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전쟁 - 잔혹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여성을 기록하다
수 로이드 로버츠 지음, 심수미 옮김 / 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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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자전쟁-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


 

 


여기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붉은 표지에 도트로 표현된 눈이 보이지 않는 여성의 얼굴, 전 세계 곳곳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싸우고 있는 여성들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의 저자는 '수 로이드 로버츠'라는 영국의 저널리스트이다. 저널리스트로서 수많은 업적을 세웠던 그는 '더 나은 삶을 쟁취하기 위해 싸웠던 용감한 여자들'을 만나고 그 결과물을 책으로 집필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집필 도중에 사망하였다고 한다. 다행히 그의 사후에도 책의 집필 계획은 무너지지 않고 이렇게 전 세계에 번역되어 한국 땅에 있는 독자들도 그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나를 전율시켰다. 저자가 죽고도 가족들과 출판사들이 그의 뜻을 이어 출간시킨 책, 그리고 '수 로이드 로버츠'의 여는 말까지. 저자는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10억 여성 궐기 대회'의 연사 중 한 명으로 참석했을 때 떠올렸다고 한다. '10억 여성 궐기 대회'의 전날과 다음 날은 맑았지만 하필 당일에 전형적인 런던 날씨가 되어 장대비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그는 생각했다.


 

   
 

신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건 명백하다.


-수 로이드 로버츠-

 
   

 

 

저자는 비를 흠뻑 맞고 있는 여성들, 그리고 우산 아래 움츠린 몇몇 남성들을 보면서 모든 것에 대한 부조리함을 느끼고 용감한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여자 전쟁'을 쓰고자 마음 먹었다.


<여자 전쟁>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할례, 명예살인, 인신매매 등 여성 인권 침해 사례도 나와 있고 상대적으로 낯선 이야기들도 있다. 그러나 하나같이 여성들에게 폭력적이고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동일하다. 감비아의 어떤 마을에서는 여성이 할례를 받지 않으면 더럽고 불순한 여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이 이 끔찍한 의식을 치른다. 마이무나는 어머니와 할머니, 오랜 시간 동안 선대부터 이어 온 할례를 치르는 의무를 물려받은 여성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5살 난 딸에게 할례를 행한 후, 다시는 이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듣고 이맘(이슬람 교단의 지도자, 뛰어난 학식을 가진 사람)을 만나 할례에 대해 말하지만, 이맘은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한다. 이맘은 할례는 이슬람 율법의 일부이며 성기 절제가 여성에게 좋다고 주장한다. 또한 할례로 잘라내는 부위는 여성이 매우 가려워하는 부위라 완화하려면 철수세미로 문질러야 할 정도라는 상식 밖의 이야기를 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남자들도 모두 이 말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책에서 서술하는 할례 의식 이후 여성이 겪는 고통은 정말 끔찍했다. 할례 의식 도중(면도칼가 가위 등 매우 비위생적인 도구로 이루어진다)와 그 직후에 겪는 고통은 물론이고 결혼을 앞두고 성관계를 위해 다시 성기를 여는 과정, 또 아이를 낳기 위해 여는 과정은 엄청난 통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곳에서 할례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976년 구데타가 일어난 이후 불순분자로 여겨진 사람들이 납치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군인들은 한밤 중에 갑자기 찾아와 사람들을 데려갔다. 흥미로운 사실은 자녀들의 납치를 제보하기 위해 당시 신문사를 찾았던 사람들 대부분이 여성이었다고 한다. 남자들은 납치 사건을 쉬쉬하며 회사에서 잘릴 것 등을 걱정했던 반면에 여성들은 이런 남편들에게 소리지르며 자식들을 찾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정부는 당시 임신한 여성들을 납치하여 출산하자마자 죽이고 태어난 아기들을 대기하고 있던 군인 부부들에게 입양시켰다고 한다. 바로 불순분자들의 아이들을 '건전성'이 보장된 사람들에게 보내 키우게 한 것이다. 어머니들, 아니 자식들을 잃고 할머니가 된 이들은 이러한 사건을 파헤치고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으며 실종자들의 아이들을 찾기 위해 흔적을 추적했다.


