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는 운 좋게도 태양의 생명 거주 가능 영역에서 안쪽 가장자리에 들어 있다. 하지만 그 영역은 매년 약 1미터씩 바깥쪽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지구는 이미 가장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의 70퍼센트를 썼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직 수억 년이 남아 있으니, 그동안 탈출 전략을 짜고실행하면 된다. 태양의 은총이 우리를 떠나 다른 행성들로 옮겨 간다면, 그래서 지구가 더 이상 생명의 정원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우리 종은 망망대해 같은 은하에 흩어진 머나먼 섬들로 항해를 떠날까? 우리가 코스모스의 변화를 영원히 회피할 은신처는 없다. 어디든 최대 수십억 년 머무를 수 있을 뿐, 그 이상 더 머무를 안전한 장소는 없다. - P372

태양도 우리처럼 늙는다. 언젠가 태양은 핵에 품고 있는 수소 연료를 다 써 버릴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50억~60억 년 뒤에는 수소 핵융합이 벌어지는 영역이 서서히 바깥쪽으로 넓어질 것이다. 열핵반응이 벌어지는 껍질이 점점 더확장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온도가 약 1000만 도 미만으로 낮아지는 때가 올테고, 그러면 태양 내부의 수소 핵융합로가 작동을 멈출 것이다. 그 후 수억년 동안, 태양의 자체 중력에 힘입어서 이제 헬륨을 풍부하게 가진 핵이 다시한번 수축할 것이다. 수소가 타고 남긴 재가 연료가 되어 태양의 핵융합로를재가동시킨다. 그 덕분에 태양은 수억 년의 시간을 더 벌 것이다. 그 반응에서 탄소와 산소 같은 원소들이 생성될 것이고, 추가 에너지가 생산되어 태양이 계속 빛날 것이다. - P374

태양은 대기가 일종의 별 폭풍을 일으키면서 우주 공간으로 확장됨에따라 서서히 기체를 잃을 것이고, 결국에는 황색 왜성에서 적색 거성으로 바뀔 것이다. 그러면 금성과 지구에 미치는 중력이 약해져서 두 행성이 좀 더 안전한 거리로 이동하겠지만, 그 시기도 잠시일 것이다. 불그레하게 팽창한 적색거성은 수성을 잡아 삼킬 것이다. 생명 거주 가능 영역이라는 은총의 영역은더 멀리 더 빠르게 바깥쪽으로 이동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우리 인류가 제대로 해낸다면, 우리도 그렇게 이동할 것이다. 태양의 진화는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에게는 새집을 찾아볼 시간이 10억 년쯤 있으니 코스모스 - P374

에서 우리의 새집이 될 만한 세계들을 탐색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때쯤이면인간 자체도 거의 틀림없이 지금과는 사뭇 다른 존재로 진화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먼 후손들은 별의 운명 자체를 통제하거나 조절할 방법을 알아냈을지도 모른다. - P375

멕시코의 수리 물리학자 미겔 알쿠비에레(Miguel Alcubierre)는 「스타 트렉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영감을 얻어, 이론적으로 광속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드는 계산을 해 보았다. 만약 성공한다면, 그 우주선 - P392

은 태양에서 그 먼 행성계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1년 미만으로 줄여 줄것이다. 그런데 잠깐, "무엇도 빛보다 빨리 움직일 수 없다." 라는 것은 과학의기본 중의 기본 법칙이 아니던가? 맞다. 하지만 알쿠비에레 워프 드라이브(Alcubierre warp drive)의 멋진 점이 무엇인가 하면, 우주선이 아니라 우주가의 움직인다는 것이다. 우주선은 마치 공처럼 그것을 감싼 시공간 속에 가만히 들어 있고, 그 속에서 어떤 물리 법칙도 깨뜨리지 않는다. 미국의 공학자 해럴드 화이트(Harold White)는 그런 우주선을 날리는 데 드는 막대한 에너지 문제를 비롯해 알쿠비에레 드라이브의 몇 가지 난점을 살펴봤고, 그 결과 광속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선이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물론 아직 우리에게는 먼 이야기다. -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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