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TV에서 이런 놀라운 퀄의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국방TV의 새로운 발견이라고나 할까.

 

가장 먼저 다섯 명의 출연진 섭외가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한다. 역시나 무기 전문가로 그전부터 내공을 보여준 샤를 씨를 필두로 해서, 진행을 MC(, 이름을 모르겠다), 과학 담당 교수님, 역사적 관점에서 밸런스를 맞춰주는 원장님 그리고 현역 군인으로 브리핑의 달인인 심소령님까지 아주 균형이 잘 짜인 팀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화에서는 일본이 설정한 절대국방선이 무너지는 계기가 된 사이판 전투를 중심으로 다룬다. 그전에 필리핀 세부 상공에서 일본 해군의 핵심 요인들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발생한 을호 사건을 잠시 살펴 보고 넘어간다. 해군 사령장관은 전사, 그리고 해군인 2인자 참모장인 후쿠도메 시게루 소장은 생존했으나 필리핀 현지 게릴라의 포로가 되었다. 일본군이 필리핀 게릴라 부대를 압박해서 결국 포로 교환 방식으로 본국으로 압송되는 처지가 된다.

 

이미 미군 측에서는 일본의 신Z작전의 개요를 다룬 기밀서류를 입수해서 번역 작업까지 마치고, 원본 서류를 일본군이 수거할 수 있게 했다. 일본군은 미드웨이 때도 그랬지만 전쟁 내내 미군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했다. 훗날 연함합대 사령장관이 되는 오자와 지사부로는 암호의 누출을 예상했으나, 조사를 맡은 이들의 철저한 부정으로 개선에는 실패했다.

 

다음은 사이판이다. 매리아나 제도에 위치한 사이판은 일본의 절대 국방선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그런 요지였다. 이제 실전에 배치된 B-29 슈퍼포트리스로 일본 본토 폭격도 가능했고, 나중에는 미군 잠수함 기지가 설치되어 일본군을 철저하게 요격하게 된다.

 

미군은 3개 사단을 동원하고, 상륙전 이틀 동안 1,100여대의 함재기를 동원해서 사이판을 폭격하고 제공권을 장악했다. 일본도 만주 관동군에서 차출해온 제9전차연대 소속 50여대의 경전차를 동원해서 미군에 야습을 감행했다. 하지만 미군 보병대가 지니고 있던 2.3인치 M1A1 바주카포로 일본군 전차대를 전멸하는데 성공했다. 유럽 전장에서는 그다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바주카가 일본군의 경전차에는 효력이 그만이었던 모양이다.

 

배열의 순서가 뒤죽박죽인데 이미 1944년 초반, 일본이 전행을 개시하고 수행하는데 우두머리였던 총리대신 도조 히데키는 미국의 압도적 물량생산 앞에 패전은 시간문제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다. 어쨌든 1994년 일본은 세 방향의 작전을 고안했다. 하나는 인도의 임팔작전으로 중국에 대한 지원을 끊는다. 두 번째는 대륙통타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전선의 고착된 상황을 타개한다. 마지막인 신Z작전으로 미군에 대한 버릴 수 없는 저감요격작전으로 함대결전으로 타격을 주고, 미국은 종전 협상으로 끌어낸다.

 

역사가 보여주듯 세 가지 작전 모두 실패로 귀결됐다. <역전다방>에서는 후쿠도메 일행의 추락 이후 아호작전으로 명명된 작전을 실행하기로 결정한다.

 

사이판 전투에서 압도적인 미군의 공격 앞에 일본군은 그야말로 추풍낙엽 같은 신세였다. 중과부적이었지만, 사이판에서 일본군은 격렬한 저항을 보여주었다. 615일 상륙전을 개시한 미군은 한 달여 만인 79일 사이판 점령을 선언했다. 사이판 전투에서 일본군은 44,000여명이 전사했고 2,300여명의 포로가 발생했다. 역전다방 팀은 1% 정도였던 포로들의 수가 사이판 전투를 기점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원장님은 전쟁 후반기로 가면서 일본군 구성이 달라졌던 점도 지적한다. 가령 예를 들어, 사이판 포로들의 90%가 조선인이었다고 한다. 19444월부터 조선에서 징병제가 실시되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알려준다.

 

민간인도 미군에게 항복하면 모두 학살당한다는 일본군의 허무맹랑한 선전에 속아 오천여명에 달하는 수많은 민간인들이 이른바 만세 절벽에서 죽었다. 지금은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라는 전언이 씁쓸했다.

 

사이판이 미군의 손에 넘어간 뒤, 일본군은 새로운 도서 방어 요체를 도입한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군의 기본 도서 방어 정책은 적군이 해안에 상륙할 때 요격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타라와와 사이판 등의 경험을 통해 일본군은 제공권과 제해권을 장악한 미군을 상대로 상륙하는 부대를 공격할 수 없다는 전력의 차이를 절감했다. 이전의 방어 교리를 폐기하고, 미군의 상륙이 예상되는 도서를 요새화하고 종심방어를 강화한다는 새로운 교리를 채택했다.

 

나중에 이오지마에서 미군을 상대하게 된 구리바야이 다다미치 중장은 이런 교리를 바탕으로 미군에게 막심한 피해를 안겼다. 하지만 모든 지휘관들이 기존의 교리 대신 새로운 교리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문제점과 동시에 태평양의 중요한 섬들을 요새화 하기에는 필요한 건축자재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다음은 일본 해군이 야심차게 준비한 필리핀해 해전이다. 쓰시마 해전 이래, 일본 해군은 마치 하나의 신조처럼 떠받들여져온 점감요격작전과 함대결전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에도 오자와 지사부로를 새롭게 재편된 제1기동함대 사령장관으로 임명하고 그야말로 가용한 모든 해군의 자원을 동원해서 대결전에 나선다.

