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엄마라는 철학


   꼭 일주일 남았다. 그럭저럭 8월도 여름도 방학도.

   아이가 방학이면 엄마는 대개 휴업인데 이번엔 그런대로 여유로왔달까. 실제로 어느 때보다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모든 면에서 나는 좀 여유를 부렸다. 무엇이 변한 걸까.

   작년 여름을 생각하면 여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기계적인 글쓰기에 매달렸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무식하게 읽고 내 식대로 쓰고 또 그 사이 벌어지는 틈이 싫어 책을 집어 들고. 그야말로 뒤돌아보지 않고 공장처럼 찍어 냈다. 물론, 그런 과정들이 내게 가져다 준 것은 분명 있긴 했다. 정말로 책이 소중해졌고 글쓰기가 사랑스러워졌으니까. 누군가와 연애에 빠지면 딱 일 년 간이 가장 열정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지난 일 년은 리뷰와 연애기간이었나 보다. 상처도 많았고 기쁨도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확실히 새로운 전환기로서 스스로 변화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는 자각을 한다. 좌충우돌. 시행착오. 이합집산.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무슨 책읽기, 어떤 글쓰기가 나를 지탱해줄 것인지, 어떻게 나아가야 지금보다 더 나은 나 자신을 만들 것인지 그것은 올 여름 최대 화두였다. 그 뜨거운 여름이 지금 떠나려 하는 것이다.

   이제 나는 그냥 편하게 책 읽고 맘 가는대로 글을 쓸 수가 없다. 처음부터 취미로 독서하고 남들과 교류하기 위해 글을 써온 것은 아니므로 지금의 내 상태에 불만은 없다. 나는 지금 시점에 적절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한 내게 지난 여름은 어떤 의미였는가, 나는 여름에 무엇을 보았는가, 내가 본 것들은 나의 가을과 어떤 상관을 가질 것인가. 나로선 그냥 넘어가기 힘든 정리의 시점인 것이다. 내가 지금 독신이었다면 이러한 시기에 필경 여행이라도 떠났을지 모른다. 그럴싸하게 부모님의 고향같은 곳에 머물며 무언가 결심을 하고 돌아왔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삶은 철저하게 자신이 진화시킨 일상의 테두리 안에서 시작도 결심도 맴도는 것이 아닐까. 아이는 지난 여름을 떠올리며 엄마는 방학이 되면 더욱 자신에 대해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 볼멘 소리를 하곤 했다. 모든 엄마들이 아이의 방학, 학습의 공백, 체험의 부담, 대화의 기회, 이런 의무들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자신만의 여름을 이룩하긴 불가능하다. 어떻게 하면 내 고민을 잊지 않으면서도 아이의 공백도 채워주어야 할 것인가.

   아이가 컸다. 눈에 띄게 팔 다리가 길어지고 심지어 발사이즈는 나와 같아졌다. 심부름도 곧잘 하고 읽는 책의 수준도 높아졌다. 조만간 사춘기 계절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는 질문도 단순 궁금증을 지나 답하는데 시간을 요하는 질문을 툭툭 던진다. 왜 저렇게 살아야 해?, 저 사람은 양심이 있을까?, 왜 친구인데도 서로를 공격해? 연예인이 공인이야? 군대를 다녀오면 왜 아저씨가 돼? 나 스파이 명월 안볼거야. 어른들은 가식적이야. 철학자가 과학자보다 똑똑해?

