꾿빠이, 이상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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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어렸을 때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고 했잖아. 중학교 때던가, 숙제로 한국 문학을 읽는 게 있었어. 당시 책에 대해 안내를 받을 만한 곳도 없고, 그렇다고 아빠가 책을 고를 능력이 되는 것도 아니고... 어디선가 어렴풋이 들었던 이상의 "날개"라는 책을 집어 들어 읽었던 적이 있단다. 이상의 단편 모음집이었는데, 이상의 대표작인 "날개"를 책제목으로 뽑았던 것 같아. 읽기 전에는 재미있겠지? 그러니까 유명해진 거겠지? 하는 생각을 했어. 그런데, 첫 장부터 집중해서 읽어나가기 어려웠고, 수십 장 이어지던 이야기가 끝났을 때, 어, 이건 뭐지? 하는 생각... 전혀 지은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뿐. 당시 아빠에게는 큰 충격이었단다. 그리고 한국 문학에 대한 선입견도 생겼던 것 같아. 읽어내기 어렵다라는.... 그래서 이후 책을 더 멀리 했던 것 같기도 해.

어른이 되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상이 활약했던 시대의 한국문학도 하나 둘 읽었단다. 그런데 아직 중학교 때 시절의 충격 때문인지, 이상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어. 이번에 읽은 김연수의 <굳빠이, 이상>이라는 책은 제목은 알고 있던 책이었단다. 얼마 전 알라딘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둘러보다가 이 책을 보게 되었단다. 중학교 때 이상의 소설을 읽었을 때의 기억과 함께...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구매했단다. 지은이 김연수. 이 분은 많은 히트작을 내셨는데, 아빠는 이번 소설이 첫 번째란다. 아빠가 읽은 것은 2016년에 나온 개정판이고, 이 책의 초판은 2001년이라고 하는구나.

 

1.

이상. 그에 대해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본명은 김해경이고, 1910년에 태어나 1937년에 죽었다고 하는구나. 우리 나이로 스물여덟의 짧은 삶을 살다 갔지만, 그의 삶과 죽음, 작품은 많은 의문을 남긴 것 같더구나.

….

이상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어.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 세 살 때 큰아버지한테 입양되었고, 큰어머니한테 학대를 받으면서 자랐다고 하더구나. 이런 불우한 어린 시절이 그의 삶과 작품에 오롯이 녹아 있는 것 같구나. 아빠는 이상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이 책에 따르면 이상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그의 삶과 죽음에 물음표가 많아서인지, 그의 유고라면서 나오는 경우가 많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진위논란도 많고… 실제로 1960년에도 그의 유고가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진위논란이 있었다고 하는구나.

….

김연화라는 잡지사 기자가 있는데, 그에게 어느날 자신을 ‘정씨”라고만 밝힌 사람으로부터 한 전화를 받는단다. ‘서씨’라는 사람이 전화를 해서 이상의 유고라면서 발견했다고 이야기를 할 텐데 그것은 모두 거짓말이니 믿지 말라는 전화였단다. 그런데 정말 며칠 뒤 서혁수라는 사람이 전화해서 자신이 이상의 유고뿐만 아니라 이상의 데드마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했어. 데드마스크는 죽은 사람의 얼굴을 석고로 뜬 것인데, 이상의 데드마스크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대. 이상이 죽고 나서, 임종을 지켰던 사람들 중에 한 명이 이상의 데드마스크를 만들었다는 소문이야. 그런 소문들이 난 이유는 이상의 임종을 지킨 이들이 대부분 일찍 죽거나 납북되거나 월북을 해서 정확한 증언을 해줄 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김연화는 며칠 전 정씨로부터 전화를 받기는 했지만, 기자의 본분으로 서혁수의 말의 진위 여부를 확인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서혁수가 알려준 인사동의 식당으로 갔어. 그곳에는 서혁수뿐만 아니라 이상에 전문가로 알려진 최창수 교수도 있었고 이 관장님(어디 관장님이었더라?)도 있었단다. 서혁수는 자신의 형 서혁민이 남긴 수기와 함께 데드마스크를 보여주었어. 이 관장님은 거액을 주고 데드마스크를 전해 받았단다. 김연화는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단다. 김연화가 서혁민의 수기를 읽어 보았어… 데드마스크를 떴을 것으로 소문이 돌았던 조우식이나 길진섭이 아닌, 서혁민 본인이 데드마스크를 떴다는 내용과 함께… 서혁민 본인이 평생 이상과 이상의 작품을 추적한 내용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어. 김연화 기자는 고심 끝에 기사를 썼단다. 이상의 데드마스크가 발견되었다고…

그런데 그 기사가 나간 직후, 서혁수는 사라졌어. 그리고 서혁수와 함께 있던 최창수 교수는 가짜였고, 그 가짜 교수도 사라졌어. 완전 사기극이었던 것이지. 데드마스크를 산 이 관장님은 서혁수를 고소하였고, 김연화 기자까지 공범이라고 같이 고소했어. 김연화는 검찰 조사를 받고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더 이상 기자생활을 할 수 없었어. 그렇게 가짜 데드마스크의 헤프닝 사건은 끝이 났단다.

 

2.

김연화 기자가 건네 받았다고 하는 서혁민의 수기 전편이 ‘잃어버린 꽃’이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었단다. 읽어보니 김연화 기자가 사실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인사동의 고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일본의 아마추어 고서 수집가 와타나베가 일본 작가의 유품 중에 이상의 글을 봤다고 해서, 서혁민은 일흔다섯의 노구를 이끌고 이상의 자취를 찾으려고 일본으로 향했단다. 와타나베가 본 이상의 작품은 유실된 소설 <백병>과 오감도의 미발표 작품 16호라고 했어.

오감도. 이상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오감도. 제목은 들어보았지만, 어떤 작품인지는 아빠도 몰랐어. 이상의 오감도는 1호부터 15호까지만 발표가 된 것으로 되어 있어. 이상이 원래는 30호까지 계획했지만, 15호까지만 발표를 했대.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1934년 7월 24일부터 8월 8일까지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했는데, 독자들이 내용을 알 수 없다는 항의가 있어서 15호까지만 연재되고 중단되었다고 하는구나. 이런 사연이 있어서 오감도의 나머지 15편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들 하는구나. 그런데 그 중에 한편이 발견되었다고 한 거야. 서혁민은 일본에 갈 때 그냥 비행기 타고 휙 가는 것이 아니라, 이상에 그 옛날 일본에 유학을 갈 때 갔던 코스를 따라 갔단다. 배를 타고 시모노세키 항에 도착을 해서 도쿄로 향했어. 이상이 처음에 도쿄를 싫어했다가 나중에 좋다고 했다는구나. 이상이 도쿄에서 병에 걸려 젊은 나이에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살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대. 서혁민은 본인도 이 여행의 최종 종착지는 이상과 같은 선택으로 작심하고 극약도 가지고 왔어. 그의 이번 생의 마지막 여행.