 

미군 항모 15, 전함 7척 그리고 항공기 956대에 일본군은 신예 항모 다이호를 필두로 한 9척 항모, 전함 5척 그리고 750여대의 항공기를 동원했다. 일본 해군의 엘리트 코스라고 부를 만한 수뢰전대 소속으로 이미 1930년대 항모전단이 새로운 해전의 중심이 될 거라는 점을 예견한 오자와 지사부로는 진주만 공습 대신, 남견함대의 일원으로 태평양전쟁 초기 말라야 해역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리펄스와 프린스 오브 웨일스를 격침한 19411210일 전투의 주역이 바로 오자와 지사부로였다.

 

새로운 해군 지휘관은 정찰을 강화해서 드디어 조기에 미군 함대를 발견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아웃레인지 전법으로 주력 미군기 F6F 헬캣보다 항속거리가 긴 제로기를 동원해서 과거의 영광을 되살려 보자는 기운이 넘쳐 흘렀다. 공격기 1대가 발진했을 당시, 항모 전단에서는 진주만 공습 당시의 대성공을 기대했다나 어쨌다나.

 

개인적 감상으로는 그동안 만난 책이나 콘텐츠에서는 보통 개별 전투의 디테일에 대해 다루었다면, 이번 역전다방에서는 좀 더 다른 차원의 대국적인 전략에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흥미로운 개별 전투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영웅서사에 대한 이야기들이 아예 배제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대전에 가장 중요한 정보의 중요성도 실제 전투 못지않게 다루고 있다. 그게 바로 이번 역전다방 시리즈가 다른 콘텐츠들과 다른 변별점을 가지게 만드는 요소들이 아닌가 싶다.

 

여전히 개인적으로 나는 뉴기니와 필리핀 탈환이라는 비용과 인명 그리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전 루트보다 어니스트 킹의 한방작전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중부 태평양을 가로 질러 대만까지 도달해서 남방으로부터 일본으로 유입되는 생명선을 끊어, 본토를 고갈시키는 작전이 맥아더의 소모적인 작전보다 뛰어나지 않은가 말이다. 본토에서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방에 흩어진 일본군이 무슨 수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단 말인가.

 

다음 에피소드에서 일본 제국 해군의 종말을 가져온 필리핀해 전투의 마지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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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11-11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국방티비 구독해야지 하고 깜빡했어요. 방금 구독하고 왔습니다.
저도 요즘 2차대전 다룬 영화 찾아보고 있는데요, 어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를 봤네요. 이오지마섬에 새로 부임한 장군(와타나베 켄)이 해안공격대신 땅굴파서 요새로 만든 후 미군 상륙 기다리더라구요. 미군에 피해를 줬지만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전투에서 명예가 뭔지도 왜 죽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어린일본병사들 눈빛이 잊히질 않네요.
이오지마전투 미국입장에서 다룬 아버지의 깃발도 같이 보면 좋을 듯 해서 조만간 보려구요.

얄라알라북사랑 2021-11-12 00:11   좋아요 2 | URL
˝국방˝이라는 단어 어감이 무거웠는데, 국방TV 컨텐츠가 대중에게도 쉽게 소화될 수 잇나봐요. 강추하시니 머릿 속 서랍에 일단 쏘옥!

레삭매냐 2021-11-11 23: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오지마 방어군 사령관이었던
구리바야시 다다미치 중장은 미
국의 실력을 잘 아는 지미파였습
니다.

이오지마가 있는 오카사와라 군
도는 희한하게도 도쿄도 소속이
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오지마
가 미군의 손에 떨어지면 바로
도쿄가 공습권에 들어간다는 생
각에 더 처절하게 싸웠다고 하
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습니다.

사이판 결전으로 더 이상 해안
방어가 가능하지 않다는 걸 깨
닫게 된 일본 장군 중에서 가장
실전에 잘 응용한 지휘관이
바로 구리바야시였습니다.

이오지마 전투에서 미군 피해
가 정말 대단했습니다. 총 인
원 11만명이 동원되어 2만
7천명의 전상자가 발생했다
고 하네요.

coolcat329 2021-11-11 23:32   좋아요 2 | URL
네 구리바야시 장군 참 다른 일본 군인과 다르게 보였습니다. 병사들 자살도 못하게 막고 한명이라도 살아 싸우도록 독려하는게 인상깊었습니다.
이오지마, 오키나와...아휴 지금도 고통 속에서 죽어간 양측 군인들 유령이 떠돌아 다닐거 같아요...
좋은 밤 되세요.
 


 

이번 월드시리즈는 하나의 빌런과 나머지가 똘똘 뭉쳐 싸운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빌런은 바로 몇 년 전 치팅 스캔들로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였다. 그 빌런을 응원하는 이들 말고, 모든 이들이 반대편을 응원했다. 그런 응원 버프를 받아 무려 사반세기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팀이 바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 중에서 가장 성적이 떨어지는 애틀란타가 언더독이었다. 아주 오래전, NFL에서 최강팀 램스를 상대로 뉴잉글랜드 페이트리어츠가 기적의 우승을 해낸 기억이 나는군 그래.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팀은 자이언츠는 디비전시리즈에서 가까스로 WC로 세인트루이스를 격파하고 올라온 다저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시리즈 전적 3:2로 다저스가 올라왔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작년 애틀란타가 3:1로 이기고 있던 시리즈를 다저스에게 내주고 다저스는 결국 1988년 이래 무관의 설움을 털어내는데 성공했다. 드라마의 조연 역이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신시내티에서 1871년에 창단했다는 최초의 메이저리그 팀을 강조하기 위해 브레이브즈는 팔뚝에 150주년 패치를 달고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브레이브즈의 2021년 시즌은 그야말로 악재의 연속이었다. 우선 팀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 소로카가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527일에는 주전 외야수 마르셀 오수나가 가정폭력으로 역시나 시즌 아웃. 마지막으로 팀의 젊은 슈퍼스타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시즌이 한창인 711일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지난 713일 기준 애틀란타는 디비전 3위였고, 팀의 우승 확률은 0.3%에 불과했다. 하지만 애틀란타는 포기하지 않았다.

