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 주신 글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한참 찬찬히 보았습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들을 오랜 세월 함께 하며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간결하고 쉽고 명료한 문장들 속에 다정하면서도 힘찬 위로가 가득한 신비로운 글쓰기를 하는 작가라 늘 생각했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지혜로워지기는 커녕 불안과 짜증이 느는 저 자신을 안타깝고 가엽세 여기며, 차분히 자신의 세계관과 작품을 지켜나가는 저자의 사고와 수행의 깊이는 얼마나 깊을까 부럽게 상상해 보기도 했습니다.
소설 속에서 예시와 비유를 통해서도 일상의 진실을 똑바로 가리키고 마음에 깊숙히 와 닿는 문장들이 참 많았는데, 저자 자신이 더 잘 드러나는 에세이라면 더욱 풍부하고 감동적인 내용들이 가득할 듯합니다.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크고 작은 불행과 불안정성과 불안에 시달렸는데, 코로나 시대를 견디면서는 정말 힘겹고 갑갑하고 때론 극심하게 불안합니다.
현실적인 고민들도 원인이 되지만,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걱정하고 비관하며 그 불안을 더하기도 하고, 다시는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어떤 대비를 어떻게 해야하나 막막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마음을 다 잡고 현실에 충실하자, 사소한 성공들을 쌓아 힘을 기르자,고 다짐해보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는 체력도 마음가짐도 참 허약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이런 일상에 빛나는 별처럼 반갑게 만난 책 소식이 더욱 소중한 기분입니다. 책을 읽는다고단박에 제가 더 좋은 사람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더 나쁜 사람은 되지 않겠지요. 혹은 감정이 엉크렁져 후회할 일을 할 지도 모르는 시간에 이 책을 펼쳐들고 호흡을 깊이 하며 읽다 보면 그 날의 오후를 구원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길기만 한 이 두려움의 시간들이 언젠가 빛나는 순간으로 이어지길 기원하는 마음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마음의 거리는 더 좁힐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읽고 공연을 보고 마음껏 눈물을 흘렸던 <마당을 나온 암탉>을 그리신 윤예지님이 함께 하셨다니, 두 분의 힘을 받아 이 어두운 시절을 탈출하고 용기를 내어 한발을 내딛고 싶은 마음도 반짝입니다.
이렇게 시의적절한 시기에 출간 소식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미리 축하드리고 많은 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길, 건승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본 기대평은 이후에 서평으로 대체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