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전의 1월4일 밤.
그 날 퇴근해서 집에 돌아 와보니, 명섭이 선화 얼굴이 크림투성이로 돼있었다.
엄마랑 케이크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아, 오늘이 EVE였구나.)
아내에 의하면 명섭이가 케이크만이라도 자기들 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하였다.
”아버지∼, 포도 샴페인도 준비해놓았어요.”
보니까, 포도 Fanta였다.
케이크라고 하기보다 빵과 같이 딱딱했고 크림은 흙장난이나 마찬가지였고 케이크 위의 딸기들은 자기들 방에 흐트러뜨린 장난감과 같았다.
그러나 그 어느 파티세리(patisserie)가 만든 케이크보다 훨씬 맛있었다.
그리하여 이튿날 1월5일.
난 드디어라 할까 마침내라 할까, 41살이 되었다.
일본에서 厄年, 大厄이라고 하는, 인생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하는 41살.
체력은 계속 낮아지는데 책임과 욕망은 급상승하는 시기.
기특한 아이들을 보고 중대한 결단은 내렸다.
적어도 건강만은 유지하기 위해, 그토록 많이 피우던 담배를 완전히 끊기로 했다.
별로 칭찬할 만한 결단이 아니기는 하나 HanaHana….
ps- 아, 그런데 금단 증상은 정말 가혹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