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앤소니 드 멜로 지음, 이현주 옮김 / 샨티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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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한겨레 신문에 어느 출판사에 관한 기사가 실렸었다.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어서 회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10, 50, 100만원을 내어서 잎새 회윈, 줄기 회원, 뿌리 회원이 되면 간행하는 책을 그만큼 부쳐주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출판사의 문제 해결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10만원을 내고 잎새 회원이 되었다.

출판사는 이론서 보다는 실용서 위주로 간행을 하는 듯 보였다.

읽고 싶지 않거나 서재에 꽂아두고 싶지 않는 책은 구독을 거절했더니 10만원이란 돈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나 보다.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얼마전에는 남은 돈이 있냐고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기까지 했다.

다행히 그 출판사는 몇 년이 지났지만 간판을 내리지 않고 건재했다.

그 출판사에서 신간을 보내왔다. 이번 책은 읽고 싶어서 신청을 했다.

<행복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 행복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오해는 그것을 다른 사람이나 바같 사물 또는 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즐기느냐에 있다. 상실을 겁내지 않을 때 비로소 인생을 즐길 수 있다.

- 당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은 당신의 기대다.

 

책 표지에 적힌 구절들이다.

모두다 지금 나에게 해당되는 말인 것 같아서 적어보았다.

 

***오랫만에 글을 올린다.

주인이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서재를 방문해 주신 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나는 거의 한 달도 넘게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한 일주일 쯤 잠수하다가 나타나면 될 것 같은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늘 내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자리를 지키고있다가 집에 오면 소파에 쓰러진다.

그 와중에 2박 3일 청산도에 다녀왔고, 4박 5일 일본에 다녀왔다.

 

분명히 나를 괴롭히는 것은 나의 기대이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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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5-20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아직 이 책을 첫 쪽도 못 넘겼어요 ㅠ.ㅜ
너무 바쁘게 아이들과 삶을 부대끼다 보니...

책을 잘 보시면, 제 이름도 뿌리회원으로 박혔답니다.
샨티회원 처음 모으던 때에
저는 주머니돈 탈탈 털어 현금을 들고
출판사로 찾아가 손수 드렸지요.
그때에는 서너 평쯤 되는 아주 작은 사무실이었는데
요즈음은 많이 나아졌다고 느껴요.

이 책 이름처럼
스스로 쉽다 여기면 즐겁게 살아가기는 쉽고,
쉬울까 하고 물으면 즐겁게 살아가기는 쉽지 않으리라 느껴요~

gimssim 2012-05-21 07:1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의문문으론 즐겁게 살아가기가 쉽지 않겠죠.
몸이 좀 나아지니 비로소 눈이 떠집니다.
어느덧 봄이 가고 여름이네요. 날씨가.
행복한 날, 되세요^^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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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나무 밑동에서 살아 있는 부분은 지름의 10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바깥쪽이고, 그 안쪽은 대부분 생명의 기능을 소멸한 상태라고 한다. 동심원의 중심부는 물기가 닿지 않아 무기물로 변해 있고, 이 중심부는 나무가 사는 일에 간여하지 않는다. 이 중심부는 무위와 적막의 나라인데 이 무위의 중심이 나무의 전 존재를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버티어준다.

존재 전체가 수직으로 서지 못하면 나무는 죽는다. 무위는 존재의 뼈대이다. () 나무의 늙음은 낡음이나 쇠퇴가 아니라 완성이다.   p.92

 

   며칠 전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 글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요즈음 저 자신에 대해서 좀 깊이 묵상하고 있는터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해 연말 몸담고 일하고 있는 곳에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제가 너무 '일방통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좀 느슨하면 좋을텐데 너무 타이트하다는 불평들이 쏟아져나왔습니다.

  리더는 먼저 자신을 무장하고 자신을 콘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것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춰졌던 모양입니다. 문제가 터진 만큼 수습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을 오래 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제가 변하는 것입니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제 자신을 설득해 가고 있습니다.

