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한다. 우리는 수능과 정시가 공정한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메리토크라시 이념이 공고하게 자리잡은 우리 사회에서는 정시냐 수시냐는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논의가 아니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결국 문제는, 개인의노력이나 능력에 따른 보상이야말로 공정함의 정수라고 생각하지만, 암묵적으로 대물림까지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의미의 연좌시스템. 빼앗자는게 아니라, 진정한 공정은 출발점이 같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특목고나 자사고에 대해 이야기할 거리가 생긴다. 특목고와 자사고에 진학하는 아이들 중에, 자신의 역량인 아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래서 자조적인 표현이 나오는 것이다. 수저론.메리토크라시 이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민주공화적 정신이 온 사회에서 숙의적 형태로 민주주의를 이루어가는 것,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교실에서부터라고 말한다.실천방안은 좀 적고, 엄밀하지 않다. 아무래도 실천 영역은 학교 교사의 몫이라고 보여진다. 어쨌든 민주적 교실 공동체의 이론적 지지기반으로 충분한 근거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간되고 있는 책을 읽어가면 띄엄띄엄하다보니 흐름을 되찾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매번 앞권을 읽어갈 수는 없고... 어쨌든 꽤 많은 인물들, 사건들이 공간을 넘나드는 바람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중국과 일본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그네들의 역사는 긴밀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굽시니스트 씨의 사건 서술은 간명하면서도 핵심적인 면을 놓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6권을 기다려본다.
요즘 동화를 자주 읽는 편이다. 그런데 아이들 책이라 그런지 등장인물의 변화에 개연성이 덜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지엠오, 유전자변형생물체를 조작하는 것이 일상화된 어느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유전자 조작과는 별 상관없는 인간애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내용이다. 냉혈한이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에 감화되어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클리셰이기도 하다. 언뜻 빨강머리 앤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합쳐진 것 같은 느낌이다.등장인물들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은 미래에 있을만한 뭔가 경이로운 상상의 총합이지만, 이야기의 플롯은 참 단순한. 그래서 오히려 아이들이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바로 전 읽은 책이, 인간의 선한 정감이 일반 정감의 다른 모습인가 아니면 일반 정감과는 다른 모습인가를 두고 논쟁한 분들의 이야기였는데... 이 책은 몸이 생각보다 빨리 온다는 둥, 눈이 생기면서 세계도 생겼다는 둥, 영판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과학이 밝혀낸 뇌의 역할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답식의 서술을 취하고 있고, 덕택에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던 용어와 그 의미를 바꾸어 이해해야 할 시기가 점차로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는 책이다.
오랜 논란을 찬찬히 되돌아보며, 현재 우리 시대를 살아가며 가져야 할 ‘마땅함’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영남학파가 자꾸 산으로, 서인들을 조정에서 주로 보게 된 이유도 되지 않을까? 아무튼, 오묘한 기에의 해석을 조금만 서투르게 혹은 의도적으로 오도하면, 현실정치에서 그저 초심을 잃은 자가 될 뿐임을 생각해본다면, 그저 퇴계 선생의 마음가짐을 생각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