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재의 서양건축사 5권을 드디어 완성했다. 감개가 무량 무량 넘친다. 완독이 아니다. 각 권의 분량이 500쪽에서 800쪽에 이르고 총 쪽수는  3344쪽에 이르는 엄청나게 방대한 분량으로 완독이란 본인 살아 생전에는 이루기 어려운 작업으로 사료된다. 살아서도 못하는 데 죽어선들 할 수 있을까하는 한심한 생각도 해본다. 완성이란 5권을 모두 구입했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모두 중고로 말이다. 음 하하하. 작년 9. 1. 중고샵에서 1권 <땅과 인간>을 처음 구입한 것을 시작으로 하여 9.15.에 5권 <역사 기술 인간>을 구입했고 같은 해 11.21.에는 4권 <인간과 인간>을,  2010. 2.12.에는 2권 <기독교와 인간>,  역시 같은 해 5. 1.에 마지막으로 3권 <하늘과 인간>을 구입함으로써 장장 8개월에 걸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중고샵에서 구입한 사유를 밝히자면 두말 필요없이 싼 맛에 산 것인데 작금에 이르러 그 경제적인 손익을 계산해 보자면 셈이 매우 복잡하지만 대충 이러한 것 같다. 중고 구입가는 5권 합해서 123,140원이고, 신간 5권의 정가는 189,000원으로 정가의 할인가는 172050원인데, 마일리지 4,220원과 플레티넘 멤버십 마일리지 5,160원을 제하면 162,670원으로 39,530원을 저렴하게 구입한 것 같은데, 가만 생각해보면 중고구입에는 배송비가 추가되는 경우가 있고 신간은 땡스투에다가 5만원이상 구입시에 2000원 추가 할인이 있고, 중고가 비록 새 책에 버금가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그래도 이건 남이 보던 헌책인데..흠흠’ 하는 약간의 께림직함이 있고, 책 5권 사는데 8개월이나 걸렸으니 중고가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그 마음의 초조함과 중고가 올라왔는데 누가 먼저 사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등 심리적, 정신적 부담감 같은 것들을 다 끌어모아 그것들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차액 39000원 정도는 가볍게 넘어설 것도 같다. 이렇게 생각하니 왜 안달복달하며 눈알 빠지게 중고를 기다렸나하는 후회의 마음도 생기고하지만 또 한편으론 그때 그 당시에 소생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그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준엄한 경제원칙에 입각하자면 당시로서는 그 정도의 심리적 정신적 희생은 마땅히 감수해야 할 숙명이었던 것 같다.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했지만 어쨌든 오늘날 그 유명하다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5권을 모두 구입하여 책장에 모셔놓고 보니 몹시도 흐뭇하기는 흐뭇하다.  언제 읽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언젠가 먼 훗날 시간이 난다면 찬찬히 쓰다듬으며 읽어보고 싶다.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읽기 5개년 계획’이라도 세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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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 2010-05-26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포스팅을 보고 저도 지름신이 ㅡ.ㅡ;;;; 저만 지름신을 영접할 수 없어서, 추천합니다. ^^;

붉은돼지 2010-05-28 08:43   좋아요 0 | URL
쟈니님도 중고로 함 구입해 보심이 어떨지.....(인내와 끈기가 무지 필요하다는...성격 급한 인간은 속에 천불날 수도 있다는..말씀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