   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나는 저런 질문을 절대 엄마에게 하지 않았다. 사실확인이 아닌 가치판단에 대한 문제는 거의 대부분 혼자 생각하거나 친구와 나누었던 것 같다. 내 친구들의 경우도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나는 지금 누구보다도 내 어머니의 가치판단체계를 가장 많이 답습하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예를 들어 나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을 가장 아깝게 여기며 그 공백을 견디지 못하는 쪽이라 (남들도 그런 줄 알고) 늘 약속시간보다 먼저 가서 서성이는 편인데 그건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숙제 같은 것도 대부분 마감날짜에 임박해 제출하기 보다 훨씬 이전에 해놓고 남은 시간 룰루거리는 쪽이었는데 그 역시 어머니의 습관과 일치했다. 모든 문제를 일단 다 접수해 놓고 최종적으로 종합해 결론을 제시하는 성향도 어머니의 방식이었다. 제작자 보다는 플래너에 가까운 성격이 만들기 좋아하는 아버지가 아닌 계획에 통달했던 어머니를 닮아 버렸던 것 같다. 아니 길러졌던 것 같다. 특이했던 건 어머닌 손재주가 뛰어나 그리기, 만들기도 잘하셨는데 어머닌 잠재적인 내 소질을 확인만 하시고 키워주진 않으셨다. 예술가나 제작자의 삶보다는 그 위에서 사람들을 부리는 쪽이 되라고 늘 말씀하셨다. 아마도 본인이 살림을 잘하고 일도 잘하다 보니 늘 일을 도맡아 하게 되는 인생을 살았던 것이 싫으셨던 듯하다. 지금에와서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한 사람은 단연 어머니이다. 딸에게 있어 엄마는 하나의 철학이자 과학이자 종교가 아닐까. 나는 이 사실을 어머니가 돌아가신후 그것도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내 딸도 나와 같지 않을까. 내 딸에게 나도 혹시 철학은 아닐까. 엄마라는 철학이 딸이라는 학생에게 인생의 토양을 심어주는 건 당연하겠으나 그럼 나는, 나라는 엄마는 과연 질기고 튼튼한 토질을 제공하고 있기는 한 걸까.


#2. 엄마하고 철학



이 책은 창비계간지 구독을 연장하면서(특별히 내가 문학에 뜻을 두어서가 아니라 친절히 연장하라고 설득의 전화가 와서 할 수 없이) 별도 신청으로 받은 책인데 나같은 학부모를 위해 썩 유용하다는 생각이다. 덮고 나서 막연한 자신감까지 생겨났다. 저자는 어려운 철학을 쉽게 풀어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 철학 멘토를 자처하신다고 들었다. 하여 처음엔 이 책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읽겠다고 펼쳤으나 명쾌하고 자신감있는 통찰력은 놀랍게도 방학 끄트머리에 들어선 심경 복잡한 엄마를 확실히 위로해주었다고 할까. 나도 철학하는 엄마가 될 수 있겠다, 철학으로서 엄마가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책이 의미있었던 건 누구든 살면서 어떤 의미라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걸 다시금 알려주기 때문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자기만의 철학’은 어떤 유명한 철학자의 책을 읽고 그 깨우침을 통해 그 논리의 잣대로 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철학책을 통달했다고 해서 자기철학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철학공부를 많이 하면 그 사유의 힘으로 자기만의 철학을 할 확률이 높아지기는 한다. 하지만 중요한건 철학을 공부하기 전에 스스로 생각하여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는 자기 생각이라는 것이다. 생각의 힘을 믿고 꾸준히 그러나 치열하게 자신의 생각을 갖추는 것이 자기만의 철학으로 가는 길이라 말한다.


“어려운 책을 통해 습득하는 철학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서 자기에게 맞는 철학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20 p


   저자는 어려워 보이고 뭔가 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철학을 하는 것은 겉멋을 유지하려는 나쁜 습관이라 꼬집는다. 영화, 소설보다 몇 배 어려운 평론도 마찬가지라 말한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과시하려는 철학과 같다고 말한다. 남의 문제를 자신의 고민인양 떠안고 기만하는 철학이라 말한다. 남의 흉내를 내기 위해, 남들에게 자기 성과를 자랑하기 위해, 어떤 자리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은 자기만의 철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철학과 과학과 종교를 비교한 다음 철학을 기하학의 단계에 비유해 ‘전문철학’, ‘경험적 철학’, ‘잠재적 철학’으로 나눈다. 이는 곧 철학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 경험에 의해 자기 분야에 철학을 이룩한 사람, 그냥 인생을 살다보니 깨우침을 얻는 사람으로 비유할수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부류는 ‘경험적 철학’의 인물들이었다. 이들은 철학은 아니지만 자기 분야에서 치열한 경험과 자신만의 통찰력으로 사유를 전개하는 인물로서 자기분야에 대한 대중적 설득력을 얻고 있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여행과 독학을 통해 세계적 건축가가 된 안도 다다오와 김성근 프로 야구 감독을 예로 들었다. 이들의 공통점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치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치열함이었다. 그리고 추상을 통해 자신의 분야에 대한 일가견을 체계화, 일반화 하였다는 성과에 있었다. 예를 들어 동대문 시장의 상인도 한 평생 장사 경험을 통해 자영업과 성공에 대해 말할 수 있지만 더 나아가 자본주의에서 상인이란 어떤 사람인가, 상업이란 어떤 의미인가와 같은 보편적 주제에 체계적으로 일반화하지 않았다면 경험적 철학자로 칭할 수는 없다는 논리였다.

