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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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보편성을 강요하며,

주어진 틀에 맞추기를 요구한다.



어느새 인간은 규격화되어

개인의 인격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무라타 사야카는

자신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이 소설에 녹여낸다.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는

편의점의 풍경.



서른여섯 살인 '게이코'는

세상 사람들과는 무엇인가 다르다.



그녀는 타인에 대한 정서적 공감이 힘들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규율에 어려움을 느낀다.



서른여섯 살이지만

모태솔로에다 취직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편의점 일이

그녀에게 편안하게 다가온다.



일정하게 움직이는 편의점 세상에서

'게이코'는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



수군대는 사회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만 같다.



세상과 다른 모습의 존재를

짐처럼 여기는 사회.



우연히 만나게 된 시라하 씨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또 다른 존재다.



시라하의 제수씨가 하는 호통은

이 둘이 어떤 존재인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그 썩은 유전자는 죽을 때까지 혼자 품고 있다가,

죽을 때 천국으로 가져가서 이 세상에는 한 조각도 남기지 말아 주세요."



정상의 범주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저런 마음을 품고 있다.



오롯이 떠오르는 질문이다.

누가 '정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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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학의 숲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 문학 읽는 그리스도인
이정일 지음 / 예책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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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답을 원한다.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때에 정확하게 예측 가능한 삶을 기대한다.



어느새 규정된 삶의 틀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곤 한다.

치열한 삶의 틈 바구니 속에 이리저리 뒤섞여 주어진 삶을 버텨낸다.



던져야 할 질문을 삼키고 내야 할 목소리를 억누른다.

나의 존재가 아득해진다. 주위의 사람들에게 쏟을 에너지는 없다.



신앙인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공감과 배려, 환대는 줄어들고 지켜야 할 규칙들은 늘어난다.



은혜와 사랑이 핵심이라 말하며 강요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횡행한다.

온기가 그립다. 따뜻한 시선, 넉넉한 품이 필요하다.



『문학은 어떻게 신앙을 더 깊게 만드는가』의 저자 이정일은

삭막하고 퍽퍽해진 우리에게 문학이라는 처방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문학을 통해 하나님과 소통할 뿐 아니라

자신과 이웃을 더욱 깊게 알아가길 원한다.



저자는 전작에서의 고민을 더욱 구체화한다.

그리하여 실제로 어떻게 문학을 대할 것인지 제시한다.



총 아홉 개의 챕터는 핵심적인 하나의 저서가 중심이 된다.

하지만 각 장은 보다 다양한 문학과 드라마 등으로 풍성하게 채워진다.



매 장의 말미에서 저자는 '같이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한다.

보다 깊고도 오묘한 독서의 묘미를 맛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함이 느껴진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문학이라는 거대한 숲에서

길을 잃지 않고 올바른 목표 지점을 향해 갈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섬세하게 서로를 대하고 알아가기를 원한다.

정답보다는 과정을 누리며, 질문하고 함께 고민한다.



막막하고 삭막하여 숨이 턱턱 막혀 왔던 곳에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를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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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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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의 감정에

잠식당한다.



세상은 악하며

주변 사람들은 이기적이다.



문제는 내 삶 또한

퍽퍽해진다는 것.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하다.



상황을 다르게 보는 시각은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



문학적 상상력은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경험하게 한다.



특히 김애란 작가의 작품은

유쾌하게 고통을 극복하게 한다.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특유의 상상력과 명랑함으로 삶을 긍정하게 한다.



더불어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경험하게 하여

나와 너를 새롭게 이해하게 한다.



그렇게 세상으로 인해 위축된 나는

세상을 뛰어넘고 포용하는 나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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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13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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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이야기를

안고 살아간다.



서로를 향한 거리가 꽤 멀어

무관하다 생각한다.



우연히도 어느 순간

서로가 잇대어져 있음을 깨닫는다.



서로의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버무려진다.



철저하게 고립되어

외로움에 발버둥치지만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한 순간

새로운 관계가 시작됨을 느낀다.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김연수 작가의 문체는

우리를 새롭게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자의 이야기는 서로 연결되고

역사의 대서사와 더불어 쓰이고 완성된다.



다양한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각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시대의 아픔은

개인의 삶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두려움 가운데 새로운 존재를 꿈꾼다.



혹독한 시대 한가운데에서도

사랑과 그리움은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를 찾아가며

누군가에게 위로를 보내고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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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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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있지만

눈물을 삼킨다.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지만

마음은 폭풍우다.



세상의 기대는

어느새 압박으로 느껴진다.



배려와 관심이라고 말하지만

사람을 휘두르고 싶은 욕심임을 그들은 모른다.



눈치껏 나 자신을 포기하면

정작 돌아오는 것은 무관심이다.



가까운 사람에게도

참된 공감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위로가 필요하고

진정한 쉼이 절실하다.



자연이 건네주는 아름다움에 자신을 맡기고

따스한 사람들의 눈빛에 나 자신을 쏟아내는.



책과 자연, 사람과 커피, 음악이 있는 곳.

소양리 북스 키친은 그러한 곳이다.



김지혜 작가의 첫 책은

설렘과 간절함, 따뜻함이 묻어 나온다.



각박한 세상에서 갈 길 잃은 사람들.

위로와 공감, 쉼이 필요한 사람들.



바람이 머무르고 커피향이 가득하며

마음 달래주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곳.



그렇게 지친 사람들을 달래주고 함께하며

여전히 그 자리에 묵묵히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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