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느 시점에서 개별화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피드백을 전체 학급 차원에서 진행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피드 포워드를 제공해야한다고 말하며, 그것은 한 모둠에 대한 피드백일 수도 있고, 한 명에 대한 피드백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배운 후 학습지 한 장 풀린 후 이것으로 끝내는 것, 혹은 전체에게 풀어주고 넘어가는 것은 의미없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개별화 교육을 진행하면서 나머지 학생들에게 의미없거나 과도한 별도의 과제를 주고 비생산적으로 만드는 것 또한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보자면, 배우고 형성평가한 후, 다시 확인하거나 깊이있게 만드는 과정을 투 트랙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학습에 대한 책임의 (교사로부터 학생에의) 점진적 이양’이라고 명칭하며 이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제안하고 있다.

다음은 가장 일반적이고 자주 사용되는 (안내식 지도에서의) 질문의 유형을 6가지 범주로 정리…
1. 유도질문은 … "얼룩말에 대해서 여러분이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해볼까?"
2. 정교화 질문은 … "좀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을까?"
3. 명확화 질문은 … "네가 한 말을 이해할 수 있게 직접 줄을 한 번 그려볼래?"
4. 확산적 질문은 … "어떻게 이 줄무늬가 사자를 속이는 훌륭한 변장술이 될 수 있을까?"
5. 발견적 질문은 … 학생들 모두가 자신의 경험과 직관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
6. 성찰적 질문은 … "그 반 친구들이 동물원에 가기 전에 얼룩말에 대해서 어떤 정보를 알면 좋을까?’ - P185

학생들이 한 번만 잘 배우면 교사는 다음 주제로 넘어가도 된다는 믿음에는 소박한 위안이 깃들어 있다. 물론 이러한 믿음은 망상이다. 안내식 지도는 학생들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밝혀주며, 교사는 길잡이 정보와 단서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불완전한 이해를 해소할 발판을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교사의 훌륭한 가르침과 학생의 충실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습은 단번에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 교사는 직접적인 설명을 제공하기 위하여 인지적 책임에 대한 권한을 한시적으로 다시 갖게 된다. - P199

교사가 다른 학생의 학습을 안내하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무언가‘란 단순히 활동지를 더 푸는 게 아니다. - P220

많은 교사들이 형성평가 시스템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모둠활동을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혹은 모둠 안에서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적 모둠활동이 없는 수업에서 형성평가 시스템은 와해된다. 왜냐하면 교사가 재교육이 필요 없는 학생들까지 포함해서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다시 가르쳐야 하거나, 또는 학생들을 한눈 팔지 않고 계속 바쁘게 하기 위해서 독자적 과제를 과도하게 부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수행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는 의미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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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 피드백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점수와 등급은, 이 책의 표현대로 ‘추가적인 학습 및 학업성과의 향상에 대한 책임을 학습자에게 전가’할 뿐이다. 공부는 당연히 학생의 몫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피드백이 주어지지 않으면 교사의 몫을 다 한 후 학생에게 다음 스텝으로 넘기는 것이 아닌, 그저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이다. 등급을 알려주고 점수를 안내하는 것이 피드백이라는 생각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비교대상과 관계없이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구체적 기준이 있다. 그랜트 위긴스(Grant Wiggins)는 "피드백은 시기적절하고, 구체적이며, 이해할 수 있고, 실행 가능해야 한다"(1998)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 4가지 기준이 피드백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P128

등급과 점수는 피드백이 아니다. 10점 만점에 8점을 받았다고 알려준다고 해서 무엇을 잘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알 수는 없다. "더하기를 할 때 매번 받아올림을 안 하더라"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명확하며, 학생의 주의를 환기시켜 실행력을 끌어올린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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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떤 중요한 퀴즈나 시험을 공지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학습의 촉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재인(recognition, 과거에 경험한 것을 현재의 경험 속에서 다시 의식에 떠올리는 일-옮긴이)보다 회상(recall)을 요구하는 시험이 학습을 더욱 촉진시킨다(Rohrer & Pasher, 2010).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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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에 대한 책임의 점진적 이양 모델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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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 / 부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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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된 주장은, 예전 장하준 교수의 책 제목인 ‘사다리 걷어차기’와 그 궤를 같이하는 듯 하다.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에게 지구 환경 보존의 의무를 지우는 것은 오히려 지구 환경을 더 망치는 길이다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개발국가도 지금의 선진국이 걸어온대로 화석 연료를 사용하여 공장을 돌리게하고, 생태계의 균형이 깨어지더라도 댐을 만들어 전기도 만들고 용수로도 쓸 수 있게 해야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즉, 환경 보존을 위해 환경단체나 환경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이 절대선이 될 수 없고, 비교형량하여 더 나은 것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저자의 생각에 다양한 도그마들을 끌어당기면서 전방위적으로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채식주의, 신재생에너지 찬성론, 환경 종말론자 등등등.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절대선이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주장은, 원자력이 신재생에너지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화석 연료보가 훨씬 친환경적이며, 그 위험성은 너무 과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후쿠시마나 체르노빌이 전 지구를 공포에 젖게 했지만, 피폭으로 인한 직접적 희생자는 생각보다 훨씬 적다는?

당장 지구가 환경 대재앙에 휩쓸려 멸망할리도 없거니와 오히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진보주의자’들이 가난과 저개발에 멜서스적인 잔인함을 드러낸다는 이야기까지.

그래도 처음에는 환경론자들의 반대편에 서서 균형추를 잡는다고 생각되었지만, 마지막에 가서 환경론자들을 도그마주의자로 서술하는 쯤에서는 의아함이 들었다. 물론, 환경주의자들이 지구를 심하게 걱정하여 단호하게 주장하는 면이 있다고 하지만, 정치적이니 사이버네틱스니 종교니 하는 부분에서 균형추가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 상대적이구나.

책 자체는 읽기 편하진 않다. 흐름 자체가 일목요연하지 않다. 사례와 사건이 이리저리 튀는 느낌이라 정신이 없다. 사람이 나쁘니 그 주장도 나쁘다, 같은 느낌을 주는 서술도 눈에 띈다. 이런 방식이 아니라 조금 더 정제하여 글을 썼다면 조금 더 고민하며 읽었을 듯 한데, 이런 식이면 저자의 말에도 퀘스천 마크를 둘 수 밖에 없다. 그게 가장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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