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 뭔가 지금까지 읽은 소설보다 문장에서 우러나오는 향기라 할까 색깔이 뭔가 다르더라구요. 내용이 매우 현실적인데 뭔가 환상적이기도 하고.
아직 1/3밖에 못 읽었지만, 난 그렇게 느꼈어요
.
그나저나 이 소설, , 이해 못하는 말, 문장표현이 많습니다
.


34
.
장한 우리 상이군인 아저씨, 사곡국물이라도 한번 진하게 내드리는 게 국민된 도린 줄로 알겠는데 당최 그놈의 마루 밑 밑천이 떨어져야 말이지, 번번이 미안하이
.”

위의 진하게국물 맛이 진하다등의 진하다”??  맛있다는 뜻으로 썼던지, 아니면 솜씨를 다해서란 뜻으로 썼던지, 문장으로 봐서 오느 쪽도 맞았다는 듯
….
또한 그놈”. 그놈이란 말이 소설중에 많이 나오더라구요
.
46
.
혹시 그놈의 갓뎀 양구를 기억하고 있는 걸로 그 시절의 양구를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
71
.
엄마하고 올케하고 하숙을 쳐서 먹고사는 문제만 해결이 되면 나는 나대로 월급을 차곡차곡 모았다가 대학 공부를 계속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에게도 역시 그놈의 이목이 문제였다. 미군부대만 아니면 좀 좋을까
.”

앞뒤 문장을 봐도 그 놈은 내 아버지의 원수야!”그 놈과는 분명 다른 것 같은데
….
뭔가를 멸시해서 하는 말일까? 사용법이 전혀 떠오르질 않아요
.
예문 좀 많이 알려 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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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1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안 읽어서 모르겠지만 그 놈이란 뭐라고 할까요. 말하기 뭐할때 쓰는 말이라고 해야 하나요. 한탄같은 거요. 그놈이란 나 자신의 초라함일 수도 있고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일수도 있고 그저 말하기 뭐할때 쓰는 말일 수도 있구요... 이거 제가 제대로 말씀드리는 건지 모르겠네요.

ChinPei 2005-11-17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저.... 으.... ??

조선인 2005-11-17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전의 의미를 그대로 옮기면 '그놈의'는 '(물건 앞에 붙어) 그 물건을 욕으로 이르는 말'이 됩니다. 즉 여기선 '마루 밑 밑천, 갓뎀 양구, 이목'을 욕하기 위해 관용적으로 '그놈의'를 붙여 말하는 거죠.
그리고 '진하게'는 결과적으로 맛이 진해지는 것이긴 하겠지만, '사곡국물(사골국물)'을 진하게 우려낸다는 의미입니다. 사골을 충분히 끓이지 않으면 멀건 국물이지만, 오래 오래 진하게 우려내면 뽀얗게 진한 국물이 되지요. 음, 그러고 보니 사골을 우려먹는 나라는 별로 없다고 하던데, 일본에도 곰탕이 있나요?

숨은아이 2005-11-17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말씀대로 "진하게 내드린다"는 국물을 진하게 우려내어 대접한다는 뜻이고요, "그놈의"는 한탄 조로 붙이는 말이죠. "빌어먹을"하고 비슷해요. 영어에서 아무 데나 fucking이나 God damn을 붙여 말하는 것과 같죠. 예를 들면,

- 어휴, 사는 게 힘드네요. 그놈의 돈이 뭔지...
- 결국 헤어지지 않기로 했어. 그놈의 정 때문에...
- 그놈의 방학 숙제를 다 해치우느라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

등등.

chika 2005-11-17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그놈의 예문이 떠올라야 말이지요 ;;;;

숨은아이 2005-11-17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예문 재밌어요. 크크.)

물만두 2005-11-17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 치카님 예가 정확합니다~ ㅠ.ㅠ

ChinPei 2005-11-17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어어,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해했어요.
이렇게 이해가 되니, 그놈의 단어 하나 땜에 내가 뭘 헛된 고민을 했던가고 느끼군요.
^ㅇ^//

sooninara 2005-11-17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학습효과가 빠르시네요^^
'그놈의'는 감탄사라고 생각하세요.

