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려던 책을 결코 다 읽고 죽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 당장 읽어야 한다. 매일 읽어야 한다. 고요 속에서 읽고 또 읽는다. 이걸 다 읽고 죽어야 한다. - P27

책 읽기는 느린 행위다. 책 읽기는 우리에게 멈춰 서도록 요구한다. - P29

벽돌책을 읽는 데에는 유난히 긴 경청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께는 그 자체로 주장이며 난이도는 그 자체로 방어다. 대개 하드커버로 감싸진 두꺼운 책의 내부로 들어가려면 독자와 저자 모두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방어선을 뚫어야 한다. 뚫고 들어갔다면 긴 미로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 노련한 탐험가는 견고하게 세워 놓은 성을 한 자 한 자 탐색하며 완성본에서 거꾸로 설계도를 그려 나간다. 그는 설계도에 그려진 것과 그려지지 않은 것을 들여다본다. - P59

책은 내가 간신히 얻은 것이다. 그것은 나에게 안정, 삶, 집 같은 단어이다. - P73

어린 시절에는 뭘 읽는지도 모르고 읽었던 책이 너무나 많고, 그렇게 읽은 책이 없었다면, 그리고 뭔지도 모르고 신나서 떠든 그 이야기들을 친절히 들어 준 어른들이 없었다면 나는 무척 위축되어 아마 책에 흥미를 잃었을지도 모른다. 어린이는 실컷 읽고 실컷 떠들도록 두어야 한다. - P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