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 선정 및 조직 역량 등이 교육과정 문해력의 테크니컬한 부분을 설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만 강조한다면... 결국 누군가가 잘 짜놓은 설계도를 따라가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혁신이다, 인정받게 될 것이다. 과연 그것이 혁신인가? 우리는 흉내내는 것을 혁신이라 하지 않는다.

이 책은 기술적인 얘기로 시작하여 - 과정중심평가가 교실 바깥에 줄 영향력들 - 기술적인 이야기로 흘러갈 것같은 예감이 든다. 그런데 현장에는 그게 필요하지 않다. 왜 이것인가, 하는 교사의 철학이 필요한 것이지. 구성주의, 학부모 만족 등등등 이런 외적인 이야기 말고. 교사가 현장에서 가져야 할 철학과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면, 그저 테크니션만 양산할 뿐이다. 교실 바깥에는 이미 너무 많은 테크니션들이 자리잡고 있다.

어떤 안목이어야 하는지, 교사에게 묻고 확인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것이 빠진 과정중심평가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안목의 기저에는 무엇이 자리잡아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저 특색없이 똑같은, 기계적인 선정 및 조직 능력만 강조하고 말아버리게 될 것이다.

수업의 측면에서 교육과정 문해력을 갖추기 위하여 교사는 성취기준과 수업의 관계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교사는 성취기준에서 요구하는 포인트를 콕 찍어 볼 수 있는 안목과 이를 수업에서 구현해 내기 위한 최적의 활동을 선정 ·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과정중심평가의 관점을 반영하기 위하여 수업 속에 평가를 녹여 내고, 평가 결과를 피드백하는 사항들까지 고려하여 수업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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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을 넘어서 - 수학의 우주, 그 경계를 찾아 떠나는 모험
유지니아 쳉 지음, 김성훈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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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한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무한은 두 방향으로 향한다. 무한대와 무한소. 이 책은 무한대가 수학적인 개념임을 힐베르트 정리를 풀어서 보여주고 있으며, 무한대 사이에도 덜 무한과 더 무한이 있음을 칸토어의 정리를 풀어서 보여주고 있다.

무한에는 무한소의 방향도 있음을 말하면서 미적분의 기본적인 개념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서 무한소를 수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지 안내하고 있다.

무한소의 개념이야 고교 과정만 잘 이해해도 충분히 알 수 있지만, 무한대의 개념은 우리 고교 과정에서는 잘 다루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수학적으로 정리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아쉽기는, 집합론에 대한 이야기를 슬쩍 건너 짚고 넘어갔는데... 이에 대해 조금 더 풀었어도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딱 필요한 만큼만 이야기 한 것이 못내 아쉽다.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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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딸에게 가르치는 갈루아 이론
김중명 지음 / 승산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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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열 여섯 살 짜리 딸은 일도 이해 못한다. 나도 이해하는 것이 쉽잖았다. 사실... 책을 산 것은 벌써 6년 전. 제일 어려웠던 부분은, 라그랑주 이론 부분이었다. 군이 생기는 바로 그 지점. 너무나도 당연하게 방정식 정리를 통한 근 구하기를 해 왔었는데, 치환을 통해 근을 구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도무지 따라가기 어려워서 몇 번이나 읽다가 막혔었다.

뭐, 그 부분이 대강 이해되니... 군/체 이론은 이미 중학교에서 실수 범위 안에서 배우는 것이니. 뭐, 괜찮았다. 그리스 문자 사용한 정리는 대충 스킵.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니.

어제 루빅스 퍼즐 사서 새벽 네 시 까지 잘그락거렸다. 조금 더 통찰할 수 있으면 재미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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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 두렵거나, 외면하거나 Nature & Culture 2
앤드루 로빈슨 지음, 김지원 옮김 / 반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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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대해 다루는 흥미로운 책. 지진의 역사와 지진의 과학적 원리를 병치하며 책의 흥미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까진 전인미답의 영역으로써, 일반 대중 또한 지진에 대해 무지함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예측 불가능한 지진이, 근래 우리나라에도 부쩍 지주 찾아드는 시점에서 편하게 한 번 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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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동네 비상벨 브로콜리숲 동시집 7
박승우 지음, 유루시아 그림 / 브로콜리숲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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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쓴 동시집을 세 편째 읽었다.

앞선 두 편의 동시집은, 시가 가진 서정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시는 서정, 소설은 서사, 라는 편견은, 그러나 초보자들에게는 꽤나 유용한 구분이자 잣대가 될 수 있다 생각한다. 앞서 읽은 동시집들은, 시의 서정보다는 시의 운율에 조금 더 집착하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운율 중에서도 특히 압운. 세로드립을 사용한 시집도 있었고.

물론, 아이들은 그런 말장난을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어른들 중에서도 세로드립 같은 것은 꽤나 재미나게 받아들이곤 한다. 요즘 힙한 힙합들은 라임을 잘 구사하여 독특한 느낌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시는 아름다웠으면 한다.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세 가지를 이야기 할 수 있다. 비유, 심상, 운율.

*

[나무동네 비상벨] 동시집은, 그런 면에서, 앞서 읽었던 두 편의 동시집 마냥 아쉽다.

우선 대부분의 시가 짧다. 뭔가 머릿속과 마음 속으로 그림을 그리기에는 짧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인지 삽화가 있다. 삽화는, 시를 그대로 혹은 조금 다른 방향에서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는 삽화와는 다른 이미지를 독자에게 그릴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독자의 머릿속과 마음 속에 그림이 그려져야, 시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텐데... 이 시집의 시들은, 시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학교 수업을 일컫자면 동기 유발 같은. 시 한 편을 읽고, 자연의 삶, 환경오염, 미세먼지 등을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시 자체를 두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 시집은 초등학교 고학년의 글밥은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초등학생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라고 반드시 시의 서정에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

이 동시집은, 하상욱 시인의 순화된 느낌이 난다. 길이는 하상욱 시인의 시들과 같으면서, 비유는 그것보다는 조금 덜한. 즉, 촌철살인의 느낌은 덜하여 읽기에 부담없으면서도, 너무 짧아 충분히 시에 빠져들 여지가 적다.

운율감이 느껴지지 않는 아쉬움도 있다. 산문을 그저 양적으로 압축한 느낌이 드는 시들도 있다. 동시집을 많이 읽지 않은 편이라, 일개독자의 수준 탓일 수도 있다.

*

마음에 들었던 시 한 편을 꺼내면, 이 시를 읽은 일개독자 본인의 수준을 고려하며 위 평가를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함박눈

하늘들판 추수는
겨울에 하나 보다

함박함박 쏟아져
소복소복 쌓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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