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인도 - 볼리우드 영화를 재밌게 즐기기 위한 사람, 문화 그리고 역사
빠르데시(최종천) 지음 / 이은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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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재미있는 인도 영화

인도 영화를 보고 싶어서 특별히 영화관에서 티켓을 끊고 본 적은 없다. 그런데 우연히 티비 채널을 돌리다 코미디 영화 <세얼간이>를 보게 되었는데 어찌나 재미있던지 넋을 놓고 끝까지 보게 되었다. <세얼간이> 사이사이에 나오는 뜬금없는 춤과 노래에도 푹 빠져들었다. 정말 맥락없이 갑자기 배우들이 단체로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데, 이게 또 내 취향을 저격했다. 나는 뜬금없이 나오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좋아한다. 그 예측 불가능한 의외성이 유쾌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세얼간이>의 내용도 감동적이었고 우리나라와 비슷한 학구열 문화도 흥미로웠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인도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몰라도 <세얼간이>는 재미있게 봤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또 보게 된 인도 영화는 <모든 아이들은 특별한 존재이다>, 이런 내용을 어쩜 그렇게 감동적으로 담아내는지 인도 영화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었다.


앞선 두 영화를 보고 나서 인도영화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 중간중간 춤과 노래가 흥겹게, 또는 구슬프게 나오기도 하고 감동적인 내용을 한정된 비용 안에서 잘 살리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또한 다른 나라의 작품과 달리 모든 영화에 인도 전통과 색이 짙게 묻어나온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시네마 인도>는 인도 영화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 인도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이다. 저번에 태계일주2에서 기안84가 인도 여행을 하는 편을 보고 '인도'라는 나라 자체에 관심이 가게 된 사람들을 위해서도 좋은 책이다. 영화는 종합예술로서, 인도 영화 안에는 인도 사람과 문화, 역사, 사회 등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인도 영화에 대한 안내서

<시네마 인도>는 인도 영화의 특징과 함께 영화 속에 나오는 배우와 볼리우드 명문 가문, 최근 떠오르는 스타들과 가수, 감독은 물론이고 인도 영화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인도 사회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우리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인도의 종교와 주요 역사, 볼리우드 단골 소재가 되는 인도 고대 서사와 신들까지 그야말로 인도 영화에 입문하기 전 알아두면 좋은 내용으로 가득하다.


세계 최대의 영화 제작 국가는 미국이 아니라 인도!

<시네마 인도>에는 인도 영화에 대한 온갖 재미있는 사실이 나와 있다. 공식적으로 세계 최대/최다 영화 제작국가는 미국이 아니라 인도라고 한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한 해 보통 1,00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며 OTT콘텐츠 증가로 제작 편수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1971년 이후로 '세계 최다 영화 제작 국가' 타이틀을 놓친 적이 없다고 하니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수의 영화가 제작되었으며 현재 진행형이라고 한다. 인도는 다양한 언어권 민족이 어울려 사는 다민족 국가리 공식 언어만 18개, 실제 사용언어는 700여 개, 방언까지 고려하면 1,600개의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인도의 영화산업 또한 언어권 기준으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즐겨 보는 영화는 뭄바이 중심의 볼리우드라고 한다.


인도와 인도 영화를 표현할 때, 마살라 영화라고도 한다. 마살라는 이것저것 섞인 향신료로 춤과 음악, 인간의 희노애락과 액션, 멜로 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나오는 '인도 영화'를 표현하기에 딱 맞는 단어이다. 이것저것 다 담다 보니 인도 영화는 3시간이 기본, 중간에 인터미션이라는 쉬는 시간이 있을 정도이다.


인도 영화에 춤과 노래가 들어가게 된 이유는 전통 연극에 춤과 노래가 어우러져 있는데 이것이 자연스럽게 영화에도 녹아들었다고 한다. 또한 다양한 언어를 쓰는 다양한 인종이 모인 인도에서는 '춤과 음악'으로 하나가 되기 쉽다. 인도 영화에는 '플레이백 싱어'라는 전문 가수가 부른 노래를 영화 배우들이 립싱크로 연기한다. 또한 영화 음악의 영향이 커서 대중음악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인도 영화는 극 중 즐거움을 주기 위한 장치로 '아이템 송'이라는 재미있는 연출 요소가 있다. 개연성과 전혀 상관없이 예쁘고 화려한 무희가 흥겹게 춤을 추는데 여기서 춤추는 여배우를 '아이템 걸'이라고 한다. 


