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 11 The Kingdom of the Franks
"산술이란 것은 참 유용한 것이군. 산술의 도움이 없다면 선생의 나이는 짐작도 못 했을 거요. 선생의 경우처럼 얼굴 생김과 표정이 딴판인 경우엔 나이를 맞히기가 어렵단 말이오. 그럼 로우드에서는 무엇을 배웠소? 피아노는 칠 수 있소?" - P221
"어디에서 베껴 낸 거요?""머리로 생각해 낸 것입니다.""지금 그 어깨 위에 얹혀 있는 그 머리에서?""네.""그럼 그 머릿속엔 지금도 이 비슷한 딴것이 들어 있단 말이오?""그러리라 생각합니다. 더 나은 것이 있다고나 할까요." - P223
이 파리한 초승달은 ‘왕관의 형국‘이었고 그것을 얹어 놓고 있는 것은 ‘자태 없는 자태‘13)였다."이 그림들을 그릴 때에는 행복했소?" 한참 만에 로체스터씨가 물었다."열중해 있었어요. 네, 행복했습니다. 요컨대 이 그림을 그릴 때는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중에서는 제일 큰 즐거움을느꼈습니다.""그랬겠지. 자신의 얘기를 들어 보면 즐거움이라는 것을 거의 모르고 지냈다니까. 아마 이렇게 기묘한 빛깔을 섞고 칠하고 할 때엔 일종의 예술가의 꿈나라에서 지낸 셈이었겠지요.13) 밀턴의 실낙원』에서 인용했다. - P225
그러나 부지중에 대답이 나오고 말았다."아니요.""어이구, 한 대 맞았는데. 아무래도 보통 사람과 다른 데가 있어요." 그가 말했다. "두 손을 모으고 눈을 늘 양탄자 위로 내리깔고 (지금의 경우처럼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경우가 없지 않지만 그걸 뺀다면) 앉아 있을 때엔 꼭 조용하고 엄숙하고 별스러운 어린 수녀 같아. 그러나 누가 질문을 한다든가, 꼭 대답을 해야 할 말을 건넨다든가 할 적엔 숨김없이 단호한 대답을 한단 말이오. 퉁명스럽지는 않지만 매정한 대답을 어떻게된 거요?""죄송해요. 너무 생각나는 대로 얘기했어요. 용모에 관한 질문에 즉석에서 대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든가, 기호란 사람마다 다르다든가, 잘생기고 못생기고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든가,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어야 하는 것인데요." . - P235
"자, 어때요? 내가 바보처럼 생겼소?""천만에요. 대신 인정이란 것을 아시느냐 되묻는다면 제가 무례하다고 말씀하시겠지요?""또!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체하고 또 칼을 대는군. 어린이나 노부인과 같이 어울리기가 싫다고 했더니(가만있어, 들릴라!) 이렇게 들이대는군. 아가씨, 나는 흔히 말하는 박애주의자가 아니지만 양심은 가지고 있소."라고 하면서 그는 양심적인 성격을 나타낸다고 하는 이마의 불쑥 나온 곳을 가리켰다. - P236
‘술이 확실히 과하셨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기묘한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을 내가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아주 난처해진 모양이군. 내가 미남이 아닌 것처럼 아가씨도 미인은 아니지만 그 난처한 표정은 아주 어울리는군요. 게다가 그러는 게 내게도 편리하단 말이오. 꿰뚫어 보는 듯한 눈길이 내 얼굴을 떠나 양탄자의 꽃무늬를 관찰하느라고 바빠지니까 계속 그러고 있어요. 아가씨, 오늘 밤에는 나도 사람이 그립고 얘기가 하고 싶으니까." - P237