ChinPei 2005-11-17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넷.
 

질문 있습니다.” 내가 이 말을 몇번 했을까?
지금 지은이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을 읽고 있는데, 역시 문장의 뜻을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
31
쪽의 아래 문장인데, 시기는 6.25전쟁 전후
.

“… 전시에 군복이 잘 어울리는 장교는 권력의 상징이자 백마 탄 기사였다. 그러나 장교가 아니라도 좋았다. 신분이 확실한 젊은 남자라는 것만으로도 웬 떡이냐 싶었다. …”

문제는 위의 웬 떡부분.
은 분명 웬 일이냐등의 일 것인데, “…. “떡볶이”? “떡국
”?
문장의 앞뒤 내용으로 보아 매우 곤란한 상황의 행운(幸運)”이라고 상상할 수있는데 맞았을까
?

제멋대로 나의 상상의 웬 떡의 뜻과 비슷한 일본어가 떠올랐다
.
かも 카모 = (날아가는 새의)오리
”.
이걸 좀 해석하면,

한 사냥꾼이 있었다고 상상하십시오.

그 사냥꾼이 사냥감인 오리가 잡히지 않았다고 낙담하는 모습을 상상하십시오.
그 낙담하는 사냥꾼 앞에 오리가 파(물론 먹는 그 파)를 등에 짊어지고 나타나고 말했습니다
.
맛있는 파가 잘 익었으니까, 드리려고 가져왔습니다

사냥꾼은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나요
?
기특한 오리라고 파만 받아 놓고 오리를 돌려보내겠어요
?
십중팔구 잘 됐다고 오리도 함께 붙잡을 것이지요
.
즉 이용할 수있는 사람, 이용 당하는 바보스러운 사람을 일본에서 오리가 파를 짊어지고 왔다라고 표현하지요. 거기서 그런 사람들을 かもねぎ 카모네기 = 오리파?” 혹은 그저 かも 카모 = 오리라고 합니다
.
웬 떡은 그런 뜻이 아닙니까? 좀 틀렸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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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1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생각지도 못한 때 횡재를 했을때를 뜻하는 겁니다.
일본의 카모라기 보다는 뜻하지 않았던 행운이라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아요.
이용당하거나 바보라는 뜻은 없습니다. 곤란한 경우도 아니고요.

조선인 2005-11-1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리가 파를 짊어지고 왔다!!! 우하하하 정말 재미난 표현이에요.

조선인 2005-11-14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떡은 예로부터 귀한 음식의 하나였어요. 삼시 세끼 쌀로 밥을 지어먹어야 하는 민족이니, 일년 양식이 될 쌀로 떡을 한다는 건 아주 특별한 경우인 거죠. 명절이거나, 제사가 있거나, 큰 잔치가 있을 때.
그래서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라고 할 정도로 떡은 좋은 일, 횡재라는 뜻으로 곧잘 쓰입니다. '떡이라도 해야겠다'라고 하면 큰 잔치를 벌일 만큼 좋은 경사가 생겼다는 뜻이 되구요. '이게 웬 떡이냐'는 '이게 웬 횡재냐' '이게 웬 경사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숨은아이 2005-11-1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은 어째 그리 설명을 잘하실까요. *.* 조선인님의 멋진 설명을 이끌어낸 멋진 질문에 추천!

ChinPei 2005-11-14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해주신 숨은아이님께 감사를드리면서.
물만두님, 조선인님 이해하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안의 "법률"인 "떡국은 설날 외는 먹어선 안된다"도 이해할 수있을 것 같애요(내 함매가 생전에 선언하신 법률). ^ㅇ^

히피드림~ 2005-11-15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남자네 집> 읽어보려고 보관함에 넣어둔 책인데... 그나저나 님이 가르쳐주신 "파를 짊어진 오리"라는 표현이 정말 재밌네요.^^

ChinPei 2005-11-15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 일본에선 이 "오리가 파를 짊어지고 왔다"의 속담(?)은 몰라도 그런 사람을 "카모=오리"라고 할 줄은 안답니다.

sooninara 2005-11-1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가 너무 하셨네요^^ 떡국은 아무때나 먹어도 되는데...