…

그의 수기에는 이상을 사랑했던 여인들도 대한 에피소드가 있었어. 사랑 이야기는 그냥 넘어갈 수 없잖니..^^ 이상의 아내 변동림과 이상을 사랑했던 권순옥이라는 여인… 변동림은 이상이 죽은 다음에 뉴욕으로 갔고,. 그곳에서 화가 김환기와 결혼을 했고, 변동림은 이름을 김향안으로 바꾸어 수필도 쓰고, 서양화가로 등단하기도 했고, 프랑스에서 살고 있다고 하는구나.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이 소설의 초판본이 나온 2001년에는 생존해 계셨지만, 2004년에 삶을 마감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권순옥… 그녀는 당시 인텔리 여성으로 이상을 사랑했었고, 이상의 친구였던 정인택이 권순옥을 사랑하면서 삼각관계에 빠지기도 했대. 결국 정인택과 결혼을 한 권순옥은 남편 따라 북으로 갔대. 정인택이 죽고, 이상과 정인택의 친구였던 박태원과 재혼을 했어. 박태원은 아빠도 좋아하는 작가란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과 <천변풍경>의 지은이. 그리고 권순옥은 박태원이 장님이 된 후 쓴 <갑오농장전쟁>의 구술을 받아 적었다고 하는구나. 박태원이 북으로 가서 노환으로 눈이 멀고 구술로 <갑오농장전쟁>을 썼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그때 구술을 받아 적은 이가 권순옥이었던 거구나. 한때 경성 모던보이로 불렀던 세 친구 이상, 박태원, 정인택과 모두 인연을 맺었던 권순옥. 그녀의 삶 또한 기구하구나. 그리고 이상을 사랑했던 또 다른 여인과 전혀 다른 삶의 궤도를 그린 것 또한…. 운명이란 무엇인지…

다들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지만, 그들의 삶을 생각하고 있자니… 짠해지는구나.

…

다시 서혁민의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서혁민은 와타나베를 만나게 되는데, 뜻밖에 소식을 듣는구나. 와타나베가 이상의 유고를 태워버렸다고 했어. 그는 그것이 이상의 문학을 영원히 지켜주는 것이라고 했어. 서혁민은 화를 냈어… 평생 이상과 이상의 작품을 쫓아다닌 그였는데… 진정을 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와타나베의 말도 맞는 것 같았어. 와타나베와 헤어진 서혁민은 삶의 마지막 여행을 위해, 이상이 죽은 병원으로 향했단다.

  

3.

2000년 이상 탄생 90주년을 맞이하여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단다. 피터 주. 그는 재미동포로써 미국에서 문학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뿌리를 찾겠다면서, 한국 현대 문학, 그 중에 이상을 연구한 이상 전문가 중에 한 사람이었어. 지금은 한국에 와서 연구를 하고 있으면서, 이 학술 심포지엄에서 이상의 작품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어. 오감도 15편 이후 발표하지 않은 15편의 내용에 대한 연구였어. 그런데 피터 다음으로 권진희라는 사람이 그의 발표와 상충되는 발표를 했단다. 오감도 16호를 발견하여 그 자리에서 발표한 것이야. 피터 주가 그 직전에 발표되지 않은 오감도 15편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곧바로 그 15편 중에 한 편을 발견했다며 발표를 했으니, 피터 주는 자존심이 상하고, 창피했어.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심정인데, 김태익이라는 자가 와서 피터 주의 논문에 대해 꼬투리를 잡으면서 질문을 했어. 피터는 심포지엄을 마치고 돌아와서 그날의 창피함으로 미국으로 곧바로 돌아갈 생각까지 했어.

그런데, 그때 김연화로부터 연락이 와서 만났어. 김연화. 가짜 데드마스크 사건으로 망신을 당하고 잡지사도 못 다니게 된 그 사람. 김연화는 심포지엄에서 피터 주를 보고, 연락을 했다고 했어. 서혁민의 수기를 주면서 그 수기 안에 오감도 16호가 들어있다고… 그런데 그 수기 속에 들어 있는 오감도 16호는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오감도 16호와 내용이 다르다고… 자신은 서혁민의 수기에 있는 것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모르겠다고 했어. 그러면서 피터 주에게 판단하라며 수기를 넘겨 주었단다.

피터 주는 그 수기를 읽어보고 어쩌면 데드마스크와 수기 속의 오감도 16호가 진짜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더욱이 오감도 16호야말로 정말 이상의 글다웠어. 그가 생각하기에 오히려 이상의 작품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하다 싶을 정도였어. 피터 주는 기사에 공개하기로 했어. 이내 심포지엄에서 공개한 권진희의 오감도 16호와 피터 주가 기사에 공개한 오감도 16호 중에 어떤 것이 진짜이냐며 논란이 일었어. 하지만 이내 피터 주에게 시련이 찾아왔단다. 심포지엄에서 만났던 김태익이라는 사람이 피터 주를 찾아왔어. 그리고 피터 주가 공개한 오감도 16호가 가짜라는 이유를 설명해 주었어. 피터 주가 공개한 오감도 16호는… 이상의 오감도 15편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들을 차례대로 배열한 것에 불과했던 거야. 피터 주는 크게 좌절했고, 심포지엄 때 받은 당혹과 창피함에는 비교할 수도 없는 모멸감을 느꼈어. 이상의 전문가라 하면서 가짜임을 밝혀내지 못하다니… 그러면서 자신의 정체성까지 끌어들여 자책했어.

사실 그는 미국계 한국인이 아니었어. 자신은 미국계 한국인인줄 알고 살았는데, 성인이 된 후 우연히 자신이 한국인부부에게 입양된 타이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거야. 이미 한국 현대 문학과 이상에 푹 빠져 있던 시절이었는데 말이야. 자신은 타이완 사람인지, 한국 사람인지, 미국 사람인지 몰랐어. 정체성을 잃고 살던 그에게 이상에 대한 연구는 그래도 한국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해왔는데, 이 오감도 16호 사건으로 그는 심하게 좌절하고 심한 상처를 받았단다.

