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식이 소개하고 있는 ‘내 서재 속 고전’은 총 19권이다. 이중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있는 책은 저 아래의 14권이다. 당연하게도 소생은 하나도 읽은 것이 없다. 요즘같이 북풍한설 몰아치는 엄동설한에 뜨끈뜨끈한 축사에서 궁디를 뭉기적거리고 있는 축생 따위가 디아스포라적 삶을 살고 있는 선생의 사상적 궤적을 쫓기에는 역시나 돼지가 인간으로 환생하는 것 만큼이나 요원한 일일 것이다. ‘서경식 지음’이라고 되어 있고 그 밑에 다시 ‘한승동 옮김’ 이라고 되어있는 데 이것을 보는 마음은 좀 묘하고 착찹하다.
흑백도판의 문고판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읽은 것이 언제였는지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나중에 컬러도판이 포함된 개정판도 사서 읽은 것 같다. ‘캄뷰세스왕의 재판’은 심은하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와도 일말의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람의 피부껍데기를 벗겨내는 무슨 변태 스릴러물 영화였던 것 같은데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다시 이 책을 뒤적였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소년의 눈물>, <디아스포라 기행> 등 몇권의 책을 읽은 것 같다. 집구석을 뒤져보면 몇 권 나올 것이다.
<내 서재 속 고전>에 언급된 도서 중 한국어 번역본이 나와있는 책들의 목록이올습니다.
1. 프리모 레비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2. 조지오웰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3. 루쉰 <루신전집 6>
4. 니콜라이 바이코프 <위대한 왕>
5. 에드워드 사이드 <지식인의 표상>
6. 요한 하위징아 <중세의 가을>
7. 케네스 클라크 <그림을 본다는 것>
8. 필리프 아리에스 <죽음의 역사>
9. 가토 슈이치 <양의 노래>
10. 잉게 숄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11. 삐에로 알벳찌, 죠반니 삘레리 <사랑과 저항의 유서>
12. 바스톨로메 데 라스카사스 <인디아스 파괴에 대한 간략한 보고서>
13. 마르크 블로크 <이상한 패배>
14. 빈센트 반 고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이중 1번, 2번, 4번, 6번, 7번 다섯권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프리모 레비의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는 아시다시피 홀로코스트 이야기다. 얼마전에 출간되어 알라딘에서 많이 언급되었다. 소생은 이런 종류의 책을 잘 읽지 못한다. 부끄럽지만 읽기가 두렵고 또 다 읽어낼 것 같지도 않다.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다. 소생이 축생인 이유다. 그래도 일단은 장바구니에 담아본다.
조지오웰은 오웰은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의 벵갈에서 태어났다. 명문 이튼칼리지에서 수학했고, 미얀마에서 경찰생활을 했으며, 파리와 런던에서 부랑자 생활을 했고, 스페인 내전에 참천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은 한번 읽어보고 싶다.
니콜라이 바이코프 <위대한 왕>. 영화 <대호>에서 최민식의 대사가 문득 생각난다. ‘산군님은 건드리는 게 아니야’ 그렇다. 백수의 왕인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다. 선생 평생의 애독서라고 한다. ‘위대한 왕’의 아버지 호랑이는 바로 백두산 호랑이다. 이 작품은 ‘대자연에 대한 만가임과 동시에 하나의 역사적 시대에 대한 증언서’이기도 하다. 꼭 읽어보고 싶다. 장바구니에 담았다.
요한 하위징아의 <중세의 가을>. 그 빛나는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그간은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구입조차 하지 않았다. 연이니 소생 근자에 들어 중세사에 관해 이런저런 책들도 읽고하여 약간의 관심도 생기고 또 중세를 읽는다는 주제에 이 유명한 저술을 건너뛸 수는 없어 용기를 내어본다. 장바구니에 담는다.
미술에 관한 서적을 꽤나 읽었다는 저자도 ‘지난 30년간 내가 거듭 읽었고, 그때마다 그 논지를 납득하고 필치에 감탄하면서 나도 할 수만 있다면 이런 식으로 써보고 싶다고 선망해온 것이 바로 케네스 클라크의 <그림을 본다는 것>이다’ 라고까지 하는데야 장바구니에 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추신 : 우리나라에도 ‘반고흐 서간집’ 관련하여 여러 책이 나와있지만 전집은 없다. 일본에서는 총6권으로 ‘반고흐 서간전집’이 나와있다고 한다. 한국어판 전집도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랑과 저항의 유서> 사계절 1984 판은 검색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