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 없으면 계산(연산)할 수 없던 시대는 이제 먼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알고리즘의 연습에 얽매인 교육을 하고 있다.

표준 알고리즘은 계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절차를 제공하기 위해 수백 년 동안 발전해왔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기계가 없던 시기에, 또는 언젠가 기본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기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로 개발되었다.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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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랩소디 3 (반양장) - 죽지 않는 선장 폴라리스 랩소디
이영도 / 황금가지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3권의 시작은 마치 피마새에서 니어엘 헨로의 9014 부대의 무용담(!)을 보는 듯 하다. 타자 님의 전투 관련 서사는 꽤 리드미컬해서 읽는 맛이 있다. 강철의 레이디가 뿜어대는 서사의 흐름은 간결하고 단호하다.

휘리의 전투 신이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고대 전투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을 전투 장면들은 폴랩을 읽는 또다른 흥밋거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간. 키 드레이번. 새장의 문을 열면 다시 닫을 수 없다. 한 번 열린 문 밖으로 나가 본 새는 다시 갇혀 마치 나가본 적 없는 양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자꾸 잊는 것이지.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고 겪은 모든 것은 새로운 총체가 될 것인데. 우리는 변화를 고정 위에 묶어둔 채 그저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른 나라는 사실은 애써 무시한 채.

움직임 위에 못 박힌 자와 못 박혀 움직일 수 없는 자가 모두 등장하였다. 움직임 위에 못 박힌 자가 이 이야기에서 풍기는 매력은 보통이 아닌데... 못 박힌 채 움직이는, 인간, 키 드레이번을 생각하면... 아아. 자유냐 복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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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랩소디 2 (반양장) - Royal Blood's Gift 폴라리스 랩소디
이영도 / 황금가지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키 드레이번은 침착하게 미친 인간이다. 인간. 그것이 드러나는 서사가 이어진다.

여담으로, 이상하게 휘리 노이에스라는 인물에게 공명할 수가 없다. 아니, 그의 변모를 서사하는 타자 님의 흐름에 공명하기 어려운지도. 휘리를 빛나게하는 사건의 개연이 조금 덜 와닿아,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3권의 후끈하니까, 그 재미를 위해 슬슬 서사의 텐션을 올리는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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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랩에서 제일 좋아하는 구절 중 하나. 평판을 의식하며 살 이유가 없다. 나 스스로에게 값지므로.

원할 때마다 마실 수 있는 공기가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듯이, 원할 때마다 평판을 바꿀 능력이 있는 자는 평판에 신경 쓰지 않는 법이다.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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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
박티팔 지음 / 웨일북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에세이 류의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 관심도 없다. 다른 사람의 내밀한, 주관적 이야기에 가 닿는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실은 소설도 그렇긴 하다. 그래서 요즘은 소설도 잘 못 읽는다. 공감의 지점이 있겠지만, 그것은 내가 가진 총체의 아주 작은 일부분인게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공감하는 이야기보다는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에스에프나 환상 소설 같은 장르를 읽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저자를 알기 때문이다. 저자도 알고, 저자의 배우자도, 저자의 아이들도 알고 있다. 심지어는 저자의 부모님도 안다. 그럼에도 저자와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는 말하긴 어려울 듯 하다. 이 책에는 저자가 스무 살 이전에 시작한 관계, 그리고 비지니스로 만난 관계들만 나오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자의 말마따나 사람을 귀찮아하고 관계를 피곤해하는, 저자는 ‘티팔’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저자의 남편과, 저자의 아이들과, 저자의 부모님이 오버랩되어서, 조금 색다른 독서가 되었다. 꼭, 다른 사람의 반(half) 공식적인 일기장을 읽는 느낌.

그리고는 뭐. 저자를 알기 때문에 저자와와 에피소드가 오버랩되는 독서 지점에서 실실 웃을 수 있었고, 그 다음은 뭐. 비록 조금 더 들여다보았지만, 결국 저자의 삶은 저자의 것이고, 나의 삶은 나의 것인데.

다른 사람은 어떻게 읽을지 모르겠다. 나와 마찬가지로 저자를 알고 있는 와이프가 읽겠다고 줄 서 있다. 와이프는 조금 다르게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아는 이가 낸 에세이를 읽은 색다른 경험으로 만족해야겠다.


결론
1. 책은 재밌지만 에세이는 나랑 맞지 않는다.
2. 책이 재미있는 까닭이 그 자체인지, 저자의 주관적인 영역에 대한 앎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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