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공룡 열전 - 여섯 마리 스타공룡과 노니는 유쾌한 공룡 입문
박진영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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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기억력에 의한 내용상 오류 있을 수 있음.


[젊은 고생물학자의 공룡 사랑]

이 책은 작년 여름 신간 소개 코너에서 알게 된 책이다. 공룡? 우리집 막내가 좋아하는 공룡이라서 관심을 가졌다. 언젠가 기회 되면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두어 달 전에 좋아하는 소설가 김탁환이 페이스북에서 이 책을 적극 추천하는 글을 보았다. 그래서 갑자기 읽고 싶어졌다. 구입했다. 바로 읽었다.

이 책은 단순히 공룡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공룡을 연구하는 고고학자들의 에피소드도 담겨 있고, 각 공룡들의 진화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는 등 다양한 정보를 유쾌하면서 진지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지은이 소개를 봤더니 아주 젊은 작가다. 고생물학자이자 과학 저술가라고 소개하고 있는 박진영이라고 하는 사람인데,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갓 서른 살이 되었다. 이런 젊은 사람이 이런 필력을 가진 것에 놀랐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젊은 고생물학자가 있다는 것에도 놀랐다. 고생물학자라고 하면, 외국의 학자들뿐만 연상이 되었었다. 그는 이미 우리나라 최초의 중생대 거대 도마뱀 화석을 학계에 보고는 성과도 냈다고 한다. 그의 약력을 보니 '열정페이'라는 요즘 유행하는 말이 생각났다. 공룡과 고생물에 대한 그의 열정이 오늘의 그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너무 멋졌다.

 

[육룡육색]

보통 공룡 책이라고 하면, 많은 종류의 공룡을 소개하기 경쟁하듯이, 많은 공룡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책에서는 대표적인 공룡 6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집중 탐구다. 물론 공룡에 대한 이야기 이외에도 공룡을 탐구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로 재미를 더해준다. 물론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도 많이 실려 있다.

먼저, 공룡의 대표선수 티라노사우루스. 내가 제대로 이름을 알고 있는 몇 안되는 공룡 중에 하나이다. 티라노사우루스. '폭군 도마뱀의 왕'이란 뜻이란다. 아마 티라노사우루스 공룡이 가장 인기가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모르는 사람도 없지 않을까 싶다. 어떤 사람은 티라노사우루스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신의 이름을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로 고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티라노사우루스의 신체 중에 그 용도가 밝혀지지 않은 부위가 하나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육식공룡에 어울리지 않은 조그마한 두 팔. 거기에 손가락도 다른 공룡들은 3개인데 비해 티라노사우루스는 2개뿐이다. 하도 사용을 하지 않아서 퇴화의 흔적도 보인다고 하는데, 이 조그마한 팔은 어디에 쓴 걸까?

티라노사우루스는 몸집이 엄청나다. 어떻게 그런 큰 몸으로 진화했을까?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은 원래 몸집이 작고 깃털로 덮여 있었다고 한다. 그 시절 거대 육식 공룡의 왕은 따로 있었다고 한다. 카르노사우루스라는 공룡이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덩치가 작아서 먹잇감인 거대 초식 공룡에게 반격을 당해 어처구니없이 죽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최대 포식자였던 카르노사우루스가 환경변화로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고티라노사우루스가 최고 포식자의 자리를 얻게 되었고, 그에 따라 몸도 커졌다고 한다.

오늘날 티라노사우루스가 인기를 그렇게 끌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쥬라기 공원>이라는 영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영화를 통해 티라노사우루스 이미지가 급상승했다고 한다. 그 영화의 1편 자문을 맡았던 학자(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강력한 티라노사우루스를 포식자로 그렸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재빠르고, 강력한 포식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2편과 3편의 자문을 다른 학자(역시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한테 부탁했는데, 그 학자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죽은 시체나 먹는 공룡이라고 주장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그렇게 주장한 이유는 짧은 팔과, 작은 눈, 강한 이빨, 시체의 냄새를 맡기 유리한 좋은 후각 등이다. 그런 특징들이 오늘날 시체를 즐겨먹는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한다. 이렇듯 공룡에 대한 연구는 우선적으로 화석을 기본으로 하고, 화석을 통해서 알게 된 공룡의 특징을 오늘날 다른 동물의 특징들과 비교하면서, 공룡의 특성을 알아내는 방법이 있다. 아무튼 자문을 하는 학자가 바뀐 <쥬라기 공원> 2, 3편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느리고, 약한 존재로 그려졌다고 한다. 물론, 많은 고생물학자들에 의해 티라노사우루스가 살아있는 공룡들을 공격했다는 주장하면서 반론을 폈다고 하고, 최근에 살아있는 공룡들이 티라노사우루스의 공격을 받았다는 화석들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다시 티라노사우루스의 최대 포식자로서의 위상이 세워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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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공룡은 트리케라톱스. 이 공룡도 유명한 공룡이라서 알고 있는 공룡이다. 집에 레고 모형으로도 있다.^^ 커다란 덩치에 머리에 난 세개의 뿔로 무섭게 생겼지만, 초식공룡이다. 그 덩치를 유지하려면 정말 엄청나게 먹을 것이고, 그렇게 엄청나게 먹어야 하니 주로 혼자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은이는 그들이 뀌는 방귀와 트림도 엄청나서 지구의 온도를 높이지 않았나 하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했다. 오늘날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 소들이라고 하니, 그의 주장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에서 티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는 자주 싸우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티라노사우루스가 트리케라톱스를 이빨로 문 화석은 있다고 한다.

