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는 어~~ 가자고 졸라댔다.  새로 사준 우산을 들고는 비가 와도 나갈 수 있다는 자기 입장을 완강히 표명하며 현관에 굳세게 버티고 섰다.  영화를 보려면 3시 3,40분엔 집을 나서야 하는데.. 시간을 보니 세 시가 아직 좀 덜 된 시각..

비니에게 샌들을 신기고 나도 커다란 우산으로 골라 들고, 디카 챙겨서 집을 나섰다.  단지나 한바퀴 돌고 들어오자는 생각이었다.  집에만 있기가 답답할 비니가 가여워 보이는 데다가 좀 있으면 엄마 아빠가 자기는 놔두고 놀러나갈 상황이니 이 정도 외출의 즐거움이라도 비니에게 나눠줘야할 것 같았다.

우산을 쓴 비니 사진도 찍고, 단지 화단에 핀 초롱꽃이랑 대나무 화단에 올라오는 죽순들도 찍었다.  죽순들 올라오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우후죽순이란 말이 있듯이 하루하루가 다르게 쑥쑥 키가 크는데 보고 있으면 신기하기도 하고 가슴 속이 후련해지기도 하고 그렇다

비니는 우산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재미있는지 날 바라보며 웃는다.  날 바라볼 때마다 우산이 뒤로 기울어 자꾸 비를 맞았다.  그러면 빗방울이 비니 얼굴로 떨어지고 비니는 흠칫 놀라고.. ㅋㅋ 비에 젖은 길도 비니는 신기한가보다.  발을 질질 끌며 젖은 길의 감촉을 느끼는 것 같다.

단지 안을 한 바퀴 돌고 이제 그만 집에 들어가자 했는데 싫다고 고집을 부렸다.  나갈 시간이 다 됐는데, 큰일이네.. 하고 난감해하는 순간 지니가 구원병처럼 등장했다.  아빠가 갈 시간 다 됐다고 엄마 불러오라고 시켰단다.  지니에게 비니를 맡기고, 비니에겐 "엄마가 까까 사올게~"라는 말로 외출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집을 나섰다.

오랫만에, 정말 너무 오랫만에 차 앞자리 조수석에 앉아본다.  비가 와서 더 좋다.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것보다 이렇게 비가 오는 도시 풍경이 더 운치있다.  극장에 도착해서 매점에 들러 녹차음료를 두 병 사고,  긴 상영시간(거의 세시간이다) 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집중해서 영화를 보기 위해 미리 화장실도 들르고 나서 조니 뎁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 제 8관으로 들어섰다.

챙길 아이들 없이 영화를 보기는 결혼하고 처음인 것 같다.  좋으면서도 어쩐지 옆이 허전하다.  영화 보는데 옆에서 "엄마, 저게 어떻게 된거야?"하고 말 시킬 아이가 없다는 거, "엄마, 화장실 가고 싶어."하며 영화의 맥을 끊을 누군가가 없다는 것, "엄마, 콜라 흘렸어."하는 비상경보가 작동하지 않을 거라는, 이 한가하고 평화로운 상황이 낯설었다.  전업주부로서의 직업병이지 싶어 멋쩍게 웃었다.  내가 웃는 걸 보고는 옆지기가 "남편이랑 둘이 영화보러 오니까 좋아?"하면서 헛소리를 한다.  "아니, 조니 뎁 만날 생각을 하니까 좋아."하고 옆지기와 착각을 박살내주고..ㅋㅋ

영화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조니뎁은 여전히 매력적이었지만 1편이나 2편에 비해서 잭 스패로우의 활약이 좀 무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장난끼와 엉뚱함, 특유의 걸음걸이와 낙천적 기질이 전편들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대신 엘리자베스라는 캐릭터가 차지하는 자리가 넓어졌고 그만큼 두드러지는 느낌.. 여성의 입장에서 기뻐해야 할 일이겠지?  그리고 <캐리비언의 해적>의 못말리는 덤앤더머들 '펜텔'과 '라게티'의 비중도 전편들 보다는 높아졌다.  덤앤더머의 역할이 전편들을 통해 그 중요성을 인정받은 모양이다.

주윤발의 연기를 보고 난 감상은.. 뭐랄까.  악당으로서의 카리스마가 부족했다고나 할까?  주윤발이 갖고 있는 선한 이미지,, 때문인지, 악당일 때조차도 정의와 의리, 선을 향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고 고뇌하는 캐릭터를 보여줬던 주윤발에게 단순,무식,과격의 해적 악당으로서의 이미지가 잘 부합되지 않는 둣했다.  주윤발의 연기도 어쩐지 조니뎁의 분위기를 흉내내려는 듯한 인상을 받았고.. 죽는 장면에서나 그의 본연의 이미지가 되살아나면서 연기가 자연스러워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캐스팅 실패다.

