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세계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네크로폴리스에 이어 읽은 온다 리쿠의 두번째 작품. 마무리 임팩트가 약한 것은 많은 독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듯. 그녀의 매력은 몽환적인 서스펜스로 가득찬 자신만의 판타지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며, 여기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에 따라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도입부가 인상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홉 가지 이야기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최승자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그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었을까. 이 단편집에는 그런 결심의 계기가 되었던 <체험>이 짙게 깔려 있다. 바로 전쟁이다. 샐린저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던 병사였다. 전후 끔찍한 외상후 신경증에 고통받으면서 그는 소설을 썼다. 죽어간,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하여. 훌륭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쇼크 독트린 - 자본주의 재앙의 도래
나오미 클라인 지음, 김소희 옮김 / 살림Biz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월호 참사로 국민들의 시선이 쏠려 있는 가운데, 소리소문 없이 의료민영화 법안이 변칙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가공할 파괴력은 무시무시하기까지 하다. 저자는 <쇼크요법>, 혹은 <재난자본주의>로 명명한 그 힘의 기원과 작동방식을 면밀히 추적한다. 허무하지만 알고 있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3시 모임을 앞두고, 2시간 전에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다른 책을 뒤적이기도 애매해서 글을 남긴다.. 마지막 책장을 넘긴 후에 찾아오는 여운을 조금이나마 간직해두기 위해서다..

 

주말 밤을 꼬박 새며 모비 딕을 읽었다..

이 책을 같이 읽기로 한 것을 몇 번이고 후회하며, 책장을 한장씩 넘겼다..

흥미로운 도입부를 지나, 1/3을 지날 때쯤 되면 갑자기 템포가 느려진다.. 그리고 말 그대로 고래와 포경선에 대한 온갖 백과사전의 세계가 펼쳐진다.. 독서가 탄력을 잃기 시작하는 타이밍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소 지루해지는 그 대목에도 <고래의 흰색>이나 에이해브 선장이 스페인 금화를 내깃돈으로 걸면서 적막을 깨는 장면들과 같은 흥미진진한 장들이 숨어 있다.)

예전에 읽기 위해 펼쳤을 때도 아마 이쯤에서 그만 두었던 것 같다..

하지만 중반부를 넘기면, 아마 스터브가 처음으로 고래를 죽이고, 그 현란한 <고래 해체쇼>가 펼쳐지는 장부터 인 것 같지만, 그때부터 소설은 점차 긴박감을 뛰기 시작한다.. 작가의 유머 코드도 되살아난다.. 그리고 후반부에 이르면 가히 저자가 그려내는 서사에 압도당하는 것이다.. 가히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자연이란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물음이 독자를 엄습해온다..

 

만약, 매일 한 두 장씩 읽을 수 있다면 가장 현명한 독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각박한 세상에서 매일 정처없이 모비 딕을 한 두 장씩 읽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마감 기한을 정해놓고 이 책을 읽는 것 역시 매우 좋지 않은 방법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역시 <모비 딕>은 매일 조금씩 읽어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아래 리뷰어의 누군가의 말처럼 <무인도>에서-하지만 무인도라면 매일 생계를 걱정해야 하니, 모비 딕을 차분하게 읽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 아니, <양로원>에서 읽는다면 최적의 작품이리라.. 하지만 양로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도 책장을 넘기면서 이렇게 가슴이 뛰려나..

 

어쨌거나, 이 작품은 소설이 아니라-이라기보다, 하나의 <세계>다. 진부하게 말한다면, 19세기 근대소설의 문법을 산산조각낸, 동시에 누구보다 먼저 20세기를 예비했던 작품이다. 멜빌은 망망한 바다 한 가운데에서 고독하게 하나의 세계를 창조했다. 가히 경이롭다. 로빈슨 크루소가 고독한 근대 부르주아의 합리성을 상징화한 인물이라면, 에이허브는 고독한 근대 부르주아의 광기를 발산하는 인물이다.. 기나긴 항해 끝에 모비 딕과 마주하는 결말부는 리어왕보다 더 웅장하고 비극적이다..

 

서가에 다시 꽂히겠지만, 언젠가, 아마 무더운 어느날 밤, 다시 불려나올 몇 안 될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작가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 시공사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생에 처음 <반품>시킨 책.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모순일 수 있다는 최소한의 의심조차 없이 자본(?) 민주주의를 찬양하고 있다. 탐욕스런 미국 시장자본주의가 남미 독재를 선택/지원했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고 싶나보다. 제도 이전에 정치경제학적 이해의 중요성을 절감. 아, 역시 시공사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펜펜 2017-11-29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모순?
자본주의의 부산물로 이 세상에 태어난게 민주주의이며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장본인들은 상공업으로 부를 쌓은 상인들이 자신들의 부를 지키기위해 왕에게서 권력을 빼았아 입법, 행정, 사법으로 분활시키면서 만들어진건데 모순이라니...
지금의 민주주의가 그리스 시대의 민주주의라고 착각하시는듯...

생쥐스뜨 2017-11-2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물론 그런 ‘견해‘도 있지요.. ‘견해‘와 ‘역사적 사실‘은 구분하셨으면 합니다.. 18세기 부르주아의 혁명성은 19세기 이후 좌우를 막론한 모든 역사가가 인정했던 것이고.. 동시에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모순일 수 있다는 것은 19세기 민주주의 정치에서 서구의 역사가 이미 경험한 사실이지요.. 자유와 평등이 모순일 수 있는 것처럼.. 모순이다와 모순일 수 있다는 다르고.. 또 ‘모순‘은 ‘다르다‘가 아닙니다.. 댓글을 다실 때는 약간의 ‘예의‘를 부탁드립니다.. 이것도 자유민주주의의 ‘공론장‘이 만들어낸 에티켓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