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수록 풍요롭다 - 지구를 구하는 탈성장
제이슨 히켈 지음, 김현우.민정희 옮김 / 창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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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정체성에 합치되는 않는 개인들도 분명 존재하고, 살면서 그런 이들을 못 만난 것도 아니다저자의 이력을 보면 이 책의 모든 논조가 당연하기도 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영국 사회에서 보수적인 위계의 정점에 놓인 런던정경대’ 교수의 경고와 분석이 가득한 이 책을 읽으며 이제 진짜 큰 일 났다싶은 위기 절감의 기분을 치울 수도 없다.

 

호주의 대형화재에 이어 미국과 유럽이 불타고 물에 잠기고환경파괴의 책임이 적은 나라들부터 기후변화로 식량위기를 겪는 일이 실시간으로 벌어져도판데믹과 기후격변의 피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한국 사회는 여전히 더 중요한 이슈들이 많다.

 

이 와중에 하던 대로 살던 대로 살면서 저지르는 소위 자산/권력자들의 패악과 범죄를 목격하는 일은 무참하다애초에 저들이 자산/권력을 가지게 된 것이 문제이지만가진 것을 제 손으로 내려놓을 의사라곤 없는 이들이 포진한 정재계에서 희망과 미래를 고민하고 도모할 수 있을 것인가.


만병통치 해결책이 아닐 지라도 적어도 2050년까지 목표로 세운 탄소중립은 이루어야 하는데이것조차 못하면 희망을 얘기할 필요도 이유도 없어질지 모르는데.

 

우리가 성공할지 여부를 물을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다.

우리는 무엇이 옳은 일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만

물을 권리가 있다우리가 지구에서 계속 살고 싶다면,

지구는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할까?”  웬델 베리

 

애니미즘이 사물에 영혼을 부여했다면 산업주의는 영혼을 사물로 만든다.”  막스 호르크하이머테오도어 아도르노

 

인간은 오늘날 우리와 같이 완전히 진화되고 지적 능력을 갖춘 상태로 지구에서 거의 30만년간 살아왔다우리 조상들은 그 기간의 약 97퍼센트 동안 지구 생태계와 비교적 조화를 이루며 살았다초기 인류 사회가 생태계를 변화시키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문제가 없었다는 의미도 아니다. (...)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다층적인 생태계 붕괴 같은 문제를 초래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렇다고 다 포기할 수 없으니 읽고 기록한다기막힌 현실이나 겁내고 움츠러들지 말고 신나게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들프로젝트들을 생각해내고 함께 해보고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이미 오래 전부터 애써온 분들이 많고 지금도 그렇다그런 이들이 있어 포기나 절망을 너무 쉽게 말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고 믿는다뭐든 해보고 함께 하는 서로를 힘껏 응원하고!

 

저자의 진중한 연구 분석 논의들이 친절하고 상세하게 전개된다정책 제안 식으로 몇줄이고 이것저것 하고목표 달성지점은 여기다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 우리가 여기에 도착했는지 정확한 이유를 뿌리까지 밝혀 정체를 드러내고 나면 그에 맞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믿는다덕분에 일관된 논조의 해설서를 만난 듯 차분히 정리하며 배울 수 있었다.

 

상세 내용은 책을 읽어보셔야 하지만 거칠게 내 식대로 표현하자면 돈을 많이 가진 이가 범인이고 훔쳐간 것들로 잘 사는 이들이 책임자이다당대의 자산도 아니고 미래 후손들의 자산까지 당겨서 누리고 즐기는데 사용하니 유사 이래로 이토록 탐욕스러운 범죄는 없다.

 

그런데 그럼 돈 많이 가진 개인을 지목해서 체포하고 처벌하면 되는 일인가그렇지도 않다그런 욕망을 생산하고 부추기고 멈추지 못하게 한 진범저자가 밝히려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이 범죄양상 시스템의 작동을 멈추지 않는 한 낭비와 파괴도 멈추지 않는다.

