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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퀘스천 One Question - 내 인생을 바꾸는 한 가지 질문
켄 콜먼 지음, 김정한 옮김 / 홍익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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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질문이란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어본다는 의미이다. 누군가에 대해 알고 싶거나 그 사람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질문할 수도 있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 알고 싶어서 질문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얄팍한 마음을 위장하기 위한 질문을 하는 사람도 가끔 보긴 했지만, 대부분은 인간관계나 일, 그리고 학습에 관련된 질문을 나누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고민거리나 일상의 관심사에 대해 알게 되고 새로운 정보도 공유하게 된다.

 

이 책은 이런 질문을 바탕으로 조금은 더 큰 그림을 그려보고자 한다. 바로 <인생>이란 그림을 말이다. 한 사람의 가치관과 인생 철학, 그리고 살면서 잊혀지지 않는 순간들로부터 얻었던 교훈 등을 나눠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질문을 통해서 그 사람으로부터 끄집어 내고 있다. 훌륭한 답변만큼 중요한 것이 핵심을 이끌어내는 질문이기에, 이 책에 소개되는 수많은 인생의 조언들은 저자의 날카로운 질문 능력에 의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책 속에는 저자가 <켄 콜먼 쇼>라는 라디오 토크쇼를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서문에 등장하는 <공정하되, 공평하지 않게 대우한다>는 슈셉스키 감독과의 일화를 시작으로, <가장 하고 싶은 것과 가장 잘하는 것의 조화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이루어가는 방법>을 소개하는 존 맥스웰,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감>을 실천한 결과 만들어진 영화 "브레이브 하트"와 <겸손함과 신중함, 그리고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볼 줄 아는 시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콤 글래드웰의 일화까지.

 

<비판을 진정으로 건설적으로 만드는 것은 듣는 사람의 태도이지, 그들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화내지 않고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준 바크먼 의원의 이야기와 <관계의 불편함이 느껴질 땐 한 발자국 떨어져서 관찰하면서 한번 더 생각해 보기>를 이야기는 패럿의 일화도 인상깊었다.

 

<일상의 소소한 일조차도 감사해야 하다>고 이야기한 팀 샌더스의 이야기는 작은 질문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저자의 말과도 닮아 있는 듯 했다. 소개된 일화들이 저자의 인터뷰들을 축약해서 간추린 것이라 각 조언이 주는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을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조언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주고 있기에 앞에서 말한 아쉬움은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으리라 생각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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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크리에이티브
톰 켈리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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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스탠포드 대학교에는 다른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과정을 진행하는 건물이 있다고 한다. 디자인 연구소이자 <어떤 것도 실수라 불릴 수는 없다. 승리나 실패도 없으며, 오직 창조만 있을 뿐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 디스쿨이 바로 그것이다. 학위가 있는 비즈니스스쿨(비스쿨,MBA)과는 달리 학위가 없으며, 필수 교과목도 없다. 매년 수많은 학생들이 모여서 세계의 문제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열린 토론과 사유의 공간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창조성을 기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이 과정은 <창조 경제>와 <융합 기술> 이 이슈화되고 있는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2. 저자는 창조성(creativity)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창조적 자신감, 즉 우리 모두는 창조적이라는 믿음이라고 말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이 <창조성>이 아니라 기존의 사물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관계를 형성시키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의 창조성이며,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추구하는 모습과 일단 뛰어드는 행동과 낙관적인 태도 역시 창조성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의 경험이나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기를 꺼리게 되는데, 이는 나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나 저자가 말한 것처럼 무언가를 해보고 자꾸 부딪혀본 사람만이 진정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런 우리들에게 큰 힘이 되리라 생각되었다. 직장인이라는 핑계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음에도 그냥 놔둔 것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어쩌면 지금 내 일상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서부터 그것을 이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마크 트웨인은 <당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당신이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럴 리 없다고 당신이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관점을 바꿔서 질문을 해보고, 버그리스트를 만들어 하나 둘씩 해결해 나가면서, 목표를 좁혀서 자신이 해야 할 것을 찾는다면 - 나에게도 - 창조성이란 것이 자연스레 내재화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또 다른 책에서도 소개되었던 <플로우>, <멀티 플라이어> 등의 개념들도 저자가 말하는 창조성과 연결되는데, 직장과 직업이 아닌 <소명>을 갖출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3. 책을 읽고 나서 내 생활에서, 그리고 주변에서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를 생각해 보았다. 저자의 말처럼 무조건 크고 거대하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작은 하나라도 실천해가고 또 하나 둘씩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강의를 듣고 사람들을 만나고, 더 넓은 사고를 가능케 하는 사람들과의 창조적인 모임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키워나감과 동시에 개인적으로 아이디어 노트를 하나 만들어서 그때 그때 창조성을 축적해 나간다면 일상과 직업 모두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를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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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0 단어로 네이티브처럼 말한다 (MP3 무료 다운로드 + 온라인 학습자료 9종 포함)
박지우 지음 / 넥서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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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교재 출판사로 유명한 넥서스에서 새로운 책이 나왔다. 박지우 씨가 지은 <나는 300단어로 네이티브처럼 말한다>라는 책인데, 간단하고 쉬운 영문 표현들을 가지고 실생활에서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저자만의 비법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이 방법은 얼마 전에 읽었던 <영어 암송 훈련 240 문장>과도 기본적인 접근은 유사해 보이지만, 선정한 문장이나 단어에서 조금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기존에 아는 단어를 최대한 활용하여 말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인데, 눈으로만 대충 훑어봐도 다 아는 단어와 문장들이다. 그리고 실제로 대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문장들이고.

