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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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스포일러 포함/기억력에 의한 내용상 오류 있을 수 있음.

 


 

[이소룡]

브루스 리. 이소룡. 내가 태어났을 때는 이소룡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어렸을 때 영화를 많이 접할 환경도 아니어서, 이소룡은 나에게 그저 무술 영화 배우로 유명한 사람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소룡을 흠모하는 많은 팬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와 같은 세대를 살던 사람들 중에는 더욱 많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의 우상과 같은 이가 어느날 갑자기 죽는다면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나도 좋아하는 스타가 어느날 갑자기 삶을 마감하는 하는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정말 절망의 맛을 보기도 했다. 이소룡의 팬들은 이소룡이 죽었을 때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이소룡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을 것이다. 그 중에 이 소설의 주인공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한 명이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상구라는 사람의 삼촌... 그 또한 이소룡의 열렬한 팬이었다. 그 삼촌의 이야기를 블랙 유머의 코드로 풀어가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천명관이라는 소설가의 소설은 처음 읽어본 것인데, 그의 소설들을 또 읽어보고 싶은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나는 소설을 읽고 나면 얼마 안가 줄거리를 잊어버리기 때문에 줄거리를 자세히 적어 둔다. 그런데, 그 줄거리에 이 소설의 지은이의 웃음코드를 전달하지 못하는 점,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있다면 양해를 구한다.

 

 

[이소룡의 죽음이 가져다 준...]

1973년 여름, 이소룡이 죽었다는 소식은 대한민국 조그마한 시골에까지 전해졌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권상구는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그에게 중학생 형 동구가 있었고, 고등학생인 삼촌 권도운이 있었다. 상구는 삼촌의 영향을 받아 이소룡에 빠져 있었다. 이소룡의 사망 소식을 접한 삼촌은 이소룡을 추모해야 한다면서, 상구, 동구를 뒷산으로 데리고 갔다. 가는 길에 상구는 친구 종태를 만나서 같이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그들 방식으로 이소룡을 추모하는 의식을 벌였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했다.

삼촌은 사실 출생의 비밀이 있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얼마 후에, 할아버지의 아들이라면서 상구의 집에 나타났다. , 할아버지가 바람을 피워 낳은 혼외 아들이라는 거다. 할머니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어린 삼촌을 받아들였고, 아버지는 삼촌을 아들로 생각하고 보살펴 주었다. 삼촌도 커가면서, 밥벌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기도 했다. 삼촌은 어렸을 때부터 말 더듬는 버릇이 있었다. 상구의 아버지는 삼촌을 무술학원에 보냈다. 자신의 몸은 알아서 처신하라고그래서 삼촌은 무술을 배우게 되었는데, 무술에 흥미를 느끼는 삼촌은 어느 정도의 무술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이소룡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삼촌은 이소룡의 영화라면 빼놓지 않고 보는데, 읍내에 상구와 "용쟁호투"라는 영화를 보러 갔다가 불량배와 시비가 붙었고, 그간 배운 무술로 완전히 제압을 해버렸다. 그 일이 있고, 상구와 친구 종태는 삼촌에게 무술을 가르쳐 달라고 졸라서 삼촌은 뒷산에서 그들에게 무술을 가르쳤다. 특히 종태는 무술 습득 능력이 뛰어났고, 삼촌에게 사부라고 불렀다.

어느날 그들이 살고 있는 시골에 영화촬영을 하러 왔는데, 그곳에서 삼촌은 맞고 쓰러지는 으악새 단역을 하기도 했다. 으악새 단역이란, 한 대 얻어맞고 으악하고 쓰러지는 역할이라고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삼촌은 한눈에 반한 영화배우를 보게 된다. 그 배우의 이름은 최원정. 하지만 삼촌에게는 그림의 떡이지.