그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어… 그러나 그는 극단적인 행동 직전에 깨달았어. 진짜라고 믿는 자에게 그 세계는 진짜처럼 보이고, 가짜라고 믿는 자에게 그 세계는 가짜처럼 보인다고 말이야. 진짜와 가짜는 별 차이 없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자세가 중요한 것이라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받은 상처도 서서히 아물어갔어. 그리고 우연히 피터 주는 권진희가 발표한 오감도 16도도 가짜라는 증거를 발견하게 돼. 하지만, 퍼터 주는 반박하지 않았어. 어차피 진짜라고 믿으면 진짜이고, 가짜라고 믿으면 가짜이니까 말이야….

..

그렇게 소설이 끝이 났단다. 아빠가 이상에 대한 사전 시식이 없어서, 쉽게 읽을 수는 없었단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말이야. 김연수라는 작가. 아빠는 이번이 처음인데, 이런 소설을 쓴 것을 보니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상에 대한 연구를 보통 해서는 나올 수 없는 작품. 참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더구나.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단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그의 다른 소설도 읽어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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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 이제 때려치울 거야!” 하고 물러나면 나의 한계가 거기까지라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버티는 자에게는 한계가 없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그날까지 버텨야겠어요. 팝가수 켈리 클락슨도 노래하잖아요.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41)

짧은 순가, 머릿속에서는 하루 쉬자는 쪽과 비가 내려도 무조건 가자는 쪽이 설전을 벌였습니다. ‘온종일 비가 오면 어쩌려고!’ ‘우비 입고 다니지?’ ‘그러다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그럼 그때 가서 쉬지?’ 고민 끝에 결국 가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어요.

폭포에 도착해서 잠시 우산 쓰고 걷다 보니 날이 개었습니다. 포기하자는 유혹에 졌다면 숙소에서 맑게 갠 하늘 보며 땅을 칠 뻔했어요. 역시 인생은 끝까지 가보기 전에는 모릅니다.

 

(76)

무언가 배울 때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이 정도는 알고 있지’라고 자신하는 순간,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가 사라집니다. 대부분이 기초 회화는 안다고 자신하지요. 하지만 책을 읽어 이해하는 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닙니다. 문장을 보지 않고도 말이 나와야 언어를 아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기초 회화부터 새로 외워야 합니다.

 

(127)

예전에 책에서 읽은 수식을 소개합니다.

“1.01의 365승은 37.8

0.99의 365승은 0.026

향상심이 강한 사람이 전날보다 매일 1퍼센트씩 자신의 행동을 개선하여 그것을 1년 365일 지속해간다. 그리고 그것을 1.01의 365승이라고 생각하면 1이 약 38이 된다. 한편, 어찌해도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 전날보다 매일 1 퍼센트씩 행동이 절하된 상태로 1년 365일을 이어나가면 0.026이 된다. 20년, 30년이라는 시간 간격으로 샐러리맨을 보고 있으며, 이 수식이 무척이나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 

 -<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와다 이치로 지음)”

 

(177)

결국 세상만사는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소설 <왕좌의 게임>에서 읽은 영어 대사를 노트에 적어놓고 다시 소리 내어 읽어봅니다.

“Never forget what you are, for surely the world will not. Make it your strength. Then it can never be your weakness. Armor yourself in it, and it will never be used to hurt you.”

영어 공부를 겸해 원서를 읽는다면 좋은 문장을 수첩에 모아보세요. 나만의 영어 명언집이 완성됩니다. 배낭여행을 갔을 때 미국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 얘기가 나올 수도 있잖아요. 그때 “나는 말이야, 타이리온 라니스터의 그 대사가 참 좋아”하고 소리 내어 외워보는 겁니다. 영어 공부도 되고, 인생 공부도 되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좋은 길이 여기 있어요.

 

(256)

저는 어려서부터 유시민 씨가 쓴 책을 좋아했어요. 유시민 씨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말과 글이 다 유창하지요. 그는 대학 졸업하고 서른이 넘은 나이에 독일로 유학 가서, 그때 처음 독일어로 정식으로 배웠다고 해요. 그렇지만 독일어로 박사 논문을 쓰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답니다.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논리를 만들고 다른 이들에게 설득하는 일인데 그 바탕이 바로 모국어 실력이라는 것이지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보면 ‘모국어가 중요하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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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 포스트 후쿠시마와 에너지 전환 시대의 논리
김명진 외 지음,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기획 / 이매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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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탈핵에 관심을 둔 이후, 가끔씩 인터넷 서점에서 ‘탈핵’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곤 한단다. 이 책은 그렇게 알게 된 책이란다. 이 책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핵발전소의 진실과 탈핵에 관하여 에너기기후정책연구소에 기획하여 탈핵 전문가 여섯 명이 공동 집필한 책이란다. 추천사를 녹색평론 편집자인 김종철 님이 쓰셔서 반갑더구나. 아빠가 <녹색평론>과 탈핵 관련된 책들을 통해서 알게 된 내용들을 잘 정리해 놓은 책 같더구나. 책 두께도 200 페이지가 채 안되어 얇은 책이라서, 탈핵에 관련해서 알고 싶은 사람들이 보면 좋은, 탈핵 입문서라고 해도 좋을 것 같구나. 특히, 최근에 문재인 정부가 탈핵 선언을 했잖아. 그런데, 핵마피아들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핵발전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잖아. 그들이 주장하는 의견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이란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이야기한 것처럼 탈핵을 해도 되는지 궁금한 사람들은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구나. 출간된 지 오래되었지만, 핵발전과 탈핵에 대해서 간략하게 잘 나와 있단다.

 

1.