 

예를 들면 "통화중이야." "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 "있는 것만으로 대충 때울 거예요" "우리 계획이 잘 성사되었으면 합니다"와 같은 말들을 편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한 문구들이 등장한다. 부끄럽게도 나는 이 말을 영어로 말해보는 것이, 곧바로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비슷한 표현은 떠오르지만 책에 나온 것처럼 쉽게, 그리고 실제 사람들이 쓰는 문장처럼 나오진 않았다. 물론 책에 적힌 예문을 보고는 "아, 맞다"라고 생각했지만 말이다. 쉽게 쉽게, 툭 툭 던지듯이 표현할 수 있는 문장들을 많이 소개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은데 덕분에 편하게 훑어 볼 수 있었다. 읽으면서 "이렇게 기본적인 단어를 가지고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표현하는 게 영어를 잘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아마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러한 쉬운 문장을 바탕으로 반복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데, 이는 책에서 소개한 300단어가 전체 영문장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이 같은 쉬운 단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으면, 더 전문적이고 어려운 표현도 쉽게 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자기 업무 분야에 필요한 전문적인 표현은 앞으로도 계속 공부해 가면서 실력을 늘려야 하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기본적인 사항은 필수적으로 알고 가야 할 것 같다.

 

학습을 위해 다양한 보교재와 커리큘럼을 제시하고 있는데, 먼저 각 장은 기본 단어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외워야할 문장들을 소개하고 있다. 즉, 이 단어들과 이들을 통해 만들어진 문장을 외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 넥서스북 홈페이지 에서는 저자의 기본 녹음 강의와 학습용 MP3 파일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커리큘럼과 무료로 제공되는 보교재(리스닝 파일)를 통해서 우리는 네이티브처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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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상상하라]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현실을 상상하라 - 핵심을 꿰뚫는 탁월한 현실감각은 어디서 오는가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지음, 장세현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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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책이다. 제목처럼 현실적인 조언들이 가득 담겨 있는 책이다. 저자가 컨설턴트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 솔직한 - 감정들을 친절하게 기록한 책이다. 기업의 생산성 증대,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 리더쉽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틀에 박힌 제목과 내용을 담은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 그리고 조직내에서 발생한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백날 계획만 짜거나 상상속의 적을 두고 전략을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지금 내앞의 일을 처리하는 것임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전략의 예측이 실제 현실과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들은 사람만이 처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이 말은 책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적인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시스템화 되고, 외주를 줘도 결국 내일은 내일인 거다. 어려운 상황이 내 앞에 닥쳤을 때, 결국에는 직접 마주하여 처리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물론 평상시에는 미리 짜여진 계획대로 차근차근 일을 해나가는 것이 옳지만, 위급한 순간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한 현실적인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마인드를 어떻게 하면 머리와 가슴속에 내재화할수 있을까? 저자는 큰 그림과 시장, 조직, 그리고 당신이라는 네가지 파트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먼저 큰 틀에서 자기 자신이 되어라고 조언한다. 나다움과 자신의 진짜 매력을 찾아보자는 말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긍정적인 목적을 향해 간다면, 조직은 분명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과거의 자기 경험만이 최고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옳다고 믿어버리면 변화하는 현실과 계속 충돌하게 되고 불필요한 갈등만 야기하게 된다. 과거의 향수에 젖어 나다움을 잃어버리는 것. 어쩌면 이런 사람들은 전략과 계획, 준비에만 젖어있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현실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가치있는 일을 찾고 의미를 부여하며, 결과에 대해 승복하는 자세 등을 큰틀에서 현실을 상상하는 방법중의 하나로 설명하고 있다.

