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운명 (반양장)
문재인 지음 / 가교(가교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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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예의, 의리, 이런 단어들을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몸담고 있는 여러 모임/단체들에서 일어나는 사람 사이의 여러 가지 복잡다단한 일들을 겪다보면서, 무례하고 의리없는 다양한 행태들에, 저는 그러지 말아야겠다, 라는 굳은 다짐을 여러 차례 하다보니 그런가봅니다. 

그런 다짐을 한 여러 일 중에, 지난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을 '버리고' 간 사람들이 보여준 일도 한 몫 합니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이건 아니다, 라고 의심할 수도 있지만, 일백가지 일 중에 하나만 틀어져도 관계를 끊어버리는 그런 모양은... 도무지 그렇게 해서는 부부끼리도 헤어질 수 밖에 없잖은가, 라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로 매정한 모양새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자신의 이해타산을 따져가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거리를 둔 이들... 저는 그런 이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때 봉하마을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유시민 대표를 굉장히 좋아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유시민 대표 같이 자기 주관 강한 이가, 노무현 대통령의 모든 주장에 다 동의하지 않았겠지만, 일단 대통령께서 결정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접어두고 대통령 편을 든 것... 한미FTA나 대연정, 이라크파병 등, 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여러 일들에 대해서, 유시민 대표는 보통의 헛똑똑이들과는 달리 자신의 의견을 접고 대통령의 의견에 자신을 맞춥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있습니다.  

 

누가 봐도 굳은 심지를 가진 모습에, 한결같이 노무현 대통령의 곁을 지켜온, 마치 사시사철 푸르고 올곧은 소나무의 풍모를 지녔다고 할 수 있는 분입니다.  

그런 문재인 실장이, 이번에 자서전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지만, 자신의 인생 역정에,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엮어 한 권의 책을 펴낸 것이 이 책, [문재인의 운명] 입니다.  

책은 시종 담담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첫머리로 하여,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 자신의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의 생각,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인생 중에서 함께 보내온 시절, 참여정부의 여러 정책에 대한, 약간은 의식적인 평가를 담아,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후의 기대어린 전망을 담아, 누가 읽어도 담담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셨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이슈가 되었던 것은, 바로 문재인 실장의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사건들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 전두환 여단장과 장세동 대대장 휘하의 공수부대에서 군생활을 한 일화부터, 경찰서 유치장에서 미결수 신세로 사법고시 합격의 기쁨을 맛본 일, 그리고 연수원 차석 졸업에 판사 임용을 받지 못한 일까지. 그러면서 부산/경남의 인권변호사로서, 사실 변호사가 국민의 인권을 편드는 것이 당연하다는 언급을 통해 모든 변호사는 인권변호사 일 수 밖에 없다는 상식적인 이야기까지. 

자신을 드러내기 바쁘고 자신을 빛내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하는 근간의 세태에, 묵묵하게 자신의 해야할 마땅한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온 분이, 마침내 빛이 나는 그런 일을 보면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이 있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통해 한 가지 크게 공감하는 것은, 많은 진보세력에게 지탄받아온 참여정부의 정책 중에 이라크 파병에 대한 문재인 실장의 변호였습니다.  

물론 이라크 전쟁은 정의롭지 못한 전쟁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파병하지 않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큰 국익을 위해 필요하면 파병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국가경영입니다. 진보/개혁진영이 집권을 위해선 그런 판단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70쪽)

문재인 실장은, 이라크 파병을 통해 미국의 네오콘 세력의 목소리를 낮추고 부시 정권으로 하여금 대북관계를 평화적으로 가져가도록 주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시 북한 폭격 이야기도 네오콘 세력으로부터 흘러나오던 시기에, 이라크에 비전투병 3천명을 파병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를 통해 6자회담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경제원조같은 것을 얻기 위한 파병이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한 파병보다는, 그래도 받아들이기 쉬운 파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진보/개혁진영이 수권진영으로서 자리매김을 하려면 조금 더 실제적인 문제에 있어서 준비를 해야할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권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사안에 대한 로드맵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여겨집니다. 2012년, 진보/개혁진영이 집권하게 되었을 때, 그러나 미국에서는 공화당이 집권하게 되어 강경한 대북정책을 펼치고 있을 때, 진보/개혁진영은 두 정의롭지 못한 상황에서 어떤 지혜를 발휘할 것입니까? 참여정부가 보여준 불가피성에 대한 냉철하고 섬세한 판단과 평가가 필요한 때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해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문재인 실장은 정치를 하시지는 않겠구나, 라는 생각을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해보게 되었습니다. 유시민 대표의 근저 [국가란 무엇인가]나 공저 [미래의 진보]를 읽어보면, 유시민 대표가 가지고 있는 국가 통치의 기본적 방향에 대한 뚜렷한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치 '출사표' 같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문재인 실장의 이 책은, 그런 부분이 없습니다. 당위에 대한 선언들만 있을 뿐입니다. 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문재인 실장은 이 책을 통해서 확실히 자신은 선수로 뛸 용의가 없다는 것을 밝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적 타살로 몰아넣은 이들에 대한 생각은 확고한 듯 합니다. 그네들에 대하여 자신이 어떻게 맞서야할지에 대한 다짐이자 현실적 인식이, 책의 말미에 담겼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467쪽)