 

완전 새롭고 낯선 내용들은 아니다유럽 지식인으로서 살핀 공유지 약탈 행위로서의 인클로저enclosure, 이원론식민지수탈자본의 교환가치, GDP 교리를 신봉하는 성장만이 유일한 가치인 자본주의 경제더 빨리 더 많이 에너지를 다 쓰고 미래는 모르겠다고 하는 시스템이 진범이라는 지목은 오래되었다.

 

정권 비판의 도구로 수출 성장률을 매일 보도하는 사회라 모르지 않았던 원인보다 저자가 제시할 해법들이 훨씬 더 궁금했다소득 분배공공서비스 투자섬세하게 기획되고 실행되는 복지체제사람들 간의 연대소득의 복지 구매력 증가과도한 군사비와 화석연료 보조금의 기후위기 극복 자금으로의 전환, GDP 대체가능한 기준 마련광고와 소비 줄이기생태계 파괴 산업 규모 줄이기최고임금정책부유세화폐시스템의 수정


노동 시간을 감소시키면서 완전 고용을 이루고돌봄 노동에 시간을 더 투자하고생태적 영향이 적은 소비를 촉진하는 결과도 마련할 수 있기 위해서는 공공선에 가치를 둔 무척 강력한 정부가 필요해 보인다.

 

최상위 1퍼센트의 연간 초과 소득 10조달러를 세계의 빈곤층에게로 돌리면한방에 빈곤을 근절하고 남반구의 기대수명을 8년 늘릴 수 있다세계적 건강 격차를 일소할 수 있는 것이다그러고도 최상위 1퍼센트는 여전히 평균 연간 가계소득에서 25만달러 이상을 더 가질 것이다.”

 

저자가 지목하는 방향은 선명하다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면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관련된 모든 정책은 긍정적인 생태적 효능을 가지며이는 최상위 부유층의 경제 활동 소비 행태 가 훨씬 더 에너지 집약적이라는 것에 근거한다이런 제안들이 이론 차원이 아니라 시도를 해서 성공적이라 평가를 받고나 일부 지역에서는 자리를 잡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20년도 더 전에 동기가 정상상태steady state경제*로 학위 논문을 썼는데다시 만나니 이 역시 복잡한 기분이 든다내 기분이야 중요할 바 없이 실현만 되면 좋겠다로비가 합법인 부유층이 장악한 북반구의 국가들이세계은행과 IMF 투표권을 포기하고 전지구적 생태적 건강성을 지향할는지는 모를 일이지만그럴 수만 있다면


재생 가능한 것 이상을 추출하지 않고 안전하게 흡수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폐기하지 않는 경제자원 이용에 상한선을 둔 경제.

 

미국 도심에서 살다 외곽으로 이사 간 친구가 전하는 소식은 우울하다이웃이 다 하니 나도 제초제살충제를 뿌려야 하고잔디를 깎아야 하고곧 있을 할로윈에는 집을 꾸며야할 분위기라고 한다애초에 모든 땅을 차지하겠다는 의지로 택지를 늘리지 않았으면 더 좋았으련만어쨌건 대출을 받아 가며 마련한 내 집에 모기가 수백 마리 날아들고잡초가 무성하고내 집만 벌거벗은 것처럼 장식이 없는 것을 그저 견딜 수 있을까얼마나 오래.

 

저자가 내내 비판한 성장과 소비를 내세우는 자본주의는 지금도 할로윈 특수를 설레며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그러니 적을수록 풍요롭다에 동의하는 이들 역시 멈추지 말고 대응하고 저항해야 할 것이다가능하면 지치지 않게 즐겁게 꾸준히 끈질기게 그리고 함께.

 

규칙에 맞춰 행동해서는 세계를 구할 수 없어요규칙이 바뀌어야 하는 거니까요.”  그레타 툰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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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가 오르기 전에 - 기후위기의 지구를 지키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남성현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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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전하는 기후변화로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들은 최선이라도 무섭고 최악은……스펙트럼이 넓다 해도 어쨌든 인간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형입니다자연과 지구를 보호하자는 말은 틀렸습니다인간이 사라져도 자연과 지구는 남을 것입니다비로소 편안하게 번성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날씨와 기후가 다르다는 것은 잘 아시지요이 책은 가장 묵직하고 중요한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팸플릿처럼 간명하고 쉽게 누구나 기초적인 관련 정보를 읽고 배울 수 있는 형식입니다기후위기에 대해 사람들이 질문할 법한 56가지에 대해 과학자들이 답변하는 내용입니다.

