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ㅣ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1
제러미 시프먼 지음, 임선근 옮김 / 포노(PHONO)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클래식을 즐겨 듣지는 않지만, 모차르트는 좋아한단다. 예전에 한때 모차르트만 들었을 때도 있었어. 짧은 삶을 살았지만, 수많은 주옥 같은 음악을 남긴 모차르트. 그는 천재였거나 외계인이었을 거야. 그렇지 않고서, 그 짧은 삶에 그런 훌륭한 음악들을 그렇게 많이 남길 수 있었겠니. 그래서 예전부터 모차르트의 삶에 어땠을까? 관심이 많았단다. 영화 <아마데우스>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 속 주인공의 이미지가 모차르트의 이미지를 각인되어 있지 않을까 싶구나. 그리고 예전에 ‘람세스’의 작가로 유명한 크리스티앙 자크가 소설로 쓴 모차르트(전 4권)도 읽었단다. 모두 4권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지은이의 상상력까지 가미되어 재미있게 읽었던 생각이 나는구나.

그리고 필립 솔레르스라는 사람의 <모차르트 평전>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은 평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했어. 지은이의 철학적 지식과 수필이 어우러져 있는 기행문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 당시 그 책을 읽고 나서, 실망을 하고 모차르트의 다른 책을 읽어볼까 찾아봤던 기억이 나더구나. 그런데, 맘에 드는 책이 없었던 걸로 기억해. 이번에 읽은 책도 의도적으로 구입한 것은 아니냐. 인터넷 중고서점을 둘러보다가 모차르트라서 살펴보았던 것이란다. 지은이 제러미 시프먼이라는 사람은 음악가 평전 전문 작가인가 싶을 정도로 음악가의 전기에 대한 책들을 많이 썼더구나. 베토벤, 차이콥스키 등등… 지은이에 대해 좀더 알아보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 겸 음악가 겸 교사 겸 방송인 겸 음악 잡지 편집자라고 하는구나. 그래서 읽어보겠다고 구입했어.

 

1.

이 책의 제목을 잘 뜯어보면, 책의 구성을 알 수 있단다. 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책의 제목에 맞게 모차르트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모차르트의 음악을 장르별로 설명해 주었단다. 소년 시절의 음악, 건반악기를 위한 음악, 교향곡과 합주곡, 극음악, 실내악곡, 합장 음악으로 구분하여 그의 음악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어. 음악은 설명도 좋지만, 감상하는 것만 하겠니? 아빠는 집에서 이 책을 읽을 때는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서 읽었단다. 오랜만에 모차르트 음악을 집중해서 들어도 참 좋구나. 지금 너희들에게 이 편지를 쓰고 있을 때도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있어.

모차르트의 삶을 이야기해 볼게. 시현이는 얼마 전에 <모차르트> 위인전을 읽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모차르트의 짧은 삶 동안 유럽 세계를 그리 평화로운 시기는 아니었다고 하는구나. 모차르트가 태어났을 때 시작한 7년 전쟁을 비롯하여 3번의 큰 전쟁이 있었대. 그리고 시대로 개혁과 변화의 시대였어. 로마신성제국의 요제프 2세의 개혁의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로 끝났다고 하는구나. 이런 전쟁들과 시대상이 모차르트의 짧은 삶을 살게 했을 수도 있다고 지은이는 생각하더구나.

모차르트는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란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교육열을 가지고 있었어. 음악적 재능이 있다 싶은 두 아이, 모차르트와 누나 난네를을 데리고 음악 여행을 했어. 모차르트가 신동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동시대 사람들은 어떤 평가를 했을까?  어떤 한 남작이 그를 평가한 것을 한 번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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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이를 테면 프리드리히 멜키오르 폰 그림 남작도 다른 사람들이나 마찬가지로 이렇게 그 어린 영혼에게 정복당했다.

“어디서 이런 아이를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싶을 만큼 기가 막히게 매력적인 아이입니다. 그 아이의 말씨와 행동은 동심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풋풋함이 어우러져 찬란한 생명력과 원기가 넘쳐 흘렀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그 쾌활함은 그 아이가 제대로 영글기도 전에 시들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적정조차 떨쳐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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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먼 길을 여행하다 보니, 여러 가지 병에 걸리기도 했어. 어렸을 때 이런 무리한 여행이 허약체질로 갖게 한 것은 아닌가 싶구나. 잠시 잘츠부르크에 돌아왔다가 육 개월 만에 다시 여행을 떠났어. 이번에는 3년 반이라는 긴 기간 동안의 여행이었어. 독일 남부 지역,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네덜란드 등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콘서트를 했단다. 이번에도 어린 아이들에게 무리한 여행 일정이라서 병에 많이 걸렸대. 누나 난네를은 향수병까지 걸렸어. 아버지 레오폴트는 아이들을 부려먹고 돈만 긁어 모은다고 비난을 받았어. 3년 반 만에 고향에 돌아와보니 모차르트는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어. 고향에 돌아온 지 9개월 만에 다시 빈에 갔다가 1년 만에 집에 왔단다. 이 때 나이가 고작 13살이었어. 그리고 이미 이때 많은 곡들을 작곡을 했단다. 그 어린 소년에게 여기저기 작곡 의뢰가 들어왔는데, 이탈리아 여행에서 오페라 작곡을 의뢰 받기도 했어. 이탈리아 여행에서 교황도 만났고, 14살에 황금박차 훈장을 받기도 했단다.

그의 어린 시절은 아버지 통제하의 생활이었어. 물론 그의 재능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도 그의 아버지였지만, 모차르트 본인은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되더구나.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도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통제와 간섭을 여전히 받게 돼.

 

2.

모차르트가 커 가면서 이성에 눈을 뜨기도 했고, 그것으로 아버지와 갈등을 겪기도 했어. 아버지와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면, 아버지는 모차르트의 엄마를 시켜서 동행하기도 했어. 엄마의 역할은 모차르트를 감시하는 것이었지만, 그것은 엄마의 입장에서는 내키지 않은 것이었단다. 모차르트와 그의 엄마는 아버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일과를 자세히 써서 편지로 보내야 했단다. 모차르트는 여행 중 만하임에서 알로이지아 베버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이를 편지에 썼더니, 아버지는 경악을 했어. 그래서 만하임을 떠나서 파리로 가라고 했어.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 베버와 헤어져 파리로 가게 되었어.

파리에서 모차르트와 엄마는 불행한 생활을 했단다. 그 와중에 병이 생긴 엄마는 병을 이기지 못하고 파리에서 죽고 말았어. 그때 모차르트의 마음은 어땠을까? 엄마가 돌아가시고 쓴 편지가 있는데, 모차르트의 상실한 마음이 절절히 적혀 있었단다. 편지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그런데 아버지는 엄마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모차르트에게 돌렸어.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했어.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의 궁중 악사들을 흉보면서, 거기서 그런 궁중악사는 하기 싫다고 했어. 아버지는 모차르트의 의견을 무시하고 반협박을 해서 결국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로 돌아왔단다. 오는 길에 만하임에 들렀지만, 사랑했던 알로이지아는 이미 뮌헨으로 떠났고, 다른 이와 결혼했다는 소식이었어. 쓸쓸한 귀향길이었단다.