그에 비하면 우리의 문어악당 데비의 러브스토리와 눈물연기가 오히려 가슴 짠하게 다가왔다.  여신 칼립소는 너무 허망했지만.  뭐야, 그게?  잔뜩 긴장시켜놓고 겨우 그 정도의 파워만 보이고 흐지부지 사라져버리다니..  너무 많은 인물과 이야기가 얼키고 설키고 꼬여들면서 제대로 잘 풀어내기가 벅찼나 보다. 

영화 곳곳에서 디즈니의 냄새가 나는 것도 좀 그랬다.  특히 작은 잭스패로우들이 등장해서 잭스패로우 귀에 대고 쫑알거리는 모습이나 별이 총총히 뜬 밤하늘이 그대로 바다에 비쳐서 하늘과 바다가 하나가 된듯한 공간을 배가 지나가는 장면 같은 거..

재밌었던 장면.. 조니 뎁과 그를 구하러간 바르보사와 엘리자베스, 윌 터너와 그 부하들이 무풍지대의 바다를 빠져나가는 장면.  물이 반쯤 담긴 병을 뒤집듯이 바다를 뒤집어 (정확히 말하자면 배를 뒤집어) 이승과 저승의 차원을 바꾸는 바로 그 장면이다.  헤~~~ 발상 자체가 참 재밌다는 생각에 넋을 놓고 보았다. 

영화관을 나서니 저녁 일곱시다.  옆지기가 차를 갖고 오는 동안 (차를 옆지기 사무실 주차장에 주차시켜놓았었다)  극장 앞에 서서 색색의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사람들 모습을 지켜보는 게 좋았다.  비가 오는데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데이트를 위해 밝은 노란 색의 원피스를 산뜻하게 입고 나온 젊은 아가씨 - 발뒤꿈치에 반창고를 붙인 걸로 봐서 아가씨가 신은 샌들이 애를 먹이고 있는 중인 것 같다 -  후줄근한 바지에 빨간 등산 조끼를 걸치고 극장으로 뛰어들어오는 아저씨와 아줌마, 마주 서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들.. 

극장에서 틀어놓은 노래가 흘러나온다.  유재하의 노래들.. 참 오랜만에 듣는 노래다.  비 내리는 도시, 극장 앞에서 듣기에 딱 좋은 노래다.  옆지기가 차를 좀 천천히 갖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 노래가 다 끝날 때까지.. 여기서 이 풍경들을 바라보며 그냥 서 있고 싶은데..   옆지기의 차가 보인다.  이제 현실로 돌아가야지.

어디가서 커피 한 잔이라도 하고 들어갈까 하는 옆지기에게 애들 저녁밥 걱정을 늘어놓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아줌마다.  나와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밥값보다 비싸다는 것도 잘 아는, 난 아줌마다.  ㅎㅎㅎ  집근처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집에 들어가니 집안이 난장판이다.  이 지엄한 현실~~  순두부찌개를 하려고 장을 봐왔건만 아이들은 비니 봐준 걸 핑계삼아 맛있는 걸 시켜먹자고 난리다.  결국 빨리 되는 중국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집안을 대충 치워놓고 녹차 한 잔을 마시며 궁리해본다.  다음엔 뭘 보러 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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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2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고 오셨네요. ㅎㅎ
우리집 큰딸도 친구랑 보고와선 재미있더라고 야단이네요.
전 다음에 보려고 이야기 안 들었어요.^^

무스탕 2007-05-25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찌됐든 영화 이야기 부분은 안읽었어요.
지니가 다 컸네요... 비니도 잘 봐주고... 기특하여라♡
이제 종종 영화구경 다니셔도 되겠습니다 ^^

2007-05-25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7-05-25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먼저 보셨군요..우린 어제 보려던 시간에 표가 매진되는 바람에 못 보았고 토요일오후로 예약해 두었답니다..
ㅋㅋ비니의 우산 들고 님 바라보며 비맞는 모습에 너무 귀여움이 철철 넘침니다..
두분의 오붓한 외출시간즐거우셨군요..부러움 가득~!!
아참 저는 며칠 전시댁에 가서 시아버님 생신상 차려드리고 왔답니다..
시어른들께서 너무나 좋아하셔서 저도 기분좋았어요..^^&

홍수맘 2007-05-2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밖에서 영화를 즐길때의 그 낭만과 집으로 들어왔을 때의 현실감의 차이가 눈에 선~ 해요. 우린 어쩔수 없는 아줌마인가 봐요. ^ ^.