 

사실 야구는 소속팀의 선수들이 하는 거지만, 팀의 구성은 구단의 단장에게 달려 있다. 지난 20년 동안 9번의 포스트시즌 첫 번째 라운드에서 애틀란타는 단 한 번도 퍼스트 라운드를 통과한 적이 없었다. 이것도 운빨이라고 해야 할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최강자였던 애틀란타가 1999년 월드시리즈 진출 이래 이렇게 망해도 되는 걸까?

 

그렇게 망가진 재건하기 시작한 건 부정 탬퍼링으로 리그에서 영구 퇴출된 존 코포렐라였다. 그 덕분에 지금의 에이스로 부상한 맥스 프리드, 이번 PS에서 그야말로 챈스에 강한 오스틴 라일리, 내야 사령관 댄스비 스완슨 같이 알토란 같은 선수들을 드래프트 혹은 트레이드로 영입할 수가 있었다. 모름지기 팀의 빌드업에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물론 팀의 중심은 작년 MVP에 빛나는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이었다. 브레이브스는 2007년 드래프트 두 번째 라운드에서 프리먼을 지명했다. 그 때 총 순위는 78위였다. 팀과 장기 계약을 맺은 프리먼도 한 때,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될 거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끝까지 팀에 남아 이번 영광의 우승 순간에 마지막 공을 잡아내지 않았던가.

 

어찌 됐건 간에 팀 재건에 공헌한 코포렐라가 아웃된 자리를 알렉스 앤소폴루스가 채웠다. 코포렐라와 갈등은 빚고 있던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은 계속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가 있었다. 아울러 스니커 후임 자리를 약속받았던 론 워싱턴도 계속해서 팀에 잔류하면서 팀 케미스트리가 빛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애틀란타의 경기를 보면, 그야말로 리그를 씹어 먹을 것 같은 기세의 오타니나 블게주 혹은 타티스 주니어 같은 스타 선수들은 없었지만(아마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건강했더라면 그들과 경쟁을 벌였을 지도 모르겠다) 적재적소에서 빛나는 선수들이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역시 다시 한 번 야구는 돈이 필요하긴 하지만, 돈만으로 우승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돈 많이 쓰는 팀으로 유명한 다저스와 양키즈가 만날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야 할 것이다.

 

2000년 이래 NLDS에서 9번 패한 퍼스트 라운드 저주를 마침내 2020년 깨는데 성공했지만, 다저스의 벽을 넘는데 실패한 애틀란타의 2021년은 달랐다. 작년 팀 홈런의 35% 그리고 타점의 25%를 담당했던 아쿠냐 주니어와 마르셀 오수나의 부재를 앤소폴루스는 외야의 뎁스를 만들기 위해 716일 컵스에서 작 피더슨을 그리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애덤 듀발과 호르헤 솔레어 그리고 에디 로사리오를 각각 영입했다. , 시즌 전에는 마운드를 두텁게 하기 위해 찰리 모튼과 11,500만 달러 짜리 계약을 성사시켰다. 예상대로 찰리 모튼은 시리즈에서 맹활약을 보여주었고, WS 1차전에서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으면서도 마운드를 지키는 그야말로 팀의 베테랑 에이스다운 투혼을 불사르기도 했다.

 

앤소폴루스의 이번 여름 트레이드는 그야말로 신의 한수였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야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에디 로사리오는 클리블랜드에서 이적한 뒤, 부상에서 벗어나 829일에 처음으로 경기에 투입됐다. 정규 시즌 막판 한달여간의 애틀란타 성적은 33경기 26안타 7홈런 16타점 타율 . 271였다. 하지만 로사리오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 진입하면서 빛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팀에서 미친 선수가 한 명 나오면 시리즈는 그대로 끝이다. 다저스와 재격돌한 2021NLCS에서 에디 로사리오는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다저스를 상대로 한 6경기에서 14안타 3홈런 9타점으로 시리즈 MVP는 로사리오였다.

 

캔자스시트 로열즈에서 건너온 호르헤 솔레어 55경기에서 로사리오와 비슷한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을 무너 뜨리는 결정타를 잇달아 날리면서 이적생 솔레어가 26년만에 브레이브스 WS MVP에 선정됐다.

 

그야말로 드라마 같았던 월드시리즈의 열기가 가라앉자마자 바로 핫스토브 시즌이라고 불리는 내년도 우승을 위한 레이스가 벌써 시작했다. 일년의 반이 리얼 경기로 치러진다면, 나머지 반은 바로 그 우승을 위한 준비의 시간들이다. 각 팀들은 프리 에이전트로 풀리는 선수들에게 퀄러파링 오퍼를 제안할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작년 터론토의 로비 레이 같은 로또 투수를 뽑기 위해 벌써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수들 역시 자신의 가치를 최고로 쳐줄 구단을 상대로 해서 프리 에이전트 시장을 나선다. 팀의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들이 잇달아 방출되고 있다. 어디까지나 실력으로 검증받는 무대인 메이저리그는 최상의 실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냉정한 모드로 돌아서 버린다. 야구가 스포츠인 동시에 비즈니스이기도 한 때문이라고나 할까. 여러 가지 요소들이 뒤섞인 짬뽕탕이라 그래서 더 재밌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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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0 11: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애틀란타가 우승하였군요~!! 오랜만에 우승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요즘 관심이 안가서 안봤는데 완전 재미있었을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1-11-10 13:10   좋아요 3 | URL
네 1995년 이래 26년만의 우승
이라고 하네요 :>

그 시절에 태어난 친구들이 선수
로 뛰어서 우승할 정도네요 ㅋㅋ

페넬로페 2021-11-10 1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박찬호선수가 다저스에 있을 때 엄청 메이저리그 야구 많이 봤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나 싶게 아예 관심이 없어졌어요.
이래저래 사랑은 변하는건가봐요~~
보스턴 레드삭스는 어떤 성적인지 궁금한데요^^

레삭매냐 2021-11-10 13:12   좋아요 3 | URL
아무래도 그 전만 못한 것 같습
니다 메자리그의 인기가요.