모차르트의 아버지는 너무 무책임한 것 같고, 아이들에게 모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 모차르트 엄마의 죽음은 아버지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 그런데, 자신은 옳고, 다른 이는 잘못이라는 생각.. 참.. 위험하고 무책임한 생각이야. 잘츠부르크에 돌아온 이후 18개월의 생활은 무미건조한 생활이었대. 이때 모차르트의 관심은 극음악이었던, 그것은 잘츠부르크에서는 없었어.. 이때 빈의 대주교로부터 연락이 와서 빈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대주교와 갈등으로 해고되었어. 아버지는 다시 복직을 하라고 했지만, 모차르트는 거절했어. 이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어. 그만한 나이도 되었고. 모차르트는 여러 가지 음악활동을 하기 시작했단다.

모차르트가 있는 빈에서 예전에 사랑했던 알로이지아를 만났는데, 알로이지아는 이미 결혼을 했고, 그들은 친구로 다시 만났어.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의 집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알로이지아의 여동생 콘스탄체에 끌리게 되고, 그녀와 결혼하게 된단다. 아버지와 갈등은 있지만, 그래도 아버지에게 편지를 계속 썼고, 아버지는 무응답.. 결혼도 아버지의 허락 없이 했어.

오페라를 작곡하면서 <후궁 탈출> 등 성공적인 작품도 많았어. 모차르트와 콘스탄체는 아이를 낳았어. 이제 그에게도 행복한 시간이 찾아오는 것일까? 모차르트는 그제서야 가족들을 데리고 잘츠부르크에 갔어. 아버지와 화해하려고 했지만, 아버지는 그 손길을 받지 않았어. 그런 사랑을 받지 못해서였는지, 모차르트의 아들은 태어난 지 9주 만에 죽고 말았단다. 모차르트와 콘스탄체 사이에는 네 아이가 있었지만, 모두 죽고 한 아이만 살았대.

빈에서 계속 생활했어. 어느 날 아버지의 죽음 소식이 전해졌어. 끝내 아버지와 화해를 하지 못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 모차르트와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사이의 갈등은 레오폴트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해. 그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통제와 책임을 강요했던 거야. 이 책의 지은이의 아래와 같은 평가에 공감이 가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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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13)

언제나 그는 ‘가족’이라는 단위에 방점을 찍었다. 어린 모차르트를 데리고 연주 여행을 돌아다니던 시절과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자기는 오로지 아들의 성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돈을 쏟아 부었으며, 그 결과 경제적으로 말할 수 없이 쪼들리게 되었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모차르트에게는 죄의식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실은 레오폴트는 자식들 덕에 한 재산을 벌었으며 그 대부분을 여기저기에 빼돌렸고, 그러면서도 남들에게는 쉬지 않고 돈이 없다고 불평을 해댔던 것이다. 레오폴트는 심리전의 명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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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활동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경우도 있는데, 콘스탄체가 임신을 하고 있거나 몸이 안 좋을 때도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어. 당시의 유럽 환경이 그리 위생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아. 모차르트 본인도 늘 크고 작은 병에 시달렸어. 가족과 자신의 건강 등으로 오페라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어.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레퀴엠>. 어떤 귀족의 익명으로 의뢰하여 만들게 된 작품. <레퀴엠>은 진혼곡으로 보통 해석이 되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음악을 말해. 이 때 모차르트는 병을 심하게 앓고 있었는데, 이 곡을 결국 마치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고 하는구나. 자신의 <레퀴엠>이 된 것이지. 마지막 작품이 <레퀴엠>이다 보니, 그의 인생은 더욱 극적인 것 같구나. 그리고 그 레퀴엠이 의뢰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다 보니, 그의 사후 독살설이라는 등 여러 가지 소문이 돌았대. 그리고 그의 죽음의 수수께끼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나 소설 등에서 다루고 있었어. 모차르트가 미완성한 레퀴엠은 다른 사람이 나머지 부분을 완성했다고 하는구나.

 

4.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빠가 너희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잘 안 들려 주었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래서 일상에서 들어 귀에 익숙한 음악들을 들려주었더니 너희들도 좋아하는구나. 그 노래 속에는 모차르트의 음악도 포함되어 있었지.. 앞으로는 너희들에게 클래식음악을 더욱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해야겠구나. 그리고 아빠도 그동안 모차르트 음악을 안 들었는데, 다시 모차르트와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너희들도 모차르트를 좋아했으면 좋겠구나.

 

(29)
모차르트는 알았을 리가 없지만 트럼펫은 이 세상 어느 인간 집단에서나 강력한 남성, 더 나아가 남근을 상징했다.(아직도 그런 지역이 많이 남아 있다) 다시 말해 꿰뚫는, 공격적인 독재적이고 위협적인 속성의 상징이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없지 않은 것이, 트럼펫은 어느 나라에서나 군대를 집합시키거나 적을 위협하기 위해 고안된 군악기이다. 18세기 유럽 음악, 특히 바로크 음악에서는 왕의 영광을 찬양하는 음악에서 가장 도드라진 악기로 쓰였다. 모차르트의 트럼펫 공포와 아버지에 대한 공포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다면? 그의 어린 시절 모토는 ‘하느님 다음은 아빠’였다. 성인이 된 뒤에도 스트레스로 힘겨울 때면 종종 그 모토를 읊조리곤 했다. 하느님이 그러하듯이 아버지도 베풀기도 하고 거두기도 하는 존재였다. 그게 아버지의 주요한 교육 기법 중 하나였다. 모차르트에게 스승이라고는 오로지 아버지 한 사람밖에 없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는 아이들을 학교 문전에도 데려가지 않고, 또래와의 우정을 거의 박탈한 채로 키웠다.

(134)
모차르트는 헨델 이래로 후원자라는 족쇄 대신에 자유를 선택한 첫 위대한 작곡가였다. 그는 오케스트라와 독주자를 함께 해방시켜 그들이 서로 끊임없이 대화하게 만든 첫 작곡가로 불려 마땅하다. K.271에 나오는 대화는 그 수준과 내용이 그때까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관악 파트(오보에와 호른)를 음악적 대화의 일선에 내세운 것도 마찬가지이다.(첫 악장 알레그로에서 오보에와 피아노가 나누는 대화는 이런 매력적인 자리바꿈의 첫 시도이다.) 이때부터 그는 협주곡에서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관악 밴드에게 이중의 역할을 주었다. 그 하나는 오케스트라라는 팔레트 위에서 색조를 혼합하는 마법의 중개자 역할이고, 또 하나는 독주자와 오케스트라 사이의 조정자 역할이다. 다수에 둘러싸인 독주자를 아우르고 각 파트를 하나의 위대한 전체로 연합해나간 것이 모차르트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이다.