문재인 실장은, 아마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에 자신의 앞날을 투신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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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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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저자 스스로도, 이번에 새로 쓰여지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이하, 답사기 6)] 이 시즌 2의 시작이라고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는 바, 단연코 시즌 1 (1권부터 3권까지)은 위의 저 인용구로 대표할 만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이래로 역사학도를 꿈꾸었고, 비록 대입 때 부모님의 반대로 역사학과에 진학하지는 못하였던터라, 지금의 인생항로는 역사학도로서의 길과는 큰 차이를 둔채로 걷고 있는 바이지만, 지금도 심심찮게 역사 관련 교양서적들을 보면서 아마추어 역사학도로서의 정체성을 가져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겸손(!)하게 이야기하지만, 대학 초년생때만 하더라도, 어줍잖게 줏어 알고 있는 역사 관련 지식으로 여기저기 나불대던 전력이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1995년에 처음 손에 쥐었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과 2권은, 제 대학 인생 독서 중에 가장 큰 의미를 준 책이 되었습니다. 


[답사기]가 제게 가장 충격을 주었던 부분은, 삶 속에서 역사를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책은 줄창 읽어, 사건과 연대, 흐름과 줄거리는 꿰고 있었지만,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체취와 흔적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었던 저의 모습 때문이었으며, 실제로 제가 깊이 천착했어야 하는 역사학이란 바로 사람 냄새가 나는 것에서 시작했어야 했다는 깨달음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도처를 다니면서, 지금까지 이 땅을 살아낸 분들이 남기고 떠난 흔적들과, 지금 그 흔적들 사이에서 이 땅을 살아내고 있는 분들이 만들어가는 역사에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아온 제 자신에 대한 큰 부끄러움을, [답사기] 시리즈는 제게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자는 오랜 공백기(!) 끝에,


인생도처유상수


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다시 우리에게 사람 사는 냄새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답사기]가 가지고 있는 미덕이라면, 위에 쓴 바와 같이, 글 속에서 진하게 사람 냄새가 난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저자의 가족이, 때로는 답사지를 지키는 분들이, 혹은 우리나라 문화재를 지키고 알리기 위해 헌신한 우리나라 사람부터 외국 사람까지, 유명한 이부터 무명한 분들까지, 일제시대의 탐욕스러운 모습으로서가 아닌 문화에 대한 동경을 가진 일본인부터 이 땅을 살아내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분들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역사를 하얀 종이 바탕 위의 검은 글씨로써가 아닌, 우리가 발딛고 사는 이 땅에 함께 발딛고 서있는 동반자로서 소개하고 안내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런 부분이 [답사기]가 우리를 뜨겁게 만들어주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즌 2에 접어들면서, 특별히 저자는 인생을 살아가는 군데군데 순간순간에 우리를 크게 깨닫게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상수(고수?!)가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수는 유명한 분들일 수도 있지만, 비록 이름은 없어도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늘 있는 분들이기도 하고, 우리가 그런 분들께 겸손하게 귀기울일 때 더 큰 앎과 삶을 알고 살아낼 수 있음을 저자는 은연중에 안내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생의 도처에 돕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 그런 흔적으로써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면, 역사학이라는 과목도 딱딱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사람 냄새나는 것으로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번 [답사기 6]은, 이전에 나오던 시리즈와는 다르게 사진 자료가 칼라로 나왔습니다. 책 속의 사진을 조금 더 실감있게 보게 된 것이 기껍습니다. 물론, 시리즈의 이전 권들도 이번에 새로 다 개정되어 칼라풀하게 나왔습니다. 이미 시리즈 이전 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처지라 다시 구입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요즘 [답사기]에 나오는 답사처를 한 군데, 두 군데씩 몸으로 느끼고 다니는터라, 굳이 사진 자료가 칼라일 필요까지는 없다는 자기 위로(!)를 해보게 됩니다. 하하.