삼촌은 호떡집을 괴롭히는 불량배를 처치해준 적이 있는데, 그 인연으로 호떡집 사장의 여동생인 오순과 애인 사이가 되었다. 오순은 아직 고등학생이었는데, 어쩌다가 오순이 임신했다면서, 결혼하자고 했다. 삼촌은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어서 좀더 생각해 보자고 했다. 그런데, 오순은 예전부터 독극물 제조에 일가견이 있는 이였다. 삼촌이 거절하자, 삼촌 몰래 커피에 청산가리를 타서 먹고 둘이 같이 쓰러졌다. 그들이 그때 다방에 있었는데, 그 시간 다방 밖에는 삼촌에게 체면을 구긴 불량배 도치와 그의 오야붕 토끼가 있었다. 삼촌이 다방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토끼가 인근 불량배들을 죄다 모았다. 100여명이 넘었다. 그들은 ‘돌격 앞으로’를 외치면서, 다방으로 들어갔다. 청산가리를 먹고 복통으로 바닥을 뒹굴고 있는 삼촌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각목으로 휘두르다 다방의 전등이 깨져서 꺼지고... 깜깜한 다방 안에는 100여명의 불량배들이 각목들을 들고 싸우기 시작했다. 누가 적인지 모르고.. 서로 각목을 휘둘렀다. 삼촌은 오순을 들쳐 엎고 나왔는데, 밖에서 토끼와 대면하게 되고, 토끼와 정신 없이 싸우다 정신을 차려보니, 토끼가 피를 흘리고 실신해 있었다. 토끼가 죽은 줄 알고, 삼촌은 오순을 엎고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오순을 병원에 데려다 주고, 삼촌은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생각에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곳을 떠났다. 다행히 오순은 죽지 않았고, 또 다행히 토끼도 죽지 않았다. 토끼와 오순은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그들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물론 그들은 그들이 병원에 입원한 이유가 모두 삼촌 때문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서울 살이]

무작정 고향인 동천을 떠난 삼촌은 서울로 올라왔다. 우연히 충무로에 있는 중국집 배달을 하게 된 삼촌은 그렇게 정착했다. 40대 미혼 여성인 마 사장이 운영하는 북경반점이라는 중국집의 배달. 삼촌은 오토바이를 한 대 가지고 있었는데, 고향을 떠날 때 그 오토바이를 타고 왔고, 서울에 와서도 그 오토바이를 타고 짜장 배달을 했다. 어느날 삼촌이 배달을 간 집에서 예전에 삼촌이 한눈에 뽕 간 영화배우 최원정이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삼촌은 최원정을 껴앉는 바람에 옆 사람들에게 크게 얻어 맞고 쫓겨나기도 했다. 삼촌은 충무로에서 단역 배우를 하는 용식을 알게 되는데, 용식으로부터 흥미로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소룡이 죽기 전에 찍던 <사망유희>라는 영화가 있는데, 그 영화를 마무리하기 위해 이소룡의 대역 배우를 뽑는 오디션이 홍콩에서 있다는 소식이다.

북경반점에는 칼판장이라는 주방 도우미가 있었는데어느날 그가 중국집 식구들의 돈을 모두 싹쓸이해서 도망을 갔다. 이때 삼촌도 그가 모아둔 얼마 되지 않은 돈을 도둑맞았다. 다른 사람들은 돈만 잃어버렸는데, 마 사장은 또 다른 것도 잃어버렸다. 그건 사랑. 젊은 시절 사랑에 상처를 받은 마 사장은 칼판장을 진심 사랑했거든그런 칼판장이 사랑을 배신하고 도망가 버린 것이다.

삼촌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고향을 떠난 이후 처음으로 돌아왔다. 삼촌은 시골 집에 내려와서 그곳에 머물면서 조용히 지냈다. 상구에게 홍콩에 있을 이소룡 오디션을 이야기했더니, 문중에 공부 잘하면 도와주는 문중 장학생이 있다면서, 무술도 하나의 공부니까 문중 장학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삼촌은 할머니의 삽십구제 때 문중들에게 무술 솜씨를 선보였다가 아버지에게 된통 혼났다. 그렇게 문중의 도움 받기는 실패하고 삼촌은 다시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 왔다고 갈 데가 있는 것도 아니고삼촌은 다시 북경반점에 왔다. 마 사장은 삼촌으로부터 이소룡 오디션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콩 가는 밀입선을 알선해주었고, 삼촌은 그 밀입선을 타고 홍콩으로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갔다.

 

 

[삼청교육대]

한편 상구는 중학생이 되었다. 친구 종태는 여전히 그의 곁에 절친이다. 그런데 어느날 자신이 짝사랑하는 영어 선생님의 자취 집에 종태가 놀러 간 것을 알고 눈이 뒤집어졌다. 화장실에 영어 선생님과 종태가 섹스를 했다는 낙서를 했다. 종태는 이 일로 학교 놀림감이 되었고, 학교 짱과 싸움이 붙게 되었는데, 조용히만 있던 종태가 그 학교 짱을 완전 제압을 해 버렸다. 삼촌으로부터 배운 무술을 종태는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나중에 종태는 낙서를 한 사람이 상구라는 것을 알고 상구를 대판 두들겨 팼고, 상구는 엄청 맞았다. 분해서 상구는 종태네 소와 송아지의 줄을 풀어주고 엉덩이를 발로 차버렸다. 소들이 놀래서 도망을 가고, 그날 밤에 그 소들은 늪에 빠져 죽은 채 발견되었다. 가난에 찌들었던 종태네 집의 전재산과 같은 소들이 죽자, 다음날 종태의 아버지는 자살을 하셨고, 그 일로 종태네 가족은 그 시골을 떠났다. 그리고 상구는 가진 죄책감은 평생을 갖게 되었다.

