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체제 - 일본 전후경제사의 멍에를 해부하다
노구치 유키오 지음, 노만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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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까지 일본에는 '풍요로워지려면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는 원칙이 일반적으로 성립되어 있었습니다. 일본 경제가 성장한 까닭은 일본인이 성실하게 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총량이 증대되었기 때문입니다. "일하지 않아도 풍요롭게 잘 살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단정 짓는 사람이 자꾸 나온다면, 그건 세상이 잘못되고 있다는 증거죠. 1980년대의 거품 경제 속에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재테크를 통해 일하지 않고도 이익을 얻을 수 있었고, 자금 없이 골프장을 개발하여 막대한 자산을 축적했습니다. 그러다가 비싼 그림을 사서 갤러리에서 팔면 거액의 차익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아무도 성실하게 일하지 않으면 경제 전체적으로 부가가치는 창출되지 않고, 폭탄 돌리기 게임이 계속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큰 손해를 보는 사람이 나타나기 마련이죠. 


비단 일본의 이야기일까.. 어느샌가 <근로소득>만으로는 평생 서울에 집 한 채 가질 수 없고, 소위 '재테크'를 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고, 집을 사고 되파는 것만으로도 몇년치 근로소득 이상을 벌 수 있었던, 하지만 이젠 그 아름다웠던 <어제의 세계>도 점점 저물어가는 <이상한 나라>의 거울상 아닌가..

반면교사라 하면서 그대로 따라 하는 사회.. 그러면서 이 곳의 부동산은 일본과는 다르다며 목소리를 높이면, 언론들이 부추겨주는 사회.. 뭐, 조만간 해답이 나오겠지만.. 아마 우리 학자들은 이런 이야기도 '영어'로 쓰려 할테니(동일한 이야기를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쓰면 2-3배 평가해주며 우대해주는 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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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레타리아의 밤 - 노동자의 꿈 아카이브
자크 랑시에르 지음, 안준범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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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어려움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너무 아쉽다. 19세기 노동자들의 언어를 파악하는 것이 거의 암호 해독 수준이다. 역자주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무지한 스승>의 가르침에 공감한다 하더라도, 이 언어는 해독불가능하다. 설마 랑시에르가 이런 글을 썼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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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젖은 땅 - 스탈린과 히틀러 사이의 유럽 걸작 논픽션 22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함규진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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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격리 기간에 읽다. 끝까지 읽어나가는 것이 무척 힘들었던 책. 지금의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기원을 거슬러올라간다는 느낌도 들었다. 저자의 말처럼 모든 죽음은 숫자가 되어버린다. 이를 거부하기 위한 방법은 그 삶들에 다시 이름을 부여하는 것.. 자신을 갈아넣는, 처절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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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전쟁 - 역사가 망각한 그들 1937~1945
래너 미터 지음, 기세찬.권성욱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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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심의 2차대전사에서 아시아라는 전장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은 분명하고, <아시아-태평양전쟁>을 강조하는 일본학계 역시 중국과의 전쟁을 일본군 학살에만 한정하면서 당대 중국의 에이전시를 놓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의는 분명 큰 것이다. 국민정부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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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존하는 이미지 - 바르부르크의 미술사와 유령의 시간 NOUVELLE VAGUE 8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 지음, 김병선 옮김 / 새물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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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을 수정. 아래 김남시의 수정된 번역을 텍스트에 펜으로 재기입하면서, 왜 저자의 논의가 그렇게 ‘흐릿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절감하게 됐다. 안타깝다. 하지만 이 참사는 번역이 논문 한 편의 가치보다 떨어지는 반지성적 한국 학계의 구조적 모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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