사랑은 변하는 거인가 봅니다 -

레드삭스는 ALCS까지 올라 갔
으나,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박살나서 시즌 접었답니다.

라로 2021-11-10 15: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71위였다니,,, 프로야구 1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얼마나 많기에 271위?? 이랬어요.
이 글 완전 매냐님 프로야구 전문 해설가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이라면 이정도는 알아야지!! 오늘도 멋짐 터지십니다.^^

레삭매냐 2021-11-10 16:48   좋아요 3 | URL
271위라 ㅋㅋ 라로님은
야알못이시군요 ^^

제가 오래 전에 야구에 미쳐
살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레드삭스가 PS에서 탈락한
다음에는 애틀란타를 밀었
답니다. 애틀란타가 우승해
서 마치 제가 응원하는 팀이
우승한 것 같더라는.


라로 2021-11-10 19:47   좋아요 4 | URL
매냐님 댓글 읽고 다시 보니까 그건 등수가 아닌 건가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 정말 야알못!!ㅋㅋㅋ
1도 모른다는 말씀을 미리 드렸으니 좀 덜 창피해요,,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11-10 20:05   좋아요 2 | URL
고것은 타율이라고 해서
안타 나누기 타석을 계산한
것이랍니다.

.300 이라고 하면 10번 타
석에 들어서서 세 번 안타
를 쳤다는 말이랍니다.

뭐 그 중에서 희생타와
사사구는 제외하고 블라
블라... 뭐 그렇습니다.

mini74 2021-11-10 17: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편꿈이 은퇴하면 저랑 메이저리그 보러 가는게 꿈이라는데 저는 ㅠㅠ 하도 옆에서 들어서인지 매냐님 글 속 남정네들 이름이 옆집 총각들 이름처럼 반갑네요 ㅎㅎ

레삭매냐 2021-11-10 17:45   좋아요 2 | URL
오호라, 저는 이미 남편 분의 꿈
을 이룬 닝겡이로군요 ㅋㅋㅋ

저의 꿈은 메이저리그 모든 구장
을 돌아 보는... 그냥 꿈으로 만족
하렵니다. 그 시절에 한 번 시도
했었어야 했는데 까비.

붕붕툐툐 2021-11-10 2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레삭매냐님 덕분에 먼 나라 야구이야기도 들을 수 있으니 넘 좋아요~ 신선신선. 좀 과장하면 외계어 읽는 기분!ㅎㅎ

레삭매냐 2021-11-11 07:45   좋아요 0 | URL
만날 책 야기만 하니 쫌
거시키해서 다양한 썰을
풀어 볼라구 합니다.

오늘은 아마존 전기차로
알려진 리비안에 대해
리뷰해 보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ㅋㅋㅋ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 걷는사람 세계문학선 4
알리나 브론스키 지음, 송소민 옮김 / 걷는사람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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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러시아계 독일 작가라는 알리나 브론스키에 대해 알게 됐다. 사실 작가의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쉐르벤파크>가 새로 나와서 전작을 찾아 보다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알려진 체르노빌 원전 사고 그 후를 그린 소설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부터 먼저 읽게 됐다.

 

그동안 그래픽 노블과 너튜브 동영상들을 통해 체르노빌에 대해 조금씩 알아 가고 있는 중이다. 원전마피아들은 계속해서 원전이야말로 미래의 먹거리이자 안전한 에너지 생산원이라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렇게 안전하다면 왜 전력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 한복판 강남에 짓자고 주장하지 않는 걸까? 편리는 좋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위험은 타인에게 떠맡기겠다는 이기주의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수년전 이웃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 걸 애써 외면하는 원전마피아들의 주장이 내게는 가소롭기만 하다.

 

각설하고, 소설 속으로 뛰어 들어가 보자. 우리의 주인공은 자그마치 82세의 바바 두냐 아줌마 아니 할머니라고 불러야 하나? 원전 사태 당시 간호조무사로 맹활약을 펼친 바바 두냐가 다시 고향인 체르노빌로 돌아가 그곳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 사고들이 알리나 브론스키의 손에서 마법을 닮은 판타지로 재탄생한 그런 느낌이랄까.

 

가장 흥미로운 점 중의 하나는 바바 두냐의 눈에만 보이는 망자들의 존재였다. 이미 죽은 지 오래인 남편 예고르가 수시로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다. 이미 방사능에 피폭되어 작은 원자로같은 존재들은 체르노보 사람들은 모두에게 기피의 대상이다. 그러니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바바 두냐를 비롯한 체르노보 사람들에게 망자가 따라 붙는 건 숙명일 지도 모르겠다.

 

바바 두냐의 딸인 이리나나 아들인 알렉세이 같이 젊은이들은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살기 위해 고향 체르노보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지만, 또 바바 두냐 같은 노친네들에게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고향이란 곳은 그렇게 쉽게 등질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좀 고지식하게 수구초심이란 말을 동원한다면, 결국 인간이란 존재는 자신이 나고 자란 곳으로부터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일 지도 모르겠다.

 

여든 살의 노인네가 당차게 마을에 필요한 생필품들을 조달하기 위해 인근 말리치라는 마을까지 고난의 행군에 나서는 장면은 너무 짠하더라. 그녀 주변 인물들도 연민을 자극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웃의 마르야 아줌마는 왠지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어니의 엄마를 떠올리게 만들고, 백세도 넘은 노인 시도로프는 바바 두냐와 마르야에게 잇달아 청혼하는 무모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맙소사! 몸에 링거를 달고 죽을 곳을 찾아 체르노보에 흘러든 페트로프는 또 어떤가.