섬사이 2007-05-25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ㅎㅎ 어쩌죠? 제 입이 근질근질.. 제 입술을 콱 깨물고 있어야지.. ^^

무스탕님, 이제 정말 종종 나가도 될까요? ㅋㅋㅋ 이러다 버릇돼서 매일 나가 돌아다니면 어쩌죠?

속삭인님, 네, 즐거웠어요. 옆지기랑 같이가 아니라 저 혼자서라도 잘 돌아다닐 자신은 있는데, 그동안 상황이 받쳐주질 않았었죠. 이제 슬슬 움직여볼까 싶기도 하고.. 순두부찌개요? 오늘 해먹었는데.. 전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대충 만들어 먹는 편이라.. ^^

배꽃님, 요즘 너무 자주 잠수타시는 거 아니예요? 자꾸 그러시면 제가 원주까지 쫓아가는 수가 있습니닷~!!! 뭐,, 시아버님 생신상 차려드리느라 힘들고 바빠셔서 그러신 거라면 용서해드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안보이시면 너무 보고파용~~~아시죠? 제 마음..^^

홍수맘님, 맞어요, 어쩔 수 없는 아줌마에요. 아무리 기를 써도 아줌마 티를 못벗어요. 하지만 뭐,, 생각해보면, 아줌마가 어때서요. 그쵸? 대한민국은 아줌마의 힘으로 돌아간다구 생각하거든요, 저는.. 대한민국 아줌마, 홧팅~!!!

fallin 2007-05-27 0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에서 벗어나면... 괜시리 세상이 이뻐보인다는 게 매력이지 싶어요. 전 아직 아가씨라 아줌마의 기분은 잘 모르지만^^ 직장을 다녀서... 평일 낮에 햇빛을 쬐며 돌아다닐 수 있게 되면 날아갈 것만 같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런 기분이셨겠죠? ^^

섬사이 2007-05-28 0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기분과 비슷할 거에요. 홀가분하면서도 허전한 기분,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붕 뜨기도 하는.. ^^
 

어제는 지니네 학교 급식 검수를 하러 가는 날이었다.
지니네 학교는 위탁급식을 하는데, 올해 위탁업체가 새로 바뀌었다.
나는 학교급식검수가 생전 처음인지라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 멀뚱거리고 있었고, 함께 가는 엄마들 중에 한 분이 아이가 초등학교 시절 급식후원회 회장을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어서 그 분이 거의 나서서 다 해줬다. 
나로서는 정말 천만다행이라고 할 밖에.

그렇게 멀뚱멀뚱, 급식후원회장 경력의 엄마와 영양사 간의 대화 - 학부모의 추궁과 질문, 영양사의 궁색한 답변 - 를 거의 듣고만 있다가 왔는데도 갑자기 우리아이의 학교급식이 뭔가 껄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일단 우리 지니네 학교 급식비는 1일 2,500원이다.  그 중 인권비 등을 제외하고 순수 재료비로 얼마가 지출되는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 그게 이제야 궁금해졌을까?
사실 위탁업체에서야 최대한의 이윤을 남기는 게 목적일테고, 그러다 보면 재료비를 아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아이들의 급식이 부실해질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급식 검수를 하고 일지를 적는데, 일지 결제란에 사인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급식 검수는 매우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고 급식일지에 급식에 대한 문제점을 적는다고 해도 교장선생님 이하 어느 누구에게도 전달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 엄마들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나와서 급식검수에 참여하는 의의가 없지 않나...

의문.. 학년 초 학부모 총회 때 새로 위탁을 맡은 급식업체에서 자기네는 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근데 식재료 보관창고에서 나온 대용량의 다시다 한 봉지.  영양사 말로는 교직원용 메뉴에만 사용한다는데.. 이런 궁색한 변명같으니라구.. 그 말을 믿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걸 일일이 감시할 사람은 없고 오직 위탁업체에서 파견된 영양사와 급식실 조리사들의 양심에만 맡겨야할 문제다. 

급식실에서 일하는 분들의 노동 강도가 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아는 분이 학교 급식실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그러나 그 분들의 수고가 보람이 되기 위해서는 위탁업체나 영양사에게 사명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명감이 없으면 일은 형식적이 되고 말 것이고,  정성이 빠져버린 형식적인 음식은 아이들을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게 할 것이다.