   퍼뜩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떠올랐다. 그는 철학을 전공으로 했지만 학업을 마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가 신제품을 발표할 때 나는 인문학적 배경을 소프트웨어 기술개발의 근거로 삼는다 말하곤 한다. 얼마 전 삼성은 소프트 웨어 기술 개발자도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뽑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기업 삼성의 인재채용 행보는 한국의 취업준비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는 곧 대학교육, 나아가 입시교육, 출판시장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만약 스티브 잡스가 철학을 전공하지 않고 문학을 전공했더라면? 이 책을 덮은 내 대답은 그렇다면 스티브 잡스는 아마 애플의 사장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 내 답이다. 스티브 잡스가 철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은 수많은 전공 중에 한 과목이 철학이었다는 객관적 이력으로만 여겨지지 않는 바이다. 철학은 세계를 통째로 이해하는 공부이고 과학과 같이 논리를 그 과정으로 하며 극대화된 추상의 결과물을 지향하게 한다. 그렇다면 스티브 잡스는 철학자는 아니지만 ‘경험적 철학자’는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말하는 자신만의 철학은 무엇보다 자신만의 문제, 자기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전쟁이나 평화, 복지와 민주주주의, 기후 온난화와 환경파괴같은 거창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지금 당면한 자신의 사소한 고민을 깊게 생각하고 자기 삶의 문제를 주제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공자도, 소크라테스도 칸트도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문제를 탐구한 것이 아니라 당대에 직면한 자신의 고민에서 출발하였다고. 아무리 위대한 철학자라 하더라도 21세기의 고민거리를 미리 예측하여 해결방안을 내 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기만의 철학>은 짧지만 많은 고민을 해결해주는 스마트한 책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정당한 것이며 나는 결국 이 고민을 해결할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었기 때문에.


                                             
이 책은 <자기만의 철학>을 덮고 본능적으로 집어든 책이다. <자기만의 철학>은 철학이 일상에서 왜 필요한지, 혼자 사유하는 힘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우리같은 학부모에게 가물가물하던 개념을 잘 정리해주는 책이었다. 그런데, 그래서 이제 어쩌란 말인가. 이 책을 아이에게 그대로 읽어보라 권한다면 엄마, 나도 이제 나만의 철학을 할래, 이렇게 답할 수 있을까. 통계상 내가 먼저 읽고 아이에게 권한 책은 스스로 집어 드는 시기를 더 길어지게 할뿐이다. 지금 아이는 한창 김병만의 에세이에 꽂혀있다. 김병만의 책은 내가 권한 바가 일절 없는데도 기웃기웃하더니 어느새 다 읽었다 한다.

