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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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고통이 주제인 책들이 모이는 가을... 다 같이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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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하루 수케 - 12g, 1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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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가체프를 가장 좋아한 시절도 있었는데, 간만에 설레며 주문. 어떤 향과 맛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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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가을하다 - 12g, 7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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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이 좋아서 재구매. 중단되지 말고 시리즈로 ‘겨울하다‘도 나와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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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로 가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피터 H. 레이놀즈 그림, 마크 콜라지오반니 글, 김여진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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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대로 살게 된다는 말이 있고, 한편으로 맞기도 하지만, 더 자세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생각이라는 것이 고유하고 독립적이고 본질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언어는 사유다라는 말이 팩트에 거 가깝다. 특히 개념어들인 경우는 절대적이다. 언어가 없으면 생각을 표현할 수도 설명할 수도 전개시킬 수도 없다. 그리고 객관적 지시어라고 생각한 언어가 실은 개념어인 경우도 적지 않다.

 

방향을 표시하는 오른쪽, 왼쪽의 경우도 그렇다. 오른(옳다, 바르다, right)은 지시어가 아니라 개념어이고, 위계가 분명한 차별어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손의 위치가 옳고 바르다는 것이다. 그러니 예외(왼손잡이, lefty)는 필시 그른 것일 수밖에.

 

원제 제목이 기발하고 유쾌해서 좋다. When things aren't going right, go left. 번역도 멋지다. 예를 들어 (오른 쪽으로 가다 잘 안 되면) 왼쪽으로 가 봐, 라고 했으면, 관념적으로 어색하거나 역사적으로 의심(?)이 들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 길이 아닌 것 같아, 다른 길로 가보기로 했을 때 필요한 것들을 무엇일까. ‘걱정을 두고 떠나기, ‘의심을 두고 가보기, ‘두려움도 두고 해보기. 또 무엇이 필요할까. 그냥 해보기 위해서는.





 

주저앉는 대신, 다른 길로 걸어보기로 한 이들 중 걱정과 의심과 두려움과 좌절감보다 일이 잘 풀린 경우는 어쩌면 많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도 몇 십 년 살아본 경험상 모든 일은 시작 전이 가장 무겁고 거대해 보인다. 일단 시작해서 순서대로 할 일을 차근차근 하다보면 어느새 크기도 분량도 줄어들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

 

그러나 걱정과 의심과 두려움은 다 버리고 묻어야 할 것들일 뿐일까. 이런 감정과 기능이 없다면 인간은 애초에 생존 가능성이 훨씬 더 낮았을 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비겁한 조상 탓에 태어났다는 말은 과학적 사실이기도 하다.

 

차분하고 침착해진 약간의 걱정과 의심과 두려움은 다른 방식으로 우리를 도울 수도 있을 것이다. 대개 그렇지만 그림책은 아름다운 선물이자, 모든 연령의 독자들이 만나면 좋겠다 싶은 메시지를 품고 있다. 이 책도 그렇다.

 

분단국가와 혐오 사회에 사는 시민 독자로서, 이 책은 더 각별하다. 작가와 배우들이 파업했는데, 배우노동조합에 기금을 내는 맷 데이먼과 메릴 스트립 등의 소식, 여성 배우에게 남성과 동일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프로젝트 출연을 거부한다고 선언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선언을 들으니 더 그렇다.

 

생계를 보장받는 최저출연료 제도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배우노조 설립의 이유다. 좌파, 빨갱이 타령 대신 한국에서도 보고 싶은 다른 방향(go left)의 연대이다. 다른(not right) 길은 그른(wrong) 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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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문병욱
이상교 지음, 한연진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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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이야기와 그림이 가진 힘이 참 크다. 40년이 넘은 기억을 디지털 필름으로 보정한 듯 생생하게 꺼내 주었다. 오래 전 잊어버린 어린 시절 내 목소리도 들리고, 잊고 살며 안부를 챙길 생각도 못한 고마운 친구도 보인다.

 

내가 봄을 반가워하지 않은 이유 중에는, 알레르기 외에도 새롭고 낯선 모든 것들에 거듭 적응해야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학창시절에는 새 담임, 새 학급, 그리고 새 학교가 부담스러웠다. 전학을 간 경우에는 더 심했다.

 


초등학교 전학 간 날 내 앞자리 친구가 쉬는 시간에 몸을 휙 돌리고 활짝 웃으며 계속 말을 건네서, 긴장이 스르륵 풀리고 체온이 조금 올라간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매일 내게 질문과 수다를 전하는 친구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낯선 기분이 다 사라졌다.

 

어려서 다는 몰랐지만, 눈이 크고 주근깨가 귀여운 그 친구는 무척 다정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모두 자연스러운 게 아니라 노력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같은 중학교로 진학해서 같은 반이 되어서 더 좋았다.

 

환한 웃음이란 고맙고 귀한 것인데, 다 잊고 살았다. 문득 나는 그런 웃음을 다른 누군가에서 전한 적이 있는가... 내 깜냥을 또 탓했다. 책 속 예지는 어른 독자인 나의 느긋한 정신이 다시 번쩍 들게 하는 태도로 사람을 대한다.

 

좀 다른 친구를 서둘러 오해하고 나쁜 말들을 하는 반 아이들과는 달리, 일단 지켜보고 내가 본 것을 기반으로 천천히 다가간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모함하고 괴롭히는 어른들의 사회를 생각하면 한없이 부끄러운 일이다.


 

근래 읽은 책에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는 것이 곧 가스라이팅이라는 문장을 만났다.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현실에서 매일 목격한다. 스스로 생각할 줄 알고, 아는 바를 지향 삼아 살아가고 관계 맺는 일. ‘우리로 함께 살아가는 기본에는 이 역시 중요한 일일 것이다.

 

어른들이 생각 없이, 때론 유해하게, 악의를 품고 하는 갖가지 말들이 아이들에게 닿을 것을 생각하면 암담하지만, 가능하면 남들의 의견이나, 사회의 통념보다는 자신이 경험한 세상과 사유와 고민으로 새로운 많은 것들을 상상하고 만들어 나가길 응원할 수밖에.

 

내일 또 보자!”는 인사를 서로 나누며. 시행착오는 과거에 두고. 반복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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