 

어떤 유의미한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죽음의 공간에 자발적으로 찾아든 이들은 모두 제각각의 사연들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바바 두냐는 그렇게 사랑하는 손녀 라우라를 보고 싶지만, 혹시라도 사랑하는 손녀에게 작은 원자로에서 내뿜는 방사능이 해가 될까 두려워한다. 독일에 사는 라우라가 로씨야 어가 아닌 외국어로 적어 보낸 편지를 해독하지 못해 안절부절하는 모습은 왜 그리 슬퍼 보이는지.

 

멀리서 보면 소극처럼 보이던 체르노보 마을에 게르만이라는 멀쩡한 자신의 딸을 데리고 들어오면서 사단이 나고야 만다. 살인사건이 나고, 다시 바바 두냐는 매스컴을 타게 된다. 체르노보 마을 사람들의 안식과 평화를 위해 바바 두냐는 담담하게 타인이 저지른 죄까지 짊어지고 교도소로 향한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는 영혼들의 대표가 바로 바바 두냐라고 생각한다. 그녀에게 손녀 라우라의 존재는 어쩌면 방사능으로 피폐해진 육신을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교도소에서 복역 중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 바바 두냐를 찾아온 딸 이리나는 어머니가 모르고 있던 사실들을 전해준다. 라우라는 바바 두냐가 생각하는 그런 아이가 아니라는 전언과 함께.

 

원전사고로 엉망진창이 된 체르노빌처럼, 서방으로 이주한 뒤 의사로 성공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을 거라고 예상한 딸 이리나의 삶 역시 파편화된 지 오래였다. 그런 가정에서 바바 두냐의 딸 라우라가 잘 자랐을 거라는 상상은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외할머니가 라우라가 미워하지 않는 존재라는 사실에 만족해야 했을까나.

 

자연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된 체르노보에서 바바 두냐는 희망을 잃지 않고 오이와 토마토를 심어 자급자족에 나선다. 자연과학자들에게 그곳은 죽음의 땅이었지만, 어떤 경우에도 희망을 잃지 않은 대자연의 딸이자 소비에트의 세례를 받은 유물론자 바바 두냐는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 가운데 오늘도 텃밭을 가꾼다. 그런 진중한 바바 두냐의 모습에서 우리네 인간의 숙명의 단면을 살짝 엿보았다면 너무 거창한 표현일까나.

 

짧은 소설이었지만,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를 통해 알리나 브론스키가 던진 메시지는 묵직했다. 체르노보 마을과 교도소에서 여성 동지들간의 끈끈한 연대, 세대를 이어가는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 그리고 결국 자연은 스스로 치유하고 회복할 거라는 희망까지. 브론스키의 다른 책인 <쉐르벤파크>가 보고 싶어서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했다. 지금 조회해 보니 주문 상태로 떠 있더라. 곧 만나게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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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09 17: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바바두냐란 인물 정말 매력적이고 멋지네요 ~ 담아가봅니다 *^^*

레삭매냐 2021-11-09 17:48   좋아요 4 | URL
저는 왠지 바바 두냐 아줌마에게서
로씨야 판 올리브 키터리지가 아닌
가 싶은 생각이 초큼 들었답니다 ^^

새파랑 2021-11-09 19: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뒤에 보이는 도덕적 혼란이 눈에 들어오네요 ^^원전 피해 후에 관한 작품이라니 왠지 묵직할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1-11-09 20:12   좋아요 3 | URL
저희 달궁에서 드디어 2년 만에
오프모임을 개시합니다.
그리고 그 책으로 선정되어 바
지런히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

서니데이 2021-11-09 20: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체르노빌이 아니라 왜 체르노보라고 나오지? 했습니다만, 소설인가 보네요.
잘읽었습니다. 레삭매냐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레삭매냐 2021-11-09 23:34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체르노빌 대신
소설에서는 체르노보라고
표현했습니다.

오늘 저녁은 피곤하지만,
나름 한가하게 보내고 있
습니다.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1-11-09 2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러시아의 위대한 고전 작가들이 남성이라 그분들의 책을 많이 읽었지만 현대 러시아 여성작가들의 글을 몇 편 읽어보면 러시아 여인들은 당차고 씩씩하더라고요.
이 책 읽고 싶어집니다~~

Falstaff 2021-11-09 20:45   좋아요 5 | URL
오, 동의합니다!
페레스트로이카 이후의 러시아 여성 작가들 작품이 좌~~악 나오는 거 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이 책도 읽어봐야겠습니다. 근데 이름이 브론스키, 브롱스키, 우롱스키네요. ㅎㅎㅎ

레삭매냐 2021-11-09 23:36   좋아요 2 | URL
예전에 헤르타 뮐러가 루마니아
작가가 아닌 독일 작가로 분류된
것처럼, 알리나 브론스키 역시
로씨야 출신이긴 하나 독일어로
작품을 발표하니 독일 작가라고
불러야할 것 같습니다.

그럼 나보코프는 로씨야 작가일
까요 아니면 미국 작가일까요...

독서괭 2021-11-09 22: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러시아는 옛날 고전들로만 알고 있고 현대 작가들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좋은 작품 소개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1-11-09 23:37   좋아요 2 | URL
제가 윗 댓글에도 달았지만 -
로씨야 출신으로 독일에서 활동
하는 작가다 보니 아무래도 독일
작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책은 참 좋습니다. 분량이 적어서
읽기에 부담도 없구요...

그레이스 2021-11-09 2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장바구니로
읽어보겠습니다
그런데 독일문학으로 분류되어 있네요!?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고...
독일어로 썼나보네요

레삭매냐 2021-11-09 23:38   좋아요 2 | URL
저는 책을 느낌으로 고릅니다.
주식하다가 망하는 것처럼 실패하
는 경우도 많지요.

이번에는 상한가 종목을 고른 그
런 느낌이랄까요.

독일어로 쓴 문학이니 독일문학
분류가 맞다고 봅니다.