이 외에도 종교적인 이유로 박해를 받은 아일랜드의 여성들, 여성 점원이 없어 브래지어를 사서 화장실에서 착용해본 이후에야 제대로 맞는 속옷을 살 수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여성들(온 몸을 꽁꽁 싸매는 것, 여성 홀로 외출할 수 없는 것 등도 그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독재정권에 맞선 이집트 여성들에게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성폭력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여성의 인권 침해 사례가 소개 된다. 대부분의 사례들은 무척 충격적이었고 아직도 전 세계의 수많은 여성들이 이런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슬펐다. 다시 한번 이 책을 쓴 저자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 책을 읽고 이들의 격렬한 싸움을 지지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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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
엄진성.나철균.조용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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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탄탄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하여


 


최근 실시된 국가 공무원을 뽑는 시험에 또다시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였다. 주변만 살펴봐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안정성'과 '공무원 연금(그러나 현재 인구 노화 속도와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했을 때, 공무원 연금이 지금처럼 메리트가 될지는 의문이다.)'에서 찾을 수 있다. 처음 공무원에 임명되었을 때 받는 월급은 적지만 연차가 쌓이면 호봉이 쌓이고, 또 퇴직할 때는 국민연금보다 훨씬 많은 공무원 연금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되면 이런 장점이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공무원이 될 수도 없고 되서도 안 된다. 그렇다면 공무원이 아닌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노후를 준비해야 할까? <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는 그에 대한 대비책을 알려주는 책이다.

 


일반적인 국민 연금은 본인 납입금 4.5%와 회사 납입금 4.5%를 합산하여 9%의 금액을 납입하지만 공무원 연급은 본인 납입금 9%+ 정부 납입금9%라고 한다. 이렇게 납입 액수부터 2배 이상 차이가 나니 국민 연금과 공무원 연급의 갭이 커지는 것이다. 일반 직장인들이 공무원들처럼 안정적인 연금을 받으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 대안으로 사적 연금 저축을 추천한다. 공무원들이 연금을 많이 납입하는 것처럼 일반 사람들도 사적 연급을 더 납입하여 노후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를 읽을 사람들, 그리고 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연금 저축을 넣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연금 저축의 필요성을 이미 느끼고 일정 금액을 이미 연금 저축으로 넣고 있다. <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를 읽고 나면 연금 저축을 넣고 있는 사람들은 왜 자신이 연금 저축을 유지해야 하는지, 넣지 않고 있는 사람들은 노후를 위해 재무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연금 저축에 가입하여 젊을 때부터 꾸준이 연금을 납입하면, 국민 연금 외에 노후를 대비할 방법이 생긴다는 것을 제외하고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연금 저축에 넣는 금액의 일부는 당장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하여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또한 어떤 사람이 얼마나의 금액을 연금 저축에 투자해야 하는지, 연금 저축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어디에서(은행, 보험사, 증권사) 연금 저축 상품을 가입할 수 있고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연금저축에 넣은 돈을 중간에 빼서 쓰거나 할 수는 없는지 등에 대해 세세히 말해준다. 여기서 말한 것 이외에도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점을 따로 Q&A코너로 정리해 놓았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노후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불안한 사람들, 노후를 위해 더 좋은 대비책을 만들어두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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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요리책 - 헤밍웨이의 삶과 문학을 빛나게 한 요리들
크레이그 보어스 지음, 박은영 옮김 / 윌스타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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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헤밍웨이의 요리책-맛있는 문학책


 


문학에 대한 나의 관심과 끊임없는 식욕을 동시에 채워줄 엄청난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헤밍웨이의 요리책>이다. 사실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책이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바로 <빨간머리 앤>에 나오는 레시피를 정리한 요리책이다. 또 비슷한 특징을 가진 책으로는,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오는 모든 식물들을 모아놓은 도감이다. 현재 내 손에 넣은 것은 <헤밍웨이의 요리책>뿐이지만 언젠가 나머지 두 책도 손에 넣을 계획을 하고 있다.(열심히 텅장을 채워야 하는데 눈에 띄는 책은 많고 책욕심은 끝이 없다)


 


<헤밍웨이의 요리책>은 말 그대로 헤밍웨이의 문학작품과 삶에 기여한 요리들의 이야기이다. 책에 언급되는 요리들은 물론이고 그가 살아 생전에 즐겼던 요리까지 모두 나와 있다. 플러스 그 요리들의 레시피까지 나와 있어, 특별한 요리를 만들어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가 즐겼던, 또는 작품에 묘사되었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상상을 해 보라. 아찔할 정도로 행복한 힐링 시간이 아닌가.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겠지만 헤밍웨이는 엄청난 식도락가였으며 그만큼 술도 즐겼다고 한다.(서양문화권이나 동양문화권이나 식도락가는 그에 맞는 술을 함께 찾곤 하는 거 같다.) 아무래도 이 책의 저자도 거기에 맞춰서 이 책을 출판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나와 같은 헤밍웨이의 팬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헤밍웨이의 요리책>은 프롤로그 제목부터 시작하여 각 챕터들이 모두 멋진 제목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프롤로그는 '헤밍웨이와의 식사'와 '야생의 미식 어드벤처'라는 제목이다. 챕터1 어린시절은 '인생의 맛', 이탈리아에서의 삶은 '추억 그리고 전쟁' 등이다. 저자의 센스와 위트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어니스트는 삶의 욕구에 관해 논할 수 있으려면

건강한 식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피터 그리핀-

 
   

 


헤밍웨이는 생전에 여행을 즐겼으며 세상을 세세한 곳까지 관찰해 작품에 그려내곤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독자들을 흡입하는 재능에 대해 놀라워하고, 소설 속 장면을 직접 찾으면 '바로 그 느낌'과 마주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자신이 경험한 음식들을 책에 그려내곤 했는데, 그의 글을 읽으면 그 음식을 그대로 상상할 수 있다.