(169)
이 헌정의 편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 가지 특징은 모차르트의 ‘힘든 고생’에 대한 언급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절 많은 사람들은 모차르트가 그 어떤 일에도 힘들여 고생할 필요가 없었으며, 그저 음악이 머릿속에서 저절로 흘러나왔다고 여겼다. 마치 모차르트는 하느님의 물길을 열어준 도랑이나 도구적인 존재였다는 듯이(언제나 악전고투하며 창작에 임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베토벤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놀라운 기억력의 소유자이기도 했지만 비범하게 조직적인 두뇌의 소유자이기도 했으며, 따라서 사실상 모든 작곡 행위가 머릿속에서 완성되었다는 것이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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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쓸데없는 말>은 알베르의 삶을 이루는 한 축이다. 살아오면서 열정에 휩싸여 바보 같은 일에 뛰어든 게 모두 몇 번이나 될까? 그 답은 어렵지 않다. 좀 더 충분히 생각해 볼걸, 뒤늦게 후회할 때마다 그랬다. 보통 알베르는 그의 후한 마음과 순간의 실수 때문에 사서 고생을 하긴 하지만, 그의 성급한 약속은 비교적 사소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것이다.

 

(287)

어린 루이즈는 마스크들로 에두라르의 시름을 잊게 해주었다. 또 알베르만큼이나 부지런해 개미처럼 지방지들을 모아다가 그에게 가져다주었다. 그의 나아진 기분, 아직은 너무 미약하여 드러내기를 삼가는 이 나아진 기분은 바로 이 신문들, 아니 이 신문들이 떠오르게 한 어떤 생각들 덕분이었다. 하루하루 지남에 따라 아주 깊은 곳에서 흥분이 솟아오르는 게 느껴졌고, 생각하면 할수록 이 흥분이 어린 시절 캐리커처나 변장이나 말썽 같은 못된 짓을 준비할 때 느끼던 그 희열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그 무엇도 더 이상 소년기의 그 환호작약하고도 폭발적인 성격을 가질 수 없었지만, 그의 뱃속 깊은 곳에서 <뭔가>가 돌아오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는 머릿속으로도 감히 이 <기쁨>이라는 단어를 선뜻 발음할 수 없었다. 그것은 순간적이고 신중하고 간헐적인 기쁨이었다. 그가 조각조각 떠오른 생각들을 대략 올바른 순서로 정리하는 데 성공했을 때, 정말 믿을 수 없게도 그는 현재의 에두아르를 잊어버리고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에두아르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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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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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정치인 중에 한 명 노회찬 님께서 청와대 방문 시 대통령 내외분께 선물도 드린 책이 있단다. 문재인 대통령께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란 책을, 김정숙 여사께는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을 드렸어. <82년생 김지영>이란 책은 이미 읽었고,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란 책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이번에 읽었단다. 노회찬이 추천하는 책이니 당연히 읽어봐야지. 황현산이라는 분은 아빠가 처음 알게 된 분인데, 오랫동안 문학평론을 해오셨고, 불문학자로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는구나. 그런 황현산 님이 지난 시간 여기저기에 기고했던 그들 중에 오늘날에 읽어도 좋은 글들을 모은 글이 바로 <밤이 선생이다>라는 책이란다.

왜 <밤이 선생이다>일까라는 생각을 가졌어. 지은이 황현산 님은 주로 밤에 일하신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그 밤에 많은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에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고 하는구나. 사실 아빠도 늦은 밤 시간을 이용하여 책도 읽고, 너희들에게 이렇게 독서편지도 쓰고.. 그렇게 생각하면 아빠에게도 밤이 선생님이 아닐까 싶구나. 이 책의 글은 80년대의 글도 포함되어 있어.. 약 30년간의 지은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시대의 불의에 분노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그의 글은 30년간 일관성을 가지면서도 점점 더 깊이가 있어 가는 것처럼 보였어. 경험 많은 어른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1.

이 책에 실린 그들은 시의성을 띠고 있어서, 각각의 글을 쓴 년도를 적어두고 있단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지난 30년 간의 글들이 실려 있었어. 그 30년 사이에는 민주정부 10년의 시간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처음 맞는 민주정부였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을 거야. 하지만 당시 시대는 상당히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사회였다고 생각해. 그 외의 시간은 몰상식의 시대, 불의의 시대가 계속이었어. 그리고 국가라는 권력의 불법행동은 정당화되는 시대... 이 책을 통해서 예전에 진짜 군대를 두 번 갔다왔다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에 놀랐어. 그냥 술자리에 농담으로만 생각했는데 말이야. 그것도 지역 유지의 아들을 대신한 것이라고 하는데, 당사자는 아무리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국가는 그 약자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대. 군대 속에 이루어지는 비민주주의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고,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단다. 군대에서 죽음과 사건사고는 특히 그 투명성이 상당히 부족하여, 군 당국의 발표에는 늘 불신이 따르고 있단다. 30년 전 제대를 앞둔 병장의 죽음을 탈영 처리한 일화를 이야기해주었는데, 오늘날까지도 방산비리와 함께 군대 내의 사건사고의 불투명성은 빨리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생각한단다.

...

지은이가 이렇게 대한민국의 부조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어떤 개인에 대한 비판을 이야기하는 것만 아니라고 생각해. 광복 이후 조급하게 만들어진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 그 시스템의 엉성함, 모순, 뭐 그런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노회찬이 이 책을 김정숙 여사께 추천한 것도 대한민국의 시스템에 고쳐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드리고, 대통령님께 좋은 조언을 해주시라는 뜻이 아닐까 싶구나.

...

 

2.

이 책의 2부는 1부, 3부와 성격이 조금 다르단다. 1부와 3부는 당시 시대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을 적은 글이라면, 2부는 강운구, 구본창이라는 사진작가의 사진을 평한 글이라고 할 수 있어. 아빠가 보기에는 빛 바랜 옛사진에 불과하지만, 지은이는 그 사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 내고 있단다. 그리고 지은이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게 된단다. 그리고 추억에 잠기게 되더구나.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이 대부분 옛사진이다보니 더 그런 것 같아. 그 사진들의 풍경이 아빠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했어. 특이 아빠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은 자신은 눈발이 막 내리기 시작한 시골길은 아이와 엄마가 바삐 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란다.

 


 

그 사진을 한참을 쳐다보면서, 아빠의 어린 시절을 한참 생각해 보았단다. 최근에 너희들의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아빠의 어린 시절이 자주 떠오르게 되는데, 이런 사진을 보니, 더욱 자세히 떠오르는 것 같구나. 나중에 본가에 가면, 아빠의 어린 시절 찍은 빛 바랜 사진을 오랜만에 꺼내봐야겠구나. 그리고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진 속에 숨어 있는 또다른 이야기는 없는지 찾아봐야겠구나. 그리고 너희들도 나중에 어린 시절을 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되라고 더 많은 사진을 찍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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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장소만이 아니다. 결 좋은 목재를 구해다 책상이나 책꽂이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으면 번뇌가 사라지고 새 기운이 솟는다. 그 자체로 자기 정화의 시간이다. 좋아하는 공간, 가슴 뛰는 일을 하는 시간,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 이 모두가 우리 삶에 퀘렌시아의 역할을 한다. 소음으로부터 벗어난 곳에서의 명상과 피정, 기도와 묵상의 시간, 하루 일과를 마치고 평화로운 음악이나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이는 밤, 내면세계의 안식처를 발견하는 그 시간들이 모두 퀘렌시아이다. 막힌 숨을 트이게 하는 그런 순간들이 없으면 생의 에너지가 메마르고 생각이 거칠어진다.

