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6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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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세월은 참 빠르기도 하구나. 너희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고천천히 크라고 주문을 걸어도 무용지물. 이젠 동화책과도 이별을 고할 때가 다가오고그때가 되면 너희들에게 어떤 책들을 추천하면 좋을까. 물론 오랜 시간 동안 검증이 끝난 고전을 추천해주면 쉽겠지. 하지만 최근 출간된 책들도 추천하면 좋을 것 같아서, 아빠는 가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들을 들쳐 보곤 한단다. 아빠의 안목이 없다 보니 국내외 문학상 수상작들이 눈에 들어 오게 되는데, 그런 책 중에 최근에 읽은 구병모 님의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책을 이야기해줄게.

우리 식구들 모두 빵을 좋아하잖아. 많이 먹으면 몸에 썩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함과 향기에 거부할 수 있는 매력이 있구나. 그런 빵을 만드는 빵집 이야기인가 싶었어. 앞에 마법사라는 뜻의 위저드가 붙어서 평범한 빵집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말이야. 지은이 구병모 님은 인터넷 서점 서핑을 하다가 많이 본 이름이라 이름은 익숙한 분이야. 그런데 아빠는 이번이 구병모 님의 작품은 처음이란다. 아빠의 선입견인데, 이름 때문에 당연히 남자 작가인줄 알았단다. 구병모 님께 죄송~~ 아빠가 비록 이번이 처음이지만, <위저드 베이커리>뿐만 아니라 <파과>, <아가미> , <네 이웃의 식탁>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쓰셨단다. 나중에 이런 책들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읽어봐야겠구나.


1.

이 책에는 주인공은 열여섯 살 소년이란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되어 있어서 주인공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단다. 나왔는데, 아빠가 놓쳤을 수도 있고 말이야. 주인공은 여살 살 때 엄마에 의해 청량리역에 버려졌다가 일주일 만에 돌아온 아픈 기억이 있단다. 엄마가 정신적으로 아픈 병을 가지고 있었어. 결국 주인공 엄마는 자살을 하고 말았지. 주인공이 열 살 때 아버지는 재혼을 하셨어. 새엄마는 초등학교 선생님인데, 주인공과 사이가 좋지 않았어.

주인공도 혼자 생각할 때는 새엄마에게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고 배선생이라고 했어. 배선생은 두 살배기 딸 무희가 있었어. 시간이 지나도 배선생과 주인공 사이는 좋지 않았어. 그래서 중학생이 된 이후에는 밥도 집에서 잘 먹지 않았단다. 집에 오는 길에 집 앞에 있는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빵을 사가지고 왔지. 그렇게 위저드 베이커리 빵집의 단골손님이 되었어.

위저드 베이커리는 빵집 이름답게 약간 신비스러움을 가지고 있단다. 말 수 적고 음침한 분위기마저 내는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소녀. 빵집은 독특하게도 24시간 내내 운영한단다. 아르바이트생 소녀는 낮에만 일하고 밤에는 점장이 직접 카운터를 지킨단다. 사장은 낮에는 주로 빵을 구웠어. 그럼 도대체 잠은 언제 자는 것인가.

시간은 흘러 주인공은 열여섯 살, 의붓동생 무희는 열 살. 무희가 어디선가 성폭행을 당한 것 같은데, 겁먹은 무희가 주인공을 손가락으로 가르쳐서, 배 선생한테 엄청 맞고, 주인공은 도망쳐서 베이커리로 와서 숨겨달라고 했단다. 그렇게 주인공과 위저드 베이커리는 다시 엮이게 된단다. 그러면서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일들을 알게 되었단다.


2.

위저드 베이커리에서의 사장님은 진짜 마법사이고, 마법에 걸린 빵을 팔고 있었어. 그리고 낮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소녀는 밤이 되면 자신의 본 모습으로 변하는데, 소녀의 정체는 파랑새였단다. 빵집 진열대에는 평범한 빵을 팔지만, 마법 주문에 걸린 빵은 인터넷을 통해 몰래 팔고 있었단다. 미운 사람에게 주면 당황한 상황을 유발하는 악마의 시나몬 쿠키, 시험이나 출장 등을 앞두고 부정타지 않게 하는 마인드 커스터드 푸딩. 사과하고 싶은 사람에게 주면 100퍼센트 화해하는 메이킹 피스 건포도 스콘,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고백 받았을 주면 바로 떨어져 나가는 노 땡큐 사브레 쇼꼴라, 시간들 되돌리고 싶을 때 먹는 타임 리와인더 쿠키 등 다양한 종류의 빵들을 인터넷 주문으로 팔고 있었단다.