이 책에 가장 먼저 나오는 레시피는 '티케이크'이다. 그 이유가 꽤 재미있는데 헤밍웨이 어머니는 당시 굉장히 깨어 있는 여성이었던 것 같다. 오페라 가수였으며 음악교사이자 여성 참정권론자, 화가였다고 한다. 그녀는 가사를 끔찍히 여겼는데 가장 큰 문제가 요리였다. 헤밍웨이의 어머니는 친정어머니의 요리책에 나오는 단 하나의 레시피를 익히고 나서 더 이상은 요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그것이 바로 '티케이크'다.


어니스트는 송어낚시와 송어 요리를 즐겼기 때문에 '송어 튀김' 레시피도 나와 있다. 하지만 서양 식의 생선 튀김은 약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안 맞는 측면이 있어서 권하지는 않는다. 서구권 식당에서 생선요리를 시킬 때는 주의하는 게 좋다. 이 밖에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살구 조림, 애플파이,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요리들 등이 나와 있다.


헤밍웨이의 발자취를 더듬으면서, 그가 쓴 작품들을 상상하면서 거기에 맞는 맛있는 한 끼를 먹어보고 싶다면 <헤밍웨이의 요리책>을 강력 추천한다. 몇 가지는 집에서 쉽게 요리할 만한 레시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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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 로마 - 로마의 50개 도로로 읽는 3천 년 로마 이야기
빌레메인 판 데이크 지음, 별보배 옮김 / 마인드큐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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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비아로마-도로로 읽는 로마 이야기


 



처음 이탈리아에 가서 들었던 말은, 이탈리아는 과거의 유산으로 후손들이 먹고 산다는 얘기였다. 그 말이 일리가 있기도 한 것이 이탈리아는 관광산업, 음식업, 패션산업(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이 많은 브랜드를 사 들여 현지 공장을 세웠다고 한다), 과일 농사(포도, 레몬 등), 목축업 등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산업이 없다. 4차 산업과 관련된 부분에서 발전된 기업은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또한 국민들이 음식, 오페라, 패션에 환호하고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탈리아 곳곳에는 고대 로마와 관련된 유적지가 곳곳에 남아 있다. 화산재에 묻힌 거대한 도시 폼페이는 물론이고 나폴리 곳곳에도 원형 경기장의 흔적이 있으며, 로마는 어딘가를 파기만 하면 유적지가 나와 상하수도 공사를 하는 데에도 한참 걸리곤 한다. 파다 보면 유물, 유적지가 어김없이 쏟아져 유적들을 다 살피고 보존할 때까지 공사가 지연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마어마한 유적을 발굴, 유지할 돈이 없어 일부러 방치하는 것들도 상당하다고 한다.


로마에 가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도로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고대 로마 시대에도 이런 도로가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로마가 얼마나 대단했던 곳인지 상상이 가능하다. <비아 로마>의 작가는 로마의 50개 도로를 소재로 과거의 화려했던 로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자들이 로마를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다. 작가인 루이스 쿠페루스가 로마를 여행하고자 하면, 로마의 지리에 밝은 것은 물론이고 서양 세계사와 예술사를 모두 알아야 한다고 한 것처럼 이 책은 로마의 가도를 보며 관련 이야기를 재미있게 펼쳐 놓는다.


권력에 미친 황제와 교황, 지금 생각해도(사이코패스 얘기가 종종 떠도는) 소름 끼치는 범죄들, 수많은 재미있는 일화들 등이 로마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저자는 로마의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테베레 강'의 이야기부터 펼쳐 놓는다. 많은 문명이 그랬듯이 로마도 강 유역에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이 농작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적의 침입을 막아주고 소금길과 연결해 주는 강을 통해 로마는 출현할 수 있었다.


기원전 500년 경 로마의 왕정이 끝난 이야기도 흥미롭다. 마지막 왕 타르퀴니우스는 기원전 509년에 왕위에서 쫓겨났는데 그 직접적 이유가 아들인 섹스투스가 루크레티아를 강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당시 왕은 원로원에서 선출되었고 원로원의 조언을 받아야 했다. 귀족들은 왕을 몰아내고 공화정을 수립했는데, 로마의 공화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학교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키케로의 로마와 살루스티우스의 로마를 비교하는 이야기도 재미있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네로의 원형 경기장, 성 베드로의 대성당의 탄생 이야기도 자세히 나와 있다.