"조심하세요. 그건 참다운 천사가 아니에요.""다시 물어보는 거지만 그걸 어떻게 안단 말이오? 대체 어떤 직관을 근거로 해서 지옥의 구렁으로 떨어진 천사와 신의 옥좌로부터의 사자(使者)를 구별할 수 있는 거요? 길잡이와 유혹자를 말이오?" - P245
귀염을 받으면 버릇없이 굴면서 마구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여 대기가 일쑤였지만 나는 그것을 나무라지 않았다. 아마 어머니에게서 이어받은 것이겠지만 영국 기질과는 맞지 않는 천박한 성격이 그 점에 나타나 있었다. - P261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방을 나서면서 내가 말했다.그는 놀란 표정이었다. 나보고 방으로 가 보라고 이르고서는 놀란 표정이니 정말 앞뒤가 맞지 않는 노릇이었다."뭐요! 벌써 나를 두고 간단 말이오? 그렇게 거침없이?""가도 좋다고 하셨잖아요?""그렇지만 인사를 하기도 전에 가보라고는 하지 않았소. 나에게서 한두 마디 호의나 감사의 말은 듣고 가야 할 것 아니오! 그렇게 냉랭하게 가는 수가 있소! 아가씨는 내 생명을 구해 주었소! 끔찍하고 괴로운 죽음에서 나를 건져 내 준 것이오. 그런데도 우리가 전혀 생면부지의 사이인 것처럼 그렇게허술하게 나가는 수가 어디 있소? 최소한 악수라도 합시다."그가 손을 내밀었다. 나도 손을 내밀었다. 처음엔 내 손을 한 손으로 잡더니 나중에는 두 손으로 잡는 것이었다. - P271
여기까지 나의 추측이 다다랐을 때에 그레이스 풀의 펑퍼짐하고 납작한 몸매와 단정치 못하고 꺼칠하며 약하기까지 한 얼굴 모양이 선연하게 내 눈에 떠올랐다. 부지중에 ‘아니야.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하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속에서 은밀하게 속삭이는 비밀의 목소리는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너도 예쁘지가 못하다. 그렇지만 로체스터씨는 네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어쨌든 너는 그가 너를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간밤에는 어땠는가? 그의 말을 상기해 보라. 그리고 표정을 상기해 보라. 그리고 그의 목소리를!‘ - P281
나는 번갈아 가며 그를 노엽게 하고 달래는 즐거움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나의 가장 주된 즐거움의 하나였고 과오를 모르는 직관력이 도를 넘는 것을 막고 있었다. 한 발짝 더 가면 그를 노엽게 한다는 선에서 한 걸음도 더 나가질 않았다. 아슬아슬한 고비에서 내 솜씨를 시험해 보는 것이 좋았다. 온갖 사소한 존경의형식을 지키면서 또 나의 지위에 걸맞은 예의를 지키면서 나는 불안한 속박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와 토론을 나눌 수가 있었다. 그것이 내 성미에도 로체스터 씨의 성미에도 맞았던 것이다. - P283
Ch. 10 The Bottom of the WorldAustralian nomads, aborigines, “from the beginning” in LatinThe Maori, the first people of New Zealand came during the Middle Ages, Polynesian Islands에서 온 것으로 추정
Ch. 9 East of ChinaThe Yamato Dynasty of Japan, the oldest dynasty in the worldKorea, China에 종속 저항, 중국어와 불교 등 중국문화 받아들임Japan, 백제로부터 중국어와 불교 등 문화 받아들임. 이후 독자적인 Japanese way 수립* Korea는 중국 문물을 Japan으로 전파하는 가교 역할 수준으로 언급..
