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 친구들을 초대했다. 

1월 7일 저녁에 우리집에 모여 식사도 하고 이야기 보따리도 풀어보자고..    

방학 때라 애들도 다 올 것 같고, 친구 남편들도 다 올 것 같다.  북적북적하겠지..

저녁은 근처 고기집에 가서 먹고 집에선 술과 안주, 다과만 준비하기로 했다. 

막내 비니가 너무 어리다고 친구들이 봐줬다. ^^ 

학교 다닐 땐 서로서로 별 다를 것 없었는데,

지금은 사는 모습들이 다 다르다. 

남편과 함께 큰 학원을 경영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

결혼에 실패하고 혼자 힘들게 아이를 키우다가 재혼한 친구도 있다. 

또 여태 미혼으로 있다가 올해 5월에 결혼한 새댁 친구도 있고..

재혼한 친구는 재혼하고 나서 아이 둘을 더 낳았다.

그래서 나랑 똑같이 세아이 엄마가 되었는데

서로 만나면 신세한탄이다.

그래도 작은 아이 둘에 큰 아이 하나인 자기보다 큰아이 둘에 작은 아이 하나인 내가 더 낫다고 나를 위안해주는 친구다.

그 친구는 가뜩이나 비쩍 마른 체격인데 두 아이를 데리고 씨름하며 지낼 것을 생각하면

심란하긴 하다.

1월 7일 저녁, 우리집에선 여자들 수다판이 벌어질 예정이다.

남자들은 자기들끼리 놀라고 하고 애들? 애들이야말로 지들끼리 알아서 잘 노니까,

1월 7일 저녁은 우리집에 원자폭탄 떨어지는 날이다 생각하고 즐겁게 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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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약 귤을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받아보았다. 

3킬로그램 한 박스에 8,800원.. 요즘 10킬로그램 귤 한박스에 만오천원 안팎 하는 걸 생각하면 비싼 편이긴 하다.  하지만 요즘 귤을 보면 하도 매끈매끈하고 윤이 나서 오히려 찜찜할 때가 많다.  예전에 과일을 사러 가게에 들렀는데 그 가게 아저씨가 옆가게 아저씨한테 장갑을 안끼고 귤 꺼내서 정리를 했더니 손이 이모양이라며 내미는 아저씨의 손을 본 적이 있다.  하얗게 피부가 일어나고 갈라진 손.  그 다음부터 반짝반짝 윤이 나는 예쁜 과일을 볼 때마다 그 아저씨의 손이 생각나는 거다. 

배달되온 상자를 열어보니 예상대로 거뭇거뭇한 점이 있고 반짝거리지도 않는 순박하게 생긴 귤들이 모여있었다.  큰딸아이가 그걸 보고는 못생긴 귤들이란다.  그래도 무르거나 상한 것 하나 없고 껍질도 얇은 게 오히려 품질을 더 좋아 보인다. 껍질을 벗겨 먹어봤다.  신맛이 강한 것도 있고 단 것도 있고, 먹을 때마다 맛이 다르다.   무엇보다 좋은 건 막내 비니가 귤을 들고 다니며 껍질도 까지 않은 귤을 핥아도 덜 찝찝하다는 거다. 

귤과 함께 유기농 찹쌀과 유기농 흑설탕도 주문했었다.  방학 때라 애들 간식으로 약밥이라도 만들어줄까 하고.   유기농 제품을 먹으면 아이들 성격도 달라진다고 한다.  훨씬 차분해지고 집중력이 생긴다고 한다.  무엇보다 피부도 좋아지고 건강해진다니 여유만 있다면 유기농 농산물과 제품을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이다.   엄마라는 사람이 가장 신경써줘야 할 부분이 바로 밥상인 것 같다.  아이더러 열심히 공부하라고 해놓고 나는 귀찮다고 밥상차리기를 대충한 날은 애들보기가 얼마나 미안한지 모른다. 