내친 김에 지난 봄에 받아 놓고 잊어먹고 있던 책을 펼쳤다. 이 책은 방법론에 대한 책이다. 그냥 집에서 대화하면서 아이 생각도 알 수 있고 내 생각도 말할 수 있는 부담주지 않는 미덕을 가졌다. 나는 이 책을 넘겨가며 아이와 행복에 관한 수다를 떨었다. 거실에서 TV도 켜놓은 채로. 지나가다 툭하고 질문을 던져보았는데 재미있었던지 또 없냐,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너는 행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이렇게 물으면 자기 생각을 자신있게 대답할 친구가 몇이나 될까. 그건 어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질문을 ‘행복이 말이야. 만약 행복이 색깔이라면 말야. 네가 생각하는 행복은 어떤 색깔이야?’ 이렇게 질문하면 대답이 바로 나온다. 아이는 바로 하늘색이라 답했고 이유를 물었더니 하늘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라 답했다. 노을색도 좋다고 했는데 노을을 바라볼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그러니까 아이에게 행복은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 평안이 찾아오는 순간을 의미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행복을 꽃이라고 한다면 아이는 행복이 해바라기라 답했고 행복이 냄새라고 한다면 행복은 엄마냄새라 답했다. 이것은 ‘중국식 초상화 놀이’라고 하는 철학수업의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답은 없고 언제든 답이 변할 수도 있는 이런 놀이는 아이들이 학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가 생각하는 행복과 내가 여기는 행복을 서로 번갈아가며 답하는 시간이 좋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중국식 초상화 놀이 같은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는 책이었다.

   요즘 아이들이 창의적일 것 같아도 의외로 주관식형 질문에 창의적인 답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조기교육이라고 서너살 때부터 한글 학습지를 배우고 유치원에서 한글, 영어, 한자까지 선행학습을 해오고 학교 입학하면 바로 학원과 연계해 사교육의 대상자로 전락한다. 아이들은 우리때와 달리 너무 공부해 왔기 때문에 자기 생각이 없어졌다. 있다 하더라도 말할 시간이 없으며 말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가르쳐준 답만을 기억해 낼 뿐이다. 방학이면 도식화된 캠프와 목적성의 체험학습, 부족한 과목의 보충수업에 매달리고 휴식이라곤 무한도전과 1박 2일을 시청하는 시간외엔 뭐가 그리 바쁜지 앉아서 진지하게 대화할 시간이 없기 마련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아이와 마주앉아 진지하게 철학하자고 새삼스레 대화를 시작하면 서로 어색해 아무 말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한다하여도 지루하고 피곤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가 머릿속에 체계적인 나름의 프로그램이 없으면 질문도 대화도 답도 흐지부지 될 것이 분명하다. 요즘 개념연예인이라는 신종어가 있듯이 우리도 개념엄마가 되보는 건 어떨까. 명색이 그래도 늘 책을 끼고 살아가는데 개념없는 닶을 해주긴 싫지 않은가.



   시간을 정리하면서 다음 계절을 맞는 습관, 이는 아무래도 가을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가올 계절을 준비한다는 건 시간에 지배당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잘 생각해보면 이야말로 시간에 좇기는 형국이 아닐까 싶기는 하다만. 올해, 한여름은 없어도 날씨는 후덥지근한 여름날이 계속된다고 하는데 이는 가을에 정신차리겠다는 이들에게 그리 좋은 소식은 아니다. 이별이 길면 후유증이 크기 마련이니까.

   어제 서점에 갔더니 휴가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이 차분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 소양을 위해서 책을 두어 권 골라 왔다. 서점가서 직접 골랐으니(정가대로 샀으니 ㅋ) 만족도는 더 높다. 돌아와 생각해보니 지금 내 팔자가 그리 암울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아이들 방학에 치여 밥과 빨래, 청소 해대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나같은 엄마들이 다가오는 찬바람을 설레도록 기다렸으면 좋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올 여름엔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모두가 우리에게 늘어나는 주름살이 아닌 더 넓어지는 마음살로 자라주길 바란다.
내 아픔과 상처는  언제나 상대의 고통을 헤아릴수 있는 드넓은 마음의 토양이 될지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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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4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4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4 1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4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연 2011-08-24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책을 좀 구입했지요ㅎㅎ 저는 가난한 학생이라서.. 최대한 할인을 많이 써서ㅎㅎㅎ 책이 옆에 있으니 기분이 정말 흐뭇한 것이 아주 그냥 좋네유
저보다 훨씬 이런 말을 많이 들으셨을테고 상투적 이야기에 지나지 않지만 자녀에게 책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좋다고 그러던데ㅎㅎ 저 유년시절에는 동화를 많이 좋아했었답니다, 그러고보니

