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역사 안에서 가끔 잉카(인지, 마야인지 아즈텍인지 모를) 후예 인 사람들이 음악 공연을 한다.
공짜이기도 하고 음악도 좋고 짠한 마음에 늘 맨 앞에 서서 듣곤 한다.
어젠 복장을 제대로 갖춘 잘생긴^^ 잉카 전사들 셋이 나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들었다.
셋다 키가 나만 한 것이 진짜배기들 같아서 더 마음이 쓰인다.
머리에 새깃털 장식(최근에 읽은 잉카책에 나온 것 같은, 새깃에 동물의 털을 연결시킨 )을 하고
이마에도 머리띠를 둘렀고
얼굴도 전사처럼 무늬를 그렸고(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아무튼 무지 섹시했다^^)
그들의 전통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었다.
이제까지 비슷한 공연 때마다
한번도 씨디같은 것도 사 본 적 없이 박수만 크~게 쳐줬는데
한껏 차려입은 것이 무척 성의있게 보여 뭐라도 사줘야 할 것 같았다.
머리장식이며 옷도 무거울 텐데
추운 날씨에 꽁꽁 얼어 새파랗게 질린 손으로 우리나라 대금 비슷한 관악기를 부는
그 고생이 가여워-그거 해본 사람은 안다. 추운 겨울날 바깥에서 악기 치는 거 정말 고통이다.
손이 얼어서 악기를 잡을 수도 없는 걸-
그들이 파는 물건들을 살피고 악기를 사려다 어차피 연주할 수도 없고 해서
장신구를 사기로 했다.
가격은 꽤 비싸지만 비싼 공연 본 셈 치기로 한다.
"드림 캐쳐" 라는 장신구? 기원 상징물? 그거 사고 좋아서 헤벌쭉 했다.
차에 달아놓거나 침실에 걸어두는 거란다.
내 꿈을 잡아볼까.
오늘 본 멋진 그들(그 사람들 이어야해 꼭)의 공연을 언젠가 또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