그 외에 겨울동안 먹을 따끈한 쌍화차도 주문해 받았다.  시댁과 친정에 한 상자씩 선물하고 우리도 좀 먹을 요량이다.  얼마전에 모과차를 담그려고 모과를 샀는데 좀 더 익히려고 거실에 두었더니 밑부분이 상해 버렸다.  모과차를 좋아하는 큰딸아이가 무척 실망했다.  집에 꿀도 있겠다, 그냥 썰어서 꿀에 담가두기만 하면 되는 것을..  아쉽다.  그래도 어머님이 해주신 매실액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애들 배가 아프거나 목감기가 시작되려고 목이 따끔따끔 아파올 때 따뜻하게 한 잔 씩 먹이면 좋다.  모과차는 포기했지만 유자가 나오면 사다가 얄팍하게 썰어서 유자차를 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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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12-27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잘 지내셨죠??귤의 시큼한 맛이 내게 전해져 입안이 침이 고이네요..며칠전 저도 무공해 제주도산 귤을 먹었답니다,.얼마나 달콤한지..크기도 제각각이었구요..아주 작은 것은 한입에 다 먹을수 있더라구요..ㅋㅋ맛있게 드세요..비니가 들고 다니며 껍질째 입에 넣어도 덜 찝찝해 할수 있다는게 최고네요..
모과차도 유자차도 겨울엔 최고지요??

섬사이 2006-12-29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반가워요. 이제 좀 한가해지신 건가요? 성탄절 잘 보내셨죠?
 



아직 다 거두지 못한 가을

그 위에 쌓인 겨울

아직 다 메우지 못한 틈

그 틈새로 자꾸만 떨어지는

내 기억들

흘러가지도 못하고

고여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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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끼리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다녀왔다.  재작년 8월에 비니를 뱃속에 안고 다녀온 후로 처음이다.   사람이 무지무지 많았다. 

비니는 물고기들에 정신을 온통 빼앗겼다.  정신을 빼앗길 만큼 물고기들의 빛깔이 화려하기도 했지만..

지난번에 과천 동물원에 다녀오고 나서 한참을 동물흉내를 내고 다니더니,  이제 물고기들을 보았으니 한도안은 뻐끔뻐끔 거리고 다니려나..

남편이 내내 비니를 안고 다녀서 편안했다.  물고기에 정신을 뺏긴 비니는 엄마를 별로 찾지도 않았다.  다른 때 같았으면 엄마에게만 안기겠다고 떼를 썼을텐데..

아쿠아리움에서 나와 지니가 친구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산다기에 같이 코엑스 안을 돌아다녔다.  쇼핑을 하는 동안 남편이 비니를 데리고 차에 가 있었더래서 얼마만에 한가한 쇼핑을 했다.  지니와 동갑내기 시댁조카에게 줄 선물도 사고, 지니에겐 크리스마스 선물로 예쁜 가방을 하나 사줬다. 

뽀는 퍼즐가게에서 500피스짜리 퍼즐을 사달라고 했는데, 어쩐지 인터넷보다 가격이 비싼 것 같아서 나중으로 미뤘다.  지구본 입체 퍼즐을 다 완성하고 나면 사주겠다고 약속하고..

뽀는 내내 아쉬워한다.  예전에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눈을 뜨면 머리맡에 선물이 있는게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면서... 우리 뽀는 지난 해부터 머리맡 선물을 받지 못했다.  그 전까지 산타가 있다고 굳게 믿은 우리 뽀는 성탄 때만 되면 친구들과 실갱이가 붙었었다. 학교에서 집에 돌아와 친구들은 전부 산타할아버지가 없다고 한다면서, 자기가 아무리 있다고 우겨도 친구들이 단체로 아니라고 한다나?  산타할아버지가 엄마아빠라고 친구들이 우긴다면서 속상해했었다. 

지난 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또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 사실을 밝힐 수 밖에 없었다.  머리맡에 선물을 갖다 놓은 건 엄마 아빠였다고.. 너희들 몰래 선물을 사서 포장하고 숨겨두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며 큰소리 치기도 했다.  뽀의 실망하는 얼굴빛을 보면서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어 더 너스레를 떨었다. 

산타할아버지는 정말로 있긴 있다고, 네가 누군가에게 뭔가를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바로 그 때 네가 산타가 되는 거라고, 그래서 크리스마스에는 누구나 다 산타가 된다고..

