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 - 복효근

간도 쓸개도 

속도 배알도 다 빼내버린 

빈 내 몸에 

너를 들이고 

또 그렇게 빈 네 몸에 

나를 들이고 

비로소 둘이 하나가 된 

간고등어 한 손 

 ----------- 

2010.7.10일자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에 실린 시다.    

조금 특이한 이름의 시인 복효근은 금시에 초문이다.   

너무나 과문한 소생은 문청을 자처했던 한 시절이 부끄러워진다. 

그렇거나 어쨋거나 밥은 먹어야 하고~  

오늘 저녁에는 간고등어 구워먹을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러나저러나 어쩌나저쩌나 시간은 흘러 시절은 바야흐로 폭염의 계절
똥구녕이 탁 트이는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계절이 되었다.
게다가 더구나 마누라가 맥주를 몹시도 좋아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거의 매일 저녁 마누라와 둘이 앉아
한 잔의 맥주로 그날 하루분의 정신적 육체적 노동으로 피곤한 심신을
위로 격려하며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더불어 소생이 온갖 잡다한 것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온갖 술병 - 와인, 위스키, 사케, 소주, 맥주, 약주, 막걸리 -
에 붙어 있는 라벨을 수집하고 있고 맥주로 말하자면 병뚜껑까지 모으고 있는데
맥주 라벨 모은 것은 백여만장에 이르고 맥주 병뚜껑 모은 것이 50여만종이 넘는다.
(상기 숫자중에 ‘만’자는 강조용법이니 알아서 접수하시기 바란다.)

 

당근한 이야기지만 주류 관련 책도 대충 여러 권을 가지고 있는데
금번에 <500 맥주 beer> 란 책이 떡 나오고 보니 사지 않고는 베길 재간이 없는 것이다.
하여 일단 사기는 샀고 대충 훑어도 봤다.
안 먹어본 맥주가 많다. 뿐 아니라 소생이 가지고 있지 않은 라벨과 병뚜껑도 당근 많다.
어디서 구할꼬 궁리를 해본다. 비행기 함 타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수집이라는 행위에는 약간의 중독성이나 마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소생이 직접 그 많은 종류의 와인이나 맥주나 소주나 사케를 다 사먹을 수 없으니
주위에 도움을 구하지 않을 수 없다. 친구나 친지에게서 빈병을 얻기도 하고
어디 술자리에서 소장하고 있지 않은 라벨이 보이면  빈병을 가방에 넣어 오기도 하고
급기야 요즘은 우리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재활용 수거장을 뒤지고 있는 형편이다.
한번식 재활용 쓰레기 버리러 갔다가 때묻은 빈병 몇 개 주워오면
마누라가 한심하다고 혀를 끌끌 찬다. 왜 아니겠는가. 수집이란 그런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산영 2010-06-14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런, 우리 나라에서 모을 수 있는 것은 다 보이는 건 같네요. 외국에 잠깐 갔는데도 저 책에 나오지도 않는 맥주는 더 많고 더 많더군요.