그런데, 트리케라톱스의 독특한 성장과정이 있다고 한다. 바로 어린 트리케라톱스는 어른의 모습과 많이 달라서, 처음에는 다른 공룡인 줄 알았다고 한다. 처음 발견했을 때 다른 이름으로 붙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비슷한 공룡을 트리케라톱스와 같은 공룡으로 취급했다가 나중에 다른 이름(학명)을 붙여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 화석뿐인 공룡들의 나이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로 뼈의 단층으로 확인한다고 한다. 트리케라톱스의 진화를 연구하다 보면 그들의 조상이 중국에서 발견됨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트리케라톱스의 주무대는 북아메리카다. 어떻게 그들은 중국에서 북아메리카로 갔을까? 그때는 이미 대륙들이 나뉘어 있었는데... 당시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교와 같은 다리가 있었는데, 이 다리를 통해서 이동했다고 한다. 지은이 말대로 그들이 엉금엉금 떼를 지어 해가 지는 길을 가는 모습이 상상하니 왜지 평화로움마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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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공룡은 브라키오사우루스라는 공룡이다. 키가 6미터나 되고, 목이 아주 긴 공룡이다. 브라키오사우루스처럼 목이 긴 공룡들을 목긴공룡이라고도 부른다. 이 공룡은 초식공룡이었고, 개체수는 적었다고 한다. 하지만, 알을 많이 낳았다고 한다. 바다거북이 많은 알들을 낳고도 성체로 자라는 거북이의 수는 많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그들이 종족을 유지하는 방법은 바로 알을 많이 낳는 것이었다. 목이 유달리 길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독특한 신체적 특징이 있다고 한다. 피를 머리까지 올리기 위해 혈압이 높은 것. 산소를 많이 얻기 위해서 폐가 크고 뼈 사이에도 공기주머니가 있다는 점 등등.. 이것으로 인해 생각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몸집이 너무 커서 통증을 느끼는 것도 오래 걸린다고 한다. 통증은 보통 초속 0.5m로 전달되는데, 발끝의 통증을 알아채는 데는 수십 초가 걸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 불편해서 어찌 살았을려나.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덩치가 커서 천적이 적긴 한데, 그 큰 덩치 때문에 간혹 진흙에 빠져 나오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불쌍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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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소개하는 공룡은 이구아노돈이라는 육식공룡이다. 이구아나를 닮아서 처음에는 이구아나사우루스라고 아주 잠시 부르다가 이구아나의 이빨이라는 뜻의 이구아노돈으로 학명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멘텔이라는 아마추어 고생물학자의 아내가 이빨화석을 발견해서 이구아노돈을 처음 발견하게 되었는데, 오언이라고 하는 아주 욕심 많은 학자가 가로쳐서 자신의 업적으로 사기를 쳤다고 한다. 그는 욕심과 시기심으로 똘똘 뭉쳤고, 표절과 남의 업적 뺏기로 명성을 쌓다가 결국 들통이 나서 몰락을 했다고 한다. 아구아노돈의 뼈들을 발견하긴 했는데그때까지 발견된 공룡들은 네발로 서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 뼈를 맞추다 보니 이상한 모양의 공룡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멘텔은 공룡이 두다리로 설 수도 있지 않을까 가정을 했는데, 나중에 그가 죽고 난 다음에야 여러 공룡들이 두 다리로 선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 해답은 늘 가까운 곳에 있다. 이구아노돈이 독특한 신체적 특징은 손가락이 다섯개이고, 앞니가 없고, 새와 같은 부리가 있다. 그리고 어린 이구아노돈은 체온유지를 위해 깃털이 있다고 한다. 마치 코끼리처럼. 깃털을 아니지만, 코끼리도 어렸을 때는 몸에 털이 있지만, 커서는 그 털들이 모두 뽑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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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공룡은 데이노니쿠스라는 공룡. 데이노니쿠스는 '무서운 발톱'이라는 뜻인데, 이 공룡은 <쥐라기 공원> 영화에서 벨로키랍토르로 잘못 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벨로키랍토르로 잘못 알고 있다고 한다. 작은 체구에 단체로 공격하는 집단사냥을 하는 육식공룡이다. 새와 비슷한 반달모양의 손목뼈가 있다. 그래서 새가 공룡에서 진화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한다. 바커라는 고생물학자는 공룡이 온혈동물, 즉 포유류와 같은 내온성 동물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 이유로 든 것은, 내온성 동물과 유사하게 다리가 아래로 뻗어 있다는 점. 기능성 심장을 가졌다는 점, 추운 지역에도 서식을 했다는 점, 빠른 성장을 한다는 점 등이다. 이것에 대한 반론도 있다. 덩치가 큰 공룡들이 내온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먹어야 한다는 것. 일리 있는 반론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내온성과 외온성의 중간 형태인 중온성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내온성인 새가 외온성인 공룡에서 진화된 것이기 때문에, 그러면 그 중간 단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다. 그래서 지은이는 일부 공룡 중에는 내온성 공룡도 있을 것이라고 했고, 데이노니쿠스도 내온성 공룡이 아닐까 추측했다. 그리고 깃털공룡과 시조새 중간형태의 화석이 발견되면서,