한사람 2011-08-24 21:39   좋아요 0 | URL

저는 아이에게 책 읽으라고 등 떠밀지는 않아요. 다행인지 아이가 책을 싫어하는 쪽이 아니라..
요즘은 외려 제가 읽는 책을 기웃거리고 옆에서 슬쩍 읽었다가 나중에 제가 꽂아놓으면 가져가더라구요 ㅋㅋ

어제 서점가니 소설보다는 인문쪽에 사람들이 많았어요. 새로운 책도 많았구요. 담달 추천 책 두어권 확인도 했답니다. 몇권 사오기도 하고.. 가연님도 가난한 학생이지만 책은 부자시죠? ㅋ

마녀고양이 2011-08-25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너무 좋군요,
요즘 조급해하고 무엇인지 모르고 불만족스러운 제게 위안이 되는 글이기도 하구요.

제게 알라딘 서재란 소통의 의미일 뿐, 글쓰기에 뜻이 없어서 그런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 하겠더라구요.
다시 생각해보고 꼼꼼히 글을 써보면 좋을텐데 그보다 앞선 일들이 있는거죠. 그런 의미에서
한사람님의 글이 좋습니다. 글을 쓰시는구나 하는 느낌이 드니까요. 그러니까 잘 표현하기 힘든데,
글이라는 것을 중심에 두고 쓰시는구나 랄까.......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

가을이 오려하네요.

한사람 2011-08-25 14:51   좋아요 0 | URL

아침에 일어났더니 모든 공기와 빛이 가을색이었어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오면 확실히 대기가 긴장을 한 탓인지
사물이 더 명료해보이고 빛의 무게가 더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실은 아직도 알라딘 서재가 내게 무엇인지, 이곳에 쓰는 글이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실히는 모르겠어요. 다만 예전과 달라진게 있다면 마녀 고양이님 같은 다른 분 서재도
가끔은 기웃거리고 다른 분들 글을 읽고 반갑기도,,또 울컥하기도 한다는 것.

저는 소통을 원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실은 조용히 소통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위안을 받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며칠동안 매미가 그렇게 울어대드니..오늘부터 끊어졌습니다. 그게 좀 서운하네요 ㅠ

초록비 2011-08-29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프로필에 있는 그림은 어디 작품인가요?
그림이 인상 갚어서 실례 무릎쓰고 여쭙니다. ^^

한사람 2011-08-29 18:31   좋아요 0 | URL

아, 그림은 피카소 작품이구요
피카소는 여성편력이 심했고 또 그 여인들을 작품으로 많이 남겨놓았는데
그들중에서 최초로 피카소에게 헤어지자고 한 여인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 내용보다는 그냥 풍기는 분위기가 제가 좋아하는 톤이라서요^^

보물선 2011-08-3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오늘 우리 꼬마한테 상처 받았어.
아침에 안아달라고 그랬나본데(못알아챔) 무시하고 빨랑 준비해라 잔소리좀 했더니
"에잉, 엄마는 엄마도 아니야!"
요러는거야.

나쁜년.
지는 별생각없이 말했을테지만, 나는 열받아서 학교 안데려다주고 휙 회사 가버리려 했다니깐.
2학기 책 다 가져가는 날이라 꾹참고 데려다줬네~

엄마랑 철학하는건 고사하고
엄마 인정 받기도 이렇게 힘들어서야 원~ ㅎㅎㅎ

한사람 2011-08-30 13:18   좋아요 0 | URL

자기말을 건너뛰고 대답안해주면 씹었다고 생각하더라구 ㅠ
그런게 아니라고 해도 조목조목 따져드는 나이가 시작된 것이지..

일하는 엄마들에겐 아이들이 더욱 보상심리가 많은데
특히 엄마와 같이 있을땐 자기나이보다 어리게 굴어서
아직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걸 강조하려는 경향이 많은 것 같음
이것이 엄마와 딸 사이에 모종의 거래같은게 형성되기 쉽기 때문에
직장맘은 이 거래 종류와 수위를 잘 유지하는 것이 결국 아이를 독립시키는 관건이 되는 요인이라 생각함 ㅋ

보물선 2011-08-30 15:20   좋아요 0 | URL
완전 분석적인 한사람님!ㅋ
서로 누가 고수인지 밀당을 하고 있다는^^
밀리지 말아야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