아이들의 급식이 어른들의 이윤추구의 사업 아이템으로 무게가 실어지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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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7-05-24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에 저도 식자재 검수를 한 번 하게되어 있는데 처음이라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것도 혼자서 한다지요 -_-
음식 만드는 분들이 당신네 애들한테 먹이는 거다.. 생각하고 만들어주면 참 좋을텐데 말이에요..

홍수맘 2007-05-24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는 동네가 좁은지라 아직까지 홍/수네 학교급식은 학부모님들이 돌아가면서 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어요. 몇달에 한번 참석하는게 좀 짜증이겠지만 한편으로 학부모가 직접 하기에 안심이 되기도 한답니다.

hnine 2007-05-24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급식이 어른들의 이윤추구의 사업 아이템으로 무게가 실어지면 안될 것이다.' ㅡ--> 그럼요, 절대 안되지요~


섬사이 2007-05-25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혼자서 하시려면 힘드시겠어요. 일단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드네요.

홍수맘님, 학부모님이 돌아가면서 급식을 맡는다니 힘은 들겠지만 일단 안심은 되겠네요. 아이들이 엄마가 밥해주러 학교에 오면 무척 좋아할 것 같기도 해요. 오늘 점심은 우리 엄마가 만든 거다 하면서...^^

hnine님, 절대 안되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염려스러워요. 엄마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점검하고, 학교측에 질의와 건의를 하면서 위탁업체와 급식담당자들을 긴장시켜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오전엔 뽀랑 지니가 <캐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을 보러갔습니다.

오후 4시 10분 상영분을 옆지기랑 제가 보러 갑니다.

그동안 뽀랑 지니가 비니를 봐주기로 했습니다.

조니뎁을 지니랑 저, 모녀가 함께 흠모하고 있는지라,

보고 와서는 큰딸과 한동안 조니뎁 예찬을 수다의 소재로 삼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랫만에 극장에 가는 거라 무지 즐겁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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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2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재미있겠어요. 막내를 돌봐주는 아이들이 어쩜 그리 착해요.
옆지기님이랑 좋은 시간 보내고 오세요.

무스탕 2007-05-2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기 그지 없다는... 울 신랑은 영화관 안가요... 죽어도 싫다네요... (혹시 어두운게 무서운가..? ^^;;)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세요~

홍수맘 2007-05-24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부러운 페퍼입니다. "앗, 조니뎁" 저도 보고 싶어요. 갔다와서 저한테도 얘기 잘 해주세요. ^ ^.

섬사이 2007-05-25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큰애들 덕에 잘 다녀왔어요. 몇 년만에 극장나들인지.. ㅎㅎ 이제 가끔씩은 이런 외출을 시도해볼까봐요.

무스탕님, 영화관에 대한 뭔가 안좋은 기억이라도 갖고 계신 건 아닌지... 얼른 심리분석 들어가세요. ^^

홍수맘님, 조니 뎁 , 너무 멋져요. 어쩌면 십대의 우리딸과 사십에 들어선 이 아줌마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을 수 있죠? ㅋㅋㅋ
 





셋을 한꺼번에 놓고 찍으려면 난리도 아니다.
움직이고 흔들리고 자세도 안나오고..
한바탕 소동 끝에 겨우겨우 찍은 사진이 이렇다.

우리집 엽기 AB형 3종 셋트.
혈액형이 모두 AB형으로 통일되어서
이담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서로서로 피 주고받기엔 좋을 것 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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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7-05-24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도 어려운데 셋은... @.@ 애쓰셨어요 ^^;;
뽀가 비니한테 브이(V) 알려주는 중이가봐요 ^^

홍수맘 2007-05-24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서로서로 닮았어요. ^ ^.
애들 사진찍기 정말 힘들죠? 오히려 '내가 수전증인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니까요? ㅎㅎㅎ

hnine 2007-05-24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럼 섬사이님 A형? (A형과 B형중에 무턱대고 A형을 찍습니다 ^ ^)

섬사이 2007-05-25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ㅎㅎㅎ 주로 둘째와 막내가 흔들리고 움직이고 까불고.. 장난이 아니죠. ㅋㅋ 그래도 세녀석을 모아놓고 보면 뿌듯하답니다. 제가 고슴도치 엄마같죠?