새가 공룡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은 더욱 확실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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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한 공룡은 스테고사우루스라는 공룡이다. 스테고사우루스의 트레이드마크는 등에 있는 많은 골판들이다. 이것을 정확히 배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처음에는 골판들을 한줄로 배치를 했는데, 발견된 골판 화석들을 배치하다 보면 골판들이 너무 많아서 남는 골판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두줄로 평행하여 배치를 하였지만, 그런 모양의 화석이 발견된 것이 없었다고 한다. 역시 답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나중에야 두줄이 서로 엇갈리면서 배치된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꼬리에 있는 가시 모양의 뼈인데, 예전에는 4쌍으로 그렸다가 그것도 나중에 2쌍인 것이 밝혀져서 최근에 그려지는 스테고사우루스는 2쌍으로 그린다고 한다. , 그러면 등에 있는 많은 골판들의 용도는 무엇이었을까? 여러 학자들이 육식동물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 용도다. 단지 과시하기 위함이다. 체온 유지를 위함이다. 구애를 하기 위함이다. 등등 여러 가설들을 내세웠지만,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스테고사우루스는 큰 덩치에 비해 너무 작은 뇌를 가지고 있어서 뇌가 두개일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것도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공룡은 멸종되지 않았다.]

보통 공룡에 관한 책을 보면 공룡이 왜 멸종되었는가?’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공룡은 멸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글을 읽고 먼저 떠오른 것은 악어였다. 악어가 공룡과 가장 유사하지 않은가? 하지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악어가 아니었다. 새다. 데이노니쿠스를 설명하면서 새가 공룡에서 진화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화석들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학창 시절에 배운 '계문강목과속종'이라는 분류법은 공룡과 새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분기분류법이라는 새로운 생물분류법을 만들었는데, 그것에 의하면 새는 공룡의 범주에 넣어야 하고, 많은 과학자들은 이미 그것을 인정한다고 한다. 즉 새는 공룡이라는 것이다. 펠리컨, 타조, 펭귄, 칠면조 등등 모두 공룡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치킨도 공룡이다. 공룡을 먹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말도 안된다고 이야기할 지 모르지만코끼리, 고래들도 우리와 모습이 전혀 다르지만 모두 포유류라고 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럼 공룡과 새의 유사한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새들과 데이노니쿠스, 시조새 모두 반달 모양의 특수한 손목뼈를 가지고 있어서 좌우로 손을 옆으로 접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 깃털을 가진 공룡화석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는 것도 새가 공룡임을 입증할 수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새에서만 볼 수 있는 V자모양의 가슴뼈인 창사골이라는 것이 있는데, 창사골을 가지고 있는 공룡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제 부인할 수 없다. 새는 공룡이고, 공룡은 멸종되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까지 공룡과 함께 살아오고 공룡을 맛있게 먹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다른 사람들한테도 알려주어야겠다. 당신들은 지금껏 많은 양의 공룡을 드셨다고...

 

 ※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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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6-05-10 0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독후감 한편을 보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bookholic 2016-05-10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