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심심할 땐 부침개지. 보통 김치전에 김치를 주로 해서 양파, 파, 청양고추 넣고 먹는데 해물이 없어서 있는 채소 다 털어넣었다. 맛이
안날까 염려했는데 채소 너희들 덕분에 풍부한 맛이 나는구나. 요리를 자꾸 하다보니 이젠 마음먹은 대로 맛이 난다. 요리하기 전부터 요리하는
중간중간 상상하는 바로 그 느낌, 그 맛은 딱히 아니지만 제법(?) 먹을 만하다.

대학 때 선배들이랑 학교 뒷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에 남의 파 밭에서 파서리 해서 다라이(?)에 한가득 반죽해 막걸리에 파전을 해먹었다. 선배들 셋이서 살던 자취방이 불이 나 화재민(?) 주막( 탈패, 문무회, 반딧불 3동아리 연합)을 열어서 파전 깨나 팔았는데 지금은 네 아이의 아빠가 된 그 선배도, 주막에서 서빙하다 다른 학교 여학생에게 헌팅 당했던, 이제는 세 아이의 아빠가 된 내 후배도 부침개를 먹을 때마다 그때가 떠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