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달걀부인님께
먼저 부인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일전에 소생이 찾아보기로 했던 <리디아의 정원>이라는 책은 소생의 서가에는 없는 책이었습니다. 아둔한 소생이 착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크리스티나 비외르크의 <모네의 정원에서>나 아니면 <꼬마정원>을 <리디아의 정원>으로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어린이용 도서이고 이 두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소녀의 이름이 ‘리네아’로 ‘리디아’와 발음이 비슷하기도 해서 혼동이 있었던 것 같다는 변명을 해 봅니다. 그러면 그 두 권의 책을 소생이 가지고 있나 하면.. 아닙니다. 아마 오래전 대방출시에 중고로 처분한 듯합니다. 제가 비외르크의 그림책 3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 <아빠와 함께한 베니스 여행> 한 권만 집에 있는 실정입니다.
실언에 대한 심심한 사죄의 의미로 <리디아의 정원>과는 별 상관도 없는 <아빠와 함께한...>에 대한 소개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생은 개인적으로는 베니스 여행기 중에서 이 책이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딸이 있는 아빠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소생이 딸을 낳기 전에(뭐, 제 낳은 건 아니고 물론 아내가 낳았지만 말입니다. 하나마나한 말을 해서 죄송합니다.) 이 책을 보면서 아! 나도 어서 딸을 낳아 함께 베니스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품었고 그 꿈은 나중에 이루어지기는 합니다만 그 여행이 이 책에서처럼 그렇게 재미있고 훈훈하지는 않았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 참고로 말씀드리면 <모네의 정원에서>, <꼬마정원>에 등장하는 ‘리네아’는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국 소녀라는 설정입니다.
네마리 청동마상에 대해서는 전에 여러번 이야기한 적이 있어서 이 마생들의 그 구구절절한 인생유전 이야기는 여기서는 일단 생략하겠습니다. 이 마상은 1204년 4차 십자군원정시 베니스가 콘스탄티노플에서 약탈해 온 것인데, 출생시기는 대략 2~300년 경이라고 하니 말의 나이가 거의 2000살에 가깝습니다. 하여 아무리 청동이라해도 노쇠한 말을 풍찬노숙의 야외에 세워놓을 수가 없어 복제품을 산마르코 성당 2층 발코니에 세워놓고 진품은 성당 2층 내부에 있는 성물보관소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소생 오래전에 베니스를 방문했을 때는 성물보관소 입장료가 너무 비싼 것 같아서 그냥 패스했습니다.(성당 입장은 무료였습니다) 그때는 진품이 성물보관소에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생각할수록 안타깝습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위 사진은 '해리의 바'입니다. 벽에 표시된 '성 마가 사자상'은 1966년 11월에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 물이 저 높이까지 찼다는 표시입니다. 해리의 바가 생긴 유래는 아래와 같습니다.
베니스의 어느 큰 호텔에 쥐세페 치프리아니라는 이름의 바텐더가 있었단다. 그 사림이 있는 바에 미국인 해리 피커링이라는 사람이 늘 단골 처럼바를 드나들었대. 그러던 어느날 그 미국 사람이 파산을 했다는구나. 호텔 숙박비도 내지 못하고 자신이 데리고 있던 검은 개인 페킨스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갈 차비도 없었던 거야. 그래서 친절한 치프리아니가 그 미국 사람에게 5천달러를 빌려주었대. 손님한테 빌려주기엔 너무 큰 돈이었지. 그 돈으로 피커링이라는 사람은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 하지만 부쳐 주겠다던 돈이 오질 않았대. 결국 치프리아니는 포기하고 말았지. 그런데 2년이 지났을까? 그 호텔 바 문 앞에 누가 서 있었는지 알겠니? 바로 해리 피커링이었어! 그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고 해. ‘여기 5천 달러를 가지고 왔습니다. 돈이 없어 쩔쩔맬 때 돈을 빌려 주셔서 그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 2만 달러를 더 준비했습니다. 다만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이 2만달러로 이 바를 사십시오. 그래서 ’해리의 바‘라고 이름을 바꾸어 주십시오.’ 그래서 치프리아니는 그렇게 했단다. (p78-79)
축생 홍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