  원칙과 소신과 명분을 지켜온 저의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것들이 많이 섭섭하고 회의가 들었습니다. 말하자면 그들의 요구는 맡은 일을 제때 하지 못해도 그럴 사정이 있었거니 넘어가 달라거나 자신들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취달라는 것이고 저는 일을 하는 이상 그렇게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그렇게 서로 '일방통행'으로 왔으니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터진 것에 자존심이 상해서 한동안 저 자신을 자책하고 많이 다그쳤습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 보니 저의 원칙, 소신, 명분, 이런 것들이 저라는 나무를 지탱해 온 힘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나무가 수직으로 서기위한 '존재의 뼈대'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지난 연말 그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지요. 이 책에는 나무의 바깥쪽 10분의 1이 나무의 생명을 유지해간다고 말합니다. 저에게 있어서 그 10분의 1일 바로 '소통'이 아닐까 하는 깨닫음이 왔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에 운동을 갔다가 이것들을 발견했습니다. 이튿날 카메라를 가지고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바로 이 사진들입니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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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2-02-0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나무 중심부가 정말로 저렇게 생겼군요!
생명의 기능은 소멸하였지만 나무를 수직으로 세워주는 힘!
제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것을 지지해주는 글이라서 더 기뻐요.

gimssim 2012-02-08 20:40   좋아요 0 | URL
나무 안의 흔 부분들은 이미 생명은 소멸되었다는 말이지요.
만져보니 아주 단단했습니다. 그 부분이 나무를 지탱해준답니다.

여러모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2-02-08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인용글 보니, 김훈의 '내 젊은날의 숲'이 생각나요.
'나무줄기의 중심부는 죽어 있는데,
그 죽은 뼈대로 나무를 버티어주고 나이테의 바깥층에서 새로운 생명이 돋아난다.
그래서 나무는 젊어지는 동시에 늙어지고, 죽는 동시에 살아 난다.
나무의 삶과 나무의 죽음은 구분되지 않는다.
나무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다르다.
내용이 다르고 진행 방향이 다르고 작용이 다르다.'

저는 생명있음의 소통만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존재 전체가 수직으로 서지 못하면 죽는다. 무위의 존재는 뼈대다...라는 구절,

저도 읽은 책, 읽은 구절인데도...오래 머물다가게 하는걸요~^^

gimssim 2012-02-08 20:43   좋아요 0 | URL
김훈의 <내 젊은 날의 숲>은 아직 안읽어봐서...그런 구절이 있었군요.

소통과 소신을 겸비할 수 있도록 도를 더 닦아야 하나 봅니다.
아무래도 아직은 '하산'할 때가 아닌 모양이지요.

마녀고양이 2012-02-08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관성있는 리더가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일관성'에 관련된 규칙이, 제게 설명되고 납득될 필요는 있는게 아닐까 해요.
그래야만 일하고 따를 맛이 나더라구요. 하지만,, 언니는, 진짜 멋진 리더실거 같아요.
(저도 밑에 써주세요... 헤헤.)

gimssim 2012-02-08 20:46   좋아요 0 | URL
저는 일관성은 있어도 유연성을 없는 모양입니다.
둘 다 겸비하는 건 무리이겠지만 그래도 생각의 물꼬는 조금씩 터봐야겠어요.

숲노래 2012-02-09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를 버티는 나무줄기라기보다
나뭇가지를 버티는 나무줄기라고 해야겠지요.
정작 나무를 버티는 곳은 뿌리일 테니까요.

나무도 너무 딱딱하거나 곧으면 비바람에 뚝 하고 부러지고,
나무도 비바람에 살살 흔들리며 바람결에 몸을 맡기기도 하면
어떤 어려움도 찬찬히 견디거나 이기거나 받아들이리라 생각해요.

gimssim 2012-02-09 06:23   좋아요 0 | URL
저는 생명이 다한 것이라고 필요없는 것은 아니구나,로 이해했어요.
저의,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부분도 '나'를 구성하는 저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위로를 받았드랬습니다.