인도 영화 속에는 금기 아닌 금기들이 있는데, 가부장 문화와 힌두교 전통에 따른 여성에 대한 금기가 많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키스신, 베드신이 예전 한국 영화처럼 물과 불, 자연 등으로 묘사된다고 한다. 또한 젊은 과부나 이혼녀가 잘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주연배우들이 과도하게 나이를 속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티켓 파워를 지닌 5~60대 배우가 20대 역할을 하기도 하고 대표적으로 3대 칸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50대 초반까지 20대 또는 학생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시네마 인도>에서는 인도의 국민 배우인 3대 칸과 볼리우드 명문 가문, 요새 떠오르는 신예 스타들, 호평받는 인도 영화 감독들, 영화에 반영된 인도인의 삶 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준다. 인도 영화 그리고 인도에 대해 알아보고 싶지만 어디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시네마 인도>를 추천한다. 할리우드와는 아주 다른, 인도의 색다른 영화 판과 인도 문화에 대해 속속들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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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일본어 + 한국어)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 2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오다윤 옮김 / 세나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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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온갖 방법으로 뜯어보는 방법, 필사

그냥 책을 읽는 것보다 '필사'를 하게 되면 책에 나오는 문장을 여러번 곱씹게 된다. 이렇게도 읽어보고 저렇게도 읽어보고, 그대로 따라쓰면서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할 수 있다. 어학공부만을 생각하면 꼭 필사가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필사를 할 때의 고요한 감정과 책을 하나씩 뜯어보는 느낌 때문에 한번씩 '필사'를 하게 된다. 만약 명상의 방법을 모르거나 혼자 보내는 시간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필사'를 해 보길 바란다. 또 다른 책의 세상에 깊이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2 어린왕자>는 조금 특별한 책이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생텍쥐페리의 고전명작 소설 <어린왕자>라는 점에서, 두 번째로 어린왕자를 일본어로 쓰면서 필사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 다르다. <어린왕자>는 전세계 곳곳에서 사랑받는 책이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도 정말 많은 사람들의 애정을 받는 책이다. 이 책을 한국어뿐 아니라 일본어로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달갑다. 특히 나처럼 일본어 실력이 초급인 사람이라도, 한글 번역과 단어 해석, 히라가나 표시를 보면서 도움을 받아 책을 읽을 수 있다.

<어린 왕자>를 '나'인 비행사가 처음 만나게 된 순간부터 어린 왕자가 별을 여행하며 겪은 일을 읽고 필사하며 그 속에 깊이 빠져들 수 있다. 동시에 알고 있는 일본어를 활용하고 모르는 단어를 새로 공부하며, 일본어 문장 공부도 할 수 있다. 하루에 많은 페이지를 쓸 필요는 없다. 일본어 시험을 치르거나 일본어 실력을 급격히 늘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부하는 책은 아니다. 그저 나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 조금을 확보하여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필사를 하면 된다.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2 어린왕자>가 조금 어렵게 느껴지더라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요 한자에는 후리가나(일본어 한자 읽는 방법을 작게 써 놓은 것)가 달려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일본어 문장을 읽은 뒤 한글 번역문을 보면서 자신의 해석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요 단어의 뜻과 단어에 대한 부연 설명이 필사 페이지 아랫부분에 나와 있다.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2 어린왕자>의 왼쪽은 일본어 소설 문장과 한글 번역문이 나와 있고 오른쪽에는 필사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단어 표시가 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일본어 <어린왕자>의 출처는 아오조라분코로, 제목은 일본에서도 대중적으로 사용중인 것으로 바꿨다고 한다.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2 어린왕자>에는 실제 어린왕자에 나온 삽화들이 그대로 나와 있다. 어린 왕자가 철새들을 타고 별에서 이동하는 모습, 보아뱀이 맹수를 집어삼키려는 모습, 어린왕자의 별과 장미꽃의 만남 등등 우리가 봤던 그 그림들이 나온다. 익숙한 그림을 보며 필사를 하면 <어린왕자>를 읽으며 감동하던 그 순간과 새롭게 밀려오는 감동이 함께 떠오른다.


