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 귤을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받아보았다.
3킬로그램 한 박스에 8,800원.. 요즘 10킬로그램 귤 한박스에 만오천원 안팎 하는 걸 생각하면 비싼 편이긴 하다. 하지만 요즘 귤을 보면 하도 매끈매끈하고 윤이 나서 오히려 찜찜할 때가 많다. 예전에 과일을 사러 가게에 들렀는데 그 가게 아저씨가 옆가게 아저씨한테 장갑을 안끼고 귤 꺼내서 정리를 했더니 손이 이모양이라며 내미는 아저씨의 손을 본 적이 있다. 하얗게 피부가 일어나고 갈라진 손. 그 다음부터 반짝반짝 윤이 나는 예쁜 과일을 볼 때마다 그 아저씨의 손이 생각나는 거다.
배달되온 상자를 열어보니 예상대로 거뭇거뭇한 점이 있고 반짝거리지도 않는 순박하게 생긴 귤들이 모여있었다. 큰딸아이가 그걸 보고는 못생긴 귤들이란다. 그래도 무르거나 상한 것 하나 없고 껍질도 얇은 게 오히려 품질을 더 좋아 보인다. 껍질을 벗겨 먹어봤다. 신맛이 강한 것도 있고 단 것도 있고, 먹을 때마다 맛이 다르다. 무엇보다 좋은 건 막내 비니가 귤을 들고 다니며 껍질도 까지 않은 귤을 핥아도 덜 찝찝하다는 거다.
귤과 함께 유기농 찹쌀과 유기농 흑설탕도 주문했었다. 방학 때라 애들 간식으로 약밥이라도 만들어줄까 하고. 유기농 제품을 먹으면 아이들 성격도 달라진다고 한다. 훨씬 차분해지고 집중력이 생긴다고 한다. 무엇보다 피부도 좋아지고 건강해진다니 여유만 있다면 유기농 농산물과 제품을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이다. 엄마라는 사람이 가장 신경써줘야 할 부분이 바로 밥상인 것 같다. 아이더러 열심히 공부하라고 해놓고 나는 귀찮다고 밥상차리기를 대충한 날은 애들보기가 얼마나 미안한지 모른다.
그 외에 겨울동안 먹을 따끈한 쌍화차도 주문해 받았다. 시댁과 친정에 한 상자씩 선물하고 우리도 좀 먹을 요량이다. 얼마전에 모과차를 담그려고 모과를 샀는데 좀 더 익히려고 거실에 두었더니 밑부분이 상해 버렸다. 모과차를 좋아하는 큰딸아이가 무척 실망했다. 집에 꿀도 있겠다, 그냥 썰어서 꿀에 담가두기만 하면 되는 것을.. 아쉽다. 그래도 어머님이 해주신 매실액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애들 배가 아프거나 목감기가 시작되려고 목이 따끔따끔 아파올 때 따뜻하게 한 잔 씩 먹이면 좋다. 모과차는 포기했지만 유자가 나오면 사다가 얄팍하게 썰어서 유자차를 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