핵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군사적인 요구로 시작되었단다. 중성자를 원자번호 92번 우라늄의 원자핵에 쏘아 넣으면 원자번호 56번 바륨과 원자번호 36번 크립톤이 생겨나는 것을 발견했어. 그런데, 그 때 막대한 에너지도 같이 방출되었단다. 이것은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 이론에서 예견한, 물질 속 압축에너지를 방출시킬 수 있는 물리 반응을 발견하게 된 거야. 이 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어느 정도냐 하면, 우라늄 1그램으로 대략 TNT 2만 톤의 위력을 낼 수 있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이후, 미국은 이것을 이용한 원자탄 개발 계획을 착수했는데, (1941년) 그것이 그 유명한 맨하튼 프로젝트란다. 그리고 알다시피 이 프로젝트는 성공하게 된단다. 1945년 7월 16일.. 실험에 성공하고, 1945년 8월에 리틀보이와 팻맨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투하되었단다. 이 두 발의 핵폭탄으로 일본은 항복을 하고 세계대전은 끝이 났어. 당시 핵폭탄이 없어도 일본은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희생자까지 내면서 핵폭탄을 사용했어야 했느냐 윤리적인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기 때문에 그냥 실행하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이것은 시작이었어. 핵무기를 만드는 것으로 그리 어렵지 않았어. 곧바로 다른 나라도 핵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단다. 1949년 소련은 핵실험을 성공했고, 이에 미국은 수소폭탄개발로 대응했어. 당시는 냉전시대로 소련과 미국의 적대 관계였는데, 두 나라가 경쟁하듯 핵무기를 만들었으니, 전세계가 핵무기의 위협 속에 살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단다. 이후 전세계적으로 핵 반대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러셀과 아인슈타인은 공동 선언을 통해 핵전쟁회피를 호소하는 등 유명인들도 동참했단다.

그러면서 나온 것이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모순된 말이었단다. 핵무기가 아닌 다른 곳에 쓸 수 있다면서…. 핵에너지를 추진체로 하는 핵추진 잠수함이 개발되었고, 소련은 핵에너지를 민간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어. 미국도 서둘러 개발을 하게 되었고, 1954년 9월 첫 번째 핵발전소를 건설하였단다. 이 때부터 핵발전소는 정부의 지원을 받고 엄청나게 늘었단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핵발전소의 호황시대였어.

 

2.

핵발전소의 장미빛도 오래가지 못했단다. 1970년대 핵발전소 처지에서 보면 3가지 악재가 발생하면서 사실상 종말을 걷게 되었어. 핵의 위험성으로 인해 전세계에서 반핵 운동이 일었고, 오일쇼크가 있었고, 쓰리마일에서 대형 핵발전소가 일어났단다. 그래서 이런 일로 미국에서는 1979년 이후 신규 핵발전소가 건설되지 않았단다. 그리고 1986년 그 유명한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로 인해 핵발전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서, 유럽의 여러 나라가 탈핵 선언을 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2011년 다시 한번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대형사고가 난 것이야. 보통 이웃나라에서 이런 대형 사고가 나면, 우리도 그런 사고가 날 수 있으니 그런 시설물 가동을 중지하는 것이 맞을진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우리나라가 보인 태도는 이해불가의 태도였단다. 이미 1980년대 이후 전세계에서는 핵발전소 건설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었는데, 한국과 일본 등 일부 나라에서만 반대로 핵발전소를 경쟁하듯 짓고 있었단다. 그런데 그런 나라 중에 일본에서 대형 사고가 났으면, 이건 그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만두었어야 하는데, 이것이 기회라도 더 짓겠다고 하는 머릿속은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하구나.

..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핵발전소를 시작했고, 핵발전소의 침체기를 걷고 있는 1980년대 이후 20년간 15개를 추가 건설했고, 그 이후에도 추가로 짓고 있었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동이 걸렸지만 말이야. 아빠가 예전에 녹색평론을 읽고 이야기해 준 거처럼, 핵발전소는 안전하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고, 싸지도 않단다. 건설 비용 엄청 들고, 이때 화석연료가 엄청 들어가게 되고, 운영 중에는 한번 대형사고가 나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엄청 위험하고, 수명이 다한 발전소와 핵폐기물은 처지 곤란으로 인류의 역사보다 오래할 것이란다. 이런 핵발전소는 폐지가 정답이란다. 그리고 핵발전소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도 수십 년이 지나면 바닥이 난다고 하는구나. 이런 것이 핵발전소의 진실이야. 아빠가 이미 녹색평론과 다른 탈핵 관련된 책을 통해서 여러 번 이야기해서 오늘은 짧게 이야기할게.

핵심은 핵발전소는 무조건 안 된다. 재생에너지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본격적이 탈핵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시민들도 예전보다 더 많이 탈핵과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더구나. 이번이 탈핵을 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구나. 꼭 우리나라도 탈핵국가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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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한국의 대학교수들은 불쌍하다. 대학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논문을 써야 하는데, 논문을 쓰자면 연구를 해야 하고, 연구를 하자면 대학원생이 있어야 하고, 대학원생을 두자면 연구비를 받아야 하고, 연구비를 받자면 연구과제를 따야 한다. 4대강사업과 관련이 있는 환경, 토목 분야 연구비는 대부분 4대강사업을 찬성해야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대운하 반대 교수모임에 들어온 교수들을 보면, 관련 분야인 토목, 환경 분야 교수는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극소수이고 대부분 이와 관련 없는 분야의 교수들이었다.

 

(13)

이명박 정보가 굳이 댐을 보라고 부르는 이유는 보와 댐의 설계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는 적당히 아무 데나 세워도 되지만, 댐은 물이 새거나 지반이 내려앉지 않고 물을 안전하게 담아둘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저수 지역의 지표지질 조사를 해야 하고, 또 댐 구조물이 들어설 자리에 댐을 안전하게 앉힐 수 있는 암반이 있는지 정밀 지반 조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4대강에 들어선 댐들은 수위 6m를 맞추기 위해서 설치 위치를 잡았을 뿐, 댐 설계기준을 따르지 않았다. 지금껏 댐의 물이 새고 강바닥이 파이고 끊임없이 콘크리트를 쏟아부으면서 보강 공사를 하는 이유가, 댐들을 모래 위에 짓고 옆구리를 흙더미에 걸쳐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댐들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1996년과 1999년에 두 번이나 무너진 연천댐도 흙더미에 걸쳐놓은 옆구리가 터져서 무너졌다.(이 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든 댐인데, 무너지면 보상해주겠다고 각서에 도장을 콱 찍었지만 보상을 해주지 않아서 주민들이 소송을 하는 데 무려 9년이나 걸렸다.)

 

(33)

처벌을 보복으로 보는 것은 너무나 잘못된 일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보복은 민주사회에서 절대로 행해져서는 안된다. 처벌과 보복은 같은 편이 아니다. 사적인 보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적인 처벌이 필수적이다. 만화 <26년>은 공적인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회에서 사적인 보복의 정당성이라는 심각한 철학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인권문제, 특히 국가범죄에는 시효가 있을 수 없다. 독일에서는 2016년 초에도 아우슈비츠에 근무했던 94세의 나치 친위대원 라인홀트 한닝을 기소하여 5년형이 선고되었다. 독일은 종전 70년을 넘겨서도 나치 인권탄압의 말단에 섰던 사람들까지도 단죄하는데, 한국은 불과 30년 전의 인권탄압도, 광주에서의 발포명령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는 구속되자마자 사면 얘기가 나오고 있다.