ChinPei 2005-11-17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래요?
아무튼 우리 집에선 그것이 "법률"이랍니다. 그래서 설날부터 대체 닷새정도는 매 끼니마다 떡국! 그래도 난 싫증나지 않아요. ^ㅇ^
 

사람을 부르거나 집을 방문할 적에 흔히 여보시오라고 말한다. 나도 그 정도의 사용법은 안다.
그러나 왜 여보시오인지, 그 어원(語源)은 알지 못해왔다.
그런데, 지금 매일과 같이 보고 있는 대장금에서 그걸 찾았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위같은 상황에서 이보세오”, “이보시오라고 한다.

여보세요가 아닌가?  옛말(古語)인가?
생각해 본 끝에 알아차렸다. “(이쪽을, 이것을, 나를) 보시오(그저 보시오)”, 아마 이거다.
그렇다면 여보시오(여쪽을, 나를) 보시오”. 틀림없을 게다.
늙은 부부가 여보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국에선 부부가 되면 꼭 서로를 여보라고 부르는가?   20대 젊은 부부도? 
여보란 주로 늙은 부부가 하는 말이란 이미지가 있는데. 어떨까?  더구나 영감”, “서방님(단 나의 장인, 장모께선 나를 이서방이라고 하신다).

나의 아내는 결혼한 전후는 나를 오빠(물론 한국어)”라고 불렀고 지금은 아버지(물론 한국어)”라고 부른다.  난 당시도 지금도 아내를 그저 이름으로 부른다.

늙은 부부. 이제 몸도 불편하시고 귀도 어두워졌고.
남편 「여보」
아내 「…(대답이 없다)
남편 「여보」
아내 「…(계속 대답이 없다)
남편 「여보! 여보! (조금 화가 나서 연속적으로 부른다)
… ! ! 
늙은이끼리 여보여보?!

일본말에, 몸이 불편하여 비틀비틀 걷고나 손발이 떨리는 노인을 드고 얕보아서 쓰는 의태어가 있다.

よぼよぼ

발음은 여보여보”.
よぼよぼな老人” = “비틀비틀한 노인과 같이 쓰인다.

대장금이 나에게 일본어의 한 단어의 어원을 가르쳐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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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11-10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차가 있는데, 어른들은 자식이 성혼을 하면 서로 '여보'라고 호칭하라고 가르칩니다. 전 도저히 '여보' 소리가 안 나오는데, 저보다 어린 아가씨는 신혼여행 갔다오자마자 '여보' 소리를 쓰더라구요.
'서방'은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호칭입니다. 장인, 장모가 사위를 지칭할 때, 혹은 손위의 어른들이 남자의 성을 붙여 '송서방'이라 합니다. 혹은 여자가 남편 또는 시동생을 '서방님'이라고 지칭하지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남편보고 '아버지'라는 호칭을 쓰는 경우는 없습니다. '선화아빠'라는 식으로 호칭을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요.
에, 또, 우리의 전래 풍습에 따르면 부부지간에 상호존대를 하는 게 맞습니다. 남편이 마누라에게 반말을 하게 된 건, 일제시대 이후라고 하더라구요. 일본에서는 여자는 남편에게 존대말을 쓰지만, 남자는 여자에게 '야'라고 한다고 해서 많이 놀랐더랬죠.

숨은아이 2005-11-10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여보시오"는 "여기 보시오"의 준말이지요.
그런데 비틀비틀을 일본어로 여보여보라고 한다구요? 하하! 재밌네요. 설정하신 대화도 재미있고...