붉은돼지 2010-06-22 10:26   좋아요 0 | URL
기네스도 없고...산미구엘도 없고...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5권을 드디어 완성했다. 감개가 무량 무량 넘친다. 완독이 아니다. 각 권의 분량이 500쪽에서 800쪽에 이르고 총 쪽수는  3344쪽에 이르는 엄청나게 방대한 분량으로 완독이란 본인 살아 생전에는 이루기 어려운 작업으로 사료된다. 살아서도 못하는 데 죽어선들 할 수 있을까하는 한심한 생각도 해본다. 완성이란 5권을 모두 구입했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모두 중고로 말이다. 음 하하하. 작년 9. 1. 중고샵에서 1권 <땅과 인간>을 처음 구입한 것을 시작으로 하여 9.15.에 5권 <역사 기술 인간>을 구입했고 같은 해 11.21.에는 4권 <인간과 인간>을,  2010. 2.12.에는 2권 <기독교와 인간>,  역시 같은 해 5. 1.에 마지막으로 3권 <하늘과 인간>을 구입함으로써 장장 8개월에 걸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중고샵에서 구입한 사유를 밝히자면 두말 필요없이 싼 맛에 산 것인데 작금에 이르러 그 경제적인 손익을 계산해 보자면 셈이 매우 복잡하지만 대충 이러한 것 같다. 중고 구입가는 5권 합해서 123,140원이고, 신간 5권의 정가는 189,000원으로 정가의 할인가는 172050원인데, 마일리지 4,220원과 플레티넘 멤버십 마일리지 5,160원을 제하면 162,670원으로 39,530원을 저렴하게 구입한 것 같은데, 가만 생각해보면 중고구입에는 배송비가 추가되는 경우가 있고 신간은 땡스투에다가 5만원이상 구입시에 2000원 추가 할인이 있고, 중고가 비록 새 책에 버금가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그래도 이건 남이 보던 헌책인데..흠흠’ 하는 약간의 께림직함이 있고, 책 5권 사는데 8개월이나 걸렸으니 중고가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그 마음의 초조함과 중고가 올라왔는데 누가 먼저 사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등 심리적, 정신적 부담감 같은 것들을 다 끌어모아 그것들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차액 39000원 정도는 가볍게 넘어설 것도 같다. 이렇게 생각하니 왜 안달복달하며 눈알 빠지게 중고를 기다렸나하는 후회의 마음도 생기고하지만 또 한편으론 그때 그 당시에 소생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그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준엄한 경제원칙에 입각하자면 당시로서는 그 정도의 심리적 정신적 희생은 마땅히 감수해야 할 숙명이었던 것 같다.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했지만 어쨌든 오늘날 그 유명하다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5권을 모두 구입하여 책장에 모셔놓고 보니 몹시도 흐뭇하기는 흐뭇하다.  언제 읽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언젠가 먼 훗날 시간이 난다면 찬찬히 쓰다듬으며 읽어보고 싶다.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읽기 5개년 계획’이라도 세워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쟈니 2010-05-26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포스팅을 보고 저도 지름신이 ㅡ.ㅡ;;;; 저만 지름신을 영접할 수 없어서, 추천합니다. ^^;

붉은돼지 2010-05-28 08:43   좋아요 0 | URL
쟈니님도 중고로 함 구입해 보심이 어떨지.....(인내와 끈기가 무지 필요하다는...성격 급한 인간은 속에 천불날 수도 있다는..말씀을 드림)
 

2002 올해의 사자성어
離合集散
전국 120명 교수를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권력을 쫓아 모이고 헤어지길 반복하는 정치인들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이 2002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12월19일 실시된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총 유효 투표수(2,456만1,916표)의 48.9%인 1,201만4,227표를 얻어 당선되었다. 기적적인 승리였다. 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그로부터 6년 뒤 너무나도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 예비되어 있었다는 것을 . 생각해보면 참으로 안타깝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중국 진나라 말기 한왕 유방과 천하를 두고 한판 벌인 건곤일척의 싸움에서 패한 초패왕 항우가 오강 근처까지 도망쳐 왔을 때 주위에서 일단 강동으로 돌아가 뒷일을 도모할 것을 권하자 항우가 말했다. “강동 자제 8천을 데리고 떠나왔는데 이제 다 죽고 나 혼자 무슨 면목으로 그들의 부형을 대한단 말인가” 하고는 스스로 자결했다고 한다. 면목(面目)의 유래다. 역발산기개세로 시작하는 유명한 절명시가 전해지거니와 그때 그의 나이 31세였다. 근 천년 뒤에 오강가를 지나던 당나라 시인 두목이 지난 일을 안타깝게 여겨 시를 지었다. 그 시에서 권토중래라는 고사성어가 나온다.   