 

다음은 시장속에서의 조언이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장이 완전히 예측 가능해서 뻔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장에 불확실성이 내재한다는 것은 곧 당신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에 영향을 주는 최선의 길은 독창적이고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자세로 비즈니스에 임하는 것이다. 분명 같은 분야의 경쟁자들을 모방해도 괜찮은 사업도 많이 있다. 하지만 당신 스스로를 일개 관리자가 아닌 비즈니스 리더로 여긴다면 모방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시장은 고객과 마주하는 장소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감각이 요구되는 장소임에는 분명하다. 즉, 이미지는 잠시 던져버리고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시장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말함과 동시에 곡객뿐만 아니라 경쟁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한곳만을 바라보다가는 다른 변화의 조짐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는 말로 들리는데 결론적으로 전방향으로 현실적인 감각의 안테나를 세워두라는 말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셋째는 조직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해 몇가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NIH 증후군, 조직내에서의 소속감 등이 바로 그 예이다. 특히 실력과 소속감은 정말 중요해서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는데, 어느 하나만이 특출나 버리게 되면 조직에 해가 될수 있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이는 직장인이라면 분명 공감할 것인데,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 같기에 항상 생각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어서 네번째로 소개되는 자신에 관한 부분은 리더쉽과 관련된 부분인데, 어느정도 감수할 줄 알고 또 적당하게 떨어져서 바라볼줄 아는 시선을 강조하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조직을 바라보기 위한 저자만의 방법이라고 생각되는데 나 역시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족적인 분위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 있어 한번 소개해 본다.

 

 

현실적인 조언과 경험담이 듬뿍 담겨있는 책이이서, 읽는 내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내가 부족한 부분은 없었는지 반성해 보기도 했다. 뻔한 내용이 아니라 실제로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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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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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몇일 전 일이 생각난다. 새벽부터 눈이 내려 도로에 하얗게 눈길이 생겨버린 아침이었다. 출근할 때도 눈은 그치지 않았다. 계속 눈발이 심해지더니, 얼마 있지 않아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 버렸다. 그러다가 점심이 지나서는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하늘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했다. 조용하게 내리는 눈과 어둡고 누런 하늘이라.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런 날은 처음 보는 듯 했다. 마치 호러 무비의 예고편처럼 어둡고 싸늘하기만 했다. 불쾌하기까지한 하늘을 뒤로한 채 다시 사무실에 앉아 일을 계속했다. 오후쯤 되에서 잠시 하늘을 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다시 맑은 하늘로 돌아와 있었다. 계속 내리던 눈이 하늘의 어둠마저 같이 쓸어버렸는지는 몰라도 더 환해졌고 깔끔해진채로 말이다. 혹시나 해서 누런 눈이 쌓였는지 보려고 창밖을 보니 길가는 하얀 모습 그대로였다. 그럼 아까 본 하늘은 뭐였지.. 이래 저래 신비로운 하루이자 하늘이었다.