물만두 2005-11-1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 탁월하십니다. 그런데 비틀비틀이라고요 ㅠ.ㅠ 일본가서 여보라고 하면 누가 잡아주겠네요^^

히피드림~ 2005-11-1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재밌는 추리네요.

ChinPei 2005-11-10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 네. 저도 알아요. 아내가 저를 보고 "아버지"라고 부르는 건 일본식입니다. 일본에선 "○○(의)아버지"라곤 하지 않고 그저 "아버지"라고 하니까요.
또 님 말씀데로 일본에선 아내가 남편을 다른 사람한테 소개할 땐 "주인"이라고 부릅니다. 이 점만이 철저한 "유교사회(?)"인듯.

ChinPei 2005-11-10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 노인의 힘없는 모습을요. 좀 살펴 봤던데 역시 한국의 "여보, 여보"가 그 근원이랍니다.

ChinPei 2005-11-10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 "이보"의 발음은 일본에선 사마귀이고. ^ㅇ^ 둘 다 좋은 뜻이 아니지요.

ChinPei 2005-11-10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 님 > 제가 이걸 깨달았을 땐 좀 감동했어요. ^ㅇ^
 

책꽂이에서 책이 울고 있다.
내가 지금 두가지의 심한 "중독증"에 걸려서, 이미 다 읽은 책의 리뷰를 쓰지 못해서 그렇다.
자기의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해서 책이 운다.
"최후의 증인"이 울고,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이 울고, "칼의 노래"가 울며, "헌법의 풍경"도 역시 운다. 
한국어 실력이 낮은 나에겐 리뷰 쓰는 건 꽤 중노동이고 시간도 걸린다.
그걸 부담으로 느낀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지금 나에겐 이 두가지 "중독증"땜에 시간이 모자라다.

그 두가지 중독증이란 "한국어 책 읽고 싶다 증", "대장금 보고 싶다 증"이다.
오늘도 출근 퇴근의 전철에선 한국 소설을 읽을 것이고, 집에 돌아 가면 "대장금"을 보는데 바쁘다.

책들이여 잠시만 기다려다오.
중독증이 사라지면 다시 읽어 주마.
그래서 남 못지않게 너를 공명정대하게 평가 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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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11-0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장금에 빠지셨군요. ^^

숨은아이 2005-11-03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장금은 꼭 보셔야지요~ ㅎㅎ

숨은아이 2005-11-03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3332

오, 재미있는 숫자.

숨은아이 2005-11-0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3333

와, 이거 잡으려고 기다렸어요. 삼삼삼삼 축하합니다! ^ㅂ^

ChinPei 2005-11-03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숨은 아이님, 축하(축하가 무슨 축하...)

143335

ChinPei 2005-11-0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부터 "긴급 캡쳐 이벤트" 할까 말까 망설인 끝에 하지 않기로 했어요.
죄송해요.

ChinPei 2005-11-0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요하게,

163337


물만두 2005-11-03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73338
저도 책이 울고 있어요. 읽으라고요 ㅠ.ㅠ;;;

숨은아이 2005-11-03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재미있는 숫자라서 잡은 거여요. 죄송하실 일 없어요.

히피드림~ 2005-11-04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좋은 책들이 기다리고 있네요.^^
님의 멋진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주의)
가끔 보도에서 보는 비참한 항공기사고를 비웃기 위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는 걸 미리 양해 해주시기 바랍니다
.
아래 이야기는 나와 아내의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는 자기 집에서 담배를 피울 적엔 대체로 베란다에 나가서 피웁니다.
집안이 노래지는 것이 싫어서요.
또 밤에, 남쪽 30km 저쪽, 올해 2월에 개항한 중부국제공항(中部國際空港) 쪽을 멍하니 바라 보면서, 보랏색 연기를 내뿜는 행위가 좀 나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기도 하지요.
비행기는 대부분, 서쪽 혹은 동쪽에서 날아 와, 나고야 앞바다에서 남쪽에 선회하면서 공항에 착륙하고, 또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급상승하면서 서쪽으로 날아 갑니다. 밤에 이 광경을 보면 마치 "개똥벌레"를 보는 것 같아서 좀 환상적이기도 합니다.

