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 말씀이 실제가 되는 교회론
이재학 지음 / 샘솟는기쁨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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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신학의 각론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교회론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과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적 교회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실재로서 교회가 존재해야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성경에서 나오는 초대 교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 갈등을 중재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바울은 편지를 적었습니다. 바울은 완벽하게 정리된 교리 모음집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교회의 어려움과 문제에 대처하고자 그 상황에 가장 걸맞은 처방전을 제시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초대교회의 지도자들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지요. 교회의 교회됨에 대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구현할지를 끊임없이 질문했을 것입니다.


교회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그 지역과 교회의 현장에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계속된 노력으로도 변화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많습니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요 말씀으로의 순종일 것입니다. 그로부터 신선한 지혜가 선물로 주어질 것입니다.


'본질로 돌아가자'라는 말을 하지만 그것은 부단한 노력의 결실이요 열매입니다. 여기에 그런 싸움의 흔적을 가진 교회가 있으니 '하늘땅교회'입니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이자 작은교회연구소 소장인 이재학 목사는 교회가 교회되게 하는 든든한 신학을 바탕에 두고, 지역 교회들과 세상과 소통하는 모델을 제시합니다.


예배, 교육과 교제, 선교는 교회론의 핵심적 주제입니다. 바로 교회의 본질입니다. 이것을 목회자들이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현장에서 이 영역들에 균형을 잡고 생명력을 더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여러 상황으로 인해 어떤 영역들은 축소되기도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저 영역 이외의 세상 가치관이 침투하는 것이겠지요.


위의 영역들이 선순환을 일으킬 때 교회는 영적으로 살아납니다. 저자는 각 영역들에 대한 신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구체적인 사례들로 적용합니다. 실제적인 교회 현장의 목소리가 들어가니 막연했던 교회론은 구체화된 살아있는 교회로 다가옵니다.


특히 지역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교회의 사명으로 삼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지역과 소통하며 그 필요에 반응하는 목회입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지역의 다른 교회와 연합하여 함께 기도하고 섬기는 것은 한국교회가 상생할 수 있는 적실한 대안으로 보입니다.


한 사람의 목회자가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모든 교회와 함께 손을 잡고 가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더불어 교회가 교회를 세우고, 목회자가 목회자를 세우는 것이 지역을 살리며, 동역자를 세워가는 일임을 강조합니다.


앞으로 세상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며, 그만큼 더욱 다양한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교회의 성장보다,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것이 곧 우리의 부름이요 교회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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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옆 미술관 - 타자의 삶을 상상하는 능력
구미정 지음 / 비아토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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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듣고 보는 것을 잘 이해하고 누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중학생 때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피카소 작품전이 생각납니다.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이 하필 피카소라니요. 뭔가 모를 꿈틀거림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렸습니다.



작품을 대할 때는 사전 지식과 더불어 직관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공명할 때 제대로 작품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미술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깊은 감동을 경험합니다.



특별히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성화'는 작가의 시선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일반적인 성경 읽기와 다른 독특한 시각을 볼 수 있는 그림이 많습니다. 왜 저 그림에서는 등장인물을 저렇게 배치했을까? 등장인물을 왜 저렇게 표현했을까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경에서 강조하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볼 때의 짜릿함이 있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비밀스럽게 숨어있기에 꼼꼼하게 관찰을 해야 합니다. 때로는 빛으로 주인공을 강조하기도 하고, 섬세한 붓 터치로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을 표현할 때도 있습니다.



문제는 참으로 다양하고도 풍성하게 오랫동안 작가들이 성경 말씀을 표현했음에도 우리가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작품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더불어 성경에 대한 건강한 해석이 필요해서 일 것입니다. 어느 하나가 부족하다면 우리를 위한 친절한 안내자가 되기 어렵겠지요.



여기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적실한 안내자가 있습니다. 그림에 대한 깊은 관심과 더불어 탄탄한 신학적 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인문학자로서 세상과 기독교의 소통, 생명과 윤리, 자연에 열려있는 구미정 저자의 신학적 색채가 이 책 『교회 옆 미술관』에서 찬란하게 빛납니다.



예술가로서 하나님은 제한된 교리에 답답하게 묵여있으신 분이 아닙니다. 주님은 모든 만물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지쳐서 한숨만 나올 때, 우연히 마주친 음악과 그림, 꽃과 태양으로 일순간에 하나님으로 충만한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저자는 우리를 능숙하게 인도합니다. 성경의 인물들을 톺아봅니다. 여러 작품에 담긴 작가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성경 이야기와의 차이점에 주목하며 작가의 시선이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를 조목조목 말해줍니다.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다 미술관에 온듯한 착각을 합니다.



그렇게 저자를 따라가다 우리는 작가의 마음 한가운데로 들어가 봅니다. 작가들은 성경 이야기의 맥락과 분위기에 진심이었습니다. 미처 담지 못한 뒷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냅니다. 그렇습니다. 작가들이야말로 섬세하게 타자의 삶을 상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약하고 소외된 성경 인물들을 대합니다. 여전히 그림 가운데서도 은연중에 담긴 배제와 차별을 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금 꿈을 꿉니다. 세밀하게 성경의 인물을 관찰하고 상상했던 작가들의 눈을 빌어, 조금 더 환대하고 포용하며 평화를 꿈꾸는 세상과 교회가 되기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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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의 시대, 포용의 은혜 - 신약학의 세계적 권위자 스캇 맥나이트의 통전적 복음론
스캇 맥나이트 지음, 박세혁 옮김 / 아바서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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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잘못된 정보보다 일부만을 강조하는 사실이 더 해로울 때가 있습니다. '복음'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비슷한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전 세계의 교회가 복음을 믿는다고 선포하지만 각자의 복음 이해는 천차만별일 때가 많습니다.