 

(86)

오늘날 가정이 자본주의체제의 가치에 삼켜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정이 전통적으로 담당하던 역할은 점점 축소되고, 가정의 대부분의 시간이 직접적인 생산과 직접적인 활동 대신, 돈을 벌고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일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은 어디에서 나옵니까? 섬김에서 나옵니다. 국가와 기업이 우리를 위해 해주는 일이 많아질수록 국가와 기업의 힘은 강력해시고 가정의 힘은 축소되고 무력해집니다. 우리가 그동안 친숙하게 상품과 서비스 형태로 소비했던 것들을 직접적인 활동과 사랑의 수고로 바꾸어낸다면, 하나님의 통치가 경험되는 영토는 그만큼 넓어지겠지요. 우리가 가정에서 아이들을 양육하는 수고를 자발적 사랑으로 감당하고, 그러한 가정들의 인격적인 사랑의 역량과 지혜가 모인다면, 언젠가 함께 가정다운 학교를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119)

유럽 같으면 혁명과 소련에 대한 긍정적 관심은, 아인슈타인과 비트겐슈타인, 벤야민 그리고 로맹 롤링이나 리온 포이히트방거 등의 기라성 같은 비판적 지성인들의 공통분모였다. 아인슈타인 같은 당대의 양식과 양심의 화신은, 볼셰비티들의 반대파에 대한 탄압책을 비판적으로 언급하면서도 레닌에 대해서는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그와 같은 사람들은 확실히 인류 양심을 수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산주의와 관계없는 인도주의자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들의 10월혁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공산주의의 ‘폭력성’에 대해 명확히 비판적이었던 간디는 왜 레닌과 볼세비키들의 ‘숭고한 자기희생정신’을 흠모했을까? 인도주의적 세계주의자인 타고르는 왜 1930년 소련 방문 이후 소련을 “이 세상에서 비길 바 없이 흠모할 나라”라고 규정했을까?

 

(125)

완벽한 정답을 찾기는 어렵지만, 궁극적으로는 바로 10월혁명의 복합적 성격이 혁명이 만든 사회의 민주성을 제한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혁명이면서도, 10월혁명은 동시에 아직도 근대적 공업국가나 대중사회가 존재하지 않았던 러시아에서 산업화 등의 종합적 근대화 과제까지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근대화 담지 기관으로서의 신생국가가 대대적인 인민 총동원, 철저한 명령과 복종 위주의 서열체계를 요구하며, 그 성질상 소비에트 민주주의 발전의 장애가 된 셈이었다. 소비에트 개발국가의 가시적인 성과들이 특히 제3세계 지식인 지도자들에게 커다란 감동과 영감을 주곤 했지만, 구미권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실질적 참정권, 즉 사회운영에서늬 참여 권한이 사실상 제한된 소련 노동자들의 입장은 꼭 부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결국 개발이 얻어진 반면에 민초의 자율성과 민주성이 상실된 것은 1917년 10월혁명 후속 과정의 가장 큰 한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134)

1917년의 상황에서 후진적이고 반(半)봉건적이며 민중의 대다수가 문맹이었던 러시아사회는 혁명을 통해서 현대적이고 발전된 경제가 되었다. 그리하여 소련의 과학자는 세계 전체 과학자 중 4분의 1을 차지하고, 건강 및 교육 제도는 서구 국가들의 그것에 필적하거나 우월한 것이 되고, 소련은 우주공간에 최초로 위성을 발사하고 최초로 인간을 내보낸 나라가 되었다. 1980년대에 소련에는 미국, 일본, 영국, 독일의 과학자들을 합친 것보다 많은 과학자들이 존재했다. 오직 최근에 와서야 서구세계는 소련의 우주계획이 미국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구 국가들이 여전히 우주공간으로 남자와 여자들을 내보내기 위해서 러시아 로켓들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이 점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되고 있다.

 

(135)

10월혁명은 여성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기록했다. 그 이전 차르 치하에서는 여성들은 가정의 단순한 부속물로 간주되었다. 차르의 법률은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허용했다. 몇몇 시골지역에서는 여성들을 베일을 쓰도록 강요받았고, 글을 읽는 법도 쓰는 법도 배우는 게 금지되었다. 1917년에서 1927년 사이에 여성들이 남성들과 공식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일련의 법률들이 통과되었다. 1919년에 작성된 공산당의 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대담하게 선포했다. “여성들의 형식적인 평등에 국한하지 않고, 당(黨)은 여성들을 낡은 가사(家事)의 부담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서 공동주택, 공공식당, 중앙세탁소, 보육소 등등을 제공하도록 노력한다.”

 

(142)

러시아에서 자본주의가 부활할 가능성, 그리고 그에 따른 여파를 트로츠키는 놀랄 정도의 선견지명으로 1936년에 이미 내다보았다.

 

“소비에트체제의 붕괴는 필연적으로 계획경제의 붕괴, 그리하여 국유재산의 철폐로 이어질 것이다. 트러스트들과 공장들 사이에 유대는 무너질 것이다. 보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독립의 길에 나설 것이다. 그들은 주식회사로 변모하거나 그 밖의 다른 전환기적 형태 – 예를 들어, 노동자들이 이윤을 분점하는 – 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집단농장들은 훨씬 더 쉽게 해체될 것이다. 현재의 관료제적 독재가 새로운 사회주의권력에 의해 대체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자본주의적 관계의 부활로 이어지고, 그에 따라 산업과 문화는 파국적 쇠퇴에 직면할 것이다.”

 

(167)

그래서 내가 찾아낸 한 가지 교훈은, 책이라는 것은 좋은 책/나쁜 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내게 맞는 책과 내게 맞지 않는 책이 있을 뿐이라는 점이다. 사실 내가 알고 싶어 하고 내가 궁금해 하는 내용을 내가 아는 용어로 전해주는 책이 내게 맞는 책인데, 이러한 책들이 의외로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에 이러한 책들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일단 찾아내기만 하면 커다란 도움을 얻었던 것이 또한 사실이다.

