았다.


첫 전개는 그야말로 황당했다. 여자친구와 섹스 한 번 하고 싶어 다른 사람들이 찾지 않던 교실을 찾은 고등학생, 어떻게 거사를 치러 보려고 교복 셔츠까지 벗어 먼지를 털어내지만 갑작스럽게 들어온 선생님들 때문에 미처 바지 지퍼를 다 올리지도 못하고 테이블 아래로 숨는다. 겨우 나갈 수 있는 타이밍을 잡았나 했더니 역시 섹스를 하러 온 젊은 남녀 선생님들 때문에 무산된다.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생각하는 게 크게 다르지 않나보다. 하지만 그들도 연아의 담임교사와 연아의 어머니 상담때문에 테이블 밑으로 다급하게 숨게되고, 엉겹결에 넷은 테이블 밑에서 조우하게 된다.


그 이후로 쭉 이어지는 연아의 이야기. 연아는 그 고등학교의 전교 1등이며 시간이 가는 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단 한번도 엄마의 뜻을 거역한 적이 없다. 엄마가 학원 뺑뺑이를 돌리면 그렇게 했고 전교 1등을 하라면 역시 그렇게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강원도 철원에 있는 기숙학원을 가라고 통보받는 순간 반기를 든다. 과외와 학원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전국 모의고사1등 또는 서울대를 반드시 가기 위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을 연아가 정한 것이 아니라 늘 엄마가 정한다.  연아가 어떤 걸 잘 하고 어떤 게 부족한지 다 꿰뚫고 있다며 막무가내인 엄마, 아빠가 어떻게 말리려고 해 보지만 아빠의 목소리는 두 모녀의 설전에 허망하게 묻히고 만다.


   
   

내가 나 좋으라고 이래? 네가 서울대를 안 가면 뭘 어쩔 건데?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연예인처럼 예쁜 것도 아니고, 머리 좀 좋은 거 빼고는 네가 잘난게 뭐가 있냐고!


난 너 낳고 내 인생을 버렸어. 네가 태어난 날 이 엄만 죽었다고.


-시트콤 중 연아 엄마의 대사-

 
   

 

 


세상에 이렇게 현실적일 수가.

현재 어느 집 부모와 자녀가 싸우는 장면을 그대로 복사 붙여놓기 해 놓은 것 같다. 헛웃음을 치며 읽게 되는데, 어찌나 현실 반영을 잘 하는지 억지로 자녀 공부를 시키는 수많은 부모의 발언을 보는 줄 알았다. 대학 입학 전까지는 부모가 정해 놓은 길을 가라며 꼭두각시처럼 자녀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 <시트콤>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 엄마가 너무했네, 또는 이런 사람이 어디있어라고 말하면서도 실제 자기가 이렇게 행동하는 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자녀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며 부모의 마지막 말엔 꼭 이런 말이 따라붙는다.


"다 너 좋으라고 이러는 거야."


연아 또한 이번에는 질 수 없는지 엄마의 김치싸다귀에도 강경하게 나간다. 집 있고 밥 먹여주고 등 따뜻하니 배가 불러 이런다는 엄마의 말에 김치에 절은 티셔츠를 입고 가출을 강행한 것! 지갑도 가지고 나오지 않아 주머니에 있는 돈으로 겨우 택시비를 치르고 전혀 로열같지 않은 '로열 불가마방'에 머물게 된다. 과연 엄마와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이한 십대 '연아'의 대결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시트콤>의 책 뒤편에는 여러 소설가와 사회비평가의 멘트가 나와 있는데 그 중 박권일 씨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데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십대 자녀가 있는 어느 집에서나 있는 일인데, 정말 이러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는지 결말도 기상천외한 방법을 이용한다. 바람직한 해결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아쉬웠으나 애초에 자신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부모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또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강요하는 부모가 이런 책을 굳이 찾아읽지 않으며 읽는다 하더라도 '소 귀에 경 읽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결론 방식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다만 이건 확실하다, <시트콤>을 쓴 배준 작가는 어떤 10대 시절을 보냈을지 매우 궁금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경험을 하며 10대를 보냈기에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어렵고 따분한 건 질색이라 재미를 먼저 생각했다는 작가의 말, 실제로 <시트콤>이라는 소설은 가볍고 재미있지만  메시지는 확실히 담았다.


빨리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고 싶은 한국 학부모님들, 이 책 좀 읽으세요. 재미있고 따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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