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
박티팔 지음 / 웨일북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에세이 류의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 관심도 없다. 다른 사람의 내밀한, 주관적 이야기에 가 닿는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실은 소설도 그렇긴 하다. 그래서 요즘은 소설도 잘 못 읽는다. 공감의 지점이 있겠지만, 그것은 내가 가진 총체의 아주 작은 일부분인게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공감하는 이야기보다는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에스에프나 환상 소설 같은 장르를 읽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저자를 알기 때문이다. 저자도 알고, 저자의 배우자도, 저자의 아이들도 알고 있다. 심지어는 저자의 부모님도 안다. 그럼에도 저자와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는 말하긴 어려울 듯 하다. 이 책에는 저자가 스무 살 이전에 시작한 관계, 그리고 비지니스로 만난 관계들만 나오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자의 말마따나 사람을 귀찮아하고 관계를 피곤해하는, 저자는 ‘티팔’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저자의 남편과, 저자의 아이들과, 저자의 부모님이 오버랩되어서, 조금 색다른 독서가 되었다. 꼭, 다른 사람의 반(half) 공식적인 일기장을 읽는 느낌.

그리고는 뭐. 저자를 알기 때문에 저자와와 에피소드가 오버랩되는 독서 지점에서 실실 웃을 수 있었고, 그 다음은 뭐. 비록 조금 더 들여다보았지만, 결국 저자의 삶은 저자의 것이고, 나의 삶은 나의 것인데.

다른 사람은 어떻게 읽을지 모르겠다. 나와 마찬가지로 저자를 알고 있는 와이프가 읽겠다고 줄 서 있다. 와이프는 조금 다르게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아는 이가 낸 에세이를 읽은 색다른 경험으로 만족해야겠다.


결론
1. 책은 재밌지만 에세이는 나랑 맞지 않는다.
2. 책이 재미있는 까닭이 그 자체인지, 저자의 주관적인 영역에 대한 앎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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