일본어 공부와 함께 힐링할 수 있는 책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2 어린왕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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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가고시마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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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제주항공이 취항하여 쉽게 갈 수 있는 가고시마

현재는 자연재해로 인해 불안하긴 하지만, 이런 변동사항만 없다면 일본은 여전히 물가도 싸고 거리도 가까워 쉽게 여행갈 수 있는 해외 여행지이다. 그 중 일본 열도 중 가장 남쪽의 섬 규슈에 있는 가고시마는 일본의 나폴리라고 불린다고 한다. 물론 직접 가 보면 진짜 나폴리가 최고긴 하다. 다만 각 나라에서 나폴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는 이야기인듯 하다. 1년 내내 따뜻하고 사쿠라지마 화산을 볼 수 있다. 사쿠라지마 활화산 덕분에 일본의 3대 온천이 여기 있으니, 가고시마에서는 진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7개의 활화산, 특별한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는 곳 가고시마

우리나라에서는 저가항공인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이 취항을 하고 있어 이제 정말 쉽게 가고시마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다. 비행 노선이 늘어나 가고시마로 떠나는 한국 여행자가 전에 비해 많아졌고, 1박 2일로 다녀오는 사람들도 있다. 가고시마에는 사쿠라지마를 비롯해 무려 7개의 활화산이 있다고 한다. 모래찜질 온천으로 유명한 이부스키,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 기리시마,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야쿠시마 등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관광지를 즐길 수 있다. <해시태그 가고시마>에서는 이 모든 정보와 함께 가고시마의 연간 날씨도 알려준다. 연평균 기온이 20도에 이르는 아열대성 기후로 장마와 태풍이 오는 시기를 제외하면 언제든 떠나도 좋은 여행지이다. 다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여름에 최고 기온이 38도까지도 올라가기도 한다니, 여름의 덥고 습한 날씨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다른 계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원령공주의 팬이라면 꼭 가야하는 이쿠시마 섬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 팬이라면 가고시마 여행에서 꼭 가야하는 곳이 있다. 바로 가고시마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하여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이쿠시마 섬이다. 일본에서 가장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공기 중의 미세한 수증기가 결빙되어 마치 안개 낀 것처럼 주위가 변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가고시마 여행 팁

<해시태그 가고시마>에는 다양한 여행 팁이 꼼꼼하게 쓰여있다. 가고시마에서는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맛집이 존재한다. 그러나 저렴한 편은 아니므로 다양한 맛집을 즐기고자 한다면 경비를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고시마는 작은 도시라 중앙역과 덴몬칸에 관광지가 몰려있다. 중앙역에서 덴몬칸까지 20~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고,가고시마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는 데에는 하루면 충분하다고 한다.


가고시마 여행을 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온천인데, 온천관광지인 이부스키를 가려고 한다면 기차보다 렌트가 편리하다. 가고시마에서 이부스키로 가는 기차는 1시간에 1대 정도밖에 없다. 단체여행을 간다면 상관없지만 자유여행을 간다면 렌트를 하여 이부스키의 가이몬다케까지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야쿠시마는 고속페리를 이용하여 5~10월에 둘러보기 좋다. 고속페리는 하루에 8편, 페리는 1회 운항하고 있다.


책에는 다양한 쇼핑 장소와 추천하는 쇼핑리스트, 음식, 가고시마의 명물과 특산품 등에 대해서 알려준다. 쇼핑몰에는 우리가 잘 아는 돈키호테와 편의점 로손과 세븐일레븐, 그리고 이온몰이 있다. 이온몰은 쇼핑몰같은 느낌이라 돈키호테보다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화장품은 돈키호테가 더 저렴한 편이라고 한다. 마트 아이템으로는 이제 너무 유명해진 곤약젤리, 킷캣녹차, 호로요이, UFO라면 등이 있다. 드럭스토어 아이템도 휴족시간, 동전파스, 사카무케아, 오타이산, 호빵맨 모기패치, 카베진 등이 있다.


가고시마의 명물은 바로 직접 만든 소주와 명주천이다. 가고시마는 축산업으로 유명하여 흑소, 흑퇘지, 돼지갈비 등도 유명한데 특히 흑소와 흑돼지는 가고시마 고유브랜드라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생선을 원료로 두부와 소주를 섞어 튀긴 사쓰마아게 어묵, 멸치과에 속하는 기비나고, 아름다운 유리공예 사쓰마 기리코, 삼나무로 만든 야쿠스기, 사쓰마야키 도자기 등이 명물이다.


