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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Fragile Superpower (Paperback)
Shirk, Susan L. / Oxford Univ Pr / 2008년 8월
평점 :
나는 이 책을 일본어 번역본으로 읽었다. 일본 번역본 제목은 "中國 - 危うい超大國(중국 - 위태로운 초대국)"이었다. 내용은 100% 똑같다는 걸 믿고 이 리뷰를 쓴다.
9월 7일 센카쿠제도(尖閣諸島) 부근에서 중국 어선이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에 충돌시키다.
9월 8일 일본 해상보안청 중국 어선의 선장과 승무원 체포.
9월10일 중국 외무장관이 니와(丹羽) 주일대사를 불러 항의
9월11일 중국이 동지나해의 가스전 개발에 관한 조약체결 교섭 연기를 발표.
9월12일 중국의 국무위원이 니와(丹羽) 주일대사를 이례적으로 야밤에 불러 항의.
9월13일 선장을 제외하는 승무원 14명 귀국.
9월18일 베이징의 일본 대사관앞에서 항의 데모.
9월19일 중국 외무성이 행정 장관급 교류의 일시 중지 발표.
9월20일 중국 당국이 군사관리 구역 침입 의혹으로, 일본 후지타 회사원 4명을 구속.
9월21일 유엔 총회에서 중국 원자바오 총리, "필요한 강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발언.
9월23일 중국에서 일본에 대한 레어어스(Rare Earth)(희토류)수출 지체.
9월24일 나하(那覇) 지방검찰청이 선장을 처분 보류로 석방한다고 발표.
9월25일 선장 중국에 귀국.
9월25일 중국 정부, 선장의 체포 구속에 대해서, 사죄와 배상 요구.
9월26일 일본 정부, 중국 정부의 사죄와 배상 요구를 거부.
9월28일 미군 원자력 잠수함 "미시건" 일본 요코수카 기지에 입항.
9월30일 일본 후지타 회사원 4명 중 3명 석방.
10월 2일 일본국내 각처에서,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 데모(일본국내에서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10월16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반일 데모.
10월17일 중국 쓰촨성(四川省)에서 반일 데모.
10월18일 중국 우한(武漢)에서 반일 데모.
10월20일 중국 어업 감시선 센카쿠제도(尖閣諸島) 부근에 출몰.
10월23일 중국 쓰촨성(四川省)에서 반일 데모.
10월24일 중국 란저우(蘭州)에서 반일 데모.
일본 정치가들이 이 책 "CHINA - FRAGILE SUPEERPOWER"를 사전에 읽었더라면 미리 대응해야 할 원칙을 세울 수 있어서 그렇게 치졸하고 소극적인 대응을 하지 안했을지도 모른다.
... 아니다.
일본 정치가들은 미리 이 책을 읽어서 깊이 파악했을지도 모른다.
중국에서 반일 데모가 벌어진다는 것을 일본 정치가들이 미리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즉 중국 정부가 일본을 공격할 때 결국은 중국 정부 집권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억제된 국민의 불만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된다는 걸 미리 알고, 일본 정부가 억지로 중국 집권자들을 혼란에 빠지도록 하기 위하여 중국 어선 선장을 체포하였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치졸한 일본 정부에 대한 나의 동정심일까?
"FRAGILE"는 "깨지기 쉽다"라는 뜻이 되는데, 중국이 왜 "깨지기" 쉬운가 하는 것이 문제다.
그건 중국의 국가 제도의 취약성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중국은 경제적 격차와 부패가 심하여, 환경 파괴, 농민과 노동자들의 소동이 매일과 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 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이미 경제 체제에 관해선 공산주의를 포기하면서도 권력만을 계속 독점하는 공산당 독재 정권의 "정통성" 문제라고 한다.
중국의 집권자들은 그 희미한 정통성 때문에 언제나 자기들의 권력기반 유지에 이상할 만큼의 불안감과 공포감을 품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중국 집권자들은 국민의 관심을 가끔 나라 밖으로 돌려 그들의 내셔널리즘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그건 집권자들에 있어서 "양날의 칼"이었다.
즉 국민의 내셔널리즘이 "폭발" 했을 때 그 감정은 반드시 정권 비판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품고 있고, 그렇게 되었을 때 정권의 유지를 위하여 국민을 억제하지 않을 수가 없으며, 그건 결국 중국의 국제적 지위를 약화시킬 딜레마로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집권자들에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실업자나 농민의 불만분자들이, 공산당의 정책이기도 한 내셔널리즘에 힘을 얻어, 통일된 반체제세력으로 강화되여, 전국적인 항의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국가 체제가 무너질 경우는 언제나, 외부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내 반체제 세력에 의해서였다는 것은 중국의 역사를 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중국의 역사상 수나라, 당나라, 명나라, 청나라 등 이에 해당하는 국가는 많다.
중국의 이러한 취약성으로 인하여, 일본이나 타이완이 얽힌 외부적 위기나, 경제 성장이 둔화하여 일어나는 국민의 불만이 폭발 하였을 때, 집권자들이 무모한 행동을 취하여 나라 밖에 희생양을 얻을려고 하지 않다는 보장은 없다.
그건 이번 일본과 중국간의 "센카쿠제도(尖閣諸島) 문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중국과의 관계를 논할 때, 공산당 집권자들의 불안감이나 미혹, 고민이야말로 우리들에 있어서의 위협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교활한 중국"이라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중국의 취약한 권력구조와 집권자들의 불안한 행동 원리를 잘 보여 준다.
비록 우리나라 대한민국과의 관계에 관해서는 많은 언급은 없지만, 국가간의 역사적 관계와 각 나라 국민의 의식에 관한 방대한 지식과 날카로운 통찰력, 중국에 대한 적당한 거리감이 모두 갖추어진, 매우 훌륭한 책이었다.
하루 빨리 우리말로 번역되기를 바라며, 많은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