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책인데 꽤 오래 걸렸다. 사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를 설명하는 내용인데, 설명하는 사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자들인지도 잘 모르겠고 설명하는 사회주의도 그것이 사회주의 본연인지도 잘 모르겠다. 독자가 무지한지, 선명함이 없어진 시대의 영향도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등장인물 중 서사의 흐름 상 등장하는 악역의 내러티브가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 읽는 내내 그 인물의 등장이 굉장히 거슬렸다. 글의 마지막도... 모두모두 모여서 이제 행복해요, 는 글 마무리의 힘을 떨어뜨린다. 낙심이라는 인물이 흐름상 필요했겠지만, 마지막 부분은 차라리 여백으로 남겨두는 것이 더 나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장이가 도리원으로 가는 것이 그래서 사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주교의 박해와 이야기를 맞물린 것이 조금 애매하다는 생각이 든다. 홍 교리와 도화원을 함께 배치한 것은 분명 시대를 타고 오르는 평등의 기치를 아우르려고 한 바일텐데... 이도저도 아닌 것이 되었다는 아쉬움도 있다. 아이들 책이라서 아이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만... 아이들 책이기 때문에 조금 더 완벽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그래도 책을 읽는 내내 홍 교리의 서가가 눈에 선연하게 들어오는 듯하여 그것은 참 좋았다. 독서하는 이들은, 책 이야기라면 그저 좋은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