 

(21)

‘나’에게서 ‘모든 존재를 포함한 더 큰 공동체’로 사고의 중심축을 이동하는 것, ‘나’의 자리에 ‘세상’을 앉히는 것이 곧 깨달음이다. 기준이 아직 ‘나’에게 머물러 있다면 자기 생존과 이익에만 집착하는 일차원적 인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오늘날 세상의 모든 문제는 이 자기 중심의 기준에서 비롯된 것이다.

 

(24)

마침내 스승이 설명했다.

“사람들은 화가 나면 서로의 가슴이 멀어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거리만큼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소리를 질러야만 멀어진 상대방에게 자기 말이 가닿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화가 많이 날수록 더 크게 소리를 지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소리를 지를수록 상대방은 더 화가 나고, 그럴수록 둘의 가슴은 더 멀어진다. 그래서 갈수록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25)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사랑을 가면 부드럽게 속삭인다. 두 가슴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큰소리로 외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지면 두 가슴의 거리가 사라져서 아무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두 영혼이 완전히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그때는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 없이도 이해하는 것이 이것이 사람들이 화를 낼 때와 사랑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스승은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논쟁을 할 때 서로의 가슴이 멀어지게 하지 말아야 한다. 화가 난다고 소리를 질러 서로의 가슴을 밀어내서는 안 된다. 계속 소리를 지르면 그 거리를 회복할 수 없게 되고, 마침내는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게 된다.”

 

(35)

모든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의 내용이다. 어느 지점에 도달했는가보다 어떻게 그곳까지 갔는가, 얼마나 많이 그 순간에 존재했는가가 여행의 질을 결정한다. 우리가 여행자면서 동시에 여행 그 자체이다.

이 일화를 이야기하며 짐 코벳은 책에 썼다.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 있는 것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목적지에 도달해서도 행복하지 못하다.

 

(39)

사람들이 나를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은 나의 외모와 겉모습이며, 두 번째 기준은 과거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다닐 때 본 나에 대한 인상으로 나를 정의 내리는-실제로는 그 시기의 나와 대화조차 제대로 나눠 본 적도 없는-사람들을 우리는 종종 만난다. 자신들이 기억하는 먼 과거의 이미지를 나의 참모습이라고 믿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말할 때마다 그것은 사실 몇 달 전, 혹은 몇 년 전의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사람이 지금은 변화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 절대로 달라질 자가 아니라고 부정한다. 인간이 자신의 편견과 판단에 대해 갖는 신뢰는 실로 놀랍다.

 

(40)

작자 미상인 다음의 글에 나는 동의한다.

‘사람들은 당신의 이름을 알지만, 당신의 스토리는 모른다. 그들은 당신이 해 온 것들은 들었지만, 당신이 겪어 온 일들은 듣지 못했다. 따라서 당신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라 당신에 대한 당신 자신의 생각이다. 때로는 자신과 자신의 삶에 최고의 것을 해야만 한다.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것이 아니라.’

 

(45)

죽는 날까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선택하는 것이 삶이다. 따라서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 길에 기쁨과 설렘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과 자신의 다름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길’의 어원이 ‘길들이다’임을 기억하고 스스로 길을 들여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야만 한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내가 옳다고 느끼는 길을 정답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나의 인생이다.

 

(46)

마름이 담긴 길을 걷는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과 나란히 걷는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에서 발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의 뒤를 좇는다는 것은 아직 마음이 담긴 길을 걷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누구이든 어디에 있든 가고 싶은 길을 가라, 그것이 마음에 담긴 길이라면, 마음이 담긴 길을 갈 때 자아가 빛난다.

 

(60)

어느 자연주의자는 말한다.

“아침에 봄에 얼마나 감동하는가에 따라 당신의 건강을 점검하라. 자연의 깨어남에 대해 당신 안에 아무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른 아침 산책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잠을 떨치고 일어날 수 없다면, 첫 새의 지저귐이 전율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눈치채라. 당신의 봄과 아침은 이미 지나가 버렸음을.”

 

(62)

<지상의 양식>에서 앙드레 지드는 말한다.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 가듯이 바라보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이 행성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떠날 때 당신은 어떤 말을 할 것인가? 혹은 이 별에 여행 오려고 준비하는 새로운 영혼에게 어떤 조언을 할 것인가? 인간 세계에서 조심해야 할 긴 목록을 암기시키면서 볼바시옹의 자세를 가르칠 것인가? 아니면 지구에는 예찬할 것이 너무나 많다고, 언제나 예찬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주겠는가? 덜 움츠리고, 덜 비난하고, 더 많이 예찬하라고.

 

(67)

당신은 이름 없이 나에게로 오면 좋겠다. 나도 그 많은 이름을 버리고 당신에게로 가면 좋겠다. 이름을 알기 전에 서로를 느끼면 좋겠다. 그때 신비의 문을 여는 열쇠가 우리에게 내려온다. 현존에는 이름이 없다. 궁극의 신비인 우리는 이름과 분류를 넘어서 있다. 그 세계에서만 우리는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있다. 내 안의 신과 당신 안의 신이, 내 안의 불과 당신 안의 불이 만날 수 있다. 내 안의 절대 고요와 당신 안의 절대 고요가.

 

(88)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의 80퍼센트는 두려움에 바탕을 둔 것이다 가슴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에 결정을 내리고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다. 두려워하는 마음은 인생의 비전을 차단시킨다. 안전한 길은 큰 기쁨을 주지 못한다.

 

(93)

웃음이 통증을 완화시킨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웃음은 모르핀보다 몇 배나 진통 효과가 큰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키고,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며, 폐 깊은 곳까지 산소가 공급되게 한다. 또 웃을 때는 폐와 심장이 두 배나 빨라져서 유산소 운동이 일어난다. 10분 웃으면 2시간 동안의 마취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인체 오라 측정에서도 웃음 수련 후에는 어두웠던 색깔이 밝게 변했으며, 웃음 수련을 하는 사람들의 옆에 서 있던 관찰자의 오라도 함께 변화했다.

 

(121)

공감은 행복에 직결된다. 만일 당신이 강렬한 기쁨이나 깊은 슬픔을 보이는데 상대방이 돌처럼 무신경하다면 당신은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것이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 부족은 진정한 관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다.

 

(139)

정신에 가장 해로운 일이 ‘되새김’이다. 마음속에 되새김은 독화살과 같다. ‘문제를 느끼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 문제 때문에 쓰러지지는 말라.’라는 말이 있다. 첫 번째 화살을 맞는 것은 사실 큰일이 아니다. 그 화살은 우리의 선택에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첫 번째 화살 때문에 자신에게 두 번째 화살을 쏘는 것이 더 큰일이다. 이 두 번째 화살을 피하는 것은 마음의 선택에 달려 있다. 외부의 일에 자신의 삶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이다. 자신이 원치 않는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나는 나 자신에게 두 번째 화살을 쏠 것인가?’