라로 2021-11-10 0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또 책 한 권을 뚝딱 읽으셨군요!! 뚝딱 하니까 금도끼 은도끼 생각이 나고요,,😅 바바두냐, 82세,,, 그 나이에 그런다는 것이 상상이 안 되네요. 암튼 잘 읽었습니다.
참! 저 결국 듄 보기 전에 매냐님 글 읽고 보기로 했어요. 목요일에 봅니다. 😅😅😅 그러고 보니 요즘 신세를 많이 지내요. ㅎㅎㅎ

레삭매냐 2021-11-10 08:09   좋아요 1 | URL
어느 그래픽 노블인가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만난 듯 합니다.

체르노빌에 살던 노인들이
결국 다시 방사능에 오염된
곳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듄>은 고저 사랑입네다.
굿 관람되시길 기원합니다.

뒷북소녀 2021-11-10 1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덕분에, 제가 모르는 작가가 너무 많다는 걸... 매일 느끼고 있어요.^^

레삭매냐 2021-11-10 14:24   좋아요 1 | URL
저야 잡독주의자라...
닥치는 대로 그렇게 막무가내
로 읽고 있습니다 :>

차분하게 전작하시는 뒷북소녀
님과 비교가 되겠습니까 ㅎㅎ
 
할렘 셔플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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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나왔다. 그리고 바로 주문장을 날려서 구입했다. 읽기 시작하는데 한 일주일 정도가 걸렸다. 다 읽는 데는 한 보름 정도가 걸렸다. 전작 <니클의 소년들>은 아마 이틀 정도가 걸렸던 것 같은데... 물론 지난 달에 좋은 책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오는 통에 그런 탓도 있겠지만, 확실히 전작들과는 좀 달랐던 것 같다. 콜슨 화이트헤드의 신작 <할렘 셔플> 이야기다.

 

소설의 주인공은 레이 카니다. 아버지는 할렘에서 이름난 범죄자였고, 어머니는 일찍 돌아 가셔서 밀리 이모 밑에서 자라야했다. 그 시절, 사촌 프레디는 레이와 형제나 다름 없는 그런 존재였다. 그리고 프레디는 할렘의 범죄 속으로 그리고 레이는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서 졸업하고, 아버지가 자동차 타이어에 남긴 범죄 은닉 자금 3만 달러로 가구점을 시작했다.

 

같은 도시에 살지만 뉴욕의 다운타운 맨해튼과 북부 할렘은 천양지차인 모양이다. 뉴욕 주로 맨해튼에는 몇 번 가봤지만, 할렘에는 아예 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우범지대라는 편견 때문이었을까. 직접 눈으로 할렘의 실상을 보았다면 또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회계사 아버지를 둔 엘리자베스와 결혼해서 아주 평범한 삶을 꾸려가는 레이의 모습은 건실해 보인다. 문제는 빠듯한 살림살이와 흑인들을 상대로 한 가구 판매만으로는 보다 좋은 지역의 아파트로 이주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의 꿈은 리버사이드 드라이브(어딘지 잘 모르겠다, 아마 부촌이지 싶다)로 이사가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을 양탄자 판매상이라고 부르는 장인 릴런드에게 일종의 복수를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결국 레이 카니는 자신도 모르게, 아니 범죄라는 걸 알면서 소소한 부업에 나선다. 장물아비로. 어쩌면 카니의 가구점이라는 상호는 그에게 완벽한 보호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예전부터 카니 삶에 항상 장애물이었던 프레디였다. 프레디는 마이애미 조, 페퍼 그리고 아서와 팀을 짜서 테리사 호텔을 털었다. 아서가 죽고, 마이애미 조는 사라져 버렸다. 카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버마 전선에 참전했던 페퍼와 함께 위험한 도박에 나선다.

 

1부는 이런 이야기를 다룬 1959년의 일이다. 그리고 2년이 흘렀다. 카니의 사업은 잘 흘러 가고 있었고, 그는 변호사 피어스의 추천으로 성공한 흑인들만 가입할 수 있다는 뒤마 클럽에 신규 후보자가 되었다. 장인인 릴런드는 이미 그곳의 고정 멤버였다. 이런 이너써클을 경멸하던 카니였지만, 보다 나은 기회를 위해 뒤마 클럽의 가입을 희망한다. 한 가지 장애물이 있었는데 그것은 뒤마 클럽을 좌지우지하는 윌프레드 듀크가 그에게 일종의 가입비를 요구했다는 점이다.

 

거금 500달러를 듀크에게 일종의 뇌물을 건넸지만, 카니의 가입 신청을 거부되었다. 이에 분노한 듀크의 사무실을 찾아가 돈을 되돌려 달라고 하지만 카니는 문전박대당하고 심지어 경찰을 부르겠다는 협박에 후일을 기약하며 듀크의 사무실을 나선다. 듀크의 카니에 대한 판단은 착오였다. 듀크는 카니가 어떤 캐릭터인지 모르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파멸을 부를 그런 치명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갈취학 박사 못지않은 경찰 먼슨과 칭크 몬터큐에게 갈취를 당하고 있던 카니는 복수의 칼날을 썩썩 간다. 군자의 복수는 시간이 문제가 아니었다. 사실 그건 비용도 드는 그런 문제였다. 어쨌든 카니는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듀크에 대한 처절한 복수에 성공한다. 경찰을 이용하려다, 오랜 동료 페퍼에게 한 방 얻어 맞기도 하지만.

 

다음 이야기는 유명한 1964년 할렘 인종 폭동의 와중에 벌어진다. 역시나 이번에도 문제는 프레디였다. 비무장한 15세 소년을 백인 경찰이 총을 쏴서 죽인 사건으로, 할렘은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되어 버렸다. 콜슨 화이트헤드 작가의 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느와르 스타일의 서사가 이어진다. 카니의 가구점은 이제 자리를 잡아 확장일로에 서 있다. 하지만 백인 부동산 재벌의 아들과 어울리던 프레디가 일으킨 문제 때문에, 카니는 잇달아 벌어지는 사건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사업상 중요한 미팅을 하던 가운데, 프레디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경찰들이 나타나 에이전트가 카니에게 실망한 채, 가게를 떠나고 만다.