[답사기] 4, 5권은 북한 문화유산답사기라서, 엄밀하게는 이 시리즈에 들어가야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자주 다니던 곳이 아닌 곳에 대한 답사기라 그런지, 사람 사는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어서, 저는 북한 문화유산답사기는 한 번 읽고 더 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6권은, 다시 저자의 발길이 가득 담긴 장소로 구성된 터라 글이 더 잘 읽히는 부분도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저자가 주말에 기거하는 장소인 부여 편에 대한 답사기가 있어 특히 유심히 잘 봐 두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봄에 공주-부여를 묶어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려다가, 부여를 다녀와야 할 곳을 몰라 공주만 다녀온 바 있는데, 이번 여름 휴가를 부여에서 보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어 무엇보다 반가왔습니다. 


또한, 서울 사는 분들에게 희소식이 될, 경복궁에 대한 자세한 답사기가 있어 반가왔습니다. 매년 경복궁에를 가족들과 함께 다녀오는데, 다음 방문때에는 조금 더 '알고' 둘러볼 수 있을 듯하여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매 분기마다 꼭 하루 이틀은 가족들과 함께 국내 이곳저곳을 둘러볼 요량인데, 그 때마다 [답사기]의 글들이 좋은 안내글이 되어주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답사기] 발간을 기대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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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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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새로운 책인 [국가란 무엇인가(이하, 국가)]를 출간하셨습니다. 언뜻, 얼마전 읽었던 [정의란 무엇인가]와 묘하게 오버랩된다는 느낌을 받는 책이었지만, 그보다는 훨씬 쉽게 막힘없이 읽어낼 수 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독후에 듭니다. 


하지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국가]와 같은 이런 류의 책이 가지고 있는 함정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 책은, 평소에 '지식소매상'으로 자신을 언급하신 유시민 대표'다운' 책입니다. 즉, 원산지에서 조금씩 필요한 부분을 떼내어서 재가공한 후 소매로 공급하는 형태로, 이 책은 1차적 저작물 여러 권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바를 조금씩 가져와서 자신의 생각대로 가공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책이 지닌 치명적 결함은, 많은 분들이 인지하시는대로, 원저자의 생각과 묘하게 궤를 달리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는 데에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책을 읽을 때에는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가급적이면 인용작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죠.


그러나, 이렇게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번역이 문제까지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다수의 세계인들에 의해 씌여진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책들을 읽으면서 과연 그 책이 저자(혹은 작가)의 의도대로 쓰여진 책이라고 얼마나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번역 이전의 원서를 읽어야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가 원서를 읽는다고 해서 그 적확한 의미를 숙지하는 것은 가능하겠습니까? 저는 그것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언어가 가진 역사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리 원서를 읽더라도, 우리가 그 문화 속에서 이루어져왔고 이루어지고 있는 '분위기'를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책의 적확한 의미대로 읽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마치 패러디 영화를 보면서 웃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남겨진 최선의 방법은, 그렇게 모아모아 자신의 의견의 푯대로 삼는 글을 쓴, 저자를 믿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원저작물을 읽어보는 것도 그를 더 확실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하겠지요. 저는 이 [국가]를 읽으면서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몇몇의 원저작물을 갈무리 해 두었습니다. 독서가 풍요로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 



이 책 [국가]는, 유시민 대표가 다음 대통령선거와 그 이후에 계속될 국가지도자 선거에서 '반드시' 뽑아야 하는 사람의 프로필을 여러 사람들의 견해를 모아모아 특정한 책이라고 보시면 무방할 듯 합니다. 