 

(154)

대재앙이 일어나리라는 걸 알면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 같은가를 묻는 프랑스 일간지의 질문에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가 죽음의 위협을 받으면 삶이 갑자기 멋있어 보인다. 삶이 얼마나 많은 계획, 여행, 사랑, 배워야 할 것들을 숨겨 놓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게으름으로 인해 미래의 어느 순간으로 끊임없이 미루고 있는 그것들을. 하지만 그것들이 영원히 불가능해질 위기에 처하면 그것들은 다시 아름다워진다. 아, 대재앙이 지금 일어나지 않는다면 많은 것을 하리라! 새로운 화랑들을 구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내던지고, 인도로 여행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하지만 대재앙은 일어나지 않으며, 우리는 그 일들 중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게으름이 절실함을 무력화시키는 일상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오늘의 삶을 사랑하기 위해 대재앙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죽음이 오늘 밤에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184)

삶은 우리의 영혼이 우리 자신에 대해 읽는 책이다. 그 책의 다음 장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좋은 결론은 책의 후반부에 적혀 있다는 것 외에는. 앞부분의 내용이 어둡다고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고통은 진정한 길을 열어 준다. 그리고 마침내 고통은 지나가고 아름다움은 남는다. 루미는 다시 말한다.

“슬픔은 기쁨을 위해 그대를 준비시킨다. 그것은 난폭하게 그대 집 안의 모든 것을 쓸어가 버린다. 새로운 기쁨이 들어올 공간을 발견할 수 있도록. 그것은 그대 가슴의 가지에서 변색된 잎들을 흔든다. 초록의 새잎이 그 자리에서 자랄 수 있도록. 그것은 썩은 뿌리를 잡아 뽑는다. 그 아래 숨겨진 새 뿌리들이 자라날 공간을 갖도록. 슬픔이 그대의 가슴으로부터 흔드는 것마다, 훨씬 좋은 것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224)

현자가 다시 말했다.

“길일이란 다른 개념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늘이 바로 그 일을 하기에 길일’이라고 말해 온 것입니다. 오늘 하지 않으면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지금 라마 왕자의 즉위식을 거행하십시오.”

 

(236)

고통은 우리를 동굴 안에 가두며, 영원히 외부의 빛을 다시 볼 수 없을 것만 같다. 삶이 이대로 끝나 버릴 것 같다. 그러나 그 기간을 통과하면 어느 날 봄 햇살이 느껴지고, 터질 듯한 꽃망울들이 보이고, 바람을 이겨 내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가온다. 어떻게 뿌리를 내렸을까 싶은 돌틈의 풀꽃에서 힘을 얻는다. 그 눈뜸, 세상과의 새로운 만남 하나만으로도 어둠의 시기는 가치가 있다. 삶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이 더움 명상은 자기 자신에 대해 배우고, 정화하고, 자기를 전체적으로 보는 기회이다. 그 영적 어둠의 시기를 통해 자기 안의 신성과도 연결된다. 그것이 정신적 고통이 주는 신비이다.

 

(247)

인간에 대한 가장 나쁜 예의는 ‘너는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바로잡아야만 한다’는 자세이다. 각자의 내면에 훌륭한 교사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일이다. 자신이 가진 유일한 연장이 망치일 때는 모든 대상을 튀어나온 못으로 보게 된다. 자신이 옳은 길을 걷고 있다고 해서 그 길만이 옳은 것은 아니다. 그 길은 많은 옳은 길 중의 하나일 뿐이다. 행복한 관계는 비평이나 조언이 아니라 상대방의 ‘순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찾아온다.

 

(265)

남자는 비통해하며 눈물이 뺨을 적셨다. 그는 신에게 물었다.

“난 아무것도 소유한 적이 없나요?”

신이 그에게 말했다.

“그렇다. 넌 아무것도 소유한 적이 없어.”

남자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내 것은 뭐였죠?”

신이 말했다.

“너의 가슴 뛰는 순간들, 네가 삶을 최대한으로 산 모든 순간이 너의 것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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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전쟁 2 ㅣ 얼음과 불의 노래 2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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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왕들의 전쟁> 2권 이야기를 해볼게. 이 편지가 너희들에게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있지만, 아빠의 짧은 기억력을 보존하기 위함도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스포일러가 잔뜩 있는 거, 이해해 주고, 너희들이 나중에 커서 이 책을 보게 되면, 이 편지보다 책부터 읽길 바란다.

…

먼저 스타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그들은 전부 뿔뿔이 흩어져 있었어. 롭의 특사 자격으로 렌리를 만나러 온 캐틀린. 렌리에게 스타니스와 화해할 것을 부탁해 보려고 했지만, 그 둘 사이의 골은 이미 너무 깊어져서 화해시키는 것은 실패했어. 이제 렌리와 스타니스 형제 사이의 전쟁은 코 앞에 닥쳤다고 볼 수 있어. 많은 영주들이 지지하고 있는 렌리의 전세가 유리해 보였어. 캐틀린은 렌리와 독대를 하고 롭의 전갈을 전달하려고 했어. 렌리의 수호기사인 브리엔느가 렌리가 혼자 있으면 안 된다며 옆을 지켰어. 캐틀린과 렌리가 한참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마법처럼 검은 그림자가 스르르 와서 렌리를 죽이고 안개처럼 사라져 버렸어. 캐틀린과 브리엔느는 보고 있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장면이었어. 그 그림자는 스타니스의 그림자처럼 보였어. 브리엔느의 비명소리에 다른 사람들이 왔지만, 죽은 렌리 왕 곁에는 브리엔느와 캐틀린 밖에 없었어. 그들이 봤을 때는 렌니를 부둥켜 안고 있던 브리엔느를 범인으로 볼 수 밖에 없었지. 캐틀린이 오해라고 소리쳤지만, 그들의 결투를 막을 수 없었어. 브리엔느가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죽이고, 캐틀린의 조언에 따라 그 자리를 떴단다.

…

한편, 킹스랜딩에 머물고 있는, 아니 인질로 잡혀 있는 산사. 조프리가 산사를 불렀어. 다짜고짜 조프리가 산사를 때렸어. 롭이 라니스터의 군대와 전투를 했는데, 롭이 승리를 해서 산사에게 화풀이를 한 거야. 티리온이 와서 조프리를 꾸짖고, 못하게 했어. 산사는 레드킵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는 신세였어. 밤마다 몰래 신의 숲에 가서 돈토스 경을 만나서 탈출 계획을 짜보지만 쉽지 않았어.

….

북북 장벽 넘어 정찰을 떠난 존은 일행과 함께 귀신들린 숲 안에 있는 ‘최초인의 주먹’이라는 언덕에 진지를 구축했어. 존의 다이어울프인 고스트가 계속 불안해하고 있었어. 마치 존을 어딘가로 데려가고 싶어하는 듯했어. 그래서 존은 고스트를 따라갔어. 고스트가 어느 한 지점의 땅을 계속 팠어. 존이 그곳을 보니 흑요석으로 된 칼들과 창촉들, 그리고 나팔이 있었어. 그런 것들이 왜 묻혀 있었던 것일까? 존은 그것들을 모두 수거하고 진지로 돌아왔단다.

….

윈퍼펠에 있는 브랜은 여전히 악몽에 시달렸어. 조젠은 브랜의 어떤 꿈을 해몽해주었는데, 바닷물이 들어와 위병들을 죽인다는 것이라고 했어. 그 당시 윈터펠의 임시영주인 로드릭 경이 ‘구린내’라는 포로를 한명 데리고 왔는데, 이번에는 조젠의 꿈에 그 ‘구린내’가 브랜과 조젠을 죽이는 꿈을 꾸었대. 1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조젠의 꿈은 현실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잖아.