 

봉하마을에서 서울 검찰청으로 가는 버스에 오르기 전에 한“국민여러분께 면목없다”는 말과 마지막으로 남긴 짧은 시같은 유서, 권토중래를 도모하는 대신 자결로 마무리한 삶 등을 볼 때 인간 노무현과 인간 항우 사이에 어떤 유사점을 발견했다고 한다면 얼토당토 않은 비약인가.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개최되었고 우리 축구 대표팀은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창조했다. 네델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은 전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히딩크 감독이 즐겨마셨다고 해서 와인 샤또 딸보도 덩달아 인기였다(요즘 대형할인매장에서도 10만원 가량 한다). 월드컵 패막 하루 전인 6월29일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경비정 1척이 우리 해군 고속정을 기습 공격해 장병 6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 처음에는 서해교전으로 부르다가 후에 제2연평해전이라 명명했다. 북한측은 30여명의 사상자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6월13일에는 경기 양주군에서 여중생인 신효순. 심미선양이 주한미군의 장갑차에 깔려 숨진 사건이 발발했다.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문제 와 더불어 반미감정에 기름을 퍼붓는 계기가 됐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차남, 3남이 비리문제에 연루되어 구속되었다. 국외적으로는 테러 공포가 무슨 전염병처럼 퍼져 확산된 한해였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여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테러가 발생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도 체첸반군에 의한 인질극이 있었고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라크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그때는 아직 전운이 감도는 그정도)   

 

국내외적으로 일어난 여러 사건들과 정황을 살펴볼 때 철새 정치인들의 가벼운 처신을 질타하는 ‘이합집산’이라는 사자성어로 2002년 한해를 정리하기에는 다소 무리라는 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0년   

쇠 금/성 김 
전국 23,000명의 응모자들 중 1,366명(5.9%)이 '金'을 올해의 한자로 선정했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을 이유중 하나로 꼽았다. 이와 함께 시드니올림픽에서 일본선수들이 딴 금메달, 금융파탄, 새로운 500엔짜리 동전과 2000엔짜리 지폐의 등장 등을 선정이유로 들었다. 2000년의 500엔 주화 변경은 구 오백엔 주화가 거의 1/10 가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오백원 주화와 모양이 비슷해 자판기에 악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위에서 5위는 亂(란), 新(신), 噴(분), 災(재)이 뽑혔다.  

 

사실 남북 정상회담은 김영삼 전대통령 재임시절인 1994년에 거의 성사단계 직전까지 갔으나 김일성의 사망으로 무기연기 되었다. 아무래도 아들보다야 아비가 먼저고 그 무게나 인물로 볼 때도 김일성과 김정일은 분명 차이가 있는데 그건 YS의 복이고 어쨌든 전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주인공 자리는 DJ가 차지했다. 이면에 어떤 거래가 있었던 간에 어쨌든 두 정상의 만남 자체는 대단히 상징적이고 중대한 사건이었다. 우리나라뿐만아니라 일본에게도 말이다.   

 

화산 분화로 '분', '재' 등이 수위에 오른 것 같다. 3월 31일 홋카이도의 우수산이 분화했다. 지금도 화구에서는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으며 당시의 지각변동으로 융기된 도로와 붕괴된 건물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7월 8일에는 미야케지마(삼택도) 화산이 17년만에 분화하였다. 그 후 분화가 멈추지 않아 9월에는 섬주민 3800명을 섬 밖으로 대피시켰다. 2005년 1월에야 대피령이 공식해제되어 절반 정도가 귀도했다고 한다.  

 

2000년에 일본인으로서는 9번째로 시라카와 히데키 교수가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우리도 2000년에 노벨상 하나 건졌다. 평화상이긴 하지만. 어쨌든 화학보다야 세계평화가 훨 중요하지 않은가 말이다. 시라카와 교수는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만든 장본인으로 연구의 획기적 발견은 촉매의 농도를 잘못 맞춘 실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연구자로서는 드물게 매일 6시에 퇴근하고 주말은 거의 가족과 함께 보냈으며 아내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고 한다. 선인장 애호가로 집에 100여그루 이상의 선인장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우리 엄마도 선인장을 무척 좋아 하셨는데 아버지는 볼품없는 선인장을 키운다고 불평하셨다. 가끔 화분을 옮기다가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 왠지 선인장을 키우는 사람의 마음은 사막처럼 황량하고 메마를 것 같다는 이유도 있었던 듯하다.) 미국의 앨런 히거, 앨런 맥더미드와 3인 공동수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