우선 저자는, 국가관을 명확하게 한 후에, 그 국가관에 따라 어떤 이가 통치하여야 하고, 국가에 대한 국민의 입장은 어떠해야 하고, 진보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진보주의자들이 추구해야 할 국가의 이상을 설명한 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한 옹호를 끝으로 자신의 책을 마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하여야 할 부분은 '진보'에 대한 저자의 견해일 것입니다. 저자는 '진보'를 어떤 고정된 하나의 견해가 아닌, 변화를 추동하는 힘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보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진보세력은 공고한 보수의 울타리에 비해 끊임없이 유동적인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보세력이 자신의 진보를 표방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해야 공고한 보수의 울타리와 균형을 잡을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한창 정치적 이슈가 되고 있는 '복지'의 부분에서는,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가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그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모두 추구하면서 필요한 적절한 시기에 선별적 복지를 보편적 복지로 확대해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무릇 '복지'란 진보 만의 것은 아니며, 사실은 모두의 것이며 모두가 주장하고 추구할 수 있어야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저자는 교조화된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진보'라는 단어를 조금 더 유연하게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자는 그런 주장을 바탕으로 자신을 '진보'자유주의자로 규정하면서 자신 대신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한 편 옹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개량 사회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는 베른슈타인의 정치행위를 간단하게 언급합니다. 결국, 한미FTA를 추진하고 이라크 파병을 이루어내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주의자들 - 수구세력? - 과 합종연횡을 시도하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지식인에서 정치가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옮긴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걸어갈 수 밖에 없었던 길이었음을 베른슈타인에 빗대어 언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지식인은 선명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밖에 없다지만, 정치인은, 특히 국가의 지도자로 선출된 정치인이야말로 그 선명성을 조금은 수정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우리는 오늘, 선명하게 자신의 주장대로만 이 나라를 통치함으로써, 다른 한 편의 결기어린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국가지도자를 이미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저자는, 국가란 무릇 '각자에게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는' 존재라고 명징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국가지도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선명했던 주장에서 조금 비켜서더라도, 국민에게 마땅히 주어야할 것을 주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매진하고 노력한다면, 그는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지도자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의견에 동의하기로 했습니다. 만약에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지금의 대통령이 '반북'하는 것처럼 '반미'하셨다면... 지금처럼 힘들었을테니까요. 그 때는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거든요.



한편 아쉬운 것은, 이 책 [국가]를 읽으면서, 이성적으로는 이 책이 유시민 대표의 대선 출정을 선언하는 출사표의 의미로 받아들여지지만, 감성적으로는 아직 유시민 대표는 대권 '야욕'이 크지 않다는 생각도 같이 가지고 가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 국가지도자 선거에서는 뻔한 구도로 가야할텐데, 유시민 대표는 '굳이 내가 아니어도', '저들이 아닐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해서 그래도 이전처럼 진보세력을 자처하는 이들이 분열하는 일은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이 정도의 책을 통해, 자신의 국가통치이상을 담백하게 보여주는 이가, 이젠 국가지도자의 역할을 할 때도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무수히 많은 국가지도자들을 겪어오면서 그들 중 대부분이 국가통치이상을 담기보다는 자기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는 허섭쓰레기같은 책을 보면서 안타까와하지 않았습니까? 조금은 차분하게, 조금은 냉정하게, 조금은 기대에 찬 시선으로, 다음에 올 지도자가 유념해야 할 통치이상을 이렇게 쓸 정도의 지도자를, 굳이 유시민 대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그런 이가 우리의 국가를 대표할 이로 선출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잠시 덮어두었다가, 내년 총선과 대선 연간에 꼭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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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 선사 삼국 발해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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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생 신분으로 지낸지 올해로 물경 13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제 인생의 삼분의 일이 꼬박 학부생 - 대학원에는 발도 못 디뎌보았군요... (쿨럭) - 신분이었으니 짧지만은 않은 여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지난한 대학생활 중, 제게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첫번째 독서를 꼽자면 단연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이하, 답사기)]입니다. 


저자인 유홍준 씨는 문화재청장을 지낸 학자입니다. 물론, 저자가 문화재청장으로 재직하던 임기 말에 숭례문 전소 사건이라는 센세이션한 사건이 있었기에 그 임기를 호평할 수는 없겠지만, 저자야말로 저같은 이에게 우리 땅과 우리 문화가 소중하다는 것을 깊게 새겨볼 수 있게 한 계기를 마련해 준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역사학자가 꿈이었습니다. 비록 대입원서를 쓰는 와중에 부모님과의 마찰로 원하는 역사학과로의 지원은 좌절되었지만, 누구보다 역사에 관심이 많고 역사를 사랑하는 이라고 감히 생각하였었습니다. 그러나, [답사기]를 읽으면서 제 자부심이 그다지 내세울 것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더랬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역사는 사건으로의 역사, 연대기로서의 역사일 뿐이었지, 삶의 한 조각으로서의 역사, 나를 감싸고 있는 역사는 아니었던 것임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머릿속에는 무수한 연대와 사건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그 곳에서 그 시간에 살았을 이들의 삶과 사랑과 아픔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왔다는 것을 [답사기]를 통해 알게된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땅을 조금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해 준 책, 그 책을 쓴 저자가 작년 말에 새로운 한국미술사 통사를 출간했다는 것을 전해듣고는 한달음에 사서 두달음에 읽다가, 마지막 부록을 남겨둔 채 신학기를 보내던 중, 비로소 오늘 부록 몇 페이지를 읽어버리고는 짧은 감상기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유홍준 씨의 [한국미술사 강의 1 (이하, 강의)]의 감상평입니다. 