…

아리아는 타이윈이 점령한 하렌홀에 끌려왔다고 했잖아. 그곳에서 아리아는 하인처럼 온갖 잡일을 해야했단다. 그런데 그곳에서 타이윈의 군사가 되어 있는 자켄 하가르를 보았어… 아리아가 구해준 신비의 사나이 있잖아…. 순간 배신감을 느꼈지만, 자켄은 아리아를 알아보고, 자신을 포함해서 세 명의 생명을 구해주었으니, 세 개의 생명을 빚진 것이라고 하고, 죽이고 싶은 사람 세 명을 이야기하면 죽여주겠다고 했어. 아리아뿐만 같이 잡혀 있는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위즈라는 관리인이 있었어. 그 위즈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나서 그 사람 이름을 이야기했어. 그랬더니 얼마 뒤 위즈는 의문의 죽음을 당했단다.

이렇듯 스타크 가 사람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지내고 있었어. 서로 안부도 모른 채 말이야. 그리고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 채…

 

1.

렌리의 죽음 소식은 이내 칠왕국 전체로 퍼졌어. 티리온도 그 소식을 듣고 대책을 강구해야 했어. 티리온이 바라던 것은 렌리와 스타니스의 피 터지는 싸움이었는데, 싸우기도 전에 렌리가 죽었으니, 이제 스타니스의 칼끝은 킹스랜딩으로 향한다는 뜻이었어. 렌리를 따르던 영주들 대부분들이 렌리가 죽자 스타니스에 합류했고, 약 5분의 1 정도만 로하스 경을 따라 티렐 가문의 본거지인 하이가든으로 향했다는 소식이었어. 티리온은 그 5분의 1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냈어. 렌리의 아내였던 머저리 티렐을 조프리와 결혼시키는 것이었어. 조프리에게는 약혼녀 산사가 있었지만, 조프리의 입장에서 보면 산사는 반역자의 딸이자 반역자의 여동생이잖아. 세르세이는 처음에는 반대를 했지만, 티리온의 전략에 수긍을 했어. 자, 이제 티렐 가문에 이 제안을 하러 가야 하는데, 아무도 나서질 않았어. 리틀 핑거 피터 베일리시가 자원을 해서 그가 가기로 했단다.

그리고, 1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티리온의 설득으로 세르세이의 딸 미르셀라 공주를 도란 마르텔 가문에 보내기로 했잖아. 항구에서 미르셀라를 보내는 행사에 다들 참여하고 왕궁으로 돌아오는 길에... 왕족에 불만을 품은 백성들은 폭도로 변하여 왕족들을 공격했어. 호위들에 의해 간신히 돌아왔지만, 행방불명이 된 이들도 있었어. 그 중에 산사도 보이지 않았단다. 얼마 뒤 ‘사냥개’로 부르는 산도르 클리게인이 산사를 데리고 왔어. 나중에 알고 보니 산사는 죽음의 위기에 처해 있었고, 그날 실제로 죽은 사람들도 꽤 있었어. 티리온은 그날 폭도들을 보기 전까지 그렇게 민심이 나쁜 줄 몰랐어. 특히 자신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는데, 티리온에 대한 민심은 특히 안 좋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단다.

…

렌리가 죽은 이후 브리엔느와 함께 리버런으로 돌아온 캐틀린. 브리엔느도 살인자의 누명을 써서 마땅히 갈 곳이 없었어. 캐틀린의 성품에 이끌려 브리엔느는 캐틀린에게 충성을 맹세하기로 했어. 리버런에서는 작은 전투들이 끊임없이 이어졌어. 롭이 전쟁터에 나갔고, 캐틀린의 동생 에드모어도 전투에 참여하기로 했어. 그리고 리버런 성으로 타이윈 공이 여러 차례 소규모로 공격해왔지만, 모두 막아냈단다. 애드모어도 승리의 소식을 가져다 주었어. 크고 작은 전투에서 계속 이기기는 하지만, 여전히 느껴지는 이 불안감은 무엇인지… 캐틀린은 병환 중인 아버지를 간호를 가끔씩 했는데, 이제 캐틀린조차 알아보시지 못하고 계셨어.

.

자, 이번에는 남쪽의 또 한 명의 중요한 주인공 대너리스의 이야기를 해줄게. 콰스에 도착한 대너리스… 부자 장사꾼이라서 대상이라고 부르는 자로 쇼안 닥소스의 환대를 받고, 청혼도 받지만, 누가 봐도 본심이 아니고 드래곤을 얻기 위해서였어. 대너리스도 그곳에 계속 머물 생각은 없었어. 배와 병사가 필요한데, 돈은 없고… 자로에게 부탁을 해보았지만, 구해줄 수 없다고 했지. 조라 모르몬트 경은 그곳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고 빨리 떠나자고 했어. 대너리스의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다시 해줄게.

…

렌리 왕이 죽고 난 후 스타니스와 렌리 밑에 있던 영주들이 함께 만났어.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렌리와 함께 했던 영주들 대부분이 스타니스에게 왔다고 했잖아. 그러나 아직 그들 사이에는 갈등이 있었어. 그들과 회의를 마치고, 스타니스는 다보스와 함께 앞일을 계획했지. 렌리가 죽고 나서 스톰스엔드는 다른 영주가 다스리고 있었는데, 아직 그 스톰스엔드가 걸림돌이라고 생각했어. 스타니스의 명령에 따라 다보스와 멜리산드레가 함께 몰래 스톰스엔드에 잠입했어. 그곳에서 다보스는 신비스럽고 괴이한 장면을 보았어. 멜리산드레의 아기문에서 검은 안개 같은 것이 나와서 사라지는 것… 거대한 악의 그림자였어. 그리고 얼마 뒤 스톰스엔드를 지키던 영주의 죽음 소식이 전해졌어.. 그로써 스톰스엔드는 스타니스의 손아귀에 들어왔단다. 아마 그 멜리산드레의 악의 그림자가 렌리도 죽였으리라…

 

2.

존 스노우는 진지를 구축한 이후 다시 정찰을 시작했어. 무리를 지어 다니다 보니 자꾸 시간이 지체되었어. 그래서 몇몇만 척후병으로 보내기로 했는데, 거기에 존도 포함이 되었단다. 척후병으로 떠난 존과 일행… 쉬고 있는 야인 세 명을 보았어. 존과 일행은 야인들을 죽이기로 했어. 야인 둘은 금방 제압해서 죽였는데, 마지막 야인은 존이 상대하고 있었는데, 그 야인과 눈이 마주쳤어. 여자였어. 순간 마음이 흔들리고 죽이지 못했어. 포로로 삼기로 했지. 그 야인의 이름은 이그리트. 존은 다시 정찰대 무리들과 만났어. 정찰대 대장은 야인은 필요 없으니, 죽이라고 했어. 존은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그곳까지 데리고 오면서 이그리트와 정이 든 거야. 처음 봤을 때도 죽이지 못했는데, 정마저 들었으니 죽이기 더 어려웠겠지. 결국 마음이 약해져서 이그리트를 풀어주었어. 존은 상사 쿼린에게 이그리트를 풀어주었다고 솔직히 이야기했어. 쿼린도 존이 그럴 거라 예상을 했대. 다들 속에는 선함이 있는 것 같구나.