이 책에서는 굵직한 역사적 사실 뿐 아니라 로마인들의 생활상에 대해서도 다룬다. 지금처럼 상하수도가 잘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에 대도시에 산다는 것은 사람을 지저분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로마 사람들은 몸을 청결히 하기 위해서 공중 목욕탕을 즐겼는데 카라칼라 목욕장을 살펴보면 로마인들의 목욕 문화를 알 수 있다. 목욕장에는 온탕, 미온탕, 냉탕 등을 갖추고 있으며(우리나라의 현재 목욕탕과 굉장히 유사하다) 노천 목욕탕과 수영장도 있었다. 바닥은 모자이크 타일로, 벽은 화려한 대리석과 벽화로, 복도에는 조각상으로 꾸며졌다고 한다.


이 외에도 역사 소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교황들의 비밀 통로 이야기, 템플 기사단의 이야기, 카니발 축제, 카페 그레코, 촬영장으로 자주 쓰이는 비토리오 베네토 거리 등 이 책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한가득 있다. 만약 로마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그리고 로마 역사나 로마 여행에 관심이 있다면 <비아 로마>로 로마 거리에 대해 익히고 로마인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이 굉장히 도움될 것이다. 특이 이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는 로마 역사를 만나는 다섯가지 산책 코스를 추천하는데, 로마 여행자들에게 굉장히 좋은 여행 코스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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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공식 64 - 흐름에 맞게 나를 지켜내는
장경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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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생의 공식64 - <주역>으로 나를 지켜내는 방법


 


사람들이 논어, 도덕경 등은 그래도 찾아 읽는 편이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주역'을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역은 사서삼경 중 하나로 <역경>이라고도 하는데 현대인들에게는 이 <역경>이 비논리적이고 터무니없는 것, 또는 점을 치는 사람들이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순신 또한 출정하기 전에 항상 <주역>을 읽었으며 그가 주역을 읽었다는 기록은 <난중일기>에도 나온다. 우리 선조들은 <주역>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대비하고자 했다. 서리를 밟게 되면 곧 단단한 얼음을 볼 수 있는 징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자신의 직관을 최대한 잘 활용하고자 했다. 어떻게 보면(아직 주역의 원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서양인들이 '타로'를 통해 단순히 카드의 점괘를 보고자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직면하고 미래에 대비하고자 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타로카드에 사람들의 인생 전반이 담겨 있는 것처럼 <역경>은 세상 만사의 원리를 알려주고 자신의 잠재의식을 파고들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곤경에 처했을 때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너무 비관적이거나 또는 너무 낙관적이다. 그러나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이에 맞춰 미래 계획을 짜야 한다. 또한 여기에서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스스로이므로 직관력을 극대화 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이에 도움을 주는 것이 주역이다.


항상 좋을 일만, 항상 나쁜 일만 있을 수는 없으며 이들은 씨실과 날실처럼 얽혀 있다. 우리는 너무 승승장구할 때, 그리고 나쁜 일이 연달아 일어날 때 이 사실을 잊곤 한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를 생각해 보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뒤엉켜 있는 것이 당연하다. 삶과 죽음이 이어지고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말이다. 주역은 세상 만사의 이치를 다시 일깨워주고 직관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이런 지식을 통해 우리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인생의 공식 64>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주역을 배운 자는 주역점을 치지 않는다(순자가 남긴 말이다)는 것이다. 나도 처음엔 주역은 점을 치고자 하는 사람이 익히는 것(현대에서는 대체로 그렇기 때문에)이라 생각했다. <인생의 공식 64>에서는 주역이 점술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와 앞으로 어떻게 미래를 헤쳐나가야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한다. 이 소개가 마음에 들어서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편견을 버리고 과감히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역경>은 인간의 삶의 모든 순간을 64개의 궤로 읽는다. 쓰고 보고 누리는 것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지만 생과 사, 삶의 주기(길흉화복, 생로병사) 등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만물의 이치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극즉반) 누구든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런 때 몹시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선택을 믿을 수 있는 직관을 가지고 있다면 적절한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역을 배운다는 것은 이치를 깨닫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주역을 통한 훈련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변화하는 세상의 이치를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변화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불변하는 마음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의 공식 64>에 나오는 말들은 자기계발서나 유명인들이 테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과 꽤 유사하다. 직관을 중요시 할 것, 욕심을 비우고 선택할 것, 문제를 단순하게 한 가지로 정리할 것, 몰입할 것 등.


주역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삶의 자세를 바꾸고 싶은데 그 방법을 잘 모르겠다면 <인생의 공식 64>로 선조들이 오랜 시간 삶의 중요한 순간에 참고로 했던 지혜를 배워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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