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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06-06-1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보면 훨 좋은데...사진이 좀 안나온 것 같다...

조선인 2006-06-11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액자까지. 충분히 근사합니다.
 

오랜만에 시내 나들이를 갔었는데, 말하자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본 척 휘리릭 지나칠 수는 없는 법일러라. 어찌할 수 없이 교보(서울 교보가 아니다)에 잠시 들러 이리저리 기웃거렸는데, 바로 그곳에서 전혀 예상치도 못한 운명적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었던 것이었따.........역사소설 같은 걸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날 우연히 그는 교보에 들르게 되었다. 이 우연한 방문이 훗날 그의 운명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리라고는 그 자신은 물론 그 누구도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뭐 이런 거 말이다.

그날 교보에서 본인은 직소퍼즐을 하나 구입하게 된다. 1000피스 짜리로...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본인이야 뭐 퍼즐에 관심도 없고 어쩌다 퍼즐이란 것을 끼워 맞추어 본 기억도 가물가물 삼삼한데, 금회 행차시 동행한 우리 마눌님께옵서 왠 심사로 그러하셨는지 갑재기 퍼즐이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덜렁 구입하게 된 것이었다. 클림트의 <키스>


그러니까 그걸 구입한 시각이 6월3일 18:00경. 저녁을 먹고 그 1000조각을 방바닥에 풀어헤쳐벌셔 놓은게 21:30경. 그로부터 그야말로 퍼즐과의 한판 처절한 악전고투가 시작되었으니 본인은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안고 6월 4일 03:00경 취침. 마누라는 밤을 꼴딱 세워가며 깽깽대다가 06:00경에 뒤로 나자빠졌고, 해가 중천을 지나 서천으로 기울어질 무렵에 일어나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둘이 같이 붙어앉아 새벽까지 쪼물딱 쭈물럭 꿍꿍.....온몸이 쑤시고 다리가 저리고 무릎이 아프고 눈알이 빠져 튀어나올라고 하고.....여차저차 차차차 파란곡절을 거쳐 엄숙 경건한 현충일 하오 2시경에 작품의 완성을 보게 되었으니 실로 감개가 무지무량하였다. 이에 그 인고와 고난의 과정을 디카에 담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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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i 2006-06-09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해요. 과정이 저리 생생하니 감탄스러워요.

조선인 2006-06-09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도전이 1000조각이라니, 그걸 이틀만에 다 해내다니 존경스럽습니다. @,@

붉은돼지 2006-06-09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냐오님/ 뭐 굉장할 건 없고요....님도 한 번 해보세요..나름으로 재미있습니다. 방바닥에 펼쳐놓고 하면 팔다리허리어깨 온몸이 다 아픕니다. 큰 상 같은 걸 펴놓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조선인님/혼자 한 건 아니고요.. 마누라하고 같이 근 4일동안 식음전폐하고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전에 또 하나 구입했습니다. .클림트의 <엄마와 아기(역시 1000조각!!)> 로...

조선인 2006-06-0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거걱 클림트로 도배를. ㅎㅎㅎ

붉은돼지 2006-06-1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엔 고흐로....생각중입니다....
 

5월 중순경에 일주일간 수원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란 자기 연찬의 기회라기보다는 일종의 공인된 휴가로 생각되어 왔고 또 사실이 그러했다. 뭐 이틀에 한번 꼴로 쌍코피가 터지고 이런저런 잡다한 일로 일주일에 삼사일은 골이 또갈라지거나 아니며 짜갈라지거나 그도 아니면 빠개질려고 하는 그런 격무에 시달린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매일매일의 신경쓰이는 업무일랑 잊어버리고 교육중에 좀 졸기도 하고 여유를 좀 가져보라는 그런 의미에서 지엄하시지만 자애롭기도 하신 상(上)께옵서 하사하시는 일종의 은사랄 수도 있다. 말하자면 말이다.

해가 하늘 위든 옆이든 어쨌든 하늘 한쪽에 있는 동안에는(물론 하루분의 교육이 끝나고 말이다. 내 비록 모범적인 교육생은 아니지만 수업까지 땡땡이 칠 만큼의 배짱은 없다.) 청계천이니, 엑스코 몰(반디앤루니스도 처음 가봤다.)이니 수원 화성이니 하는 곳을 무슨 관광하듯이 돌아다녔고, 그넘의 해가 땅 아래로 떨어진 후에는 그야말로 음주로 고주망탱이가 되어 허덕허덕하다가 새벽녘에야 간산히 하숙집으로 돌아와 죽은 듯이 자빠졌던 것인데, 땅아래로 꺼져있던 그놈의 해가 다시 땅위로 솟아오를 때면 나도 이놈의 지친 몸을 어쩔수 없이 일으켜 세우지 아니할 수 없었으니, 위에 잠시 언급했듯이 소심한 본인으로서는 교육을 땡땡이 칠 정도로 간이 땡땡 붓지는 못했던 것이다. 이게 행인지 불행인지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수원성에 처음 가봤다. 사진으로 보던 것하고 어떤 면에서는 비슷했고 또 어떤 면에서는 달랐다. 정조가 언제부터 계몽군주로 인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이 정조의 인기를 끌어올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만 같다. 본 소설을 둘러싼 정치적 또는 문학적 공방은 차치하고라도 역사소설이나 추리소설류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들의 이목을 확 끌어당길만큼 이 책은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다가 정조의 돌연한 죽음 앞에서 통탄하고 탄식하지 아니한 독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뭐 없다고 해도 관계는 없다.