멀리서 나팔소리가 들려왔어. 야인들이 오고 있다는 소리야.. 존과 상사인 쿼린은 다른 일행들과 어찌저찌하여 떨어지게 되었고, 둘은 야인을 맞이할 준비를 했어. 존의 상사 쿼린은 만약 야인에게 죽게 될 위기에 처하면 가짜 항복을 하라고 했어. 그래서 야인들로 위장 전향을 해서 야인들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라고 했어. 야인들에게 잡히자, 야인들은 그들을 죽이려고 했어. 야인들 중에 이그리트도 있었는데, 이그리트는 그들을 죽이지 말라고 했어. 특히 존은 자신을 살려준 사람이라고.. 이그리트도 그새 정 또는 그 이상이 생긴 거야. 존이 사전에 쿼린과 약속한대로 항복하겠다고 하자, 야인들은 증명하라고 했어. 이때 대뜸 존에게 배신자라고 욕을 하면서 쿼린이 공격해왔어. 쿼린은 이미 자신은 죽은 목숨이라는 걸 알았어. 그래서 존의 위장 전향을 돕기 위해서 존에게 싸움을 걸었고.. 자신이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존이 자신을 죽이게끔 싸움을 했던 거야. 결국 쿼린의 의도대로 존이 결투 중에 쿼린을 죽일 수밖에 없었단다. 존은 쿼린의 의도를 알았기 때문에 더욱 괴로웠을 거야.

 

3.

티리온은 가끔씩 샤에를 찾아왔어. 그런데 불쑥 바리스 경이 찾아왔어. 그렇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쑥불쑥 나타나는 것이 원래 바리스 경의 스타일. 특히 위급한 상황을 때는 더욱 더…. 그가 가지고 온 소식은 스타니스가 스톰스엔드를 차지했다는 소식.. 이제 킹스랜딩에 아무 때고 쳐들어 온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어. 티리온은 아무래도 전세가 불리하고 판단하고, 샤에에게 킹스랜딩을 떠나 피신해 있으라고 했는데 샤에는 티리온의 사랑으로 의심했어…

…

드디어 스타니스는 수많은 배들을 가지고 공격을 해왔어. 바닷가 절벽에 위치한 킹스랜딩의 레드킵 성을 공격했지. 수적으로도 우세하고, 군사력도 더 거셌지. 킹스랜딩에서도 방어를 했지만, 오합지졸 군사들이 대부분이었어. 그나마 티리온이 준비했던 와일드파이어 공격으로 스타니스 공격을 늦출 수 있었어. 와일드파이어 폭탄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어. 스타니스는 크게 당황을 하였고, 와일드파이어 공격에 의해 많은 손실을 입게 되었어. 하지만 티리온에 있어 와일드파이어 공격으로는 역부족이었어. 군사들을 이끌 장수도 많지 않았어. 왕이라고 하는 조프리 녀석은 우왕좌왕할 뿐이고… 자신이 직접 앞장설 수밖에 없었어.

세르세이와 산사는 다른 귀족 가문의 여인들과 함께 대피소에 같이 있었어.. 지금의 전세대로 스타니스가 승리를 거둔다면 모두 죽을 것을 알고 있었어… 티리온은 그야말로 나름 최선을 다해서 싸웠어. 그런데 아군인 맨던 경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거야… 얼굴에 깊은 자상을 입고 정신을 잃었어. 정신을 잃기 전에 누군가 맨던 경을 죽이고 자신을 구해준 것까지만 기억이 났단다.

…

킹스랜딩의 대피소 있던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어. 이젠 전쟁의 패배를 인정하는 듯했어. 산사도 자신의 방으로 왔어. 그런데 한참 시간이 지난 뒤 돈토스 경이 찾아와서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했단다. 마지막에 타이윈 공과 피터가 데리고 온 티렐 가문이 와서 전세가 뒤집어졌다는 거야. 결국 스타니스는 대패하고 물러갔다고… 산사는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몰랐어.

 

4.

테온은 자신이 강철군도의 후계자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았어. 하지만 아무도 그를 인정해주지 않았지… 그래서 무리한 방법을 쓰게 된단다. 그것은 바로 비어있는 윈터펠을 차지하는 것. 로드윅 경이 잠시 윈터펠을 비웠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 테온이 군대를 데리고 와서 윈터펠을 차지했어. 전투도 필요 없었지. 브랜의 처지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어.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서 형이라고 생각했던 테온인데…. 심한 배신감… 테온에게 반발하는 사람들이 있었어. 테온은 가차없이 그들을 죽였단다. 테온이 저렇게 잔인했던 사람인가. 테온은 이 모든 일이 아버지에게 잘 보이고, 자신이 강한 후계자라는 보여주기 위함이었어. 그의 아버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가 윈터펠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브랜과 리콘이 사라졌어. 미라, 조젠, 호도, 오샤, 그리고 브랜와 리콘의 다이어울프들과 함께…. 테온은 다이어울프들을 무서워해서 소극적으로 그들을 쫓아갔어. 물론 찾아내지 못했지.

..

리버런에 브랜과 리콘의 죽음 소식이 전해졌어. 다름아닌 테온에 의해서.. 캐틀린은 그 소식에 망연자실했어. 그가 테온을 믿지 말라고 그렇게 롭에게 이야기했건만… 롭과 에드무어가 전쟁터에서 승리해서 돌아왔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 소식이 잘못된 소식이기만을 바랬단다. 캐틀린은 브리엔느를 대동하고 제이미를 몰래 만나러 갔어. 그 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제이미에게 물어볼 심사였지. 제이미는 자신의 처지에서 거짓말을 할 필요가 뭐가 있겠냐 싶어서 사실대로 다 이야기했어. 브랜에게 한 짓도 자신이 맞고, 세르세이와 떠도는 소문도 모두 진실이라고 했어. 그런데, 침대에 누워 있던 브랜을 죽이려고 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고 했어. 그리고 티리온의 칼이라고 생각했던 그 칼의 주인은 피터 베일리시의 칼이라고 했어. 전에 티리온도 똑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어린 시절부터 캐틀린과 같이 지냈던 피터가 왜 그런 짓을 했겠어? 믿을 수 없었지. 제이미는 옛 이야기를 했어. 킹스가드였던 자신이 왕을 죽여서 킹슬레이어라고 비난받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당시 왕이었던 아에리스 2세는 폭정이 심해 미친왕으로 불렸고, 그 미친왕이 네드 스타크의 아버지와 형도 잔인하게 죽였다는 이야기를 했어. 그런 미친왕을 자신이 죽인 거라고.. 그런데 네드 스타크는 왕을 호위해야 하는 자가 왕을 죽였다고 비난만 했다는 거야. 그렇게 이야기하니 제이미도 당시 심한 갈등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

