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임신 중절 체험 - 그것도 불법으로 - 이 끝나 버린 이야기의 형식을 띤다고 해서 그것이 그 경험을 묻히게 놔둘 타당한 이유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정의로운 법은 아이러니하게도 거의 매번 ‘모든 게 끝났다.’라는 명목으로 이전 희생자들에게 입 다물 것을 강요한다. 그래서 그 이전과 똑같은 침묵을 일어나게 하는 일들을 다시 뒤덮어 버려도 말이다. — 1970년대의 투쟁들 - ‘여성들에게 가해진 폭력‘ 같은 것에 맞선 - 이 어쩔 수 없이 단순화한 문구들과 그런 집단적인 관점에 거리를 두면서, 내가 나로서는 잊을 수 없는 이 사건을 당시의 실재 속에서 과감하게 맞설 수 있는 까닭은 바로 임신 중절이 이제는 금지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 P20

장 T.가 나를 모욕적으로 대했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그에게 나는 섹스 제안을 받아들일지 거부할지 알 수 없는 여자의 범주에서, 이제 의심할 여지없이 이미 섹스를 경험한 여자의 범주로 이동한 셈이었다. 두 범주 사이의 구분이 엄청나게 중요하고, 여자를 판단하는 남자의 태도에 영향을 끼치던 시절에, 그는 무엇보다 현실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게다가 나는 이미 임신한 상태라 임신할지도 모른다는 위험마저 없었다. 불쾌한 일화였지만, 내 상황에 비춰 보면 어쨌든 하찮은 일이었다. 그는 의사의 주소를 찾아 준다고 약속했고, 나는 달리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이들을 알지 못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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