 

아이들과 함께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누구와도 함께 읽고 배우고 얘기해보기 좋은 쉬운 자료입니다궁금한 질문들부터 먼저 읽어도 문제없습니다저자이신 남성현 교수께서도 기후 위기에 대해 쉬우면서 체계적인 책을 찾기 어려워 직접 집필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독자로서 읽기만 하면 됩니다기후위기의 원인이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헷갈리지 말고 아직도 아니라고 주장하는 책이 심지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실이지만이상기후 현상과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속도가 빈번해지고 있어 생물종으로 우리가 적응할 시간 여유가 없다는 것도 기억하고지금 온실 가스 배출을 멈춰도 영향이 오래 갈 거란 것도 기억하고위기는 함께 힘을 모아 헤쳐나가야한다는 것도 기억하며.

 

판데믹 감염병을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경고했습니다안 들었지요감염병은 사라지긴 커녕다양하게 주기적으로 70억이 넘는 인간을 숙주삼아 번성과 변이를 거듭할 수도 있습니다물론 그 전에 기후위기와 자연재해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탄소 중립은 선언만 한다고 줄지 않습니다행동을 해야지요.

 

저는 슬프고 무서운 마음을 누르고 아이들과 읽고 기록도 해봅니다그런데 파리기후협약에서 가급적’ 1.5도 이내로 막자는 목표에 합의했다는데, ‘가급적이란 말은 무슨 뜻인가요해보다 잘 안되면 어쩔 수 없지정도의 입장인가요.

 

우리가 이룩한 과학 기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는 것 밖에는 없나요지구공학적 시도를 모험처럼 마구 시도해보자는 말은 아닙니다오히려 반대입니다살던 대로 하던 대로 말곤 뭘 좀 덜했으면 좋겠습니다. <설국열차>의 설국의 원인은 성층권에 이산화황 살포한 부작용지구공학적 접근 방안이었습니다.

 

지구는 유일하기 때문에 차선책은 없습니다There is no plan B, because there is no planet B.” 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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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차박캠핑 - 장비 선택부터 추천 여행지까지 차박의 모든 것, 최신 개정판
홍유진 지음 / 시공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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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학교에서 가는 단체여행 좋아하셨나요저는 정말 싫었습니다. 6학년 졸업은 제게 짐버스지루한 시간맛없는 식사불편한 잠자리만 반복되는 여행과 수련회 등등의 끝이란 감동이 컸습니다단체 활동 으쌰으쌰도 정말 싫어하는데 걸 스카우트 가입은 왜 했던 걸까요기억이 전혀 안 납니다…….

 

물론 중고등심지어 대학에서도 OT, MT니 하는 것들이 이어졌지만 어쨌든 그런 제가 캠핑을 막 가고 싶어 했을 리가 없지요그런데 우르르 단체가 아니니 같이 있고 싶은 사람들만 함께 하는 외박여행(?)이 상상 이상으로 좋았습니다딱히 막 특별하게 감탄이 나오는 풍경을 마주하는 것이 아닐 때도 좋았습니다왜 일까요.

 

하여간 그렇게 종종 캠핑을 다녔습니다짐은 최소한으로 하고 캠핑에 진심인 친구들을 따라 다니면 아주 편안하기까지 합니다가을을 제외하면 쉽지 않은 방식의 여행이지만 못 가게 될 거란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코로나 판데믹이 왔지요.

 

올 봄 5월에 지인이 가족과 가출을 감행했다고 합니다한국에는 일상이라 할 수 없는 카라반을 마련해서 그야말로 차박여행이지요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인적 드문 장소에서 고래고래 소리쳐 보는 거였다고 합니다집에 머물며 너와 나의 생활소음 신경 쓰느라 체증이 가시지 않는 날들이었다고.