테온은 브랜과 리콘을 불에 태운 뒤 머리를 성에 매달았어. 윈터펠의 백성들은 점점 저항이 거세졌어. 그러던 어느날 누나 아샤가 찾아왔어. 테온이 전력 보강 요청을 했거든.. 자신이 이끄는 군사로 윈터펠을 방비하기는 어려웠거든. 그런데 아샤는 고작 20명만 데리고 왔어.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윈터펠은 필요 없다고… 윈터펠을 버리고 자신과 함께 딥우드모드를 공격하자고 했어. 테온은 그럴 수 없다고.. 윈터펠은 자신이 왕이라고.. 아샤는 테온에 한 짓은 비겁한 짓이라고 비난만 하고 떠났단다. 사실 테온이 죽인 아이들은 브랜과 리콘이 아니었어. 끝내 브랜과 리콘은 찾지 못하고, ‘누린내’의 조언으로 방앗간의 아이들을 죽이고 그들을 브랜과 리콘처럼 꾸미자고 한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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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자리를 비웠던 로드 경이 천여 명의 군사들로 윈터펠을 둘러쌌어. 루윈 학사는 테온에게 항복하라고 했어. 죄를 용서하고 북쪽 장벽에 가서 경비대가 되라고 했어. 테온은 거절하고, 인질을 이용하여 군사를 물리하고 했어. 그런 대치 중에 한 무리가 로드릭 경의 북부군을 공격했어. 그 무리는 같은 북부인인 드레드포트의 군사들이었어. 배신이었지.. 무방비 상태였던 로드릭 경의 군사들은 아군인줄 알았던 드레드포트의 군사들에게 대패했어. 그 드레드포트의 군사를 이끌던 이는 다름 아님 테온이 하인으로 부렸던 ‘구린내’. 알고 보니 ‘구린내’의 정체는 볼턴의 서자인 램지라는 사람이었어. 테온은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반겼지만, 램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테온을 때려 눕히고, 그의 부하들을 모두 죽이고 본인이 윈터펠을 접수했단다.

 

5.

모두 전쟁터로 떠나고 비어있는 하렌홀. 포로 100여명이 감옥에 갇혀 있는데, 그들 중에는 스타크 가문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었어. 아리아는 군사들이 대부분 전쟁터로 간 이 시점에 포로들만 풀려나면 하렌홀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아리아는 자켄에게 친구로써 부탁을 했어. 자켄은 아리아를 도와 감옥을 지키던 위병들을 처치하고, 포로들을 풀어주었어. 그리고 그 포로들이 하렌홀을 차지했는데, 포로들 중에 ‘용감한 형제단’이라는 무리들도 꽤 있었는데, 그들이 하렌홀 성을 접수하게 되었어. 자켄 하가르는 자신은 이제 떠나겠다고 했지.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바꾸었어. 전혀 다른 사람이 된 자켄을 보고 아리아는 깜짝 놀라고 어떻게 한 것이냐고 물어왔어. 같이 가면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아리아는 지금 떠날 수 없었어. 자켄은 동전 하나와 ‘발라 모르굴리스’라는 주문을 알려주고, 나중에 자신을 만나고 싶으면 바다 건너 브로보스에 와서 보르보스 사람들에게 동전을 보여주고 ‘발라 모르굴리스’ 주문을 외우면 자신에게 올 수 있다고 하면서 떠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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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하렌홀의 주인이 된 루스 볼턴의 종자 역할을 하게 된 아리아. 자신의 이름을 낸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신분을 속이고 있었어. 볼턴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을 통해 브랜과 리콘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아리아.. 슬픔을 참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그러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 새로운 하렌홀의 정복자들은 더 잔인하게 남아있는 상대편인 라니스터 사람들을 죽였어. 이것도 신물이 난 아리아. 더 이상 하렌홀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겐드리, 핫파이와 함께 하렌홀을 탈출하기로 했어.

 

6.

대너리스는 여전히 콰스에 머물면서, 흑마법사를 한 명 만났고, 그를 통해 먼지궁전으로 부르는 불멸자의 집에 들어갔어. 그 안에서 다른 과거, 미래 등 여러 가지 환영을 보는 경험을 했어. 자로 쇼안 닥소스는 대너리스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자 대너리스에게 콰스 땅을 떠나라고 했어. 그때 벨와스라는 기사가 찾아왔어. 펜토스에 있는 마지스터 일리리오라는 사람이 자신을 보냈다면서, 드래곤과 드래곤의 어머니를 펜토스로 모셔오라는 명령을 받았대. 마지스터 일리리오는 옛날 대너리스와 칼 드로고의 결혼을 주선했던 사람이야. 대너리스는 모든 백성들, 그래 봤자 100여명 밖에 안되지만… 그들을 모두 데리고 펜토스로 향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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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랜딩에서는 전투에서 승리한 것에 대한 축하잔치가 벌어졌고 논공행상의 시간이 이어졌단다. 타이윈이 이제 왕의 수관이 되고, 600여명의 기사가 새로 서임되었어. 마저리 티렐이 새로운 약혼녀가 되었어. 이 사실에 누구보다 기쁜 것은 산사였어. 이제 조프리로부터 해방이라는 생각했거든. 물론 겉으로 이 기쁨을 내색하지는 않았지. 이제 인질 신분으로만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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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니스와 전투에서 얼굴을 칼에 베이고 중상을 입은 티리온. 며칠째 정신을 잃고 있다가 깨어나 보니 학사가 자신을 치료하고 있었어. 뒤늦게 타이윈 공이 와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리고 자신을 살려준 이는 포드라는 종자였어. 그 포드를 불러와서 자신을 공격한 맨덜 경은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보니, 물에 빠져 결국 죽었다고 했어. 그 맨덜 경이 왜 자신을 죽이려고 했는지.. 그 배후에는 누가 있었는지 알아내지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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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브랜의 일행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들은 사실 멀리 있지 않았어. 윈터펠의 지하묘지에 숨어있었던 거야. 그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그곳에 숨어 있었는지 몰랐어. 브랜의 꿈에 폐허가 된 윈터펠이 보여서 그들은 그 꿈을 믿고 나가기로 했어. 브랜의 꿈처럼 윈터펠은 시신들이 쌓여 있었고, 탑들은 무너졌고, 산 사람은 아무도 없는 폐허가 되었단다. 그런데 루윈 학사가 중상을 입고 아직 죽지 않고 있는 걸 발견했어. 그가 그동안 있었던 일을 간단히 이야기해주었단다. 자, 이제 그럼 브랜과 일행은 어디로 가야 하나? 브랜의 꿈 속에 나왔던 곳… 북쪽.. 조젠은 북쪽으로 가야 한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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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왕들의 전쟁 2> 이야기란다. 중간중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그러면 너무 길어지고, 시간도 많이 필요할 것 같아서 줄거리만 적어놓았단다. 자, 이제 정말 기다림의 시간이구나.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 8도 한참 기다려야 하고… <얼음과 불의 노래> 3부의 출간도 한참 기다려야 하고… 영어라도 잘하면 전에 산 원서를 읽어보겠는데… 혹시나 하고 3부 원서 <A Storm of Swords> 책을 펴봤는데, 1페이지 넘기기가 쉽지 않더구나. 어쩔 수 없지.. 기다리는 수밖에…. 시간은 금방 가니까, 곧 만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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