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해설

그것과 더불어 <이바노프>에서 우리는 러시아 문학의 창시자인 푸쉬킨이 발원시킨 ‘쓸모없는 인간‘의 드라마적인 변형과 만난다. <러시아 문학 백과사전》을 보면 이들에 대해 "대개 귀족으로서 타고난 사회적 환경을 싫어하고, 환경과의 관계에서 주인공은 지적이며 도덕적인 우월을 인식하고 있지만, 동시에 정신적인 피로, 깊은 회의주의, 언행 불일치, 사회적인 수동성을 가진다"라고 적고있다. 이들은 ‘쓸모없는 인간‘은 ‘잉여인간‘으로도 불리면서 푸쉬킨의 불멸의 대작 《예브게니 오네긴>의 주인공 오네긴, 레르몬토프의대표작 <우리시대의 영웅》에 등장하는 페초린, 곤차로프의 <오블로모프》에 나오는 오블로모프 등으로 이어진다. 이바노프는 ‘쓸모없는 인간‘이 드라마에서 구현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태양처럼 젊었던 시절에 불살랐던 의지와 투지, 활화산 같았던 사랑과 열정을 뒤로한 채 내부적으로 무너지면서 마침내는 돌아올 수 없는 세계로 표표히 사라져가는 인간 이바노프 우수와 상념에 사로잡힌 채 완전한 절망과 낙담에 휩싸여 꽉 막혀버린 출구를 바라만 보고 있는 이바노프, 우리는 그의 형상에서 19세기 제정 러시아 인텔리겐차의 비참한 상황과 완전히 무기력한 지식인의 가련한 최후를 만나게 된다. - P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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