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미움받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마음 때문에 미움받는다. 그리고 나 또한 나의 마음을 미워하기에 나는 나를 미워하는 이들에게 동조한다. 요컨대 가장 괴로운 점은, 누군가 나를 미워하는 이유를 내가 납득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나를 피한다. - P201

롤랑 바르트에 따르면, 우리는 상대방의 괴로움에 완전히 동참할 수는 없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어떤 불행으로 괴로워할 때 나는 소외되기 때문이다. 하기사, 내가 상대방의 고통을 잠재울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연애를 시작하고 14일하고 세 시간 이십칠 분까지만 가능하지 않은가. 이 믿음이 깨지는 것에서 첫 번째 관계의 발전이 이루어진다. 상대방의 고통과 희망의 원천은 한때 나였으나, 이제 상대는 내가 아닌 다른 고통과 행복에도 눈을 돌린다. 관계의 발전은 다른 고통에게 나의 자리를 내어 주는 것으로, 상대가 내가 아닌 이유로 행복해하고 내가 아닌 이유로 절망하는 모습을 받아들이며 시작된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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