지난 4월 초, 친구의 결혼식이 있어 대전에를 방문하게 될 일이 생겼습니다. 결혼식이 점심 언저리인지라, 조금 일찍 출발해서 공주를 들렀다가 결혼식을 보고 부여를 들러 집에 올 일정을 계획하였는데, 시간이 여의찮을 듯 싶어 오전은 대전을 둘러보고 결혼식 후에 공주만 다녀오고 부여는 다음을 기약하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무녕왕릉과 국립공주박물관, 그리고 공산성 유적지를 방문하면서, 저는 와이프에게 무녕왕릉과 웅진 백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이 책, [강의]의 덕분입니다. 


[강의]는 선사시대 유적부터 통일신라, 발해 시대까지의 미술 작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구한 세월의 흐름 속에 스러졌을 많은 회화 작품보다는, 아무래도 조각들을 주로 다루고 있고, 그 조각들이 자리잡고 있던 사찰과 고분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강의]는 선사시대와 청동기시대(고조선), 원삼국시대와 삼국시대, 그리고 남북국시대를 아우르는 중에 우리 조상들의 생과 사를 보여주는 사찰과 고분들, 그리고 그 곳에서 산 자와 죽은 이를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주는 벽화와 불상과 상징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유물과 유적으로서의 미술 작품이 아닌, 살아온 나날의 흔적을 담뿍 담은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느낌은 십 수년 전에 읽었던 [답사기]의 일정부분 영향을 받은 것도 있을 것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답사기]를 읽으셨을터라, 그 책 속에 담긴 우리 조상들의 흔적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다들 공유하고 있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 땅 곳곳에 흩어져있는 무수한 조상들의 흔적 속에 잠시 몸두고 오는 것만으로도 이 땅에 살고 있는 것을 벅차게 느낄 수 있음을 많은 분들이 동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답사기]보다는 훨씬 딱딱하고, [답사기]에 나왔던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는 많이 배제된 편입니다. 아무래도 책이 쓰여진 목적이 미술사 통사의 목적이라 그렇겠지요. 그러나, 나오는 도판이 계속 [답사기]와 오버랩되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를 상기시켜준다는데에서, 특히 [답사기]를 뜻깊게, 재미나게 읽으셨다면 읽어보셔도 무방하리라 생각하며,


공주 무녕왕릉 앞에서 와이프에게 세세한 설명으로 멋진 남편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저처럼, 조금은 도움이 되는 독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유홍준 씨의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한 바가 있습니다. 한 번 다녀온 장소는 한 번 더 다녀오도록 하자. 


책을 읽기 전에는 한 번에 끝낼 생각을 하고 가서는, 설명을 주룩주룩 읽고 머릿속에 기억하고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보고 오려고 했었지만,


지금은 마음 편하게 몸두고 둘러보다가 와서는, 다음을 다시 기약하는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아직 아이들이 어린터라 유물과 유적지를 몸으로 느낄 수는 없겠지만, 몸두는 습관을 들이다보면 자연스레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을까하는 작은 기대를 가지고 그리하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하여 유물과 유적지에 대한 조금 더 나은 앎을 얻고 몸둬볼 수 있어 흐뭇하게 생각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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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자서전 - 전2권 김대중 자서전
김대중 지음 / 삼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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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짧은 생을 돌아보면, 제가 처음으로 정치적 판단을 했던 것은 90년 1월 어느 겨울 눈오던 날이었습니다. 