가고시마 현지 여행물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항공료와 숙박비다. 가고시마는 숙박 자체의 숫자가 적어서 숙박 비용이 저렴하지 않은 편이다. 또한 방 사이즈가 적고 샤워실이 좁으며, 일본은 어린이도 1명으로 간주하니 꼭 확인해 봐야 한다. 하루 숙박시 1인당 4500엔~7000엔 정도가 들며, 보통 인원 수대로 숙박료를 내야 한다. 식사비를 아끼려면 저렴한 도시락을 사 먹으면 된다. 식사를 제대로 하려면 1500~2000천엔 정도의 비용이 들고 도시락은 500~700엔 정도이다.

가고시마를 간단히 둘러보는데 2박3일이면 충분하지만, 깊숙히 보고 온천여행을 하고 싶다면 기간을 넉넉히 5~6일은 잡는 것이 좋다. 가고시마 자전거 여행은 대부분 2박3일 일정이고 여행자들 대부분 2박 3일로 다녀오는 편이다. 또한 브라이빗한 여행을 원한다면 택시 투어를 하는 방법도 있다. 택시 투어는 하루에 4만~5만원 정도라고 한다.


<해시태그 가고시마>에서는 1박 2일, 2박 3일, 3박 4일 추천 여행코스가 나와 있다. 가고시마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아직 여행 일정을 짜지 않았다면 여기에 나와 있는 여행코스를 활용하면 좋다. 가고시마가 메이지 유신이 시작된 곳이기 때문에, 메이지 유신 역사 여행 코스도 언급되어 있다.


대표적인 가고시마 축제에는 하쓰우마사이 2-3월, 히노시마마쓰리 7월, 가고시마 긴코완 8월, 오하라마쓰리 11월 2~3일 등이 있다. 특별한 여행을 완전다면 이 축제 기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보통 축제에 가면 다양한 먹을거리와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가고시마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 놓치는 것 없이 신나게 즐기고 오고 싶다면 <해시태그 가고시마>와 함께 꼼꼼한 여행 계획을 세우길 바란다. 현지 물가, 맛집 리스트, 관광지 지도와 열차시간 등 거의 대부분의 정보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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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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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그림과 함께 나온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 그리고 샛노란 알약 하나를 잡고 있는 손과 돈더미.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라스트 플라이트>는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새빨간 제목은 꼭 핏물이 번진 것처럼 보인다.


용기 있는 목소리를 들려준 모든 여성들에게 바친다는 <라스트 플라이트>, 메리 올리버의 <기러기>에 나오는 문구가 쓰여 있다. 네 절망과 내 절망이 모여 이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일까?


<라스트 플라이트>의 첫 페이지를 펼치면 의미심장한 문구가 나온다.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

추락 당일.


이 책에서 비행기가 결국 추락할 예정인 걸까? 비행기 추락을 계획했지만 무산되는 이야기일까?


'나'로 지칭되는 어떤 이가 공항 터미널에서 어떤 여자를 찾는다. 그 여자에 대해서 아는 것은 딱 세 가지. 이름, 생김새 그리고 아침에 푸에르토리코행 항공편을 예약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려고 온 사람들을 살펴보며 꼭 그들이 오늘 죽을 것처럼 예상하고 말한다. 이 세상에서 아주 작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데, '나'는 비행기를 추락시키려는 걸까? 타겟인 여자를 찾았다. 도망자들이 늘 앞쪽이 아니라 뒤쪽을 신경쓴다는 것까지 잘 알고 있는 '나'는 아무렇지 않게 여자의 앞쪽에 줄을 서려고 한다. 여자가 곧 사라진 사람들 중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는 '나',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 책은 두 여자주인공 클레어와 이바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먼저 클레어의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정계에서 케네디가 다음으로 유명한 쿡 가문, 클레어는 로리 쿡의 아내로 살아가고 있다. 클레어는 엷은 화장으로 감춘 목 아래쪽 멍을 가리기 위해 스카프를 만지작 거린다. 다니엘의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편의 직원 다니엘에게 어디를 가야 하는지 미리 말한다. 클레어가 사전에 공지된 일정을 소홀히 여기면 다니엘은 이 일을 반드시 남편에게 보고한다. 로리는 상원의원 출마를 앞두고 클레어에게 언행을 조심하라고 단단히 일렀다. <쿡재단>은 전세계의 평화를 위해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클레어의 평화는 지키지 못한 듯 하다. 로리에게 고용되어 충성하는 모든 사람들은 클레어를 감시하고 보고한다.