순오기 2012-02-16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과 글을 같이 보니 제대로 이해가 되어요.
내 자신이 용납하지 못하는 것도 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네요.
깊이 생각하게 하는 페이퍼에요~ 고맙습니다!

gimssim 2012-02-20 21:34   좋아요 0 | URL
그래요.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려면 자신을 보듬은 일에 좀 더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순간의 꽃 - 고은 작은 시편
고은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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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서운산 연둣빛 좀 보아라

이런 날
무슨 사랑이겠는가
무슨 미움이겠는가-15쪽

어쩌란 말이냐
복사꽃잎
빈집에 하루 내내 날아든다-49쪽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50쪽

어쩌자고 이렇게 큰 하늘인가
나는 달랑 혼자인데 -52쪽

저쪽 언덕에서
소가 비 맞고 서 있다

이쪽 처마 밑에서
나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다

둘은 한참 뒤 서로 눈길을 피하였다-55쪽

고군산 선유도 낮은 수평선
해가 풍덩 진다

함부로 슬퍼하지 말아야겠다-73쪽

겨울바다에는
헤어진 사람이
가거라
지금 뜨겨운 사랑보다
지난날 뜨겁게 사랑했던 사람이
가거라 -73쪽

저 어마어마한 회장님 댁
거지에게는 절망이고
도둑에게는 희망이다-74쪽

비 맞는 풀 춤추고
비 맞는 돌 잠잔다-86쪽

낙숫물 소리
나도
거미도 한나절 말이 없다-91쪽

겸허함이여
항구에 돌아오는 배
오만함이여
항구를 떠나는 배-101쪽

함박눈이 내립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모두 무죄입니다-101쪽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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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2-02-0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은 시인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연둣빛 싱그러운 봄산은 참 좋아합니다^^

gimssim 2012-02-02 21:22   좋아요 0 | URL
저도 많이 접해 본 작가는 아니에요.
그런데 이 글들은 마음에 와닿는 부분들이 많군요.
저도 흘러가버리는 시간 속에서 건져올릴 수 있는 단어들을 생각해 봅니다.
 
점선뎐
김점선 지음 / 시작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열정과 치열함으로 예술의 바다를 건너온 작가의 개인사이다.

드문드문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지만 살아온 이력만큼이나 글에서도 힘이 느껴진다.

 

무기력에 빠져 있을 때, 몸과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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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02-02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참 좋아해요,,,가끔 중전님 말씀처럼 무기력에 빠졌을 때
한꼭지씩 들춰봐요,,,특히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 좋아요,,

gimssim 2012-02-04 07:15   좋아요 0 | URL
책을 읽으면 이이는 인생도 쉬지 않고 살아갔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숨가쁨이 좀 쳐져 있는 제게 힘이 됩니다.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스피드와 다양성의 시대에 우리의 일상에서도 많은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광고'쟁이' 박웅현이 독서 가운데 만난 '영감'에 관한 책이다.

 

때로 묵은 마음밭을 갈아엎고 싶을 때, 그래서 흘러가고 있는 단어들의 홍수 속에서 '마지막 어

 

휘'를  붙잡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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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01-21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렬한 리뷰에요!! 언젠가 꼭 읽어봐야겠어요~.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새해엔 좋은 사진 많이 찍게 되시기를 더불어...

gimssim 2012-01-21 21:30   좋아요 0 | URL
네~~ 나비님도 행복한 설날 되세요.

저는 딸아이는 멀리 있고, 군인인 아들은 지난 주에 다녀갔고...
설 당일날 시댁에 갔다 오려해요.
명절기간 동안 함께 늙어가는 남편이랑 맛있는 거 해먹으며 책 볼려구요.
도서관에서 여섯 권 빌려다 놨네요.
양쪽 부모님들이 모두 안계셔서 좀 슬프네요.

순오기 2012-01-26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한 꼭지씩 읽고 있어요.^^
새해 인사가 늦었습니다~ 올 한해도 사랑을 듬뿍 받으시어요!!

gimssim 2012-01-30 20:45   좋아요 0 | URL
네에~~
순오기님도 좋은 일이 많은 행복한 한 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