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학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대단히 똑똑한 여성은 자기보다 덜 똑똑한 남성과 결혼하는 성향이 있다.

두 배우자의 지능지수 사이의 상관관계는 완벽하지 않다.

앞의 흥미로운 진술과 뒤의 시시한 진술이 수학적으로는 동일하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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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로 만든 세계
마이클 울드리지 지음, 김의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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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른 인공지능 개설서들과는 다르게, 인공지능의 역사를 살살 따라가며 인공지능 개념의 변화 과정을 다루고 있다.

현직 연구자이기 때문에, 인공지능 개념을 두루두루 짚으면서, 관련 인물들과 에피소드를 함께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너무 곁가지로 새지 않도록 잘 조율하고 있다.

이 책은 두루두루 욕심을 내고 있다. 인공지능 개념을 사례와 함께 조곤조곤 안내하면서도, 전문가로서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보탬으로써 단순한 설명서가 되지 않도록 안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공지능이 불러올 사회의 변화와 윤리적 고민 지점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인공지능이 어떻게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기여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아우르고 있다. 그리고 성공적인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결국 강 인공지능은 가능할 것인가. 인식론적인 방향에서 저자는 부정적으로 여기는 듯하다. 사실… 생각이라는게 그러잖은가. 우리의 인식이 명확한 단계와 과정을 거친다는 것에 대해 명쾌한 결론이 나타나지 않는데… 인간처럼 사고하는 인공지능이 해결해야 할 부분은, 아마도 인간의 ‘육감’ - 유의미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 을 테크놀로지하게 구현하게 되지 않는 한 어렵지 않을까. 아무튼.

인공지능 관련 도서를 읽는다면, 처음 읽는 책은 무엇이든 상관 없겠지만, 두 번째로는 이 책을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재미나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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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인공지능 교육이 잘 짜여진 가상의 상황에서 인지-추론 과정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는 이미 1970년대에 인공지능의 암흑기를 불러왔던 접근 방식이다.

인공지능이 인지하고 추론하는 동안, 인공지능이 작동하는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그리도 힘겨운 발걸음을 띄는 것을 보면,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와 교류하며 판단하도록 만드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알 수 있다.

인공지능 교육이, 이런 측면에 천착하지 못한다면, 이미 용도 폐기된 인공지능 관점 속에 학생들을 가두어 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교육이 왜 필요한가.

브룩스는 세 가지 사실을 주장했다. 첫째, 의미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라면 실제 세상에서 그 세상을 인지하고 그 세상에 반응하는 시스템으로 구현돼야 한다. 둘째, 지식 기반 인공지능, 특히 논리 기반 인공지능의 핵심 요소인 지식과 추론 능력이 없어도 지적인 작동이 가능하다. 셋째, 지능이란 환경을 구성하는 독립체 사이의 상호작용으로부터 나오는 발현성 emergent property이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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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작동과 관련하여 많은 이들이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에만 집중하지만, 실제 세상은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인형뽑기 기계에서 과연 인형을 뽑을 수 있을까. 스스로 경로를 학습하여 금속 집게를 집고자 하는 물체 위까지 옮길 수 있겠지만, 인공지능이 맞닥뜨려야 하는 것도 인간이 맞닥뜨리는 그것과 다를 바 없다. 결국 학습은 열린 사회에서 발생하는 불특정한 모든 것들에 대해서이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니터 뒤에서 작동하는 2D 인공지능을 전부인 양 생각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장및빛 환상 대신 회색빛 현실 아닐까?

블록 세계는 직관적이고 쉽게 설명할 수 있으며, 실제 세상에서 작동하는 로봇을 상상할 수 있는 문제와 비슷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생각하면 할수록 블록 세계는 주어진 일을 달성할 수 있는 작동 순서를 발견하는 일에만 집중한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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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 1 - 남겨진 것과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기억록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 1
김시덕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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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산업화 과정에서 사라지고 있는 다양한 일상을 포착하고 있으며, 2부에서는 범주를 바꾸어 직업, 지역 등의 변화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자는, 회고주의자적 관점을 지니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기 격인 ‘헐린 자리와 덮인 기억들‘에서 그러한 관점을 강력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조선총독부 건물의 철거 및 파훼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강력하게 - 표현은 완곡하게 - 드러내고 있습니다. 조선총독부로 20여년 지냈지만, 현대 대한민국의 상징물로 50여년을 지낸 시간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같은 논리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니,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산업화와 개발의 파고 아래에서 구성되고 형성되어 왔던 일상이 조금씩 혹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추억의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을 넘어서서 이런 방식으로 삶의 모습을 흩트러뜨리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 의식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는 1부보다는 2부에서 더 강력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개 독자는 소시민인지라, 그렇게 거대한 담론 아래에서 논쟁할 자신은 없지만, 개발인가 보존인가에 대한 해묵은 논쟁에 굳이 의견을 덧대자면, 흑묘백묘라 말한 등소평의 경구를 꺼내어들고 싶습니다. 실용주의자는 아닌 터라 그러한 관점에서의 의견이 아닌, 평범한 소시민에게 그러한 담론의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담긴 것입니다. 개발지상주의적인 방향으로 사회가 흘러간다면 반대편에 서서 지킬 것은 지키자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고, 환경보호론적 방향이 도그마로 사회를 움켜쥔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것이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개발과 발전 덕택임을 되새겨 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조선총독부 건물이 비록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선포한 역사적 건물이며 6·25 당시 서울 수복의 상징적 장소이지만, 혼재된 역사적 흔적 앞에서 무엇을 더 우선하여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면, 역시 무로 돌리는 것이 맞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독서는,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저작의 서술과 함께 일개독자의 인생 속에서 바뀌고 변화한 것을 오버랩하며 따뜻한 추억 속에 공감하는 것으로 흘러가다가, 현재 독자를 둘러싸고 있는 (이전 것에 대해) 변화한 일상에 대한 차가운 시선 앞에서 도대체 어떻게 지금을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기대를 하고 2권도, 또한 전작도 구매해 두었는데, 지금 봐서는 기꺼운 마음으로 이를 펼쳐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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