이런 로리의 눈을 피해 만나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으니 바로 체육관에서 만나는 '페트라'이다. 클레어는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펜실베이니아의 귀족 학교에 다녔는데 러시아 출신 마피아 딸인 페트라와 니코가 항상 다른 아이들로부터 클레어를 지켜주었다. 2년 전 우연히 체육관에서 마주치게 된 페트라, 오직 페트라 앞에서만 클레어는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어느 날 페트라는 클레어의 멍 자국을 보고 남편과 헤어지라고 말한다. 클레어 또한 과거에는 로리와 이혼하려는 시도를 했었다. 남편의 폭력으로 소송이 유리한 쪽으로 진행될 거라 생각하고 대학 시절 친구의 집에 도피했으나 그 친구의 남편이 로리의 친구였다. 로리는 클레어가 우울증을 앓고 있어 정신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하며 클레어를 데려갔고, 클레어는 그 날 집으로 끌려가서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맞았다. 말을 듣지 않으면 진짜 정신병원에 넣어버리겠다는 위협을 들었고, 로리는 쿡 집안의 전통과 명예를 위해 '이혼'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은 로리가 쿡 집안의 아들답게 진보적이고 모범적이라 믿었고, 클레어가 아무리 다른 사람에게 하소연해도 믿어주지 않았다. 로리와 과거 사랑을 나눴다던 '매기 모레티'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남편으로부터의 자유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자신을 찾아내지 못하는 곳으로 숨는 것' 뿐이라고 말하는 클레어. 대체 매기 모레티는 누구이며 그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그리고 클레어는 이 지옥 속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페트라와 몇 년에 걸쳐 실종 계획을 세운 클레어는 마침내 모든 준비를 끝내고 비행기를 예약한다. 클레어는 로리가 '매기 모레티'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를 회상한다. 로리와 매기는 연인이었고 둘이 크게 다툰 날 로리가 차를 몰고 맨해튼으로 향했고, 그날 밤 집에서는 화재가 났고 매기는 계단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로리가 매기 모레티에게 느꼈던 감정을 자신에게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클레어, 과연 그날 밤의 진실은 무엇일까?


클레어는 체육관에서 조금 더 시간을 보낸 것을 추궁하는 로리를 겨우 진정시키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잠자리에 든다. 로리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몰래 로리의 컴퓨터 하드를 복사한다. 만약의 경우 협상의 카드로 쓰기 위해서, 이 과정이 어찌나 두근거리는지. 클레어는 아무 일이 없었다는듯이 다시 로리의 옆자리로 돌아와 잠을 청한다. 나는 분명 클레어가 아니고 안락한 집에서 책을 읽고 있는 것 뿐인데 클레어에 이입이 되어 심장이 쫄깃해진다. 


탈출할 순간만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로리가 출장을 떠날 장소를 바꿨다고 가사도우미 직원인 콘스탄스가 클레어의 여행 가방을 정리한다. 존 F.케네디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을 이용해 푸에르토리코로 가게 된 클레어, 로리는 클레어 대신 디트로이트로 향했고 탈출을 위해 계획했던 소포가 로리에게 가 버렸다. 이바는 안절부절 못하는 클레어를 발견한다, 꼭 자기처럼 어딘가로 도망가 사라지고 싶어하는 여자. 이 둘은 서로의 비행기표를 바꾸기로 결정한다.


<라스트 플라이트>는 정말 매력있는 소설이다. 몇 페이지 읽지도 않았는데 순식간에 클레어의 입장이 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손에 식은땀을 흘리며 제발 그녀가 이 지옥같은 생활과 악마같은 남편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로리가 그녀를 주적할 수 없기를 바라게 된다. 마찬가지로 세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이바의 입장에도 몰입된다. 이 둘의 시점이 왔다갔다 하는데, 위화감 없이 이 두 여성들의 입장에 빨려들어간다. <라스트 플라이트>의 두 주인공들이 지옥같은 삶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이들을 지옥에 빠뜨린 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거기다 프롤로그에 등장한 알 수 없는 '나'는 비행기가 추락한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쫄깃해지는 심장을 부여잡고 읽게 만드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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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영어 필사 : 작은 아씨들 나의 첫 영어 필사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 다락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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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 어린왕자, 작은 아씨들 등 오랜 세월 동안 전세계인들에게 사랑받아온 소설이 있다. 대체로 세계명작소설에 속해 있는 이 책들은 언제 어디서 읽어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우리 집에도 저 소설들은 책 한 켠에 소중히 꽃혀있다. 언제든 생각나면 손을 뻗어 읽을 수 있는 곳에. 한글로 된 소설도 있고 영어 원서로 된 소설도 있는데 아쉽게도 영어 원서는 사 놓고 제대로 읽지 못했다. 