 

프레디의 친구 라이너스는 호텔에서 약물 과잉으로 죽은 채로 발견됐다. 프레디를 찾던 카니가 그 장면을 목격했다. 프레디는 백만장자 라이너스 아버지의 집을 털기도 했다. 카니는 다시 한 번 페퍼의 도움으로 위기의 할렘에서 살아남는데 성공한다.

 

과거에 있었던 사건들을 자기 소설의 핵심에 배치하고, 여전히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미국 사회의 인종문제를 다루고 있는 콜슨 화이트헤드의 신작은 예전 작품들과 그 결을 달리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최악의 우범지대라는 할렘 출신 캐릭터들의 고단한 삶에 방점을 찍는다. 언제나 프레디는 카니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말이다. 프레디라고 해서 범죄의 그늘에서 살고 싶었겠는가. 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너무 유혹이 많았다. 어지간한 개인의 의지로는 도저히 해결이 되지 않는 그런 구조적 문제였다.

 

레이 카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찰과 범죄 조직의 갈취는 일상이었다. 그러니 자신도 어디서 온 지도 모르는 물건들을 다루는 장물아비가 되는 상황 속에서 기묘한 자기합리화에 나선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렇듯, 위험이 높을수록 수익도 커지는 법이다. 가구업은 대외적으로 보여 주기 위한 일일 뿐, 카니의 진짜 수입은 다른 곳에서 오는 게 아니었을까. 사랑하는 아내 엘리자베스와 메이 그리고 존에게 보다 나은 환경과 소비재를 공급하기 위해 가장으로서 작은 위법 정도는 괜찮다는 판단이 아니었을까. 그렇가면 카니의 아버지는 스케일이 달라서 그렇지, 카니의 경우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합리화와 변명에 능숙하니 말이다.

 

전작 <니클의 소년들>로 기대치가 너무 올라가서 그런 진 몰라도 콜슨 화이트헤드의 이번 작품은 좀 싱거웠다. 화이트헤드 작가의 매운맛이 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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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11-06 08: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니클의 소년들> 읽으면서 전작보다는 못하다.. 는 생각이 계속 들었거든요? 근데 지금도 그 책이 솔솔 기억나면서 다시 읽고 싶고 그러더라구요. 다 읽고 나서 다시 읽고 싶은 책입니다^^ 저도 이 책 읽어볼래요. 제가 원래 순한맛을 좋아하거든요.

레삭매냐 2021-11-06 10:23   좋아요 4 | URL
저는 갠적으로 언더보다 니클이...

할렘과 그 동네 역사에 대해 알면
좀 더 재밌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

전 문외한인지라 -

페넬로페 2021-11-06 08: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할렘 셔플‘도 ‘니클의 소년들‘처럼 많이 무거워 보입니다. 뉴욕의 할렘가하면 안가봐도 유명한 슬럼지역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잖아요.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레삭매냐 2021-11-06 10:23   좋아요 5 | URL
하도 매운맛 책들을 봐서 그런지
<할렘 셔플>은 좀 순하게 다가온
모양입니다.

콜슨 화이트헤드가 구사하는
서사는 매우 탁월했습니다.

그레이스 2021-11-06 09: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려는 중입니다.^-^

레삭매냐 2021-11-06 10:23   좋아요 4 | URL
처음에는 좀 그랬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가속이 붙고
재미졌습니다.

바람돌이 2021-11-06 10: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목만으로는 니클의 소년들보다 더 매운맛으로 예측했는데 아니었나보네요. ㅎㅎ

레삭매냐 2021-11-06 10:24   좋아요 4 | URL
말씀을 듣고 보니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는 매운맛으로다가 -

라로 2021-11-06 13: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매운맛이든 싱거운 맛이든 저는 콜슨 화이트헤드의 책은 읽은 것이 없어서 뭐라 질문을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리뷰의 첫 문장 때문에 너무 궁금해요, 콜슨 화이트헤드! 저 매운맛 넘 좋아하거든요!!^^

레삭매냐 2021-11-06 20:47   좋아요 1 | URL
최근 미쿡을 대표하는 작가가
콜슨 화이트헤드가 아닐까 싶
습니다.

상도 두 개나 받고, 무엇보다
인종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탁
월한 실력을 잇달아 보여주고
있느니깐요.

어서 빨리 다른 책들도 번역되
었으면 하는 그런 바램입니다.

막시무스 2021-11-06 18: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많이 걸리신걸 보니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는 않았나 보네요! 니클의 소년들 보다 순한 맛이라도 올려주신 후기만으로도 관심은 충분히 가는 것 같아요!ㅎ 즐거운 주말되십시요!ㅎ

레삭매냐 2021-11-06 20:48   좋아요 2 | URL
재미지지 않다기 보다, 제가
이 책 저 책 찝적거리다 보니
완독에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니클>은 정말 숨 넘어가게
그렇게 읽었거든요.

주말이 평일보다 더 빡세네요
세상에나.
 
굿바이 동물원 -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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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을 좋아한다. 벌써 17번째라니 미처 몰랐다. 그 중에 박민규 씨의 작품, 윤고은 그리고 주원규 씨의 책들을 읽었고 그 참신한 아이디어의 발상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겨레문학상이 내 머리에 각인한 보증수표라고나 할까. 재밌게 읽을 만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나의 예상과 기대는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이것은 9년 전의 쓴 리뷰의 재탕이다. 출판사도 재탕을 하는데 독자의 리뷰라고 안될 게 무엇이겠는가. 박민규에 대한 감상은 철회한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타인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에 작가를 손절해 버렸다.)