 

2. 한가로운 일상과 평범한 하루가 모여 빛나는 누군가의 인생이 된다는 건 갑작스레 변하는 날씨 만큼이나 신비로운 일이다. 조용히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던 나날들이 모여 삶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때론 긁히고 일그러질 때도 있고 누군가가 던진 돌에 맞아 비틀거릴 때도 있지만, 자기만의 삶의 문장을 가슴에 품고 나아가는 사람의 모습은 멋져 보인다. 때로는 바보같이 돌을 던진 사람이 누구인지 찾으려고 애쓰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정신줄을 놓는 경우도 있다. 정말 바보같이 말이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때로는 자조감에 빠질 때도 있겠지만, 그것을 헤쳐 나가는 사람만이 앞에서 말한 반짝임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젖어들고 잊어버리지 않고 말이다.

 

3. 에쿠니 가오리는 말한다. 현실 따위는 정말이지 금방 뒤집힌다고.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위태롭지만 미묘하게 평형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이다. 나는 이 말만큼 우리의 삶을 잘 나타내는 문장도 없는 것 같다. 매일 반복되면서도 극적인 반전을 이루는 인생. 좋았다가도 나빠져 버리는 올해와 내년. 미꾸라지 한마리 때문에 흙탕물이 되었다가도 어느새 맑아진 일상들과 말 한마디로 변하는 나와 주변의 관계들까지. 삼겹살과 돼지국밥을 즐겨먹다가, 순대국과 돼지곱창을 더 좋아하게 된 것도 변화라면 변화일까? 이 사이에 어떤 미묘한 감정의 차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변화를 전후로 무언가 경계가 나누어진다는 건 꽤나 재미있는 일이다.

 

4. 삶의 찰나를 잡아낸다는 건 짜릿하면서도 애틋한 감정을 들게 하는 일이다. <우는 어른>을 읽으면서 그런 순간 하나하나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기억하면서 빠져 있지 않는다는게 얼마나 어렵고도 대단한 일인지도 알게 되었다. 문득 든 생각인데 글을 쓴다는 건 바로 이런 추억의 상자를 하나씩 만들어두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새로운 하루와 또 다른 사람들과의 추억을 채우기에도 벅찬 머리와 가슴에 쉴틈을 주고 차곡 차곡 정리하는 작업 말이다. 그런게 글쓰기라면 평생 해도, 그냥 일상이라 해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생각나는 문구들]

 

나는 하루하루를 한결같이 즐겁게 살고 싶다.

곰돌이 푸처럼. 푸는 멋지다. 맛있는 꿀과 친구와의 교류, 그는 그 조촐한 즐거움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곰돌이 푸> 이야기는 소소하지만 행복한 것으로 가득하다.

 

한 여름의 그 도시. 넘치는 햇살, 풍요로운 숲. 공기 입자 하나하나가 놀라우리만큼 생기발랄하다.

큰길에서는 믹서에 간 과일을 그대로 얼린 듯한 아이스캔디를 판다. 수박 캔디에는 갈린 씨까지 들어 있다.

한 겨울 그 도시의 메마른 공기, 갈 길을 서두르는 행복한 걸음걸음.

무수한 빛, 코트, 선물 꾸러미, 크리스마스 캐럴. 따스하고 넉넉한 밤.

사랑이라는 말이 미심쩍지 않은 점이 한겨울 그 도시의 저력이라고 생각한다.

 

가족도 친구도 있는데, 그런 가운데 고독을 좋아하는 것은 사치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버드나무는 천연덕스럽게 바람을 통과시킨다. 상큼하고 자유로운 느낌이다.

 

인생에는 특별한 순간이 있다. 아주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그런 순간을 당시에는 모른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슬픈 것이다. 가령 유명한 호텔의 바와 레스토랑에서, 카페에서, 거실에서, 침실에서 있었던

수많은 특별한 순간이 이 소설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만 일종의 애정 속에 그려져 있다.

 

사람은 자기 힘으로 빛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해준 사람의 열정과 마음을 받아서, 그 반영으로 빛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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