 

차박캠핑은 더 늘어날 지도 모르겠습니다이동수단이자 숙소이자 식당이기도 하니까요사람 수를 제한(?)하기도 좋고여행지를 선택할 여지도 더 낫고날씨에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혼자도 문제없는 여전히 사적일 수 있는 방식의 여행이니까요.

 

물론 떠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당황하지 않으려면 잘 준비해야하고체력적으로 힘이 들고뭐라도 펴고 접는 일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힘들겠지요. 그래도 가장 힘든 준비는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서글프네요.


몇 번 다녀본 걸로 너무 찬양일색인가도 싶습니다. 준비의 부담이 적어서 그렇겠지만본격 준비를 하는 친구는 준비부터가 여행이라 무척 즐겁다고 하니 그 말을 굳게 믿으렵니다그래도 모두에게 맞는 방식은 당연히 아닐 수 있고, 그런 경우 남의 취향을 따라 하는 여행은 휴식도 즐거움도 아니겠지요.

 

차박은 멀쩡한 집 두고 노숙하는 짓이다라고 거부하시는 분들 중 트레킹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중교통 시간 관계없이 실컷 자연을 사적인 공간에서 편히 즐기시다 야간운전해서 귀가하셔도 좋겠지요해 지고 운전…… 저는 8배쯤 힘든 기분이라 잘 안합니다만.

 

차박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은 정보 전달면에서는 부족하지 않을 책입니다. 1부터 100가지 다 채워 넣은 느낌이 모든 정보가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니 여러모로 부럽습니다저는 운전면허증을 바꿔볼까그런 위험한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생각만!

 

북토크를 벌써 하셨네요. https://blog.naver.com/sigongbooks/222102128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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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22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인 중에 요즘 차박 시작해 행복해 하는 사람 있는데 공유할 게요. 소개 고맙습니다. 저는 조금 로망입니다만. ㅎㅎ

poiesis 2021-10-22 21:34   좋아요 1 | URL
막상 준비하려면 일이 엄청 나지요. 저도 친구 따라만 다녔습니다~ㅎㅎ 로망! 늦지 않게 이루시길 힘껏 응원합니다! ^^
 
리더를 위한 멘탈 수업 - 압도적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의 7단계 성장 전략
윤대현.장은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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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부조리함은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만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도 있다공식 직함이 리더가 아니더라도 리더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그리고 아무런 예측이나 예고 없이 그런 책임이 닥치기도 한다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는데 자리가 사람을 드러낸다는 편이 더 나은 통찰이라는 의견도 있다어쨌든 자리는 사람의 시선 관점 을 교정한다.

 

공사 영역을 확실히 구분하는 스위치가 달린 사람들은 문제가 없을 것이나 그렇지 못하고 나처럼 우물쭈물하는 이들은 멘탈관리라는 것이 휴식이 없는 극한 노동이다평소에도 일관성이 유지되게 훈련하지 않으면 필요할 때도 찾아 쓸 수가 없다단지 두통이 심해지고 있는 것인지 멘탈이 흔들리는 것인지 그조차 명확하진 않지만 뭔가 막 힘드네…….

 

윗사람은 견디면 되는데아랫사람이 힘들게 하는 건 답이 없어…….”

 

제목에 리더가 자리하고 있고그런 내용이 맞기도 하지만선택과 결정을 책임지고 있는 모든 어른’, ‘법적 성인들이 읽어도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많다내가 그런 정체성으로 읽어서 하는 소리가 맞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번아웃에 빠지거나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결정적인 수간에 실수를 저지름

하루에도 몇 번씩 롤러코스터를 타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음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을 때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며 더 큰 자기효능감을 가지지만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자기 마음뿐

자기 마음 통제도 힘들 때가 많은데 나만 그런가가장 힘든 순간은 원래 대단하지도 않았던 이것저것 인내심 이해심 체력 등 이 다 바닥난 상태.

- ‘선택적 지각의 문제 인간 두뇌가 한꺼번에 처리할 정보가 과다하면 선택적으로 필터링해서 사용하는 것단순화 작업이때 프레임은 과거의 기억이나 경험이 축적되어 형성.