 

(230)

이명박 전 대통령의 ‘뻔뻔함’, ‘명랑함’의 캐릭터 분석은 압권이다. 조금의 회한적인 얼굴빛도 없이 “5년간 행복한 대통령이었다”는 그에게는 염려, 성찰, 자책 등 지도자의 필수 덕목은 없었다. 그는 대통령 역할에 절대 어울릴 수 없는 캐릭터의 소유자이다(<행복한 권력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은 그 자체로 그를 안하무인의 정치이탈자, 타인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권력을 가진 자로 정의할 근거가 된다.(<유체 이탈, 정치 이탈>) 뻔뻔함과 안하무인, 너무도 부적격한 전직 리더들의 캐릭터는 희극적이고 절망적이다. 사과도, 미안함도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절대 불감증의 두 사람이 통치했던 기간의 불행을 슬프도록 절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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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6 00: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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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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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요즘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는 책이 많은 것 같구나. 소설과 영화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긴 하지. 지난 겨울인가 개봉한 영화 <콘택트>. 아빠에게 <콘택트>라는 영화는 칼 세이건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조디 포스터 주연의 <콘택트>뿐인데, 동명의 영화가 개봉된다고 해서 어떤 영화인가 살펴 보았단다. 앗,, 그런데 원제목은 Contact가 아니고, “Arrival”이었단다. 외계인과 만나는 영화를 다루었다고 제목을 “콘택트”라고 하다니, 고도의 상술이면서도 약간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도 그 영화의 제목 때문에 살펴보았으니, 그들의 치사한 작전은 어쩌면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구나. 치사한 방법 때문에 아빠도 낚이긴 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괜찮은 SF 소설과 SF 작가로 새로 알게 되었구나. 이 영화가 유명한 SF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거든.

테드 창이라고 하는 작가가 쓴 중편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가 그것이란다. 아빠가 SF 소설을 좋아하는 줄 알고, 예전에 필립 K.딕 전집을 구매한 적이 있어. 아직도 가끔씩 읽고 있지만, 그냥 마음 편히 읽을 수 있지는 않았단다. 필립의 책을 통해 SF가 그냥 마음 편히 읽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도 그랬단다. 이 책은 테드 창의 단편과 중편을 모은 책으로, 각 작품들이 유명한 상들을 받았다고 하는구나. 지은이 테드 창이 물리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사람이라서, 그의 어떤 작품에서는 심오한(?) 이론적인 내용이 있어서 읽어내기 어려운 것도 있었단다. 그리고 그런 이론적인 내용이 줄거리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잡아내지 못한 경우도 있어. 그래서 아빠가 오늘 이야기해주는 것은 대략적인 내용만 알려줄게.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이야기는 건너뛰기도 할게. 지은이가 소설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추측도 안 할게. 그냥 줄거리만…

 

1.

바벨론의 탑

아빠가 이 소설을 읽을 때 너희들이 이 제목을 보면서 바벨론의 탑이 뭐냐고 물어봤잖아. 아빠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주 먼 옛날에 바벨론이라는 나라의 사람들이 하늘에 가기 위해 쌓은 탑이 있는데 그 탑을 바벨론의 탑이라고 간단히 이야기해 주었잖아. 그리고 며칠 뒤 첫째가 읽던 책에서 “바벨론의 탑”이 책에 나와서, 아빠한테 보여주었잖아. 씨익~ 웃으면서…

…

엘람 지역의 광부 힐라룸이라는 사람은 다른 광부들과 함께 바벨론으로 향했어. 그들은 땅파기 전문가인 광부였어. 그들에게 바벨론의 탑 꼭대기에 올라가서 하늘을 파는 임무가 주어졌단다. 실제로는 바벨론 탑은 인간의 호기심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결국 그 호기심을 채우지 못한 미완이었어. 그런데 소설에서는 정말 하늘까지 도달한 것이란다. 그들이 도달한 하늘은 천장 같은 것이 있었어. 그 하늘을 파기 위해 광부를 부른 것이야. 힐라룸과 광부들은 바벨론의 탑을 올라가기 시작했어. 끝도 보이지 않는 높은 곳. 그들이 올라가는 동안 달의 높이도 지나고, 태양을 높이도 지나고, 별의 높이도 지나고.. 4개월 넘게 올라가서 결국 하늘 천장에 닿았어. 과연 하늘 건너편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들은 혹시 물이 떨어질 것으로 고려하면서 터널을 뚫기 시작했단다. 왜냐하면 하늘에서 비가 오니까, 하늘에 물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당연하겠지. 며칠을 걸려 터널을 뚫다가, 한 순간 물이 쏟아졌어.

물이 쏟아질 것을 대비했지만, 급작스러운 물로 인해 죽는 이도 있었어. 힐라룸도 죽을 위기가 있었지만, 그는 하늘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쏟아지는 물속으로 들어가 물을 거슬러 올라갔단다. 한참을 헤엄쳐 어떤 굴속에 도착했어. 그리고 다시 굴 속을 헤쳐 나갔어. 또 다른 해가 있는 사막 같은 곳에 도착을 했단다. 아, 이곳이 바로 하늘의 정체였단 말인가. 자신이 살던 곳이랑 비슷하잖아. 어떤 사람이 지나가서 그곳에 대해 물어보니, 그가 대답하길 엘람의 시나브로였어. 그곳은 바로 힐라훔이 살던 곳???

무슨 이야기인지 알겠니? 하늘이라고 생각해서 헤엄쳐 올라간 곳에서 터널을 따라 가다 보니 땅으로 다시 온 것이라고… 그럼… 세상은 뫼비우스 띠와 같이 돌고 도는 곳…

…

아빠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주를 생각했단다. 우주는 무한하다고 한다. 아빠는 어려서부터 무한하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갔어. 우주의 끝에는 무엇이 있지 않을까? 과연 인류가 멸종되기 전에 우주의 끝의 정체를 알 수 있을까? 혹시 우주의 끝에 벽이 있었고… 그 벽을 열심히 뚫어보니… 어떤 동굴이 나왔고.. 그 동굴의 끝에 혹시 지구의 한 지점으로 연결된 것은 아닐까? 이런 패러디 같은 상상을 해보았단다.

 

2.