그래도 서운한 빛을 감추지 못했던 뽀다.  올해도 아쉬워 한다.  엄마아빠라는 거 알았어도 괜찮단다.  다음 번엔 머리맡 선물로 해달라고.. 크리스마스 아침에 머리맡에 선물이 있을까 없을까 생각하느라 잠이 깼어도 눈도 못뜨고 두근두근거렸더란다.  그러다 한쪽 눈만 살며시 뜨고 일어나지도 못한 채 눈동자만 치켜 머리맡을 올려다보고는 선물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얼마나 기쁜지 아냐고.

큰 애 지니까지 합세해서 난리다.  언제 선물을 주지 않은 적이 있었냐고,  뭘 있을까 없을까 두근거리냐고 핀잔을 주어도 그래도 그게 아니란다. 

아이들과 옥신각신 하면서도 즐겁다.  열살이 넘도록 크리스마스 아침마다 머리맡에 놓여있던 선물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떠올릴 수 있는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서 흐뭇하다.  크리스마스 밤마다 아이들이 깊이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차장에 내려가 차에 숨겨두었던 선물을 꺼내다가 행여 애들 잠이 깰까봐 조심조심 머리맡에 선물을 놓아두던 엄마 아빠를 기억해주겠지.. 그리고 아마 이담에 자기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할 것이다. 

서초동 칼국수집을 찾아가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 모두 피곤에 지쳐 잠들어 버렸다.  남편에게 미안했다. 

머리맡에 선물을 놓아두지 않아도 괜찮은 올해의 크리스마스가 어쩐지 쓸쓸하다.  내년엔 다시 머리맡 선물을 부활시켜볼까나... 비니도 그 때쯤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바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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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30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섬사이 2007-01-01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임이네님도 바쁘셨네요. 마음아프고 속상한 일도 있나봐요. 새해엔 꽃임이네님에게 좋은 일, 기쁜 일,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길 바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엘리베이터 앞에 놓여있는 상가정보지를 하나 가져다 보다가 발견한 글,, .

말도 안된다 싶으면서도 공감하는 부분도 없지 않네요. 

<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1세 - 누구나 비슷하게 생긴 나이      2세 - 직립보행을 시작하는 나이   

3세 -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나이     4세 - 떡잎부터 다른 나이      

5세 - 유치원 선생님을 신봉하는 나이       6세 - 만화 주제곡에 열광하는 나이

7세 - 아무데서나 춤을 춰도 귀여운 나이     8세 - 편지를 쓸 수 있는 나이 

9세 - 세상을 느낄 수 있는 나이         10세 - 관찰일기를 쓰는 나이

11세 - 할머니에게 살아가는 즐거움을 선물하는 나이   12세 - 돈의 위력을 알 만한 나이

13세 - 밀린 방학일기를 한꺼번에 쓰는 데 익숙한 나이   

14세 - 얼굴에 하나, 둘, 여드름 꽃이 피기 시작하는 나이

15세 - 운동장에 누워 '한게임 더'를 외칠 수 있는 나이   16세 - 의무교육과정이 끝나는 나이

17세 - 세븐의 '와줘'를 목청 높여 열창하는 나이    18세 - 입시스트레스로 치를 떠는 나이

19세 - 어떤 영화라도 볼 수 있는 나이   20세 - 배낭여행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나이

21세 - 사과같은 얼굴을 만들기 위해 변장하는 나이       22세 - 몸무게에 민감한 나이

23세 - 가끔 카드 연체료를 내기 시작하는 나이   24세 - 후배들에게 사회 정의를 넘기는 나이

25세 - 이것저것 다해도 시간이 부족한 나이    26세 -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내는 나이

27세 -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을 보기 시작하는 나이    28세  - 엄지손가락 하나로 문자 보내기 힘든 나이 

29세 - 아무리 변장을 해도 진짜 물좋은 곳은 못가는 나이    30세 - 클래식 선율에 귀가 반응하는 나이  

31세 - 아직 29세라고 우길 수 있는 나이      32세 - 젊은 애들과 있으면 노장이라는 말을 듣는 나이

33세 - 바이러스 걸린 컴퓨터를 너끈히 들 수 있는 나이    34세 - 꾸준히 민방위 훈련을 받을 나이

35세 - 이제 효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엄청 느끼는 나이      36세 - 절대 E.T 생각을 못하는 나이 