이 프레임으로 사실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나 현실과 다른 왜곡을 불러일으키고 부정적이고 불필요한 감정적 반응을 하게 된다.

조직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려면 심리적 통제권을 갖고 관점전환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자기인식과 내적수용을 거친 단계.

 

항우울제 추천으로 멍때리며 걷기가 있어 잠시 웃었다지인이 쓴 글인가 싶은 친밀감이 드는 것은 그나마 오래 하는 것효과가 있(다고 믿)는 내 비상약에도 이것이 있기 때문이다들끓던 생각이 가라앉고 세상 망할 일 아니면 결국 별거 아니란 담대한 생각이 들고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내적 감찰 기준이 균형을 잡는다’ ‘마음이 소탈해진다는 경험을 하게 된다.

 

느긋한 산책으로는 도저히 상쇄가 안 되는 에너지로 들끓고 있다면 계단 오르내리기를 추천한다깊고 거센 호흡을 거듭하다보면 (실제로는 체력 고갈이겠지만부담스럽던 에너지들이 산산이 흩어진다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몸의 활력을 채워주는 행동이 좋을 수 있다는 것에 어쨌든 경험적으로 동의한다.

 

인지 탈융합cognitive defusion’이란 무시무시한 표현이지만 내용은 우리가 잘 아는 방법 역시 익숙하다우울감이 들 때 지금 우울한 기분이 드는구나라고 감정을 하나의 정보로 처리하는 것이다단 내 경험상 이런 프로세스는 좀 여러 번 해봐야 자연스럽게(?) 잘 된다감정과 거리를 두는 방법인데 효과가 없지 않다.

 

오늘 와 시선을 주제로 두고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이 두 가지에 자신도 없고 휘둘리는 한 나는 제대로 어른 노릇은 못해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이 책에 등장한 야마다 레이지라는 만화가는 <어른의 의무>라는 책에 불평하지 않기잘난 척하지 않기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를 제시했다고 한다불평과 잘난 척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

 

목요일이라 그런지 뇌가 늙어서인지 오늘은 산만하고 능률 최저이고 힘들어서 불안하고 두려웠다책은 읽기만 하면 되는 참 손 쉬운 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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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193호 - 2021.가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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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법무부는 브리핑을 통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선언적 조항을 민법 제98조의2 1항으로 신설한다고 입법예고했다. (...) 동물이 물건의 지위에서 벗어나는 순간을 앞두고어느 보호소에서 복날 즈음하여 평소라면 입양이 거의 되지 않는 대형견 십수마리가 입양을 갔고그 소재를 알 수 없게 되었다.*

 

김지혜 [생명체는 물건입니까?] 창비주간논평 2021.8.4.

 

기억을 들춰보면 1990년 대 중반에 이미 동물권에 대한 논의 자체는 있었다학회에서 동물에게 권리를 주는 방식에 대해 상당히 세심한 논의가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정치적 주체agent가 아닌 대상에게는 인간이 대리자가 되어 권리를 행사할 것인지 직접 부여할 수 있는지 등.

 

나는 내가 머무는 세상이 아주 작다는 것을 잘 몰라서 그 세상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현실이 되는 줄 알고적어도 다른 사람들 역시 중요하다고 여겨줄 줄 알고 살았다그로부터 25년이 더 지나서 이제 개를 먹지 말자는 논의를 할 때가 되었다거나’ ‘동물을 식재료로만 볼 것이 아니다 라거나’ ‘동물권 조항이 신설 입법 예고가 될 지는 정말 몰랐다.

 

이런 속도라면 인간의 수명을 살며 생전에 변화와 개선을 목격하기란 참 귀하고 드문 일일 것이다확대되고 바뀐 법과 제도 하나하나가 새삼스럽게 무거워진다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이 담겨져 있는 변화인가.

 

개고기를 안 먹어봐서 맛도 효과도 모른다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식품의 신비한 능력을 믿기보다는 해로운 물질을 하나라도 더 줄여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나로서는 못 먹어 섭섭한 경우는 별로 없다.

