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0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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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이란무엇일까. 작가가 숨쉬고 살아가는 현실의 지역적 특수성을 최대한 민감하게 고민하면서도 보편성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는 작품에게 주는 상? 모디아노에게 전자가 비시정권 하 프랑스라면, 후자는 정체성에 대한 물음이겠지.하지만 역시 한방이 부족하다. 다른 작품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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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 사상과 식민지 세계 프리즘 총서 10
빠르타 짯떼르지 지음, 이광수 옮김 / 그린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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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식민주의 연구의 고전. 10년 전에만 번역되었어도 많은 주목을 끌었겠지만, 이론의 소비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른 한국사회에서 다소 퇴색해버린 느낌. 하지만 포스트-식민주의가 던진 문제의식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낡았지만 여전히 신선하다. 번역이 다소 산만하여 읽기 어려운 게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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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수은의 공포 - 미나마타학
하라다 마사즈미 지음, 한국환경보건학회 엮음 / 대학서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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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이렇게 잊혀져 가다니 아쉬울 따름이다. 하나의 질병에 대해 단순히 의학적인 차원만이 아닌, 이 사회의 모든 시각에서 접근해야 함을 미나마타라는 비참한 경험을 통해 고발하는 책. 우리 사회에는 없는, 전후 일본 사회의 힘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슬픈 미나마타>와 함께 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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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과 순수성 - 만주국과 동아시아적 근대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230
프라센지트 두아라 지음, 한석정 옮김 / 나남출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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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사흘에 걸쳐 읽다. 구미의 중국사연구의 수준을 보여주는 책. 특히 만주를 바라보는 제국일본과 중국의 시각을 <순수성>의 문제로 분석하는 대목은 탁월. 아쉬운 점은 가독성. 난해한 저자의 글을 이만큼 번역해준 데는 감사를. but 원음표기 고수가 가독성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꿍찬당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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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이라가 주장하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2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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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에 이어 읽은 안토니오 타부키의 두번째 소설..

요새는 눈이 쉬이 피곤해져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오랜 시간 책을 보는게 힘들어졌음에도, 이 책은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한 2시간 반 동안 내내 내려놓을 수가 없을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근자에 보았던 가장 훌륭한 정치소설이다.. 그리고 타부키라는 이탈리아의 작가가 리스본이라는 포르투칼의 도시에 얼마나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거듭 확인한 작품이기도 했다.. 

 

<리스본>이라는 도시에 가본 적이 없는 내가 이 도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얼마 전 보았던 <리스본행 야간열차>와 예전에 봐서 기억도 가물가물한 <리스본의 미스터리>, 그리고 빔 벤더스의 꽤 흥미로운 작품 <리스본 스토리>에 비친 고색창연하면서도 신비로운 매혹을 지닌 남유럽 도시의 인상뿐이다. 그리고 이 나라의 현대사 역시 우리와 비슷하게 수십 년간의 독재가 이어졌고, 이후 민주화를 이룩했지만 여전히 과거사 청산 등 여러 문제에서 이행기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 정도.. <페레이라가 주장하다>라는 이 작품이 왠지 친숙하게 다가왔던 것 역시 그런 비슷한 역사적 아픔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 석간신문의 문화면을 담당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프랑스 문학을 번역하고, 죽은 작가에 대한 추도사를 쓰는 것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는 자신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시대에 <지식인>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페레이라라는 주인공을 통해 타부키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마도 그것이었을 것이다..

 

지식인이라니.. 정말 그 많던 지식인들은 어디로 갔을까.. 아니,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이 호칭에 우리가 여전히 매달려야 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으로 밥을 먹기 위해 필요한 돈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이 사회를 위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이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 일을 게을리 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직무유기가 아닌가.. 그것은 예전 '지식인들'이 말했던 것처럼 거창한 사명, 그런 것이 아니라, (베버의 그것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지만) <직업으로서의 학문>이 아닌가..

그리고 이런 시대적 분위기에서라면 지식인이라는 말 대신, <책 읽고, 글 쓰는 노동자>라는 말이 더 적합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브레히트가 말한 것처럼, 책은 누구나 읽을 수 있으니까.. 아.. 그러고보니 <하하하>에서 문소리가 그랬던 것 같은데.. 시는 누구나 쓸 수 있다고..

 

문학이 과연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물론 다른 학문도 마찬가지지만) 의심스러운 사회에 살고 있지만, 문학에 대한 타부키의 최상의 애정 표현에 역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제발 문학이 진리를 이야기하는 업을 포기하지 말기를..

 

철학은 오직 진리에 관계된 것 같아 보이지만 환상만을 말하는 듯하고, 문학은 오직 환상에 관계된 것 같아 보이지만 진리를 말하는 듯 하다..

박사님은 애도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의 지난 삶에 작별을 고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를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럼 내 기억과 내가 살아온 삶은요? 페레이라가 물었다. 추억일 뿐입니다. ... 추억이 박사님의 현재를 그렇게 강력하게 침범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와 교제하는 일은 이제 그만 두십시오, 미래와 교제하도록 노력하세요. ... 초자아를 강물에 던져버리고 새로운 지배적 자아에게 자리를 내주십시오. 아마 우린 다시 만날 겁니다. 그리고 박사님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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