37세 - 가족을 위해 캠코더를 사러가는 나이        38세 - 책과 매우 멀어지는 나이  

39세 - 서서히 편안한 여행만 찾는 나이    40세 - 좋은 차의 유혹을 버릴 나이

41세 - 가끔은 주책바가지 짓을 해서 남을 웃기는 나이  

42세 - 고등학교 때 배운 물리공식을 까맣게 잊는 나이

43세 - 영어 완전 정복을 포기하는 나이   44세 - 약수터의 약수물도 믿지 못하는 나이

45세 - 변기에 앉아 돋보기 안경을 찾는 나이   46세 - 남자도 화장을 해야겠다고 느끼는 나이

47세 - 싸울 일이 있으면 자리를 피하고 보는 나이   48세 - 통계학적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나이

49세 - '누구는 덕이 없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 나이   50세 - 다큐채널을 즐겨보는 나이

51세 - 약한자의 슬픔을 돌아보는 나이     52세 - '거 참 이상하다'라는 대사를 중얼거리는 나이

53세 - 누구도 '터프가이'라는 말을 해주지 않는 나이   54세 - 꿈의 왕국을 꿈 속에서만 보는 나이

55세 - 근육도 광택제를 발라야 빛나는 나이   56세 - 아파트가 싫어지는 나이

57세 - 슬슬 하느님을 찾는 나이     58세 - 가끔 늙어서 복터진 사람을 만나는 나이

59세 - 성골 진골이 아니면 뭐든지 힘들다고 생각하는 나이   60세 - 좋은 일이 있어도 건강이 걱정되는 나이

61세 - 절대로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으면 안되는 나이   62세 - 삼사십대 여자가 무서워보이는 나이

63세 - 엽기에도 무감각해지는 나이       64세 - 무리하면 바로 쓰러지는 나이

65세 - 긴 편지는 두번 읽어야 이해가 가는 나이   66세 - 학원간 손녀를 기다리는 나이

67세 - 동갑내기 할아버지들에게 동정심을 느끼는 나이   68세 - 생각을 뒤집으면 민망해 보이는 나이

69세 - 상을 받을 때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는 나이  

70세 - 대통령 이름을 그냥 불러도 건방짐이 없는 나이

71세 - 전설을 쓰기 시작하는 나이    72세 - 서서히 하늘과 가까워지는 나이

73세 - 누가 옆에 있어도 방귀를 뀔 수 있는 나이    74세 - 잘못을 해도 구속되지 않는 나이

75세 - 살아온 이야기로 돈을 벌 수 있는 나이    76세 - 콘돔없이도 섹스를 즐길 수 있는 나이

78세 - 대사가 있으면 절대로 영화에 출연할 수 없는 나이  

79세 - 무슨 일을 할 때 마다 '마지막인가'를 생각하는 나이      80세 - 아무에게나 반말을 해도 괜찮은 나이

81세 - 이 자식이 뉘집 자식인지 잘 모르는 나이    82세 - 뭘 하려고 하면 주변사람들이 괴로운 나이

83세 - 말을 안해도 은은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나이     84세 - 미물도 사랑스런 나이

85세 - 칼을 들이대도 무서워하지 않는 나이      86세 - 무슨 짓을 해도 그러려니 하는 나이

87세 - 유령을 봐도 놀라지 않는 나이        88세 - 뛴다고 생각하는데 걷고 있는 나이

89세 - 얼굴 주름을 볼 수도 없는 나이      90세 - 주민등록번호를 잊어버리는 나이

91세 - 나이 자체가 작품이 되는 나이     92세 - 게임의 룰을 지킬 수 없는 나이

93세 - 한국말도 통역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한 나이   94세 - 사람이 왜 '무형문화재'인지를 보여주는 나이

95세 - 무엇을 하던 주위에서 신기하게 보는 나이   96세 - 간지러운 코도 다른 사람이 긁어주는 나이

97세 - 노인대학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나이     98세 - 누가 아버지인지 누가 아들인지 구별이 안가는 나이

99세 - 가끔 하느님과도 싸울 수 있는 나이      100세 - 인생의 과제를 다하고 그냥 노는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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