 

우리 몸은 개고기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생선콩 등을 구분해서 흡수하지 않는다인간의 몸이 흡수할 수 있는 단백질의 최종 형태는 분해된 아미노산 형태일 뿐이다섭취 전 형태가 무엇이건 똑같다건강을 해치는 건 흡수된 아미노산이 아니라 추가 섭취된 여러 물질들이다.

 

한국은 다채로운 육식 문화와 이에 대한 욕구를 실시간으로 실현시켜주는 배달 문화이를 뒷받침하는 축산업이 발달한 나라라는 점을 상기하건대 한국에서 동물권의 구체적 법제화와 실질적인 규제는 향후에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윤리와 도덕과 법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어릴 적에 이루어지면 좋은 점은 감수성이 함께 형성된다는 점이라고 한다우리가 판단을 할 때 자료를 모두 모아 분석하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감정과 감수성으로 결정을 내릴 때도 있다나는 도가 지나쳐서 감정적 반응이 육체에도 영향을 미칠 때도 있다형태가 분명한때론 살아있는대량의 육식재료들을 울부짖는 환호와 더불어 이로 찢어 삼키는 먹방은 자주 위통을 유발한다.

 

하지만 동물권을 논의할 때는 동물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확대하는 것만은 아니다정치의 장에 동물을 어떻게 포섭하고 함께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함으로써 우리의 생활세계가 궁극적으로 생태적으로 재구성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고민하자는 것이다.

 

나는 아주 순전히 계산적인 이유로도 지금과 같은 형태의 축산업을 반대한다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에 84배 정도 탁월한 메탄은 골칫거리다인간이 가축화해 산업자원으로 활용하는 동물축산복합체에서 배출되는 점점 더 늘어나는 메탄은 무시할 수 없는 양이지만한편으로는 인간이 육식만 줄이면 당장 해결 가능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 다루는 논의는 이런 얄팍한 내 계산과는 다르게 포괄적이고 깊이 있고 구체적이고 법적인 구상을 담고 있다많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부정된 적도 없는 개발주의와 인간중심주의에 관한 서양에서의 오래된 관념철학사상도 지적한다주로 동물과 인간의 경계 설정과 관련된 논의이다.

 

한국에서의 반려동물의 변화에 대한 지적은 반갑고도 유용한 분석이다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한국인의 대표적인 반려동물들은 개와 고양이가 아니라돼지닭이었다그러니 동요들에도 그토록 친근하게 등장했고문학과 그림에도 자주 함께 했다.

 

가축을 좀처럼 볼 수 없게 된 것과는 반대로 돼지와 닭소의 고기는 너무나 흔해졌고 (...) 식을 줄 모르는 먹방’ 문화 속에서 반복되는 허기와 과식은내가 먹는 것이 어떻게 지금 눈앞에 존재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할 겨를마저 빼앗아버렸는데생산지와 소비지의 분리야말로 아무런 감정적 동요 없이 고기를 소비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일 테다.”

 

저자도 독자인 나도 명쾌한 해법은 없다질문들이 가득할 뿐이다. 부디 의문을 갖는 일 자체가 유의미하길 바란다. 


축산업의 문제를 비판하고 친환경 동물복지를 선택하면 윤리적 도축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자

육식 자체를 죄악시하는 이분법적 채식 담론은 타당한가

인간의 육식의 관습으로 인해 인간의 생활세계 속에 들어올 수 있었던 동물들의 거취는 어떻게 할 것인가

동물이 인간과 동일한 법적 권리를 지녀야 함을 목표로 삼는 것이 동물권 논의라며 가축들을 상품화하지 않고 도축 없이 보호하는 것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나는 스스로의 한계를 고집스럽게 유지하는 변명쟁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종종 하지만 새로운 인식과 실천의 지평을 넓히기란 참 어렵다이 글을 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현실 실천 가능한 방식은 낭비를 줄이는 것 과식과 음식쓰레기뿐이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모든 생명들을 일단 '식재료'로만 보는 것도 조금 바뀌면 더 좋겠다. 무엇보다 먹방이 인기를 얻는 시대가 하루 빨리 끝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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