 

신예작가 강태식 씨의 <굿바이 동물원>은 자본주의 4.0 시대에 가장 무서운 공포로 시작된다. 바로 실업! 아무리 고단한 직장인의 삶이라고 하지만,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주인공 김영수는 몸으로 보여준다. 밥벌이를 위해 벌어오는 금전의 부재는 바로 가장의 권위부터 박탈한다. 주변에서 가난에 장사 없다는 말을 그야말로 밥 먹듯이 듣는다. 그러니 우리의 가장 김영수는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하는 부업전선으로 내몰린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눈물을 빨간 대야에 가득 담긴 마늘을 까며 훔치기도 하고, 인형에 눈붙이기를 하다가 본드에 중독이 돼서 우주를 유영하기도 한다. 웃음보다 어째 이 시대 남성의 비애가 느껴지는 건 나만의 생각이려나. 책 띠지에 실린 대로 능숙하게글을 써제끼는 이 작가는 사람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도 아주 능숙하구나.

 

이 정도로 워밍업을 한 다음 작가는 김영수가 얼마나 코너에 몰렸는지 독자에게 주지시킨다. , 이제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그는 무슨 짓이라도 할 준비가 되었다! 그 다음에 그에게 주어진 일자리는 정규직을 닮은 그 무언가로, 김영수는 동물원에 취업했다. 체력 테스트를 위해 한 달간 꾸준하게 몸을 만들어 라이벌 아줌마를 제끼고 어렵사리 얻은 김영수가 얻은 일자리는 무얼까? 설마설마하던 상상이 그대로 재현이 된다. 돈을 지불하고 동물원에 입장한 관람객에게 그들이 원하는 인간이 그리는 판타지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김영수가 최근에 획득한 일거리다.

 

(, 그리고 보니 이거 언젠가 영화인지 드라마로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었나? 귀찮아서 찾아보지 않는다. 나는 그런 닝겡이다. 예전 같은 투철한 리뷰의 열정이 식어 버렸다고 해두자, 다 귀찮으니깐!)

 

그렇다, 그는 인간 마운틴고릴라로 위장해서 자아와 세상을 속이는 데 앞장선다. 그와 그의 동료 만딩고, 조풍년 아저씨 그리고 앤 모두 사람답게 살고 싶지만 세상은 그들의 희망과 염원을 가차 없이 짓밟는다. 바로 그 지점에서 역설적으로 강태식 작가는 어쩌면 동물의 왕국이 악다구니하며 살아가는 인간들의 그것보다 더 나을지 모르겠다는 썰을 슬쩍슬쩍 흘리기 시작한다. 성과급을 올리기 위해, 고소공포증과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 부저를 누르는 인간 고릴라들의 모습은 생존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우리네 모습으로 그대로 치환된다.

 

강태식 작가는 조풍년 아저씨, 앤 그리고 만딩고의 순으로 김영수의 동료들이 품고 있는 알토란 같이 흥미진진한 그네들의 과거사와 미래의 꿈을 들려준다. 그렇지! 아무리 이 세상이 힘들고 고달프다고 하더라도 그런 희망이 없다면 도대체 무슨 낙으로 산단 말인가. 신예 작가라고 하는데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이미 책에 몰입된 독자의 심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게 수완이 대단하다. 다만, 세렝게티 동물원 고릴라 사의 우두머리 만딩고의 이야기는 너무 많이 나간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재밌는 있었지만.

 

역시 이 소설에서 최고의 재미는 세렝게티 동물원의 전직 동물직원인 소생이 등장해서 평온하던 인간 동물들에게 던진 작은 파문이다. 이제는 여행사 직원으로 변신한 은근과 끈기의 대마왕 소생은 동물직원들의 박대에도 굴하지 않고, 지긋지긋한 세금과 각종 공과금 그리고 속세의 모든 번민과 괴로움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획기적인 상품을 세렝게티 동물원에 소개한다. 가장 먼저 만딩고가 그의 꼬드김에 넘어가 멀리 아프리카 콩고의 정글로 날아가 문명의 이기인 휴대전화로 다른 동료들을 꼬시기 시작한다. 한때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글을 썼다는 작가의 냉소주의가 신념, 확신 그리고 슬픔의 삼위일체로 고스란히 전이된다. 이거 딱 내 스타일인데, 정말 멋지다!

 

작가는 인간적이라는 낱말과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블랙 유머와 약육강식을 상징하는 극적 무대인 세렝게티 동물원을 통해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상생이 아닌 무한경쟁의 과정을 거치고, 바늘구멍 같은 취업 뽀개기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인간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냉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기란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어주었다. 물론 너무 진중한 주제이기 때문에 곁들여지는 깨알 같이 재미지는 에피소드의 무차별 살포도 잊지 않는다.

 

<굿바이 동물원>은 카카오가 많이 들어간 초콜릿처럼 그렇게 달콤씁쓰름하다. 처음엔 달콤하지만, 뒤에 가서는 진한 슬픔으로 변하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고, 또 그 작가의 무한한 문학적 오딧세이를 기대하게 돼서 즐거운 한여름 밤의 추억이었다.

 

*** 무려 9년 전에 읽고 쓴 리뷰를 개정판 발간에 즈음해서 울궈 먹는다.

뭐 그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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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1-05 15: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다시 써주시니 저처럼 이 책을 놓친 사람이 우와 하면서 책을 주워담지요. ㅎㅎ

레삭매냐 2021-11-06 08:09   좋아요 0 | URL
이 책의 내용과 비슷한 드라마인지
영화가 생각이 나는데...
가물가물하네요.

붕붕툐툐 2021-11-05 2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은 모르겠습니다만, 카카오 많이 들어간 초콜릿은 먹겠습니다~ㅎㅎ
(하하, 울궈 먹은 페이퍼니 너그러이 봐 주시겠죵~ㅎㅎ)

레삭매냐 2021-11-06 08:10   좋아요 1 | URL
책은 아주 재미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유의 블랙 유머가 폭발케미-

그러믄요, 울궈 먹었으니깐요.

붕붕툐툐 2021-11-07 00:08   좋아요 1 | URL
아~ 블랙유머 좋아하는데~~ 읽어봐야겠네요!!ㅋㅋㅋㅋ
감사해용!😊