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있습니다.” 내가 이 말을 몇번 했을까?
지금 지은이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을 읽고 있는데, 역시 문장의 뜻을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
31
쪽의 아래 문장인데, 시기는 6.25전쟁 전후
.

“… 전시에 군복이 잘 어울리는 장교는 권력의 상징이자 백마 탄 기사였다. 그러나 장교가 아니라도 좋았다. 신분이 확실한 젊은 남자라는 것만으로도 웬 떡이냐 싶었다. …”

문제는 위의 웬 떡부분.
은 분명 웬 일이냐등의 일 것인데, “…. “떡볶이”? “떡국
”?
문장의 앞뒤 내용으로 보아 매우 곤란한 상황의 행운(幸運)”이라고 상상할 수있는데 맞았을까
?

제멋대로 나의 상상의 웬 떡의 뜻과 비슷한 일본어가 떠올랐다
.
かも 카모 = (날아가는 새의)오리
”.
이걸 좀 해석하면,

한 사냥꾼이 있었다고 상상하십시오.

그 사냥꾼이 사냥감인 오리가 잡히지 않았다고 낙담하는 모습을 상상하십시오.
그 낙담하는 사냥꾼 앞에 오리가 파(물론 먹는 그 파)를 등에 짊어지고 나타나고 말했습니다
.
맛있는 파가 잘 익었으니까, 드리려고 가져왔습니다

사냥꾼은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나요
?
기특한 오리라고 파만 받아 놓고 오리를 돌려보내겠어요
?
십중팔구 잘 됐다고 오리도 함께 붙잡을 것이지요
.
즉 이용할 수있는 사람, 이용 당하는 바보스러운 사람을 일본에서 오리가 파를 짊어지고 왔다라고 표현하지요. 거기서 그런 사람들을 かもねぎ 카모네기 = 오리파?” 혹은 그저 かも 카모 = 오리라고 합니다
.
웬 떡은 그런 뜻이 아닙니까? 좀 틀렸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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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1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생각지도 못한 때 횡재를 했을때를 뜻하는 겁니다.
일본의 카모라기 보다는 뜻하지 않았던 행운이라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아요.
이용당하거나 바보라는 뜻은 없습니다. 곤란한 경우도 아니고요.

조선인 2005-11-1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리가 파를 짊어지고 왔다!!! 우하하하 정말 재미난 표현이에요.

조선인 2005-11-14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떡은 예로부터 귀한 음식의 하나였어요. 삼시 세끼 쌀로 밥을 지어먹어야 하는 민족이니, 일년 양식이 될 쌀로 떡을 한다는 건 아주 특별한 경우인 거죠. 명절이거나, 제사가 있거나, 큰 잔치가 있을 때.
그래서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라고 할 정도로 떡은 좋은 일, 횡재라는 뜻으로 곧잘 쓰입니다. '떡이라도 해야겠다'라고 하면 큰 잔치를 벌일 만큼 좋은 경사가 생겼다는 뜻이 되구요. '이게 웬 떡이냐'는 '이게 웬 횡재냐' '이게 웬 경사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숨은아이 2005-11-1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은 어째 그리 설명을 잘하실까요. *.* 조선인님의 멋진 설명을 이끌어낸 멋진 질문에 추천!

ChinPei 2005-11-14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해주신 숨은아이님께 감사를드리면서.
물만두님, 조선인님 이해하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안의 "법률"인 "떡국은 설날 외는 먹어선 안된다"도 이해할 수있을 것 같애요(내 함매가 생전에 선언하신 법률). ^ㅇ^

히피드림~ 2005-11-15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남자네 집> 읽어보려고 보관함에 넣어둔 책인데... 그나저나 님이 가르쳐주신 "파를 짊어진 오리"라는 표현이 정말 재밌네요.^^

ChinPei 2005-11-15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 일본에선 이 "오리가 파를 짊어지고 왔다"의 속담(?)은 몰라도 그런 사람을 "카모=오리"라고 할 줄은 안답니다.

sooninara 2005-11-1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가 너무 하셨네요^^ 떡국은 아무때나 먹어도 되는데...

ChinPei 2005-11-17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래요?
아무튼 우리 집에선 그것이 "법률"이랍니다. 그래서 설날부터 대체 닷새정도는 매 끼니마다 떡국! 그래도 난 싫증나지 않아요.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