이해

리언 그레코라는 사람이 주인공이야. 물에 빠져 정신을 잃고 살아났지만, 뇌손상을 입었어. 호르몬 K이라는 신약 치료를 받고 다시 의식이 돌아왔는데, 그 이후 뛰어난 기억력과 뛰어난 이해력을 갖게 되었어. 지능지수가 엄청 좋아진 거지. 병원에서는 추가적인 실험을 제안해서 리언은 비밀 유지를 서약하고 동참했어. 다시 호르몬 K를 2번에 걸쳐 투여 받았어. 이후 리언은 자신의 지능지수가 엄청나게 올라갔다는 것을 알았어. 그는 기억력뿐만 아니라, 어떤 것에 대한 통찰력도 금방이었어. 그는 호르몬 K 요법을 받은 다른 사람들은 어떤가 궁금해서 병원 컴퓨터를 해킹했어. CIA가 개입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 리언은 실험 중단을 하겠다고 하자, 의사 셰이는 회유를 했어. 리언은 자신이 살던 동네를 떠나 보스턴으로 향했어. 도망간 거지. 그의 머리로 주식을 예상하는 것은 무척 쉬었어. 아, 부럽다. 그는 주식으로 생계를 유지했지.

그는 자신의 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패턴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시험해 보았고, 자신의 신체 제어까지 가능하게 되었어. 리언은 새로운 언어를 만들려고 했어. 그런데 새로운 언어의 마지막 퍼즐이 쉽지 않았단다 그래서 훔쳐두었던 호르몬 K 앰플을 더 투여했단다. 이제 그는 육체적 자각 또는 육체적 재능을 갖게 되어 피아노, 무예, 곡예를 연습도 없이 터득하게 되었단다 그는 자신이 케슈탈트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 게슈탈트이라는 어려운 말의 뜻은 부분의 집합체가 아닌, 그 전체가 하나의 통합된 유기체로 된 것을 이야기한단다. 그런데 설명을 읽어봐도 선뜻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구나.

어느 날 리언은 누군가의 메시지를 받았어. 그도 리언과 같은 능력을 가진, 호르몬 K를 세 번 이상 투여 받은 사람이었어. 리언은 그 사람의 이름이 레이놀즈라는 것을 알아냈고 만나기로 했어. 리언은 자신의 능력을 자신의 이익, 자신의 깨달음을 위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레이놀즈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여 인간들을 어떻게 구제할까? 를 고민하고 있었단다. 그들이 결투를 하게 되는데… (그런데 왜 결투를 하게 되었지? 이유가 잘 생각이 안나는구나.) 과연 결투의 결과는….

…

만약 아빠에게 그런 능력이 생겼다면 어떻게 했을까? 리언처럼 아빠와 식구들을 위해서 썼을 것 같기는 하구나.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심각하게 생각했을 것 같구나.

 

3.

영으로 나누면.

이 단편 소설은 읽기 어려웠단다. 유능한 수학자 르네가 주인공인데, 그는 천재 수학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어. 혼자 연구하고, 괴팍하고, 다른 사람들과 만남을 꺼리고… 그런데 르네는 어느 날 1과 2가 같다는 것을 증명했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정리를 다시 보았지만, 언제는 결과는 같았고, 논리적으로도 틀린 것이 없었어. 1과 2가 같다는 사실은 수학 대부분이 오류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어. 그러니까 수학자는 연구를 해 봤자, 그들이 알아내는 것은 기본적으로 오류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 르네는 이 일로 혼란스러워 해. 자신이 평생 바쳐 공부해왔던 학문이 오류라니…. 어떤 기분이 들까? 모르고 있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은 비할 것이 못 되겠지?^^

 

4.

네 인생의 이야기

이 소설이 앞서 아빠가 이야기한 영화 <콘택트>의 원작 소설이란다. 주인공 루이스 뱅크스는 유능한 언어학자야. 어느날 웨버 대령이 게리라는 물리학자와 함께 찾아왔어. 어떤 외계 물체가 지구에 왔고, 그 안에 헵타포드라는 외계인이 있었고, 그들이 하는 말을 해석해달라는 요청 반, 명령 반을 하러 왔던 거야. 이 소설은 현실의 이야기와 자신의 딸과 나눴던 추억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해주고 있단다.

그 딸과 있었던 이야기를 먼저 해줄게. 루이스는 남편과 이혼 후 혼자 딸을 키웠어. 정성스럽게 키웠지. 사실 루이스에게 딸은 삶의 이유였으니까. 그런데 딸이 스물다섯 살 되던 해 산악 사고로 그만 죽고 말았단다. 그 이후 루이스는 다시 혼자가 되었어. 자, 다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야기해줄게. 외계인의 말을 헵파포드A, 외계인의 글을 헵파포드B로 하기로 했어. 그런데 언어의 법칙을 하나둘 그 열쇠를 풀어가는데, 그들의 물리 법칙을 알아내지 못했어. 그들은 지구의 물리 법칙과 다르게 움직였거든. 루이스는 그들의 말보다 글로 쓰는 것이 더 소통하기 쉽다는 것을 알고 헵파포드B를 이용해서 글로 외계인과 소통을 했어. 물론 그들의 언어를 완벽하게 해석한 것은 아니야. 그런데 그들의 언어를 분석하다 보니 신기한 것을 발견했어 헵파포드B를 통해 기억을 떠올리는 방법을 알게 된 거야.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기억이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미래의 기억이었던 거야.

앗…. 그럼, 이때쯤 읽는 이들은 소름이 살짝 돋거나 뒷통수를 맞았다는 느낌이 들어야 해.^^ 앞서 이야기했던 딸과 있었던 추억… 그것은 바로 과거가 아닌 미래의 기억이었던 거야. 외계인 연구를 위해 만났던 물리학자 게리와 사랑에 빠지고, 이혼한 남편이 바로 게리였던 거야. 소설은 자신의 딸을 임신하는 것으로 끝난단다. 루이스는 과연 어떻게 할까? 미래를 알아버렸으니... 아빠라면, 당연히 미래를 바꾸려고 노력을 할 거야. 그러면 자신이 알아낸 미래의 기억은 어떻게 되는 거지? 타임 워프 소설들은 흥미롭지만 생각을 하다 보면 늘 꼬이는구나. 예상치 못했던 마지막 반전에 엄지척… 영화도 한번 봐야 하는데…

 

5.

<일흔 두 글자>라는 소설과 <인류과학의 진화>라는 소설은 건너뛸게. 아빠가 어렵게 읽어서 정확하게 이해를 하지 못했어. 나중에 정신이 맑을 때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지옥의 신의 부재>.