아버지를 뒤주에 가두어 죽인 노론 신하들을 인정하고 그들과 함께 자신의 나라를 경영할 수 밖에 없었던 정조의 절치부심을 생각하면 그가 불쌍하기도 하고, 절대적 전제왕권의 확립을 꿈꾸며 오랜 세월을 견뎌왔던 그 인고를 생각하면 그 억장이 무섭게도 느껴진다. 어쨌든 소설은 정조의 친위 쿠데타가 거의 성공하는 듯 급박하게 클라이막스로 치닫다가 그만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정조의 죽음으로 허무하게 급강하를 하고 마는데, 그 헛되었든 그 진실되었든 어쨌든 한 사람의 꿈이 이른바 한낱 포말로 스러지고 말았던 것이니, 애닯은 마음이 없지 않다. 이 소설과 작가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차치하고 말이다. 수원화성을 둘러보는 동안 정조니 사도세자니, 심환지, 정약용이니 뭐 그 비슷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나 노론이니 남인이니 홍재유신이고 당쟁이고 전제군주고 뭐고 하는 그런 생각은 별로 안나고 다만 이 근처에 살면 저녁에 운동이나 산책하기에 정말 좋겠다!!는 그런 생각만 자꾸 들더라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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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6-02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하기 정말 좋아요. 여자 걸음으로 한 바퀴 돌면 걷기 운동 코스로 그만이고, 옆지기는 달리기를 한다죠. 마로는 연무대에서 뛰놀길 좋아하구요. ㅋㅋ

붉은돼지 2006-06-05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성을 한 바퀴 완전히 돌아 보지는 못했는데....설렁설렁 일없이 산책하거나 걷기 운동하기엔 정말 그만인것 같더군요....
 

 

5월 5~6일 처가 식구들과 단양에 있는 대명콘도에 다녀왔다. 5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가 고주망태기가 되어 쓰러져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콘도에서 바라보는 산과 계곡은 뿌연 안개에 쌓여 사뭇 운치있어 보였다. 두어 해 전에 왔을 때는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옛 선인들이 말하는 절경중에는 어디에서 바라보는 낙월(落月)이니, 일출(日出)이니 하는 것들이 꽤 있는데, 나는 이게 볼만한 유적지가 없으니, 팔경이니 삼경이니 하는 숫자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끌어다 붙인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그런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단양팔경에 <비오는 날 대명콘도에서 바라보는 안개 피어나는 계곡>을 하나 더 보태 구경(九景)을 만들고 싶은 심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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閑山島 夜吟 한산도 야음

이순신


한 바다에 가을 빛 저물었는데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새벽 달 창에 들어 칼을 비추네


水國秋光暮 驚寒雁陣高

憂心輾轉夜 殘月照弓刀


*************



우리 공장에서 전개하는 독서운동의 5월달 선정도서는 김훈의 <칼의 노래>이다. 당근 읽어 보았고, 어줍잖은 서평도 올렸던 것 같다.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 앞에서 무효였다’라는 제목의(물론 소설중에 나오는 문구다). ‘닥쳐올’이라고 하니..‘닥쳐라’가 문득 떠오른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읽어 볼 생각이다. 김훈이 한글 산문 미학의 한 경지에 올랐다는 말은 지당하다고 생각하거니와, 일부 그의 글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인사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재독의 가치가 있다는 나름의 계산이다.


김훈이 그려낸 이순신은 광화문 앞에서 긴칼 옆구리에 차고 떡하니 서있는 시원하게 찢어진 눈매의 위풍당당한 이순신이 아니었다. 소설 속의 이순신은 쓸쓸하고 외롭고, 고독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허무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이순신은 과연 누구인가.....이순신.........순신, 순신, 순신하고 불러보니 그 이름이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이름 같다는 전혀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그런 생각만 떠오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역시나 잘 모르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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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i 2006-05-04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네시로 카즈키의 <레벌루션 No. 3> 등 더 좀비즈 시리즈에 재일교포 주인공 이름이 '순신'이지요. 일본어로 발음하기 어려울 텐데, 묘한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붉은돼지 2006-05-07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설마 성도 이씨는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