해결은 쉬울 것 같지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경전을 가지고 있으니 거기서 말하는 핵심 메시지를 찾으면 됩니다. 문제는 성경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시대마다, 신학자마다 복음에 대한 개념이 다르니 문제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자신의 위치에서 성경을 바라보니, 자신에게 가장 걸맞은 옷을 입게 됩니다. 보고 싶은 일부의 구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떤 부류는 개인을 중요하게 여기며, 또 다른 부류는 공동체나 사회를 가장 우선으로 둡니다.



이럴 때 우리는 이야기꾼이자 성경학자인 스캇 맥나이트(Scot McKnight)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의 가장 탁월함은 균형감각입니다. 보수와 진보, 과거와 현재, 내세와 현세에 다리를 놓아 줍니다. 대화가 가능하도록 물꼬를 터줍니다.



저자는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었지만 학문적 논쟁으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되었기 때문에, 그리스어인 '에이콘'이라는 단어를 이 책에서 자주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그 말의 온전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그 안에 새로운 생명력을 더하게 하려 합니다.



저자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여러 차원을 설득력 있게 전합니다. 성경, 역사, 삶의 이야기를 통해 최선으로 복음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한 복음이 인간 삶의 모든 차원(자신, 하나님, 타인, 세상)에 관한 것임을 강력하게 이야기합니다.



복음은 추상적인 명제가 아닙니다. 살아있는 역동적인 실체입니다. 저자는 하나님의 페리코레시스(상호내주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일하심)를 통해 이를 설명합니다. 하나님의 복음은 근본적으로 관계적이며, 이를 통해 온 세상에 참된 회복을 선물로 주십니다.



배제의 시대, 깨어진 우리들에게 단연코 절실한 것은 살아 움직이는 복음입니다. 우리는 다시금 온전한 복음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사람과 사랑이 담긴 이야기와 복음을 살아내는 사람들을 통해 복음은 보다 분명하고도 풍성하게 전달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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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의 문을 여는 마음 다산문고 7
토마스 머튼 지음 / 다산글방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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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를 불변하는 고정된 말씀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잘 드러내는 사람들이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책망했습니다. 말씀 자체를 지키려고 말씀의 정신은 가볍게 여기는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반대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씀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은 위의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들을 위해서 말씀의 중심된 메시지를 교묘하게 비틀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모습에 대해서도 크게 질책하셨습니다.



성서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말씀은 살아있습니다. 이것은 말씀의 권위 때문에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에서 말씀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변혁과 자유하게 하는 힘을 우리는 인식할 수 있습니다.



영성가이자 작가로서 많은 영향력을 끼쳤던 토마스 머튼(Thomas Merton). 그는 이 책 '성서의 문을 여는 마음'을 통해 성서가 하나님의 말씀임을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생명력 있게 역동하는 성서의 참 영향력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신비와 생명의 영인 성령을 통해서 지금도 성서는 우리에게 말씀한다고 강조합니다. 말씀은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죽어있던 영혼을 살립니다. 하나님께서는 성서의 말씀을 통해 우리와 만나기를 원하십니다. 그 말씀은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성서에 대한 논리적 접근을 넘어서서,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존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실제적으로 조명하는 독특한 책입니다. 이 얇지만 강력한 책은 말씀이 말씀되어 우리를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보여줍니다. 다시금 말씀 앞에 우리가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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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서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 2024 사순절 묵상집
한국YWCA연합회 외 엮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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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사도들이 강조했던 복음입니다. 십자가의 여정이 담겨 있는 사순절 기간은 예수님의 순종과 고난을 묵상하는 기독교의 핵심적인 절기입니다. 우리는 이 기간을 통해 주님의 순종과 고난에 동참하며, 부활절을 고대하게 됩니다.



물론 교단 차원에서 사순절을 지키지 않는 곳도 있지만, 고난주간의 확장으로 생각하며 주님이 걸어가셨던 그 여정을 함께 묵상하는 것은 소중한 경험일 것입니다. 매일의 삶이 주님과 잇대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 기간만큼이라도 더 깊이 그리스도를 묵상해 보는 것입니다.



이 책 『받아서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는 좀 더 깊은 묵상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매일의 짧은 묵상 글과 기도문을 통해 우리는 주님의 고난에 동참합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철저하게 순종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함께 걸어가게 됩니다.



CBS 유튜브 채널 '잘잘법'을 통해 널리 알려진 김학철 교수는 성경의 내용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탁월한 교사입니다. 매일의 묵상 글을 통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간 사순절의 의미와 해당 본문의 친절한 해설은 사순절을 기리는 영적 여정에 큰 힘과 도움이 됩니다.



또한 주일에 배치된 기도문과 음악 묵상은 우리의 영적 여정이 지적 희열로 끝나지 않도록 우리를 다잡아줍니다. 공동기도문을 통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함께 마음 모아 기도합니다. QR코드를 통해 직접 음악을 묵상하며, 온몸을 감싸는 영적 충만함을 경험합니다.



설 연휴가 지나면 곧 사순절입니다. 자칫 들뜬 마음으로 인해 정신없이 그 기간을 맞이할 것만 같습니다. 얇지만 강력한 묵상집은 우리를 다시금 주님 앞으로 붙들어주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공교회가 한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한다는 것은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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