한달 정도 전 낮의 이야기.
그 날은 휴일이었던데, 역시 나는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남쪽을 멍하니 바라 보고 있었습니다.
멀리 동남쪽에선 개똥벌레가 아니라 하루살이가 북쪽(공항쪽)을 향하여 날아 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하루살이를 역시 멍하니 바라 봤지요.
, 낮게 날아 가고 있으니까, 이제 선회해서 공항에 착륙하겠구나
…”
하루살이는 계속 북쪽을 향합니다.
”…? 
저렇게 낮게 날아 가고 있으니까, 이제 선회해야 할텐데…”
…”
하루살이는 계속 북쪽을 향합니다.
”…? 
벌써 공항을 지나갔던데 왜 선회를 안해? …”
…”
하루살이는 계속 북쪽(나고야 시내)을 향합니다.
”…? ! 
그냥 가다간추락?  대사고? …”
그 직후 나는 집 방안으로 달렸습니다.
비디오 카메라를 찾으로 갔던 것이지요. 추락의 결정적 순간을 찍자고 생각한 겁니다.
아내에 짧게 이야기를 하고, 카메라를 챙겨, 베란다로 나왔을 때 비행기는 계속 북쪽을 향하여 날고 있었습니다.
나의 눈에는 이제 하루살이가 아니라 사냥감을 노려보는 “JAWS”로 보였습니다.
(1970
년대 영화의 그 유명한 음악을 상기하십시오).
카메라 POWER ON ! ! ON. ON…?  
“Power Lump”
는 켜지 않았습니다. 베트리 부족.
그 사이에 “JAWS”는 내 집 맨션 상공에 닿았습니다.
(1970
년대 영화 음악 볼륨 최대).

아아아아아아아!!
(좀 과장이지만).

… “JAWS”
는 서쪽으로 선회하여 그 후 남쪽(공항쪽)을 향해 날아 갔습니다. 물론 추락은 안하고.
아마 공항이 붐벼선가, 어쨌든 착륙 시간을 조절했던 것 같애요.
그런데 설마 시가지 상공까지 날아 온다고는

이 날부터 우리 집 비디오 카메라는 언제나 충전 완료 상태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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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Pei 2005-11-01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내, 이상하죠?
그러나 그 땐 정말 놀랐어요. (문장 중엔 좀 과장도 있지만).
그런데 그 날부턴 이제 시가지 상공에는 날아 오질 않애요.

chika 2005-11-01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습니다.
저는 공항 근처 해안도로를 걷다가 갑자기 내게 달려드는 비행기에 놀랬었어요. 옆 식당건물만큼밖에 안보이는 비행기가 내게 추락하는거 같아서요. 그 후론 비행기 소리나면 저도 사진기 찾게 된다는... ^^;;;;

조선인 2005-11-01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정말 깜짝 놀랐어요. 집 바로 위까지 비행기가 달려들다니... 정말 죠스 저리 가라였겠네요.

ChinPei 2005-11-01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막상 찍으려고 한들 그런 일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지요. ^ㅇ^

히피드림~ 2005-11-01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제목을 보고 어리둥절 했는데 다 읽고 나서 제목을 다시 보니, 참 재밌네요. 그나저나 아쉽습니다. 그때 찍어놨으면 좋았을텐데,,,^^

ChinPei 2005-11-01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 자룝니다.


그 날의 비행기 항로(추측).

아래는 일반적인 항로



sooninara 2005-11-01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ㅠ.ㅠ 꼭 필요할때 밧데리가 없어요.
하루살이와 개똥벌레와 죠스라니..눈앞에 있는것 처럼 생생한 묘사인걸요?

숨은아이 2005-11-0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에 왜 추천이 없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