드디어 로체스터씨를 만났다! 첫 만남 장면은 뭔가 로맨스의 전형 같은? 보통 로맨스에서는 첫 만남에서 원수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페어팩스 부인으로부터 부인과 나의 고용주에 대해 얻어들은 얘기는 이것이 전부였다. 세상에는 인물이든 사물이든 성격을 묘사하거나 특징을 관찰하여 말로 표현하는 일을 전혀못 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마음씨 좋은 페어팩스 부인은 바로 그러한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나의 질문은 부인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을 뿐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부인의 눈에 로체스터 씨는 바로 로체스터 씨였고 신사이며 지주였을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부인은 필요 이상 캐묻는 법도 더 알려고 하는 법도 없었고, 그의 인품을 좀 더 분명하게 알고 싶어 하는 나의 의도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 P189
웃음소리는 낮고 똑똑한 가락으로 되풀이되더니 야릇하게 중얼거리는 소리로 멎어 버렸다."그레이스, 그만!" 부인이 소리쳤다.그레이스와 같은 위인이 대답을 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처럼 비극적이고 그처럼 괴이한 웃음소리를 나는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때마침 시각이 한낮이요, 괴이한 홍소와 함께 귀신이 나옴 직한 분위기도 아니었고 장면이나 시기가 공포를 자아내게 하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않았다면 나는 미신적인 공포에 사로잡히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잠시 놀란 것만 하더라도 어리석은 일이었음이 곧 드러났다.제일 가까운 쪽의 문이 열리고 하인 하나가 나타났던 것이다. 서른에서 마흔 사이로 보이는 빨간 머리의 여인으로 몸이 딱 바라진 것이 험상궂고 못생긴 얼굴이었다. 이처럼 산문적이고 유령답지 않은 유령은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 P190
사람이란 안온한 생활에 만족해야 하는 법이라고 말해 보았자 그것은 부질없는 일일 것이다. 사람이란 활동을 해야 하 - P194
는 것이고 그것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엔 필경 만들어 내고야 만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나보다도 평온한 생활에 얽매여 있고 또 수백만의 사람들이 그 운명에 말없이 항거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반란을 제외하고서도 얼마나 많은 반란이 지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격동하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여성은 대체로 평온한 존재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그들의 오빠나 동생들과 똑같이 자기의 능력과 노력을 발휘할 터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너무도 가혹한 속박, 너무나 완전한 침체에 괴로워한다는 점에선 여성도 남성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여성들이란 집 안에 처박혀서 푸딩이나 만들고 양말이나 짜고 피아노나 치고 가방에 수나 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보다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남성들의 소견 없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관습에 의해서 여성에게 필요하다고 선고된 일 이상의 것을 하고 또 배우려고 하는 여성을 탓하거나 비웃는것은 소갈머리 없는 짓이다. - P195
"에어 선생에게 앉으라고 하시오." 그가 말했다. 억지로 숙인 듯한 딱딱한 고갯짓, 격식은 갖추었으면서도 성마른 듯한 그의 말씨는 이렇게라도 말하는 것 같았다. ‘에어 선생이 와있든 말든 내게 무슨 아랑곳이란 말인가. 지금은 얘기를 걸고싶은 기분이 아니야‘나는 마음을 놓고 자리에 앉았다. 나무랄 데 없이 정중하게 나를 맞아 주었다면 나는 곤혹을 느꼈을 것이다. 내 편에서 거기 어울리는 세련되고 우아한 대답이나 반응을 나타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렇게나 마구 대접받게 되면 내 편에서도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되는대로의 상대방의 거동에 이쪽에서 침착하게 다소곳이 굴면입장이 유리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별난 태도가 나의 흥미를 끌었다. 어떻게 나올는지가 두고 볼 만했기 때문이다. - P215
"이리로 온 지가 이제 석 달 되었지요?""네.""그러면 그 전에는..….….""OO주의 로우드 학교에 있었습니다.""아, 그 자선 학교 말이오. 거기선 몇 해나 있었습니까?""팔 년입니다.""팔 년이나! 정말 놀라운 강단입니다. 그런 곳에서 그 반쯤만 있어도 보통 사람이면 녹초가 되기 마련인데! 선생의 혈색이 저세상 사람 같은 것도 딴은 놀라운 일이 아니군요. 도대체 어디서 저런 혈색을 얻어 갖게 된 것일까 하고 궁금히 여겼어요. 어제 저녁, 헤이 소로에서 만났을 때는 어쩐지 옛 요정 얘기가 생각납니다. 내 말에 마술을 건 것이나 아닌지 물어보고 싶은 생각까지 들던걸요. 아직도 홀려 있는 것 같은 기분이오. 부모님은?" - P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