한양대학병원을 갈 일이 있어 지하철을 타는 중, 가는 도중의 무료함을 이길 수가 없어서 구입한 스포츠신문의 1면 머릿기사는 '3당합당'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중학생 철없던 시절에 들었던 생각은, 배신감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그 나이에 어떤 정치적 스탠스를 띄고 있었다는 말은 당연히 아닐테죠.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라는 입장에서 나온 판단이 아니라, 당연히 한 편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의 변절, 그리고 남은 한 편에 대한 측은한 마음, 그것을 바탕으로 한 배신감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그 어린 시절에 제가 그렇게 큰 편없던 배신감을 느낀 이유를, 요즈음에 와서는 '원칙'없고 '상식'없는 행동에 대한 배신감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불의한 이와 한 길을 걷지 않는다는 원칙을 수십년간 몸으로 보여왔다고 하는 이가 보인 비상식적인 행위가 제 편모를 배신감의 원인이었다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때 버림받은 이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그 후로도 그 전만큼 파란만장한 삶을 걸어가시게 되고, 이 자서전은 그런 굴곡진 삶을 김대중 전 대통령 특유의 그 열정적인 목소리가 들리는 듯 리드미컬하게 기록해놓은 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삶의 궤적에 약간의 얼룩진 부분도 있겠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을 되짚어보자면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신 여든 여섯 평생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김대중 자서전(이하, 자서전)]에서 특히 대통령께서 한국 현대 정치사의 변방에 서계셨던 분이라는 사실을 특히 잘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현대 야당사의 큰 줄기는 1948년의 신민당을 시작으로 민주당 - 신민당 - 평민당과 민주당으로의 분당을 거쳐서 면면이 이어져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제 2공화국때 잠시 정권을 잡았던 민주당의 비주류세력이었던 민주당 구파는 그 후 김영삼, 이철승 씨를 보스로 하여 그 세력을 유지하다가 1990년의 3당합당 이후로 현재 한나라당 세력으로 그 맥을 잇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찌보면 해방 이후 친일지주세력을 근간으로 등장했던 신민당 - 민주당 속에서 줄곧 비주류로 생활해오던 김대중 대통령께서 1971년 대통령 선거의 야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그 전에 대통령께서 겪으셨던 여러 고난의 시절의 단 열매였으며, 이후 새로운 고난의 시절이 시작되는 단초가 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 까닭을 저는 대통령께서 줄곧 견지하셨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바탕으로 한 삶의 태도에 기인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자서전]에는 대통령 자신의 자화자찬격 서술도 줄곧 등장하며, 여러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실에 대한 설명(혹은 변명)도 있습니다. 그런 주관적 서술을 이렇게 저렇게 객관화시키더라도, 대통령께서 자신의 파란만장하며 치열했던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줄곧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자세로 자신을 절차탁마하셨다는 사실을 폄훼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정치적 지도자(및 그를 자처하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과연 대통령처럼 객관적인 결과물 - 여러 저술 및 저작물 - 로써 자신의 성가를 보여준 이가 과연 누구인지 우리는 그 답을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한 편으로는 그런 자신의 오랜 기간에 걸친 정치적 비전을 직접 통치행위를 통해 펼쳐보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께서 얻은 행운이자, 자신의 오랜 고난어린 정치생활에 대한 국민들의 인정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서전]이 특히 유의미한 것은, 국민의 정부 5년간 정부에서 추진했던 여러 정책들과 통치행위에 대한 대통령의 비망록으로서, 그 기록이 비록 언급한 바와 같이 주관적인 색깔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 세월 우리가 경험했던 민주적 공동체와 지금의 답답한 현실의 대비를 통해, 국민으로서의 우리가 정치적인 선택 - 선거 - 을 할 때 어떤 기준과 잣대를 통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는 기록물이다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권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이전에 긴 고초의 시간을 기록한 책이라서, 약간의 정치사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조금 더 쉽게 읽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2권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의 기록이라서 글이 끊어짐이 좀 느껴진다는 - 사건들을 중심으로 기록하면서 대통령 개인의 입장을 피력하시는 방식으로 서술되다보니 - 느낌도 있으며, 특히 현 정부에 대한 팍팍함을 표현하시는 부분에서는 그런 느낌이 조금 더 강한 편입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기본적으로 유머러스하신 분이시다보니, 글 속에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의 사회적 흐름은 '말'의 위력을 저평가하는 입장이다보니, 유머러스한 부분이 '가벼움'으로 폄하되고, 진정성이 담뿍 담긴 연설같은 것은 '말만 잘하는' 행위로 깔아뭉게지지만, 대통령께서 순간순간 보이셨던 위트와 유머는 우리가 참으로 세계에 자랑할만한 위대한 정치 지도자를 가졌었구나, 라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자신의 고난스러웠던 정치 입문기, 박정희 정권에 의해 자행된 납치와 살인 미수 사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1차 남북 정상회담 등 다양한 사건의 뜨거운 서술을 통해, 한국 현대 정치사의 파란만장함과, 그 한 가운데에서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셨던 대통령의 삶의 모습을 읽어갈 수 있어서 의미있는 독서였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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