홍콩으로 떠났던 삼촌은 수 개월 만에 돌아왔다. 삼촌은 아무 말도 없었다. <사망유희>의 이소룡의 대역으로 한국 사람이 뽑혔다고 하는데, 그 사람이 삼촌은 아니었다. 정말 한국 사람이 이소룡의 대역을 했나? 하는 생각에 구글링을 해보았더니, 정말 김태정이라는 한국사람이 이소룡의 대역을 했다고 한다. 집에 돌아온 삼촌은 열심히 농사일만 했다. 그런데 읍내에 갔다가 경찰에 잡혀서 삼청교육대에 잡혀오게 되었다. 삼청교육대에서 삼촌은 수많은 사람들이 별 잘못 없는데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때 사상범이었던 정기자라는 사람을 살려주는 의로운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삼청교육대의 악질 교관인 '염마'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그에게 당한 건 삼촌만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삼촌은 고향에서 쌈박질 해서 알게 된 불량배 도치와 그의 오야붕 토끼를 만났는데, 그들도 염마에게 엄청 당했다. 그곳에서 만나니가 도치와 토끼가 적이라는 생각보다 동향사람이라는 친분이 더 커져서 그들은 친하게 지냈다. 어느날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개밥을 훔쳐 먹은 도치가 얻어 맞아 죽고, 복역자들과 관리자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다. 토끼는 죽을 뻔했는데, 삼촌 때문에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다리에 총상을 입어서 한쪽 다리를 잘라야만 했다.

...

 

[스승과 제자의 명승부]

삼청교육대에서 나온 삼촌은 고향에 돌아와서 토끼파에 가입했다. 예전부터 무술실력이 좋은 삼촌은 토끼파의 넘버2가 되어 토끼파의 최고의 전성기를 만들어주었다. 그들이 살던 시골이 공장부지로 선정되면서, 신시가지가 들어서고 사람들 수도 급격히 늘었고, 조직 폭력배의 수도 늘었다. 아참, 토끼는 오순과 결혼을 했고, 오순은 그 옛날 삼촌이 씨를 들여놓은 그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있어서. 토끼의 밑에서 일하니 오순과 마주칠 수 밖에 없었다. 오순은 모르는 척 하자고 했다. 토끼는 우연히 삼청교육대의 악질 교관 '염마'를 만나고 삼촌까지 불러서 둘이 열심히 팼다. 거의 반죽음이었다. 삼촌은 그를 살려주라고 했지만, 토끼는 끝내 죽여 버렸다. 그런데 그 '염마'의 귀가 멀쩡했다. 삼청교육대의 '염마'의 귀는 토끼가 물어뜯어 잘려 있어야 했었다. 다른 사람을 죽인 거다. 이 일이 있고, 삼촌은 다시 그곳을 떠나려고 했다. 그가 떠날 빌미가 생겼다. 그 동안 토끼는 삼촌의 무술 실력으로 지역 깡패판을 평정했는데, 반대 그룹의 새로운 고수가 들어왔다. 별명이 쌍절곤을 잘 사용해서 절곤이라고 했다. 삼촌이 절곤이와 결투하러 갔는데, 그 절곤이는 바로 종태였다. 종태는 삼촌을 스승으로 모셨었는데, 이렇게 적으로 만나다니마치 이소룡이 나오는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들은 3시간 넘게 우열을 가리지 못하는 싸움을 하다가 삼촌이 일부러 허점을 보여 주면서 결투는 끝이 났다. 그 결투로 삼촌은 그 바닥을 떠났다. 한편, 토끼는 종태에게 접근하여 포섭해서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종태는 원래 조직을 배신하면서 자신의 보스를 칼로 찔러 중상을 입히고 감옥에 들어갔다. 토끼가 그에 대한 보상으로 가족들에게 가게를 차려준다고 했고,

감옥에 다녀오면 자신에게 높은 자리를 준다고 했다. 대학생이 된 상구는 그렇게 감옥에 갇힌 종태를 면회를 가서 다시 옛정을 되살렸다. 여기까지가 1권의 이야기다.

 

 

※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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