사장님은 24시간 내내 잠을 자지 않고 있었고, 한 달에 한번 빵집을 쉬면서 24시간 내낸 자는 게 전부라고 했어. 그렇게 해서 사람이 살 수 있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는 사람이 아니고 마법사니까…. 사장님은 주인공을 처음에는 하룻밤만 숨겨주려고 했으나 계속 눌러 앉게 되었어. 베이커리 일도 도와주고 그랬단다. 사장님이 마법에 걸린 빵을 파는 것은 분명 불법이고, 사장님이 아주 너그러운 편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자꾸 사장님과 위저드 베이커리가 주인공에게 위안을 주었어. 오랫동안 집에서 받은 상처를 아물게 해주었어.

이후 이야기는 빵집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로 진행된단다. 위저드 베이커리 빵집의 단점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야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는 거야. 마법 걸린 빵을 주문한 손님들이 실제 빵의 마법이 동작하자 불만을 가지고 빵집을 찾아오는 경우가 있고 어떨 때는 경찰에 신고하여 경찰이 찾아오는 경우는 있단다. 그럴 경우는 미련 없이 그 동네를 떠나 또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곤 했어. 주인공이 사는 동네에도 그렇게 온 것이고, 또 떠날 때는 그렇게 아무 이야기 없이 갑자기 떠났단다. 주인공이 살던 그 동네에서도 그렇게 갑자기 떠나고 말았단다 .

주인공은 그 베이커리를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집으로 간 주인공은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된단다. 의붓동생 무희를 성추행하고 있는 아버지를 보게 된 거야. 그리고 뒤이어 들어온 배 선생. 다시 지옥으로 돌아온 것을 깨달은 주인공. 빵집 점장님이 주신 시간 되돌리는 타임 리와인더 쿠키가 손에 있었단다.

..

이후 이야기는 주인공이 타임 리와인더를 먹은 경우와 먹지 못한 경우 두 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먼저 타임리와인더를 먹은 경우, 그러니까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간 주인공. 주인공의 강력한 반대로 아버지는 재혼을 하지 못했단다. 하지만, 아버지는 여아 성추행으로 구속되는 것은 똑같이 일어났고, 주인공은 위저드 베이커리의 빵집의 소녀를 보고 왠지 모를 그리움을 느끼게 된단다.

그리고 타임리와인더를 먹지 못한 경우(난리통에 떨어진 타임리와인더를 배선생이 발로 밟음), 시간이 흘러 2몇 년 뒤 우연히 익숙한 빵봉지를 보게 되었어.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손님이 호의로 건넨 빵. 바로 위저드 베이커리의 빵봉지였어. 손님에게 그 빵을 산 곳을 물어 보았고, 주인공은 그 자리에서 뛰쳐나가 위저드 베이커리로 달려갔단다. 그가 몇 년 동안 찾던 위저드 베이커리의 간판이 저 멀리 보였어. 주인공을 힘차게 위저드 베이커리를 향해 달려가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

판타지 소설이었구나. 괜찮았단다. 새로운 영역의 소설이지만, 지은이의 이런 시도도 좋았고, 이야기도 좋았어. 주인공이 성장해 가는 모습도 좋았고 말이야. 빵집 점장님이 비록 무뚝뚝한 마법사이긴 하지만, 인간적인 정도 있어 보였고 말이야. 몇 년 전에는 위저드 베이커리가 갑자기 이사가면서 헤어졌지만, 이제 다시 만나게 되면, 주인공도 위저드 베이커리 점장님의 수제자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그래서 청출어람의 마법사가 되어서, 더 신비하고 마법에 걸린 빵을 만드는 그런 이가 되었으면 하네그리고 점장님은 이 소설 속에 등장하기 이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척 궁금하구나. 어떻게 이런 빵집을 시작했는지, 태어나면서부터 마법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등등 말이야. 소설에서 풀지 않은 떡밥들이 많이 있어서 후속작이 나왔을 법한데, 이 책은 2009년 출간되었는데 십 년이 넘도록 조용한 것을 보니 후속작은 없는가 보구나. 아빠와 같은 독자들의 상상력으로 생각하는 수밖에,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중불로 달구어진 설탕 냄새가 난다.

책의 끝 문장: 지금은 나의 과거와, 현재와, 어쩌면 올 수도 있는 미래를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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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17 0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맘이 참 아팠던 책, 아이들이 이 책 참 좋아하더라고요. 저는 구병모작가님 피그말리온 아이들도 좋았어요. 피그말리온 읽고 아이들이 로젠탈 등 용어도 찾아보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크는 건 뿌듯하기도 하지만 아쉬움도 더 크지요.

bookholic 2021-11-17 08:30   좋아요 1 | URL
구병모 님의 <피그말리온 아이들>도 리스트에 올려 놓아야겠네요... 추천 감사~~^^
아이들이 금방금방 크는 게 정말 아쉬운데,
클수록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늘어서 고맙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이제 좀 더 크면 같이 안 놀아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