홍수맘님, 네, 정말 힘들어요. 특히 비니는 사진찍고 나면 곧장 달려와 디카에 자기가 찍힌 모습을 확인하려는 욕망이 너무 커서 가만히 있질 않아요. ㅋㅋ

hnine님, 딩동댕동~ 잘 찍으셨어요.^^ 전 A형, 옆지기는 B형이에요. 아마 O형이 섞이지 않은 순수 A형과 B형인가봐요. 그러니까 세녀석이 전부 AB형만 나오는 거 겠죠?

비로그인 2007-05-25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AB형들 참 매력있어서 좋아하는데 ㅎㅎ
애들 참 이뻐요 섬사이님 :)

섬사이 2007-05-2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님, 정말 AB형들이 매력있나요? 제가 보기엔 우리 애들 완전 엽긴데..ㅋㅋㅋ 크면서 달라지려나...
 

지난 주 토요일이었던가...  양재동에 가서 감나무 밑에 심을 옥잠화랑 붓들레아 묘목 2개를 더 사왔다.
붓들레아는 지난 4월에 사다 세그루를 심었는데 무럭무럭 쑥쑥 크는 모습이 어찌나 마음 뿌듯하게 하는지, 옆지기도 감동하여 자기가 먼저 붓들레아 좀 더 사다 심어야겠다고 나섰던 것이다.
그 사이 일찍 봉오리를 맺었던 장미도 꽃잎을 펼치기 시작했고, 어버이날 지인이 운영하는 화원에서 입양해온 말발돌이 꽃도 환하게 피어났고, 땅에 균열을 일으키며 올라오던 백합 싹도 제법 키가 자랐다.



 

 

 

 

 

 

 

 

 

 비 그치고 난 후 찍은 장미.  빗방울 송송 맺힌 것이 더 요염스럽다.



백합은 아직 꽃이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그 푸른 대와 잎의 싱그러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어버이날에 입양온 말발돌이 꽃이다.  소박하고 자잔한 모습이 수줍어 보인다.

 



붓들레아 나뭇잎에서 소풍나온 애벌레를 만났다.  무슨 벌레의 자제분이시온지?

 





입양 와서 감나무 아래에 터잡은 옥잠화.  여름 밤 그윽하게 향기풍기는 꽃을 피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무럭무럭 가지 뻗고 있는 붓들레아 나무들.   아직 붓들레아 꽃이 피면 그것도 사진에 담아둬야지.

안타까운 건,, 심어놓았던 도라지, 패랭이 씨에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는 것..
몇차례 관리사무소에서 화단 정리며, 나무들 가지치기 작업이 감행되면서
어렵게 흙을 뚫고 나온 작은 새싹들이 무참히 밟혀지고 말았다.
물론 화단작업에 잠시 맛을 들였던 옆지기의 발에도 밟혀진 싹도 많다.
밟혀지기도 하고 잡초로 오인받아 뽑히기도 하면서
우리집에서 도라지와 패랭이 꽃을 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아무래도 예쁜 도라지 꽃을 보려면 시장에 나가 도라지 뿌리를 사다 묻어보던지,
아니면 모종이라도 어디서 구해보던지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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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2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너무 예뻐요. 특히 말발돌이꽃이요.
도라지와 패랭이꽃이 안타깝네요.

무스탕 2007-05-2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꽃 자태가 무슨 소설에서 장미를 묘사할때 나오는 장미같아요. 이뻐라...
백합은 참 오묘하게도 자라 올라오는군요. 신통!

홍수맘 2007-05-24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다들 너무 예뻐요. 물기를 머금어 더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도 놀러나온 애벌레가 과연 누구의 자제분인지 궁금하답니다. ^ ^.

hnine 2007-05-24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라지꽃, 정말 생각보다 훨씬 예쁘더라구요.
백합 잎이 저렇게 기하학적으로 나 있군요...

섬사이 2007-05-25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씨앗 심고 싹이 올라올 때까지 얼마나 가슴 설레며 기다렸는데 다 부질없이 되어버렸어요. 역시 작은 것들은 지켜지기 힘든 법인가봐요. ㅠ.ㅠ

무스탕님, 장미가 좀 요염하긴 하죠? ^^

홍수맘님, 저는 그 애벌레 보고 징그러워했는데 아이들은 발견하고는 얼마나 좋아하며 들여다 보던지... 애벌레치고 너무 예쁘다나.. 화단에 나갈 때마다 그 애벌레가 어디로 갔을까 궁금해하며 찾아보는데 그 날 이 후로 눈에 띄질 않네요.

hnine님, 도라지꽃 너무 예쁘죠? 한무더기씩 저희들끼리 어울려 피어나는 모습이 무척 정겹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