영어 원서가 읽고 싶어 과감히 구매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한글로 된 책보다 읽는 속도도 느리고 모르는 부분이 자꾸 나오니 조금 읽다가 뒤로 미루게 된다. 은근히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나를 포함하여 영어 원서를 도전하고 싶지만 쪼~끔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있으니, 다락원에서 나온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이다. <나의 첫 영어 필사>시리즈는 현재 세 권이 나와 있는데 빨간머리 앤, 작은 아씨들, 셜록 홈즈이다. 세 권 모두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으면서 아직까지도 정말 사랑받는 소설이다. 이 중에 뭘 골라야 할지 한참 고민했는데 원서를 사 두기만 하고 결국 읽지 못했던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로 결정했다.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 책은 예쁜 자주빛 표지에 깔끔한 글씨로 제목이 쓰여 있다. 책을 들고 있는 어여쁜 자태의 조(둘째이자 주인공!)가 책을 들고 있는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는 유료 온라인 강의와 함께 학습할 수 있는데, 책만으로 학습하는 것이 힘들다면 맛보기 강의를 들어보고 결정할 수 있다. 강사가 아주 또렷한 목소리로 중요한 부분을 콕콕 집어주면서 설명하는데, 매일 10분 정도의 강의를 들으면 교재와 똑같은 플랜으로 진행된다. 거기다 따라하기 영상이 추가로 제공되어 말하기 연습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은 그냥 <작은 아씨들>원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책이 아니다. 원어민 전문 필진이 쉬운 영어로 리라이팅했기때문에 내용을 파악하기 쉽고 일상에서 쓰는 영어로 구성되어 있다.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의 난이도는 영어 초급 수준을 떼고 중급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다. 또한 원서 그대로 읽는 맛은 줄었지만 리라이팅 덕에 여기에서 나오는 문장을 실제 생활에 사용해도 자연스러운 표현이 된다. 만약 원서에 나온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려고 한다면 옛날 영어를 책처럼 쓰는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질 것이다.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은 이 책 한 권으로 영어 듣기, 쓰기, 말하기, 문법을 동시에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여러 영어 원서 필사책이 시중에 나와 있지만 보통 쓰기와 원작소설의 해설 위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조금 보태면 문법까지 다루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리라이팅이 아니기 때문에 영문학이 아니라 현대영어 실력을 올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비효율적이다.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은 본문과 함께 아래 작은 글씨로 주요 단어 의미가 나와 있다. 본문을 먼저 읽은 후 '리딩 포인트'를 정독하는 것이 좋다. 리딩 포인트에서는 주요 문법 요소, 자주 쓰는 구문, 구동사, 해석이 어려운 부분 등이 설명되어 있어 많은 도움을 준다. 리딩포인트를 공부하고 나서 본문을 다시 읽으면 훨씬 이해가 쉽다. 다음 장에서는 본문을 그대로 필사할 수 있는 빈 페이지가 있는데 책에 표시하기엔 너무 아까운 마음이 들어 따로 연습장을 만들어 썼다. 마지막으로 '라이팅'에서 배웠던 문장을 다시 한번 짚어주고, 네이티브가 자주 쓰는 영어 문장을 작문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매일 공부할 부분을 QR코드로 찍어 해당 페이지의 mp3파일을 들을 수 있다. mp3를 들으면서 혹시 들리지 않는 문장이 있는지 체크하고 따라 읽는 연습까지 하면 리스닝과 스피킹 공부까지 가능하다.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의 가장 큰 장점은 '흥미로운 영어공부'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학공부를 올바른 방법으로 한다면 "성실함"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생각하는 소설로 영어 공부를 한다면 더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익힐 수 있으며, 동기도 오래 유지된다. 또한 책 앞부분에 플랜이 있어 이대로 꾸준히 34일 동안 공부한다면 완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약 한 달이 넘는 기간을 꾸준히 공부한다면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에 나와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영어 초급에서 중급으로 넘어가고 싶은데 조금 색다르게, 재미있는 방식으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 또는 세계명작소설, 특히 <작은 아씨들>, <빨간 머리 앤>, <셜록 홈즈>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의 첫 영어 필사 작은 아씨들>이 아주 좋은 영어 교재가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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