닐 피스크는 자신이 신을 사랑하게 된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닐이 살고 있는 세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단다. 닐이 사랑하는 아내 사라가 죽었어. 그 이후 닐은 신과 관계를 재검토해 보기로 했어. 닐은 선천적 기형으로 태어났어. 근위대퇴골초점성결핍증이라는 병이야. 이 병으로 짝다리를 갖게 되었고, 걸을 때마다 우스꽝스럽게 절룩거렸어. 친구들은 그들을 조롱했어. 자신에게 이런 모습을 준 신을 좋아하지 않았어. 그런 닐을 사랑해 주는 이가 나타났으니 바로 사라였어. 그들은 서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되었단다. 닐이 살고 있는 세상은 가끔 천사가 천국에서 내려온대. 나다나엘이라는 천사가 강림했는데, 그 천사를 본 운전사가 정신을 잃고 사고를 내서 여덟 명이 죽는 사고가 났단다. 이 여덟 명 속에 닐의 아내 사라도 포함되어 있던 거야. 죽고 나서 육신에서 빠져 나온 영혼도 그들은 볼 수 있었어. 사라는 죽고 나서 천국으로 올라갔단다. 사라의 죽음으로 닐은 크게 상심했어. 닐은 사라를 사랑하게 때문에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천국을 가야 하니까, 그때부터 신을 사랑하고 존경했어.

재니스 라일리라는 사람이 있어.  다리 대신 지느러미 모양의 발을 자시고 있었어. 닐보다 더 심한 장애였어. 닐은 신을 원망했는데 재니스는 장애를 하늘이 내린 선물로 생각했어. 그런데 어느날 천사 라시엘이 강림했어. 라시엘의 강림한 자리에 재니스가 있었는데, 그 때 지느러미가 사라지고 정상적인, 새로운 다리가 생겼단다. 재니스는 행운에 감사를 드리면서도 자신만 축복받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졌어. 그렇게 마음이 착했단다. 그래서 천사에게 도움을 받은 것일 수도 있지. 이선 미드란 사람이 있었어. 신앙심은 깊지 않았지만, 신은 믿고 있었어. 이선은 도서관 사서로 일했고, 클레어와 결혼을 해서 아이들 둘을 낳고 평범하게 지냈어. 이선 또한 천사 라시엘의 강림을 목격했고, 천사 강림을 목격하고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그 강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찾으려고 했어. 그래서 재니스를 만나려고 했어.

…

닐은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사라가 죽은 이후 고통의 연속이었어. 자살할 생각도 있었지만, 그러면 천국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지도 못했어. 천국을 가기 위해서는 신을 사랑해야만 했어. 자신으로부터 사라를 빼앗아 간 신을 사랑해야 하는 것. 그로서는 힘든 상황이었지. 닐은 천사를 만나기 위해 천사가 강림했었던 성지를 찾아 다녔어. 그곳에서 재니스와 이선을 다시 만났어. 그리고 천사의 강림을 보았어. 그런데 닐은 눈을 멀고, 죽고 말았단다. 어쩌면 닐은 죽기를 바랬기 때문에 천사는 닐에게 가장 원하는 것을 주었다고 볼 수 있어. 그런데 닐은 천국으로 올라가는 듯 했지만, 이내 방향을 바꾸어 지옥으로 떨어졌단다. 닐이 지옥으로 가게 된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어. 닐이 신을 사랑한 목적. 그 목적이 진정 신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사라를 만나가 위한, 개인적인 목적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어찌했든 사랑인데 말이야.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사라가 천국에 깽판을 치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지옥으로 보내주지 않을까? 아무래도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는 곳보다는 천국에서 지옥으로 가는 편이 쉬울 테니까 말이야. 아빠의 엉뚱한 상상이 소설이 끝나고도 이어지는구나.

 

6.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사람을 평가할 때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외모를 딱 떼어놓고 평가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구나. 오랜 인류 역사에 있어서 본능이 아닐까 싶구나. 이 소설에서는 그런 아름다움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가 있었어. ‘칼리아그노시아’라는 말이 있어. 번역을 하면 실미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름다움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세를 말해. 그런데 의도적으로 외모 지상주의를 없애는 장치가 있다면? 그것을 하는 것이 맞는가? 하지 않는 것이 맞는가? 논란이 있을 것 같아.

이 소설에서는 ‘칼리’라는 아름다움을 인식하지 못하게 장치가 있었어. 그 장치는 우리 몸에 심어져 있어서 켜 놓으면 아름다움을 인식하지 못하게 돼. 그래서 사람을 평가할 때 외모는 배제하게 된단다. 미성년이 되지 전까지는 반드시 켜야 하고, 열여덟 살이 되면 선택권을 주게 된단다. 그리고 대학교에서는 학교에 자율에 맡겨 강제로 켜게 할 수도 있어. 이 ‘칼리’라는 장치에 대해 켜야 하냐? 꺼야 하냐? 대한 논란이 이 소설의 주요 이야기란다. 양쪽의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었어. 외모 때문에 그 사람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칼리를 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야 하므로 칼리를 켜야 한다는 주장하는 사람들.. 그 팽팽한 대결의 결말은?

이것은 소설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토론할만한 주제인 것 같더구나. 그런 ‘칼리’라는 장치가 있다면 도입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빠는? 쉽지 않구나. 사람의 뇌에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능력이 있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 그렇다고 외모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말이야. 외모를 뺀 모습이 그 사람의 진정한 모습인지도 모르겠고 말이야. 이 소설에서는 한 대학에서 칼리에 대한 찬반투표가 주요 쟁점이었는데, 찬성여론이 높았지만, 마지막 텔레비전 토론 이후 반대여론이 높아지면서, 반대, 즉 칼리는 꺼도 되는 것,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되었어. 그래, 그래도 그게 조금 낫겠다 싶었는데, 마지막 토론의 칼리 반대를 지지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컴퓨터로 변조하여 사람들을 설득하게 되었다는 구나. 그러면 그 투표는 유효한 것인가? 목소리를 변조해서 사람들을 설득하게 할 수 있다면, 그럼 칼리도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얼굴로 평가를 받지 않아도, 목소리 변조로 평가를 잘 받아내면 되는 것인가? 기술의 발전은 과연 끝이 있을까? 인류 역사에서 보면 기술의 발전을 끝이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구나. 그 기술 발전이 오늘날에 와서는 인류 생존을 위협하고 있지만… 다시 그 기술이 인류와 지구를 되살릴 수 있을지…

….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아빠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한 이야기들도 있으니, 이해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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